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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

"그냥 그 자리에 있었을 뿐" <비상선언> [신작 영화 리뷰] 여행객들로 붐비는 인천 공항, 재혁은 딸 수민과 함께 하와이행 비행기 탑승 수속을 밟고 있다. 수민이 우연히 심상치 않은 행동을 하는 진석을 보는데, 진석이 기분 나쁘게 재혁과 수민의 주위를 맴돈다. 그들은 같은 비행기 KI501편을 타고 하와이로 향하는데, 이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진석이 비행기 화장실에 알 수 없는 가루를 뿌린다. 그러곤 수민에게 "이 비행기 안에 있는 사람들 모두 죽을 거야"라고 한다. 수민이 재혁에게 말하고 재혁이 사무장에게 전한다. 그 사이에 화장실에 갔던 승객 한 명이 피를 뿜으며 쓰러져 죽는다. 한편, 지상에서 베테랑 형사 팀장 인호는 인터넷에 장난처럼 올린 비행기 테러 예고 동영상을 보고 용의자를 찾아간다. 열려 있는 용의자의 집, 그곳엔 피를 뿜고 죽.. 더보기
한국사회 현실 단면을 담아내 표현한 한국영화의 한 전형 <부당거래> [오래된 리뷰] 2000년 로 화려하게 데뷔한 류승완 감독, 2000년대 내내 자그마치 6편이나 스타일 확실한 영화를 연출하며 '류승완표 영화 스타일'을 확실히 한다. 하지만 이 시기 나온 작품들이 적어도 흥행에서는 애매했던지라 류승완 감독의 연출 인생에서 확실한 발돋움을 하진 못했다고 평할 수 있겠다. 2010년대 들어서 비로소 획기적인 발돋움을 할 수 있었다. 2000년대 류승완표 영화 스타일은 액션과 코미디가 주를 이룬다. 크게 탈피하지 않은 건, 스타일을 정립하기 위함일 수도 있고 나름의 성과를 얻고 있었기에 탈피할 이유가 없었을 수도 있으며 '알'을 까고 나오는 게 힘든 만큼 자신의 스타일을 탈피하기가 힘들었을 수도 있다. 2010년작 는 류승완 감독이 지난 10년간 정립한 스타일을 어느 정도 .. 더보기
1980, 90년대 한국 사회의 찌질한 천태만상 <우묵배미의 사랑> [오래된 리뷰] 장선우 감독의 화려한 옛시절을 간직하지 못하고 뒤로 한 채 한국 영화계 최악의 영화로 길이 남을 의 감독으로 이름이 드높은 그, 장선우. 그는 세기말에 로 한국 영화계 최고의 파격을 선보였던 바, 와 더불어 괜찮지 못한 길로의 발을 내디뎠다. 한국이 낳은 명감독 반열에 오르는 갈림길에서 선택을 잘못했다. 그는 일찍이, 그러니까 80년대부터 '좋은' 영화들을 선보였다. 90년대 들어 보다 논쟁적으로 변했지만 자못 성공적으로 당대를 비췄다. 단 한 작품도 빼놓지 않고 연출은 물론 각본까지 직접 수행했다. 주로 원작이 있는 작품들이었는데, 이 대표적이다. 올해 출연배우들의 열렬한 환영 속에서 30여 년만에 재개봉한 은, 1990년에 개봉하여 그야말로 90년대 한국 영화의 새로운 시작을 알린 작.. 더보기
문학공모전과 공채제도로 들여다본 좌절의 한국 사회 <당선, 합격, 계급> [서평] 장강명 작가의 장강명 소설가는 자타공인 2010년 이후 문학공모전 최대 수혜자다. 2011년 한겨레문학상, 2014년 수림문학상, 2015년 문학동네작가상과 제주4.3평화문학상까지. 한 소설가가 네 개의 문학공모전 수상을 한 건 그 이전에 없었고 아마도 그 이후에도 없을 것 같다. 그는 문학상을 받을 만한 문학적인 소설을 쓰는 소설가일까? 그는 10년 넘게 사회부 기자로 일했다. '이달의 기자상' '관훈언론상' '대특종상' 등 기자로 일찌감치 이름을 높였다. 기자로 일하던 와중 한겨레문학상을 탄 작품이 이다. 기자 출신다운 건조한 문체로 현실을 강하게 비판했다. 거기에 어떤 '문학적인' 느낌이 들어서 있지는 않은 듯하다. 장강명은 이후로도 계속 비판적인 어조로 현실을 날카롭게 조명한다. 그의 소.. 더보기
1998년 한국사회의 웃픈 자화상 <전당포를 찾아서> [한국 대표 소설 읽기] 짧은 단편소설에는 등장인물이 최소한으로 나오기 마련이다. 작가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핵심을 몇몇의 등장인물을 통해 짧고 굵게 그리고 비교적 손쉽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편소설이나 대하소설에서 수십 명에서 수백 명의 등장인물이 등장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가끔 장편소설에서 소수의 등장인물이 등장할 때가 있는데, 굉장히 느리거나 반대로 굉장히 빠르게 진행되곤 한다. 그런데 소설가 김종광은 단편이고 장편이고 수많은 등장인물을 등장시키곤 한다. 특히 단편에서 수많은 등장인물을 등장시키고도 핵심에서 벗어나지 않게 하는 능력은 발군이라고 할 수 있겠다. 더욱이 그의 소설은 단연 재미있다. 재미를 추구하는데도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이야기할 수 있다는 건 신기한 능력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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