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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핵 무기보다 무섭다는 데이터 무기에 관한 다큐멘터리 <거대한 해킹>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지난 7월 초중순, 페이스북이 개인정보 유출문제로 사상 최대 규모 벌금인 약 50억 달러를 물게 되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가 페이스북에 대한 50억 달러 벌금 합의안을 표결에 부쳐 승인했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영국 데이터 분석업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이하 'CA')가 페이스북 이용자 8700만여 명의 개인정보를 수집해 이용한 것에 대한 관리 소홀의 책임을 문 것이다. CA는 문을 닫았다. 페이스북을 비롯 그동안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끝없이 터져나왔다. 이젠 무딜대로 무뎌져 별 생각이 없었는데, 들여다보면 이번 건은 완전히 다른 성격을 띄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일명 '페이스북-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정보 유출 사건'으로 알려진 이 사건은, 주지했듯.. 더보기
브라질 정치 양상으로 민주주의의 근본 위기 들여다보다 <위기의 민주주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일명 '룰라'는 브라질 제35대 대통령으로 2003년 취임하여 재선에 성공 2010년까지 나라를 이끌었다. 하지만 채 10년이 안 된 2018년 체포되어 감옥으로 향한다. 사실 그는 2018년 대선을 준비하는 과정에 있었고 상대가 누구든 여유있게 당선될 만한 인기를 구사하고 있었다. 결과가 나온 지금 2019년에는 물거품처럼 사라진 신기루였다는 걸 잘 알지만 말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영화 는 룰라가 체포되기 직전의 장면에서 시작된다. 이 장면은 브라질의 가장 최근 현대사를 상징함과 동시에 이 영화의 핵심을 이룰 것이다. 그를 둘러싸고 룰라를 지키자는 시민들과 룰라를 감옥에 보내자는 시민들의 격렬한 대치가 또 하나의 핵심을 이룬다. .. 더보기
다양한 목소리를 아우르는 '사랑'이라는 이름 <오직 사랑뿐> [리뷰] 러브스토리는 인간 역사에서 만고불변의 중심축이다. 당연히 인간이 만든 대부분의 콘텐츠에서도 가장 많이 다뤄진다. 심지어 인간을 만들었다는 신들의 이야기인 신화에서도 단연 중심이 되는 게 다름 아닌 사랑인 것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사랑에 울고, 누구나 한 번쯤은 사랑에 웃는, 그것이 바로 사랑 아니겠는가. 영국 최초 개봉 2년여만에 한국에 소개되는 영화 은 사랑 하나로 모든 걸 헤쳐나가는 두 남녀의 실화를 다루었다. 지금으로부터 70년 전, 전쟁의 시대는 끝났지만 차별의 시대는 여전한 그때 흑인 남자와 백인 여자가 사랑에 빠졌다. 문제는, 흑인 남자는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고 백인 여자는 퍼스트 레이디가 된다는 것. 영화는 달달하지만 때론 끔찍한 사랑의 모습만으로 스크린을 채우진 않는다. 대신 .. 더보기
이 책의 매뉴얼 중 하나만 정확히 따르자 <독재자를 무너뜨리는 법> [서평] 혁명. 대의를 위해 수많은 사람이 죽어나가는 피 튀기는 투쟁 끝에 독재자를 끌어내린다. 자연스레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고 독재 정권 아래서 힘들게 살아왔던 이들이 활짝 기지개를 편다. 모든 것들이 제자리를 찾고, 꿈 같은 현재를 즐기며 행복한 미래를 꿈꾼다. 혁명, 이토록 좋은 세상을 주는데 누구든 뛰어들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런데 왜 혁명은 일어나지 않는가. 먼저, '수많은 사람이 죽어나가는' 혁명에 동참할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자신의 모든 걸 뒤로 한 채 독재자를 끌어내리고 세상을 바꾸고자 죽음을 무릅쓰고 혁명에 동참할 사람이? 5,000만 명의 인구에서 5만 명이라도 있다면 엄청나다고 생각한다. 역사를 들여다보면, 그렇게 장렬히 산화한 이들이 많다. 어떤 방법으로든 독재자를 끌어내렸다고 .. 더보기
대서사시다운 면모를 충분히 과시했다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 [리뷰] 윤태호 작가의 웹툰 은 무거운 정치 드라마 성격을 띤 거대한 이야기의 시작이었다. 정치, 경제, 언론, 검찰, 조폭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이 이야기를 윤태호 작가는 끝마치지 못했다. 이해가 간다. 해야 할 이야기가 얼마나 많았을까, 이야기를 어디까지 어떤 톤으로 해야 했을까, 시작은 했지만 끝은 없을 것 같은 그 이야기를 말이다. 다행히 영화로 재탄생 했다. 웹툰에서 못 다한 이야기를 영화가 해주었다. 괜찮았을까? 영화는 웹툰과는 달리 감독의 역할이 전적이지는 않으니, 상대적으로 괜찮았을지 모르겠다. 표현의 방법이 한층 다양하다. 스토리, 캐릭터, 연출 등 어떤 방법에 방점을 찍느냐. 결론부터 말하자면 영화 은 인물에 방점을 찍었다. 그럼에도 서사가 머리에 들어온다. 인물에 방점을 찍었으니 당연.. 더보기
<원미동 시인> 여성 특유의 감성으로 소외된 사람들을 그리다 [한국 대표 소설 읽기] 1990년대였던 거 같다. 고모할머니가 봉천동에서 슈퍼를 운영하셔서 자주 갔었다. 내가 사는 동네도 만만치 않은 달동네였기에 신기하거나 이상하다는 감정은 없었다. 20년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기억에 남는 건, 달동네가 풍기는 꾀죄죄함과 정겨움. 너무 멀고 힘들다는 느낌 정도. 지금 가보면 이런 생각이 들겠지. '이런 곳에서 어떻게 살아?' 1980년대는 경제적으로는 최고의 안정기, 정치적으로는 최악의 혼란기를 겪었다. 시대를 그리려는 소설가들에게는 최고의 시기였을까. 명작들이 소설들이 쏟아져 나온다. 역사를 통해 현재를 조명하려는 대하역사소설, 정치의 혼란기에서 꿋꿋이 재 몫을 하면서 또 노동자로서의 가치를 일으켜 세우려는 이들을 그린 노동소설, 경제 호황의 거대한 그림에서 소.. 더보기
<중국근현대사 5> 중국현대사를 다시 보며 중국의 미래를 말하다 [서평] 2007년에 발발한 미국발 세계 금융 위기로 미국식 자본주의가 극심한 타격을 받고 침몰하는 사이에 중국식 자본주의가 급부상했다. '팍스 로마나'를 빗댄 '팍스 아메리카나'에서 '팍스 시니카'까지 운운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상한 점이 눈에 띈다. 중국은 세계에서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인데, 자본주의라니. 그래서 그들이 택한 게 바로 정치와 경제의 모순이다. 정치로는 과거 마오쩌둥 시대에 보여줬을 만한 강력한 통제 강화를, 경제로는 과거 어느 시대에서도 보여준 적이 없던 대대적인 규제 완화를 시행하고 있다. 이것이 그들이 보여주려는 새 시대를 이끌 중국식 자본주의, 즉 중국 모델이다. 그렇지만 누가 봐도 알 수 있듯이 정치와 경제의 완벽한 모순이다. 이.. 더보기
<5일의 마중> 페르소나 '공리'와 함께 돌아온 '장예모' 감독의 신작 [리뷰] 공리의 데뷔작이기도 한 1988년 으로 데뷔한 장예모 감독. 그는 이후 중국 영화사에서 5세대라 칭하는 감독군의 중심에 서게 된다. 5세대는 기본적으로 사회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였지만, 엄격한 검열 때문에 은유와 상징으로 표현하곤 했다. 한편 중국 전통의 '민족의식'을 신비롭게 포장하여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로 하여금 이국적인 정서를 풍부하게 느낄 수 있게 하였다. 그는 이후 1990년대를 완전히 석권한다. 1991년에 나온 을 시작으로, 5개의 작품이 세계 3대 영화제인 칸, 베를린, 베니스 영화제에서 상을 탄 것이다. 이미 1988년 데뷔작 으로 베를린 영화제를 제패했던 그다. 거장은 2000년대 들어서 중국형 블록버스터로 눈을 돌린다. 2002년의 , 2004년의 , 2006년의 까지. 2년..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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