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원하는 건 뭘까. 참으로 오랫동안 고심해왔다. 고심의 흔적은 곳곳에 남아 있다. 흔적의 하나가 변하고자 노력한 거다. 그녀의 바람에 맞게, 우리의 미래를 위해. 그런데 노력을 어필하려 할 때마다 그녀가 하는 말이 있었다.
"변하려고 노력하지마. 오빠의 본 모습도 사랑해야 진짜 사랑이니까."
틀린 말은 아니다. 난 그러려고 하니까. 그녀의 어떤 모습이든 다 사랑스러우니까. 물론 바꼈으면 하는 모습도 있지만, 바뀌면 더 이상 그녀는 내가 아는 그녀가 아니다. 내가 택한 그녀가 아닌 것이다. 그런데 어김없이 또 다툼이 생기면 다른 말을 한다.
"너무 노력하지 않으려고 하는 거 아냐? 내가 변하지 말랬다고 노력하지 말라는 건 아니잖아. 우리를 위해 조금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
흠... 그녀가 원하는 건 뭘까. 그렇다. 원하는 건 조금 더 나은 '우리'가 분명하다. 나의 본 모습을 사랑하려 하는 것도 더 나은 우리를 위해서이고, 나의 변화를 요구하는 것도 더 나은 우리를 위해서일 것이다.
문제는 반복에 있다. 반복은 지루함을 불러오고 지치게 한다. 그녀가 진짜로 원하는 걸 솔직히 잘 모르니, '변화'와 '불변' 요구는 반복될 것이고, 그런 반복은 우리 사이를 좀먹을 게 분명하다.
좀먹지 않게 하는 방법이 무엇일까. 반복을 원천봉쇄하는 것? 내가 잘 하는 것이다! 변하지 않은 모습도, 변한 모습도 적절히 보여주며 그 조화로움에 만족을 느끼게 한다면 성공이다.
그렇지만 아직 잘 모르는 건 사실이다. 그녀가 진짜로 원하는 건 뭘까? 궁금하다. 그리고 내가 잘 하고 있기는 한 걸까? 앞으로 잘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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