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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와 신입의 공통점,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영화 리뷰]   뉴스 사이트 의 신입 기자 타카하시 코타로는 크래프트 위스키 연재 기사를 쓰고자 코마다 증류소의 젊은 마스터 블렌더 코마다 루이와 동행한다. 루이가 각지의 증류소를 찾아 대담하면 타카하시가 정리해 기사를 쓰는 형식이다. 하지만 25살에 이미 몇 군데의 직장을 짧게 옮겨다닌 타카하시는 루이가 부러울 뿐이다. 젊은 나이에 집안 증류소의 사장이라니.하지만 정작 루이는 힘겹기 그지없다. 세간에선 젊은 천재의 등장이자 와카바라는 위스키가 대박을 터트리며 단숨에 주목받는 신인으로 명성이 자자하지만, 정작 그녀는 큰돈을 대출받았거니와 와카바의 원주가 많지 않기에 코마다 증류소의 핵심이자 환상의 위스키라 불리는 코마를 되살려 내야 했다. 하지만 10년 전 대지진으로 증류액과 증류 시설을 모두 잃어 할.. 더보기
시한부 판정 받은 영혼 없는 공무원의 진정한 자아 찾기 <리빙> [신작 영화 리뷰] 제2차 세계대전의 화마가 휩쓸고 간 지 오래되지 않은 영국 런던시청 공공사업부. 부서를 이끄는 윌리엄스는 암암리에 '미스터 좀비'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전형적인 공무원 마인드로 살아가는데, 이를테면 골치 아픈 민원이 들어오면 다른 과로 보내 버리고 다시 돌아오면 한쪽에 처박아 버린다. 손에 닿을 거리에 두지만 절대로 손을 대지 않을 것 같다. 그러던 어느 날, 병원에서 시한부 판정을 받는다. 그에게 남은 시간은 6개월 정도. 부서 사람들한테는 물론 아들내미 부부한테도 말하지 못한다. 그래도 이대로 떠나기는 싫으니 뭐라도 하려 한다. 바닷가로 훌쩍 떠나 생전 처음 보는 젊은 친구한테 하루를 온전히 맡겨 보기도 하고, 부서의 홍일점이었던 생기발랄한 해리스와 하룻 나절을 함께 보내 보기도 .. 더보기
버락 오바마가 직접 들여다보고 고민한 '일'의 의미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버락 오바마는 미국 대통령 퇴임 후 아내 미셸 오바마와 함께 2018년 '하이어 그라운드 프로덕션'을 세운다. 이후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해 왔는데, 넷플릭스와 함께 내놓은 다큐멘터리들이 눈길을 끌었다. (아카데미, 선댄스영화제 등 수상) (선댄스영화제 수상) (에미상 수상) 등이다. 주지했듯 하이어 그라운드에서 제작한 다큐들은 하나같이 호평을 받았다. 세상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마이너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양지로 끌어올렸기에 당연하다면 당연하다 하겠다. 올해에도 하이어 그라운드 프로덕션 표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가 찾아왔다. 시리즈 , 버락 오바마가 직접 출연하고 또 내레이션을 맡았다. 오바마가 대학생 때 감명 깊게 읽은 퓰리쳐상 수상작 (스터즈 터클 지음)을 모티브로 기.. 더보기
화성 탐사 이야기를 표방한 진지하고 단백한 정통 드라마 <어웨이> [추석 연휴에 볼 만한 넷플릭스 드라마] 나사 수석 엔지니어 남편과 10대 어린 딸을 둔 에마 그린은 사령관 자격으로 아틀라스호를 타고 인류 최초의 화성 탐사를 나선다. 영국의 식물학자, 러시아의 엔지니어, 인도의 외과의사, 중국의 화학자가 동행한다. 그들은 달을 거쳐 화성으로 가는, 생존 확률 50%의 3년 동안의 긴 여정을 떠난다. 하지만 화성으로 제대로 된 출발도 하기 전에 난관에 부딪힌다. 그린 사령관의 남편 멧이 해면상 혈관종을 가지고 있었던 바, 뇌졸중으로 쓰러진 것이다. 딸 렉스가 혼자 감당하기 벅찼기에, 그린은 포기하기로 마음 먹는다. 그때 멧이 의식을 찾아 그린이 화성을 가게끔 한다. 우여곡절 끝에 화성으로 떠난 아틀라스호와 5명의 대원들, 우주선 안팎에서 갖가지 문제들에 직면한다. 그린.. 더보기
주저 앉은 찬실이에게 보내는, 아름다운 이들의 위로와 용기 <찬실이는 복도 많지> [신작 영화 리뷰] 2019년은 한국 독립영화계는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다. 해외 수많은 영화제에서 선을 보이고 뒤늦게 한국에 상륙해 신드롬급 관심을 얻어 흥행까지 이어진 를 비롯 까지. 작품성은 물론 흥행성까지 갖춘 독립영화들이 이어졌다. 그 이면을 살펴보면, 출중한 작품성에도 불구하고 흥행이 따라와 주지 않은 대다수 작품들이 존재했지만 말이다. 하여, 2020년은 한국 독립영화계의 진정한 부흥기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2월부터 본격화된 '코로나19'로 영화계 전체가 주저앉았다. 큰 영화도 버티지 못하는 마당에 작은 영화는 설 자리가 없었다. 와중에 용감하게 무모하게 혹은 전략적으로 개봉을 밀어부친 한국 독립영화들이 몇몇 있다. 등이 2~3월에 개봉을 강행했지만, 득을 보지 못했다. 그리.. 더보기
프랑스 코미디 영화의 현재 <세라비, 이것이 인생!> [리뷰] 영화의 시작은 프랑스에서였다. 19세기 말 뤼미에르 형제가 세계 최초의 대중영화를 상영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 아니 한참 전부터 전 세계 영화계를 주름잡는 건 단연 미국이다. 마치 영화의 진정한 시작은 프랑스가 아닌 미국이라고 다시금 천명하는 것처럼 말이다. 뤼미에르 형제 이전에 미국의 에디슨과 딕슨이 이미 영화용 카메라와 활동사진 감상 기구를 발명하였고 영화 스튜디오와 영화 제작사를 차렸다. 하지만 시네필이라면 미국 아닌 프랑스를 동경한다. 세상이 자본주의로 획일화되어 영화 또한 그에 흡수되기 전에는 프랑스 영화야말로 '진정한' 영화의 기준이자 척도였기 때문이다. '영화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줄 수 있던 프랑스였다. 프랑스가 그 답을 더 이상 줄 수 없게 된 건 한참 전이다. 프랑스 영.. 더보기
송강호만 표현해낼 수 있는 특별하지만 평범한 조폭의 삶 <우아한 세계> [오래된 리뷰] 2000년대 두 편, 2010년대 두 편만을 세상에 내놓았을 뿐이지만 흥행과 비평 어느 한 면에서 두루 두각을 내고 있는 한재림 감독. 공교롭게도 , 으로 비슷한 느낌, 지향하는 바가 같은 두 편을 두 번 선보였다. 모르긴 몰라도 2020년대 가서야 또 다른 느낌과 성향의 차기작을 내놓지 않을까 싶다. 그의 데뷔작 은 충분히 충격적이고 센세이션 했다. 연애란 게 이런 거였나 또는 연애에 이런 모습도 있었나. 2000년대 들어와 연애를 새롭게 발견한 느낌일까. 그야말로 '연애'의 발견이다. 이어 내놓은 도 같은 연장선상에 있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의 조폭이란 게 이런 건가. 조폭의 발견이라고 해야 할까. 느와르의 발견이라고 해야 할까. 그저 평범한 가장의 발견이라고 해야 할까. 각본까지 .. 더보기
승진이 두려워 사라지길 결심한 남자의 이야기 <오피스 닌자> [서평] 회사 중간 관리자 한 명이 사라졌다. 그런데 아무도 모른다. 관심도 없다. 어딘가에서 주어진 업무를 하고 있을 테고, 우연히 마주치지 않았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몸이 아파 며칠 쉬고 있을지도 모르고. 솔직히 말해서 그가 누구인지 무슨 일을 하든지 어디에 있든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난 내 일만 하면 되는 거다. 옌스 얀센은 스웨덴의 중견 헬멧 수출 기업 '헬멧 테크'에서 9년 동안 일해온 브랜드 매니저다. 중간 관리자급이다. 그는 30대 중반으로 지극히 평범한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아왔다. 12년 동안 사귀어온 여자 친구와는 얼마전 헤어졌다. 그가 요즘 가장 두려워 하는 게 무엇일까? 승진이다. 승진이 두려워 사라지길 결심하다 (현대문학)는 승진이 두려워 사라지는 걸 택..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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