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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테러 이후 미국 영토 내 최악의 테러 사건의 막전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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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아메리칸 맨헌트: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시리즈 <아메리칸 맨헌트> 포스터.

 

미국 매사추세츠 보스턴에선 매년 4월 셋째 주 월요일 애국자의 날(1775년 4월 19일 미국 독립전쟁 첫 전투인 렉싱턴 콩코드 전투를 기념)에 마라톤 대회를 연다. 100년이 훌쩍 넘은 역사를 자랑하는 바, 1896년 시작한 근대 올림픽을 기념하고자 이듬해부터 시작되었다. 런던, 로테르담, 뉴욕 마라톤과 더불어 세계 4대 마라톤으로 불릴 정도로 권위 있는 대회다.

2013년 4월 15일, 어김없이 보스턴 마라톤 대회가 열렸다. 수많은 사람이 모여 출전하고 또 구경하며 이른바 '봄의 제전'을 만끽했다. 우승자가 골인지점을 통과하고 한참이 지나도 사람들은 떠나지 않았다. 아직 골인하지 않은 선수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2시간 여가 흐르고 오후 2시 50분경 결승점 부근에서 지축을 흔드는 폭발음이 울렸다. 12초 후 180m 떨어진 곳에서 또 다른 폭발음이 울렸다.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또 다른 폭발이 이어질 수 있었기에 사람들은 도망치기 바빴고, 수백 명의 부상자가 오가지도 못한 채 신음하고 있었다. 경찰이 즉각 투입되어 현장을 봉쇄하는 한편 사람들을 피신시키고 부상자들을 케어했다. 이후 FBI가 투입되어 폭발물이 있는지 체크한 후 현장 부근까지 통제했다. 그때까지 이게 무슨 일인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9.11 테러 이후 미국 영토 내 최악의 테러 사건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시리즈 <아메리칸 맨헌트: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는 2013년 4월 15일 117회 보스턴 마라톤 대회가 시작된 후 4시간 여가 흘렀을 때 결승점 부근에서 일어난 2번의 '폭탄 테러'에 관해 다룬다. 폭발이 있은 후 초기에는 아무도 테러를 확신하지 못했으나 이후 증거가 나오고 용의자도 특정되면서 테러로 못 박았다.

2001년 9월 11일 미국 뉴욕 맨해튼의 세계무역빌딩과 워싱턴의 펜타곤이 비행기 테러를 당한 미국 역사상 최악의 '9.11 테러' 이후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는 미국 영토 내에서 일어난 최악의 테러 사건으로 지칭된다. 사건 초기만 해도 단순 폭발 사건인지 테러인지 알 길이 없었으나, 곧 사제폭탄의 폭발장치가 발견되며 테러로 특정 지을 수 있었다.

반면 현장에 사람이 너무 많다 보니 용의자를 특정하기가 너무나도 힘들었다. FBI는 역사상 가장 많은 인원을 투입해 가히 가학적이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일을 시킨다.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제보 사진과 동영상을 따로 또 같이 보고 용의자를 특정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중엔 탐정 놀이에 빠진 이들의 진짜 같은 가짜뉴스도 많았다. 천신만고 끝에 용의자 2명을 특정할 수 있었다.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범을 잡기까지

 

올해 2023년은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 10주기다. 벌써 10년이 흘렀다. 용의자 2명은 어떻게 되었을까? 작년 관련된 기사가 쏟아졌다. 범인 중 한 명인 조하르 차르나예프가 2015년 1심 사형-2020년 2심 종신형의 우여곡절 끝에 최종심에서 사형이 확정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최고 보안 교도소에서 사형 집행을 기다리고 있지만, 사형이 실행될지는 미지수다. 그러면 다른 1명의 범인은 어떻게 된 걸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특정된 용의자 2명은 체첸 출신의 무슬림 타메를란 차르나예프와 조하르 차르나예프 형제, 일가족이 러시아와 전쟁을 치른 나라에서 탈출해 난민 자격으로 미국에 왔다. 형제가 모두 운동을 했는데 특히 맞형 타메를란은 올림픽 대표팀에 뽑힐 만한 실력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무슬림이라는 이유로 뽑히지 못했고 급격히 절망의 구렁텅이로 빠져든다. 이내 종교에 깊이 빠졌고 반미국의 과격파에 심취했다고 한다.

두 용의자는 MIT 인근에서 경찰과 대치해 MIT 경찰관 한 명을 죽였고, 어느 중국인 유학생의 차량을 훔쳐 달아나다가 그가 탈출해 신고하며 또다시 경찰과 대치하게 되었다. 주거지 도로에서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총격전이 벌어졌고 용의자들은 사제폭탄까지 던졌다. 결국 제압된 타메를란, 하지만 조하르가 탈취했던 차량을 운전해 도망가며 형을 깔아뭉개 버렸다. 타메를란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다시 이어진 추격, 조하르를 위험 없이 찾아 체포하고자 보스턴 일대에 봉쇄령을 내린다. 보스턴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장면, 전 세계적인 대도시권 전체가 완전히 셧다운 된다. 하지만 조하르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보트에 숨어 있던 조하르를 생포할 수 있었다. 총격전이 있었던 곳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는데 어째서 수색하지 못했는지 의문이 따르지만, 잡혔으니 모두가 환호했다.

 

최악의 폭탄 테러 사건을 둘러싼 설왕설래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는 10년 사이 몇 편의 영화로 만들어졌을 정도로 미국 사회에 큰 영향을 끼쳤다. 사건 자체를 들여다본 영화와 피해자의 이야기를 들여다본 영화, 그리고 다큐멘터리도 있다. 이전에도 자부심 높고 똘똘 뭉치기로 유명한 보스턴이 더더욱 자부심 높아지고 똘똘 뭉친 건 물론이다. '보스턴 스트롱'이라는 구호로 상징된다.

이 작품 <아메리칸 맨헌트>는 사건을 여러 각도에서 객관적으로 들여다보고자 노력했다. 생존자, 경찰, 검찰, FBI, 범인 지인들, 기자 등 사건 안팎의 관계자들이 대거 출현해 당시를 회상한다. 들어보면 그들 모두 사건의 과정에서 보이는 양상들에서 따로 또 같이 다양한 의견을 낸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항목도 많은데 생각을 굽히지 않는다.

이를테면 범인의 친구는 친구인 범인이 테러를 저지르게 된 경위를 안타깝게 여기는 것 같고 어느 기자는 범인들의 생애를 들여다보며 그들을 이해하려 했다. 그런가 하면 경찰과 검찰과 FBI 사이에 보이지 않는 줄다리기가 보이기도 한다. 용의자 얼굴을 공개했어야 했냐, 보스턴 전체를 언제까지 봉쇄할 수 있었겠냐, 다양한 종류의 병력을 어떻게 통제했어야 했냐 등.

돌고 돌아 결국 사람이다. 이 나라에서 더 이상 살 수 없어 탈출해 저 나라로 갔지만 저 나라에서도 결국 존재가 부정당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에게 저 나라 국민을 해칠 권한 따윈 없다.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봐야 했다. 존재를 부정당하고(부정당했다고 느끼고) 무슬림 공동체를 찾았다고 하는데, 그곳에서 보통의 미국인으로 살아가는 이들을 만났을 게 아닌가? 분명 방법이 있었을 텐데 안타깝고 또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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