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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2022년 테니스계를 뒤흔든 차세대 스타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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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브레이크 포인트 파트 1>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시리즈 <브레이크 포인트 파트 1> 포스터.


테니스 4대 메이저 대회 중 가장 빠르게 시작하는 호주오픈이 1월 말에 막을 내렸다. 2023년 호주오픈에서 최대 이슈는 단연 '노박 조코비치'였는데, 그는 작년에 코로나 백신 거부로 출전조차 하지 못했다. 역시 조코비치, 우승을 차지하며 호주 오픈 10회 우승의 대업을 이뤘다. 그렇다면 지난 2022년엔 누가 그 빈자리를 차지했을까? 누가 호랑이 없는 호랑이굴을 차지했을까?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시리즈 <브레이크 포인트>는 2022년 한 해의 전 세계 주요 테니스 대회를 따라다니며 전도유망한 차세대 스타들을 집중 조명했다. 파트 1의 다섯 편은 호주오픈에 맞춰 1월에 공개했고, 파트 2의 다섯 편은 윔블던에 맞춰 6월에 공개할 예정이다. 특이할 점이자 유의(?)할 점으로, 테니스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불리는 이들(세리나 윌리엄스, 로저 페러더, 라파엘 나달, 노박 조코비치)이 주인공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뛰어난 작품성과 재미를 보장하는데, 넷플릭스가 자신 있게 내놓는 스포츠 다큐멘터리 시리즈의 대명사 <F1, 본능의 질주>를 만든 'Box to Box Films'에서 제작하기 때문이다. 특히 책임 프로듀서 제임스 게이리즈는 미국 아카데미 장편다큐멘터리상 수상작 <에이미>를 제작하기도 했다. <세나: F1의 신화> <디에고>로 일찍이 스포츠 다큐멘터리를 섭렵하기도 했다. 그저 즐기면 될 것이다.

 

2022 호주오픈의 차세대 스타들

 

호주 국적의 전도유망한 차세대 테니스 스타 '닉 키리오스'는 엄청난 재능에도 불구하고, 성질을 못 참고 포악한 행동을 일삼으며 '코트의 악동'이라든지 몇 개월 종안 테니스를 전혀 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파트타임 선수'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얻었다. 홈그라운드의 절대적 지지를 등에 엎고 출전한 2022 호주오픈, 1라운드를 가볍게 통과했지만 2라운드에서 세계랭킹 1위 출신 다닐 메드베데프에게 가볍게 패배했다.

코트 위에서 이성을 잃고 감정에 휘둘리기 십상인 키리오스, 단식 아닌 복식은 어떨까? 2022 호주오픈, 어릴 때부터 단짝인 타나시 코키나키스와 페어를 이뤄 환상의 콤비로 큰 어려움 없이 우승을 차지해 버린다. 비록 복식이지만 그랜드슬램 챔피언이 된 것이다. 절대적으로 외로운 코트 위에서 코키나키스가 절대적 편이 되어 줬기에 키리오스는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었다. 닉 키리오스는 자신에게 남겨진 과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2021년 호주오픈에서 16강에 오르고 프랑스오픈과 US오픈에서 8강에 올랐으며 윔블던에서 준우승을 차지해 전 세계 테니스계에 이름을 알린 '마테오 베레티니', 2022년 첫 그랜드슬램인 호주오픈에서 큰 기대를 받았다. 꾸준함이 묻어나는 재능을 여지없이 펼치는 베레티니, 위기를 뒤로 하고 4강에 진출한다. 맞붙게 될 이는 테니스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불리는 '라파엘 나달', 이길 수 있을까?

 

베레티니에게 나달은 아픈 기억이다. 생애 첫 그랜드글램 4강 진출의 의미 있는 기억인 2019 US오픈 4강에서 지고 말았던 것이다. 베레티니에게 나달은 우상이다. 그는 어렸을 때 로저 페러더를 우상으로 삼았지만 본격적으로 테니스를 치면서 나달을 우상으로 삼았다. 3년 만에 그랜드슬램 4강에서 만난 두 사람, 이번에도 나달이 이긴다. ATP 랭킹 TOP 10 언저리에 위치하며 테니스 스타로 군림하고 있는 베레티니, 하지만 그는 그랜드슬램 챔피언 자리에 오른 적이 없고 전설적인 노장 조코비치나 나달 앞에 서면 작아진다. 마테오 베레티니는 과연 테니스 역사에 이름을 남길 수 있을까?

 

2022 인디언웰스오픈의 차세대 스타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리는 인디언웰스오픈, 4대 그랜드슬램 대회의 뒤를 잇는 준 그랜드슬램 급으로 위상이 높다. ATP 투어의 메이저인 '마스터스 1000' 9개 대회 중에서 가장 알아 주는 대회라는 것이다. 하지만 남자 단식에서 20년 넘게 미국 선수가 우승을 따내지 못했다. 한때 전 세계 테니스계를 미국이 휘어잡았을 때가 있는데 말이다.

'테일러 프리츠'가 미국인의 한을 풀고자 작심했다. 물론 마스터스 1000 대회에서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할 기회를 잡고자 했다. 결승까진 나름 순항했지만, 결승 상대는 다름 아닌 라파엘 나달이다. 엎친 데 덥친 격으로 결승 당일 훈련 중에 발목을 다친다. 조치를 취한다고 해도 경기에서 100%를 발휘하기란 요원해 보인다. 그럼에도 프리츠는 나달을 꺾고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한다. 그에게도 미국에게도 뜻깊은 일.

그리스의 '마리아 사카리'는 2021년 프랑스오픈과 US오픈에서 4강에 오르며 주가를 크게 끌어올렸다. TOP 10 안에 든 건 물론 2022 인디언웰스오픈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급부상했다. 결승까진 나름 순항했지만, 결승 상대는 다름 아닌 현존 최강의 무적 포스를 자랑하는 이가 슈피온텍이다. 사카리는 최선을 다했지만 전혀 흔들림 없는 슈피온텍에 밀려 준우승에 그치고 만다. 언제쯤 빅 타이틀을 따낼 수 있을까.

 

2022 마드리드오픈의 영웅

 

마드리드오픈, 마스터스 1000 9개 대회 중 하나로 수많은 테니스 대회 중 메이저이자 빅 타이틀이다. 프랑스오픈으로 대변되는 '클레이코트(테니스 코트의 표면이 흙으로 되어 있다)' 대회의 시작점이기도 한데, 2002년에 처음 개최되자마자 마스터스 1000에 들어갔다. 당연히 클레이코트의 황제 라파엘 나달이 가장 많은 우승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으나, 여자 경기에선 절대 강자가 없다.

스페인 선수로 홈 경기를 펼치는 '파울라 바도사'는 2022 마드리드오픈의 강력한 우승 후보다. 대회 당시까지 거의 지지 않는 무적 포스를 뽐내며 세계 랭킹 2위에 올라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그만큼 큰 부담을 안고 있었다. 결국 2라운드에서 그랜드슬램 2회 우승자이자 마드리드오픈 2회 우승자 시모나 할렙에게 완패하고 만다. 바도사는 코트 밖에서 자신의 약점을 노출하는데, 언론을 통해정신건강이 크게 안 좋다고 말한 것이다. 모든 스포츠 선수에게 경종을 울리는 위대한 결정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한편 튀니지의 영웅 '온스 자베르'는 위대한 업적을 세우고자 한다. 튀니지와 아프리카를 넘어 아랍 최초로 WTA 마스터스 1000 대회 결승 진출과 우승까지 넘보는 것이다. 결국 그녀는 2022 마드리드 오픈에서 강력한 적 제시카 페굴라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다. 전 세계 여성과 비주류 나라를 대표해 아무도 가지 못한 길을 간 것이다. 나아가 작품에선 언급되지 못했지만, 마드리드 오픈 이후 치러진 두 개의 그랜드슬램(윔블던, US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주가를 폭등시켰다. 그녀의 시대를 화려하게 열어젖힐 수 있을까?

 

2022 프랑스오픈, 라파엘 나달의 맞수들

 

프랑스오픈, 일명 '롤랑 가로스'는 앞서 마드리드오픈처럼 클레이코트에서만 진행되는 특징이 있다. 하여, 코트의 특성에 얼만큼 적응해 잘 이용하는지가 중요한데 라파엘 나달이 절대적인 강세를 보인다. '클레이코트의 황제'라고 불리는 만큼 누구도 따라올 수 없을 만 한 성적을 기록 중인데, 2022 프랑스오픈이 끝난 시점에서 14회 우승에 112승 3패다. 그를 상대로 5세트까지 끌고 간 선수는 단 3명뿐이다. 명색이 4대 테니스 대회인데, 한 명이 게임에도 나올 수 없을 것 같은 실력을 뽐내고 있는 것이다. 

 

2022 프랑스오픈에서 두 명이 나달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 명은 캐나다의 펠릭스 오제-알리아심으로 2000년생이지만 2021 호주오픈 16강, 윈블덤 8강, US오픈 4강, 2022 호주오픈 8강에 오른 실력파다. 다른 한 명은 노르웨이의 카스퍼 루드로 그랜드 슬램에선 두각을 크게 들어내지 못했지만 2021년 들어 ATP 투어에서 5개의 타이틀을 따내며 두각을 드러내고 있었다. 

 

펠릭스의 실력을 알아본 이가 있었으니, 나달을 오랫동안 지도한 '토니 나달'이다. 그가 전격적으로 펠릭스의 코치가 된 것이다. 그 덕분일까? 순조롭게 16강까지 올라온 펠릭스, 하지만 다름 아닌 나달을 만나 버렸다. 일명 '토니 나달 더비'. 토니는 나달이 이겼으면 좋겠다는 인터뷰를 해 버리고 경기장에선 펠릭스를 응원·코치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펠릭스는 나달을 상대로 5세트까지 끌고 간 세 번째 선수로 기억된다. 토니의 입장과 결행이 이해되면서도 프로페셔널하지 못한 처사였던 것 같다. 

 

루드는 라파엘 나달 테니스 아카데미 출신이다. 나달만의 장점을 고스란히 물려받았다는 뜻이다. 그러니 클레이코트에서 크게 활약할 수 있는 것인데, 아니나 다를까 결승까지 순항한다. 그의 생애 첫 그랜드슬램 결승 진출이다. 당연한 듯 결승에서 루드를 기다리고 있던 이는 나달, 스승과 제자의 매치가 성사되었다. 하지만 루드는 2021년까지 프랑스오픈 13번 결승 진출에 13번 우승의 금자탑을 쌓은 나달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그럼에도 그는 이후 US오픈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하며 차세대 기대주로 우뚝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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