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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우리의 역사와 크게 다르지 않은 델리의 삶, <델리> [서평] 쿠쉬완트 싱의 행정사회적인 의미인 도(都: 도읍)와 경제적인 의미인 시(市: 저자) 두 가지 의미가 합쳐져 탄생한 '도시'. 많은 소설가들이 도시를 이야기했다. 서울을 이야기한 정이현의 , 더블린을 이야기한 제임스 조이스의 , 파리를 이야기한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 파리와 런던을 이야기한 찰스 디킨스의 등. 거기엔 도시에 대한 사랑, 증오, 애정, 질투 등 그야말로 애증의 모순적인 감정을 드러낸다. 어느새 '삭막함'의 대명사처럼 되어 버린 도시를 어찌 멀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한편 세련되고 매력적인 도시를 어찌 가까이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도시에는 떨쳐내고 싶지만 떨쳐버릴 수 없는 그 무엇인가가 있는 듯하다. 쿠쉬완트 싱의 또한 작가의 델리에 대한 애증의 모순적인 감정이 강력하게 드러나.. 더보기
<미드나잇 인 파리> 환상적이고 재미있기만한 과거 여행? [오래된 리뷰] 이런 말을 자주하는 지인이 있다. “1930년대에 태어나고 싶다. 모던걸과 모던보이가 거리를 활보했던 그 낭만적인 시대에.” “조선 시대에 태어나고 싶다. 그때 태어났으면 뭐가 되어도 되었을 텐데.” “중세시대 유럽에서 태어나고 싶다. 산 속에서 세상 모르게 소박한 삶을 살 수 있을 텐데.” 끝없이 이어지는 과거 지향적 발언에 두 손 두 발 다 들곤 한다. 그래도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 조금은 다른 의미로 나도 과거 지향적이니까. 나는 역사를 좋아하는 편이다. 한국 역사 교육의 폐해인지는 몰라도, 연도나 인물 그리고 사건 등의 역점을 두고 있다. 그래서 몇 년도에 누가 어떤 사건을 일으켰거나 휘말렸는지 그 자체가 너무나 재미있고 흥미롭다. (물론 머리가 커짐에 따라, 그 의미를 해석하려.. 더보기
<바이센테니얼 맨> 고귀하게 죽는 길을 택한 '로봇' [오래된 리뷰] 리처드 마틴(샘 닐 분)은 가족들을 위한 깜짝 선물로 획기적인 '가전 제품'을 구입해 선보인다. 그 가전 제품은 다름 아닌 '로봇'. 정확한 명칭은 로봇 NDR-114. 말 그대로 가정의 모든 일을 해결할 수 있는 가전 제품이다. 그것은 로봇 3 원칙에 입각해, 인간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고 인간에 명령에 절대 복종하며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 가족들의 놀라움을 뒤로 한 채, 그것은 착실히 해야 할 일을 한다. 언제나 '봉사는 저의 기쁨이죠'라는 말과 함께. 그런데 그것은 가끔 기계 답지 않은 모습을 보이곤 한다. 예를 들어, 인간들이 하는 식사나 체스 게임에 관심을 가진다든지, 인간이 창조한 음악을 듣고 명상에 잠겨 있다든지 하는 행동들 말이다. 결정적으로 어느 날 그것은 실수로 리처드 .. 더보기
<아리랑> 1980년대 용공서적, 다시 읽어봤더니... [지나간 책 다시 읽기] 님 웨일즈, 김산의 역사의 주인공은 언제나 승리자들이다. 그들은 그 대가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존재가 된다. 패배자들을 완전히 말살해 버림은 물론이고 역사적 사실을 송두리째 바꿔버리는 일도 비일비재하다(물론 위대한 승리자들도 많다. 인류 역사에 크나큰 공헌을 한 인물들 말이다). 불과 몇 십 년 전의 군사 독재 시절. 그 당시 세계는 여전히 미국을 위시한 자유민주주의 진형과 소련을 위시한 공산주의 진형이 첨예하게 대립하였다. 그 중심에 한반도가 있었고 공산주의라면 치를 떨고 적대시하도록 세뇌 당했던 시대였다. 단지 그 이유만으로 독립 운동을 위해 수많은 피를 흘렸던 공산주의자, 사회주의자들의 발자취가 지워져 버렸고 변질되어 알려졌다(필자도 어렸을 땐 그런 사람들이 독립 운동을 .. 더보기
<결혼을 허하노니 마오쩌둥을 외워라> 역사를 접하는 새로운 방법 [서평] 역사를 알고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양할 것이다. 자신의 지적 호기심이나 욕구를 풀고 채우기 위해서, 역사를 들여다보며 느끼는 것들이 재밌고 신기해서, '역사는 돌고 돈다'는 명제 하에 역사를 통해 현재를 알고 다시 그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여 보다 좋은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 이유는 다양할지라도 여하튼 역사를 공부하는 건 참으로 의미 있는 일이다. 역사를 공부하고 연구하는 방법론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연도, 사건과 사고, 인물 등을 중심으로 자료, 구전, 추측 등의 방법으로 연구할 것이다. 여기서 제일 객관적인 방법은 바로 '자료'로 유추하는 방법이다. 당시 상황을 명명백백하게 보여주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자료가 의미를 지니는 것은 아니다. 그 자료가 지닌 역사적 의미.. 더보기
독일이라는 나라, 우리의 롤모델로 적합해 역사를 보는 관점은 각기 다르다. 과거는 과거이고 현재는 현재일 뿐이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고, 과거와 현재는 연결되어 있어 과거를 통해서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느 관점이 정답이라고 말할 순 없다. 이번에 다뤄볼 주제가 독일의 과거와 현재인데, 보는 시각에 따라 의견이 편애하게 갈라질 것이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끼친 사건들에 대해서 말이다. 필자가 어느 한편에 서서 의견을 피력하는 건 어리석은 생각인거 같고, 더구나 확고한 지식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독일의 과거가 현재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그중에서도 분단과 통일과정에 관련해 한국이 가야할 길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한다. 20세기 세계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세계 제1차, 2차 대.. 더보기
이토록 드라마틱한 역사 이야기가 또 있을까? [지나간 책 다시읽기] 슈테판 츠바이크의 가 팟캐스트 계를 이끌어 가다가 막을 내리고, 그 뒤를 이어 팟캐스트계 부흥에 많은 공헌을 하고 있는 팟캐스트가 있다. 이박사, 이작가가 진행하는 시사대담 팟캐스트로, 주로 현대사 이야기를 한다. 이 중에 이작가는 책도 내고 방송도 하는 등 활발히 활동 중에 있다. 얼마 전에 개국한 '팩트 TV'에서 이작가가 프로그램 하나를 진행하게 되었다. 한국 현대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역사적 사건의 전후 상황과 관련 인물을 입체적인 분석해 역사가 주는 교훈과 팩트를 전달한다는 취지이다. '10·26 사건, 김재규의 운명적 유턴', '"탁하고 치니 억하고 쓰러졌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정주영의 소떼 방북' 등의 굵직한 소재를 다루고 있다. 한국 현대사의 운명을 바꾼 .. 더보기
내맘대로 신간 수다-1309 넷째주 -그들이 중산층이 될 수 있었던 이유 2013년 9월, 204쪽, 18000원, 박해천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유례없는 집값 폭락과 전세값 폭등때문인지 몰라도, 요즘 들어 '아파트'에 대한 책이 종종 나오고 있다. 아파트 인테리어에 대한 책은 준 반면, 아파트가 가지는 상징에 대한 고찰을 하는 책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6월 달에 (마티), 7월 달에 (현암사), 그리고 9월에 (휴머니스트). 많은 종수는 아니지만, 자주 눈에 띄어서 그런지 많이 나온 것 처럼 보인다. 저자는 디자인 연구자로서 2년 전에 (자음과 모음)이라는 책을 출간해, 아파트에 대해 한국의 정치, 사회, 문화, 역사 전반을 고찰한 바 있다. 그리고 이번 저작은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20세기 디자인..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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