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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세계 최고'에 관심없는 축구 천재 네이마르 <네이마르: 퍼펙트 카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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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네이마르: 퍼펙트 카오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네이마르: 퍼펙트 카오스> 포스터. 

 

네이마르, 2010년대 브라질을 대표하는 축구선수이자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축구선수 중 하나다. '메날두'로 묶여 부르는 메시와 호날두의 신계에 문을 두드린 몇 안 되는 이 중 하나이기도 하다. 실력, 팀 기여도, 천재성, 퍼포먼스 등에선 그들 못지 않으나 개인 커리어 면에선 비교가 되지 않는다. 불운하다고 말할 수도 있을 테고 자업자득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테다. 

 

그는 프로에 데뷔하고 얼마 안 된 시점부터 '괴물의 싹수'를 지니고 있다는 말을 듣곤 했다. 그라운드 위에서 성질이 포악한 것도 모자라 자기 자신을 통제하지 못해 다른 이들에게도 피해를 주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지 않을까 싶다. '열정'이 포악성을 띄고 발현되었을 수도 있겠으나 이성으로 선을 넘지 못하게 통제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시리즈 <네이마르: 퍼펙트 카오스>는 네이마르의 거의 모든 것을 다루고자 했다. 어린시절부터 현재까지. 축구 이야기는 물론 내면의 솔직한 생각, 가족과 친구들, 자신과 지인들이 생각하는 배트맨으로서의 네이마르와 세상 사람들이 생각하는 조커로서의 네이마르 등이 펼쳐진다. 총 3부작으로 산투스 시절의 1부, 바르셀로나 시절의 2부, 파리 생제르망 시절의 3부다. 작품은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그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어떤 자극을 선사할까. 

 

떡잎부터 달랐던 네이마르의 천재성

 

네이마르는 1992년 브라질 상파울루의 한 빈민가에서 태어났다. 무명 프로 축구 선수로 뛰기도 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축구를 시작했고, 불과 11살 나이에 브라질 유수의 빅클럽 산투스 FC로 향한다. 중간에 레알 마드리드 유스팀에 잠깐 들어갔다가 나온 후 2012년까지 머무르며 팀에게 큰 선물을 안겼다. 50여 년만에 '코파 리베르타도레스'(남미 축구 클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안긴 것이다. 

 

단숨에 브라질 전국구 스타, 아니 최고의 스타로 발돋움한 네이마르는 이내 당연한 듯 국가대표에 뽑혀 어린 나리에도 굵직한 대회들에서 제 몫을 톡톡히 해낸다. 그정도의 이름값과 실력이었으면 2010 월드컵에 뽑혔어도 이상하지 않았지만, 그의 국가대표 활약은 이듬해 2011 코파 아메리카부터 시작된다. 

 

이른바 '무명 기간'을 찾아볼 수 없는 네이마르의 경력, 그 때문에 그를 좋아하는 사람만큼 그를 싫어하는 사람이 많은 게 아닌가 싶다. 더불어 멘탈이 아직 여물지 않은 어린시절부터 대중 앞에 섰던 만큼, 언론과 여론으로부터 다양한 종류의 관심과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게 숙명이었을지 모른다. 네이마르를 한마디로 설명하는, 작품의 부제이기도 한 '퍼펙트 카오스'는 일찍이 이미 그를 감싸고 있었다. 혼돈을 통제하지 않으면, 혼돈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나아갈 수 없을 터였다.

 

바르셀로나의 천하 평정에 앞장서다

 

산투스에서 2012년까지 있었다고 하지만 그보다 훨씬 전부터 그는 유럽의 빅클럽으로부터 수많은 러브콜을 받아왔다. 그렇게 스무 살이 갓 넘은 네이마르는 더 큰 바다로 떠날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고 또 준비도 되어 있었다. 2013년 6월, 네이마르는 스페인의 전 세계적인 빅클럽 바르셀로나로 향한다. 이미 세계 최고의 축구 강국 브라질을 평정했기에 오자마자 메시 다음 가는 스타였다. 

 

첫 시즌의 애매한 성적을 뒤로 하고 두 번째 시즌엔 천하를 평정하는 데 앞장선다. 축구 역사상 최강의 공격 트리오 'MSN(메시, 수아레즈, 네이마르)' 한 축을 담당해 트레블의 역사를 쓴 것이다. 그의 커리어 하이를 찍은 시절이다. 하지만, 2014 월드컵에선 커리어를 송두리째 날려 버릴 만한 사건이 있었다. 조국을 4강으로 이끄는 데 큰 역할을 한 네이마르, 하지만 8강 전에서 상대 팀 선수에게 등을 가격당해 요추가 골절되고 만다. 4강에서 브라질이 독일에게 7대1로 기록적인 패배를 당하는 걸 지켜 보기만 해야 했다. 

 

2016~17 시즌, 네이마르는 바르셀로나가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 역사에 길이 남을 대역전극을 펼치는 데 1등 공을 세운다. 상대는 파리 생제르망, 파리에서 있었던 1차전에서 바르셀로나는 무기력하게 4대0으로 패배한다. 하지만, 바르셀로나는 캄프 누에서 펼쳐진 2차전에서 6대1로 승리한다. 그 중심엔 단연 2골 1어시스트를 기록한 네이마르가 있었다. '캄프 누의 기적'이라 불린다. 그의 커리어 사상 최고의 날이었다고 직접 말한다. 2016 올림픽에선 브라질에 역사상 첫 축구 금메달을 안기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문제는, 아니 '사건'은 그 이후에 벌어진다. 2017년 여름, 네이마르가 전격적으로 파리 생제르망에 입단한 것이다. 자그마치 2억 2,200만 유로, 축구 역사상 다시 나오기 힘들 최고의 이적료였다. 이보다 더한 '떡밥'은 없었다. 바르셀로나에겐 이보다 더 나쁜 배신자, 역적이 없었고 파리 생제르망에겐 이보다 더 최강의 구원자가 없었으며 축구계에선 이보다 더 강력한 허리케인이자 블랙홀은 없었다. 

 

파리 생제르망의 '왕'

 

네이마르의 아버지이자 네이마르 전담 매니지먼트 회사의 사장 네이마르 시니어는 말한다. 세간에서 말하는 것과는 달리, 돈은 전혀 상관 없었고 메시에게만 스포트라이트가 가는 게 못마땅한 게 아니었다고 말이다. 파리 생제르망의 챔피언스리그 정복 프로젝트에 네이마르를 최일선에 둔 게 마음에 들었고, 유럽의 타 축구 리그보다 뒤떨어진 프랑스 축구 리그 수준을 높이려는 게 이적의 이유였다고 말이다. 결코 속 쉬원한 대답은 아니지만 적어도 겉으로 드러난 네이마르 부자의 진심이라 하겠다. 

 

네이마르는 파리에 온 후 물 만난 물고기처럼 훨훨 날아다닌다. 자신만이 유일무이한 '왕'이 된 것이다. 그가 오기 전에도 탄탄한 스쿼드로 리그 연속 우승을 이어가고 있었고 그가 온 후에도 이어갔다. 하지만 2018 월드컵에서 8강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수없이 넘어지고 구르면서 온갖 밈을 양산시키며 비호감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꿋꿋하게, 그라운드에선 열심히 공을 찼고 그라운드 밖에선 남 따윈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한 행동을 이어나갔다. 

 

2019년엔 그의 커리어뿐만 아니라 인생을 송두리째 날릴 만한 사건에 연류되었는데, 결국 무혐의 처분을 받긴 했지만 성폭행 혐의를 받았던 것이다. 평소 그가 구축한 이미지가 얼마나 별로였는지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겠다. 그럼에도 2019~2020 시즌, 네이마르는 파리 생제르망이 역대급 성적을 올리는 데 큰 몫을 해낸다. 챔피언스리그에서만 준우승에 그치고, 리그는 물론 참여한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보다 더 혼란스러운 갈지 자 행보가 있을까 싶다. 

 

네이마르는 축구 역사상 최고급의 재능을 지니고 있다. 많은 이들이 그 정도의 재능을 가지고 그 정도의 커리어밖에 쌓지 못하는 걸 한탄한다. 하지만 정작 네이마르 자신은 전혀 개의치 않아 하는 것 같다. 자신이 직접 만들어 낸 혼돈 속으로 직접 걸어 들어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혼돈을 잠재우니 말이다. 그에겐 '세계 최고' '역대 최고'라는 수식어가 필요하지 않은 걸까. 축구만 계속 할 수 있다면 하고 싶은 대로 사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이 작품을 더불어 그의 생각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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