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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책 다시읽기

<지금 시작하는 인문학> 최소한 이 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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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책 다시 읽기] <지금 시작하는 인문학>



<지금 시작하는 인문학> ⓒ더좋은책

고 스티브 잡스가 남긴 명언이 많은데, 그 중에서도 인문에 관한 말을 소개해본다.


"소크라테스와 점심을 함께할 수 있다면, 애플이 가진 모든 기술을 그것과 바꾸겠다."


여기서 소크라테스는 무엇을 말함일까? 바로 '인문'이다. 역사의 길이 남을 최고의 CEO였던 그가 자신이 가진 모든 기술을 '인문'과 바꾸겠다는 것은, 그에게 인간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는 또 이런 말도 남겼다.


"애플은 변함없이 인문학과 기술의 교차점에 서 있었다."


최고의 기술은 인문에서 비롯된다. 바야흐로, 인문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인문'이란 무엇인가? 한자로 '사람인'과 '글월문'. 사람의, 사람을 위한, 사람에 의한 학문이라 할 수 있겠다. 사람에 관한 모든 것이 인문학에 범주에 들어간다. 그런 인문학을 요즘 들어 많이 찾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스펙을 강조했던 기업에서 그 어느 때 보다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왜 그런 것일까? 인문학에 그들이 원하는 게 있을까? <지금 시작하는 인문학>(더좋은책)의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인문학은 (줄임) 많은 일들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다양한 해석 코드를 제공해주게 된다. 문화 트렌드와 콘텐츠들을 더욱 잘 이해하고 재생산 해내는 데 있어 과거에 고리타분한 사람들이나 향유하는 것으로 여겼던 인문 지식이야말로 더없이 중요한 문화의 기초공사였던 것이다."(5쪽)


여기에 인문학의 실용성이 많이 강조되면서 특히 기업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문학에 거는 기대는 단순히 그것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세계적인 불황 속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그 무엇의 본질이 '인문학'에 있다. 


다들 인문학에 관심을 갖고 있는 건 알았다. 그런데 어디서 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하고, 그 방대한 콘텐츠들을 어느 시간에 섭렵해야 하는지 막막함이 밀려올 것이다. 물론 수많은 인문교양서들이 이미 시중에 나와 있다. 그 중엔 기초 상식을 전하는 서적도 있고, 전문적 지식을 전하는 서적도 있다. 


하지만 산발적이거나 한 분야의 지식에 치우쳐 있어, 인문 교양 초심자에게는 맞지 않은 책이 대부분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이에 어느 정도 깊이도 있고, 어렵지도 않으면서 체계적으로 기초 지식을 전달할 수 있는 책을 냈다고 한다. 


이 책은 크게 6가지 주제로 나눠진다. '심리학', '회화', '신화', '역사', '철학', '글로벌 이슈'. 짧게 소개해본다. 


심리학 - 무의식으로 새로운 해석의 차원을 연 프로이트, 심리학의 아버지 분트에서부터 

현대 심리학의 대세인 인지심리학까지. 다양한 관찰 실험법과 심리학 베스트셀러를 소개.

회화 - 각 유파 간의 인과관계를 추적, 인상파부터 현대 회화까지 소개. 빈 분리파도 소개.

신화 - 그리스신화를 다루었다. 올림포스 12신과 전쟁 영웅들만 정리. 계보를 정리했다.

역사 - 유럽사를 중심으로 역사적 인과관계를 다루었다. 원인과 결과가 논리적으로 연결.

철학 - 고대 철학자부터 현대의 거장까지 각 철학의 주요 쟁점들을 이해하기 쉽게 다루었다. 

논쟁이 어려운 철학자들도 최대한 이해하기 쉬운 설명을 덧붙여 소개한다. 

글로벌 이슈 - 세계화, 신자유주의, 환경, 종교 및 지역 분쟁들을 소개해 현대 문제 이해.


인문학의 기본이 되는 지식들이다. 지금 당장이라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잠깐 책 속을 들여다본다. 


그렇다면 융이 말한 자기실현이란 무엇인가? 자아가 이드와 초자아 사이에서 이를 조정하는 의식이라면, 자기는 의식 또는 자아와 집단 무의식까지를 포함한 무의식 전부를 통합하는 핵심을 말한다. 자기의 모습을 찾아가는 것이 자기실현으로, 인간의 삶은 바로 자기를 실현해나가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참고로 융의 이런 생각들을 가장 유사하게 담아낸 책을 하나 소개한다면,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가 될 것이다. - 1장에서


유명한 심리학자 융의 이론을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완전히 이해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이론이다. 저자는 이를 유명한 베스트셀러로 희석시키고 있다. 그 이론의 텍스트를 이해하는 것이 아닌 익숙한 텍스트로 이해하고 나서 관련된 이론을 접한다면 한층 알기 쉬울 것이다. 


신자유주의에 대한 또 다른 논란은 그 이론 자체의 실효성 문제다. 정말 그 이론이 현실에도 잘 반영되느냐 하는 것이다. 일단 래퍼의 곡선은 현실과 다르게 그려졌다. 1980년부터 1984년 사이에 미국은 1인당 평균소득이 4% 증가하였지만 세수는 줄었다. 결국 레이건 정부는 재정 적자와 달러화 강세로 인한 무역 적자가 겹쳐 쌍둥이 적자에 시달려야 했다. 게다가 경쟁이 더 치열해지면서 경쟁력이 약한 기업들은 도산했고, 인수 합병에 대한 규제가 없어지면서 기업의 독점 현상이 늘어났다. 독점 현상을 경계하던 그들이 독점 현상을 키운 꼴이 된 것이다. - 7장에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 삶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쟁점인 '신자유주의'에 대한 저자의 설명이다. 역시 단순한 이론 텍스트의 열거 보다는 실례를 들어 알기 쉽게 풀어주고 있다. 


인문의 바다에 푹 빠지기 전, 기초적이지만 필수적인 부분을 알고 싶으신 분들께 알맞은 책이 될 것 같다. 자기계발이나 심리 치유 서적이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라, 사람들에게 힘을 지고 치유하고 있지만 정작 돌아서면 남는 게 없을 것이다. 그럴 때 인문서를 접해보는 게 어떠한가. 최소한 이 정도 인문 지식은 알아야 하지 않을까? 이 책은 그 인기에 힘입어 2권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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