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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이토록 평화롭고 귀엽기까지 한 서부극이라니! <퍼스트 카우> [신작 영화 리뷰] 강아지 한 마리가 숲속에서 뭔가의 냄새를 맡은 것 같다. 이내 주인이 그곳으로 오더니 땅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이윽고 모습을 드러낸 백골, 두 명 분의 백골이 사이좋게(?) 누워 있는 모습이다. 시간이 어느덧 거슬러 올라가 1820년대 서부 개척 시대다. 오티스 피고위츠 일명, 쿠키는 식량 조달 담당인데 뒤집힌 도마뱀을 바로 세워 줄 만큼 착하기에 일행에게 고기를 먹이지 못한다. 일행은 그런 쿠키를 무시하고 윽박지르고 때리기도 한다. 어느 날, 쿠키는 중국인 도망자 킹 루를 만난다. 쿠키는 킹 루를 숨겨 주고, 덕분에 킹 루는 도망가는 데 성공한다. 술집에서 우연히 다시 만나는 둘, 함께 킹 루가 자리잡은 집으로 향한다. 전 세계를 돌아다닌 킹 루는 이곳이야말로 풍요롭기 그지 없고 또.. 더보기
열심히 일하는 노동자의 한마디, "사는 게 이렇게 힘들 줄 몰랐어" <미안해요, 리키> [오래된 리뷰] 건설 현장을 전전하며 안 해 본 일 없이 온갖 일을 다 한 리키, 이제는 혼자 일하면서 나만의 사업을 하고 싶어 택배 일을 택한다. 면접 담당자이자 지점장으로 보이는 이가 말하길, "고용되는 게 아니라 합류하는 거예요, 우릴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와 함께 일하는 겁니다"라고 한다. 리키는 한껏 부푼 마음으로 일을 시작한다. 문제는 택배 물량을 실을 수 있을 만큼 큰 밴 차량이 필요하는 것인데, 회사에서 빌리기엔 날마다 드는 돈이 너무 많아 살 수밖에 없다. 그런데 계약금이 없으니 아내 애비의 차를 팔아야 한다. 애비는 간병인으로 일하는데 하루에도 몇 군데를 돌며 차비를 직접 조달하고 있다. 안 그래도 힘들고 빠듯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데, 더 힘들어질 것 같다. 남편 리키의 택배 사업이 번.. 더보기
시스템 자체를 바꾸고는 '연대'의 목소리를! <더 플랫폼> [신작 영화 리뷰] '수직 자기관리 센터'라는 이름의 수직 모양 수감 시설, 가장 윗층인 레벨 0부터 끝을 알 수 없는 레벨까지 내려가 있다. 각 레벨당 2명이 배정되고 각각 원하는 것 하나씩을 소지할 수 있다. 하루에 한 번 때가 되면 '플랫폼'이라는 거대한 식탁이 레벨 중앙을 관통해 위에서 아래로 내려간다. 즉, 윗 레벨에서 먹다 남긴 걸 아래에서 먹는 것이다. 다만, 한 달에 한 번씩 레벨이 랜덤으로 바뀌어 배정된다. 고렝은 큰 생각 없이 담배를 끊고 책 를 읽고 싶어서 를 들고 들어 왔는데, 같은 레벨에 수감된 노인 트리마가시는 정신병원 대신 이곳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칼을 들고 왔다. 이상주의자 고렝과 현실주의자 트리마가시의 첫 만남은 레벨 48로 괜찮은 수준이었다. 고렝은 '자발적 연대'라.. 더보기
가공할 만하게 보여 주는 '돈으로 흥한 자 돈으로 망한다' <언컷 젬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사프디 형제(조슈아 사프디, 벤저민 사프디), 2008년 형 조슈아가 단독 장편으로 데뷔한 후 이듬해 형제 명의로 데뷔한다. 데뷔하자마자 평단의 지지를 받은 사프디 형제, 이후 드라마와 다큐멘터리를 오가며 꾸준히 좋은 평가를 받는다. 그리고 2017년(한국 개봉은 2018년), 우리에게도 알려진 으로 평단의 '절대적' 지지를 받았거니와 일반 대중의 눈에도 들었다. 로버트 패틴슨의 진면목을 볼 수 있었다. 에서 엿볼 수 있는 사프디 형제'만'의 연출 특징이라 한다면, 거칠고 역동적인 카메라 워크와 몽환적인 OST와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오는 대사라 하겠다. 호불호가 갈릴 만한 특징들이다. 2년 만에 돌아온 , 결론부터 말하면 사프디 형제만의 특징이 극대화된 작품이라 하겠다. 이번.. 더보기
중국 기업이 희망을 쏘아올린 미국 공장에 드리운 암운? <아메리칸 팩토리>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2008년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로 미국 최대 금융그룹 중 하나였던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했고 메릴린치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매각되었다. 미국 최대 금융보험회사 중 하나였던 AIG와 미국 최대급 상업은행인 씨티은행은 구제금융을 받아 파산에서 구제되었다. 이는 빙산의 일각으로, 미국이라는 전 세계 최강국을 망하게 할 수도 있을 정도의 피해를 보았다. 미국 자동차 업계도 큰 피해를 입었는데, 미국 3대 자동차 회사 중 포드를 제외한 크라이슬러, 제너럴 모터스(GM)는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포드는 자력으로 위기를 극복했고, 크라이슬러는 자동차산업노총이 지분의 절반 이상을 보유했다가 피아트의 자회사로 편입되었으며, GM은 파산해서 미국 소유의 공기업이 되어 새 GM으로 거듭났다가 .. 더보기
죽었다 다시 살아난 라짜로의 자본주의 세상 여정 <행복한 라짜로> [모모 큐레이터'S PICK] 칸 영화제 철이긴 한가 보다. 매년 2월말에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 맞춰 수상작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매년 5월달에 열리는 칸 영화제에 맞춰 역시 수상작들이 쏟아져 나온다. 수상작뿐만 아니라 노미네이트된 작품과 경쟁 부문에 진출한 작품들도 매우 많다. 올해도 봉준호 감독의 을 필두로, 등 주로 작년 또는 재작년 수상작 및 진출작들이 대거 개봉했다. 의미있는 흥행 스코어를 기록한 건 정도다. 와중에 이탈리아 영화 가 2019년 칸 영화제 버프 시즌의 거의 마지막으로 함께 했다. 2018년 칸 영화제 각본상 수상작으로, 알리체 로르와커라는 신예 감독의 작품이다. 그녀는 5년 전 두 번째 장편 극 영화 로 2014년 칸 영화제에서 그랑프리(심사위원대상)을 수상.. 더보기
'계획' '계단' '계시' 세 키워드로 들여다보는 <기생충> [모모 큐레이터'S PICK] 이제 막 50대에 접어든 젊은 감독, 장편 연출 필모가 채 10편이 되지 않는 그는 봉준호다. 될 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다르다고 했던가, 본인은 부끄러워 하지만 새천년이 시작되는 2000년에 내놓은 부터 달랐다. 이후 3~4년을 주기로 내놓은 작품들, 이를 테면 까지 하나같이 평단과 대중 모두의 입맛을 충족시켰다. 어느 하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봉준호 하면 박찬욱, 김지운과 더불어 2000년대 한국영화 감독 트로이카라고 불러야 마땅하다. 하지만 박찬욱처럼 전 세계 영화제와 씨네필이 사랑한다고 하기엔 좀 애매하고 김지운의 미장셴처럼 그만의 독창적인 영화 스타일을 구축했다고 하기에도 좀 애매하다. 대신 그는 영화를 만드는 데 있어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완벽함을 자랑한다.. 더보기
빈민을 향한 묵념, 부자를 향한 선언, 자본주의를 향한 선전포고 <자본주의: 유령 이야기> [서평] 1997년 으로 데뷔와 동시에 부커상을 거머쥔 아룬다티 로이. 부커상이 노벨 문학상, 공쿠르 문학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이라 불리며, 한 해 동안 영연방 국가에서 영어로 씌어진 가장 뛰어난 소설 작품에게 선정하는 만큼 아룬다티 로이의 데뷔는 충격적이었다. 인도를 배경으로 사회의 관습과 제도가 한 가족의 삶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그린 이 작품 이후 20년 넘는 시간 동안 소설을 더 이상 내놓지 않고 있는 그녀는, 인도로 돌아가 반체제 활동과 기업이 주도하는 세계화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왔다. , 등에 그녀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 (문학동네)는 지난 2014년 출간한 르포르타주 작품으로, 가면 뒤에 숨은 진짜 인도의 모습을 까발리고자 한 와 비슷한 결을 가지고 있다. 같은 르포르타주이거니와 내용도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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