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유

세상을 조망하는 마틴 맥도나의 시선이 경이롭다 <이니셰린의 밴시> [신작 영화 리뷰] 1923년 4월 1일, 아일랜드 외딴섬 이니셰린에 소소한 사건 아닌 사건이 일어난다. 섬마을 사람 모두가 잘 아는 절친 사이 파우릭과 콜름이 멀어진 것이다. 아니 콜름이 일방적으로 파우릭에게 절교를 선언했다. 파우릭은 하루아침에 벌어진 일을 두고 어리둥절할 뿐이다. 그들은 하루도 빠짐없이 섬에 유일하다시피 한 유흥거리인 펍에서 맥주 한잔을 하며 수다를 나눴더랬다. 콜름을 몇 번이고 찾아가니 그가 하는 말이 가관이다. 파우릭이 그냥 싫어졌다며, 얼마 남지 않은 인생이니 이름을 남길 뭔가라고 하려면 쓸데없이 수다 떠는 일을 멈춰야 한다는 것이었다. 콜름에겐 파우릭과 수다 떠는 게 인생에서 아무런 의미도 없는 일이었고, 이젠 더 이상 의미 없는 일을 붙잡고 있지 않으려 한다. 본토에서 음대.. 더보기
서글픈 만큼 재밌는 군대 이야기를 들어 보시라 <D.P.>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2015년부터 외부에 공개하기 시작한 국방통계연보에 따르면, 군무이탈 즉 탈영 입건이 2019년 기준으로 연간 115건 발생했다. 생각보다 훨씬 낮은 수치인 듯한데, 5년 전인 2014년엔 472건에 달했다. 이 사이의 추이가 중요한데, 2015년엔 309건으로 파격적 감소를 보였고 2016년에도 2017건으로 엄청나게 줄었다. 이후부턴 상대적으로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 2014년에 군대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공고롭게도 2015년부터 국방통계연보를 외부에 공개하기도 했고 말이다. 그 유명한 '참으면 윤 일병, 못 참으면 임 병장'이라는 말이 2014년에 세간을 흔들었다. 2014년 4월 윤 일병이 4개월간 선임 4명에게 폭행을 당해 죽음에 이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초급 간.. 더보기
괜찮은 영화, 이정도면 충분하지 아니한가 <베이비 드라이버> [리뷰] 완벽한 운전실력 하나로 거대 범죄 프로젝트 집단의 일원으로 활약하는 '베이비'(안셀 엘고트 분). 그는 범죄 행위에 직접적으로 가담은 하지 않고 오로지 차로 탈출하는 데 도움을 줄 뿐이다. 소싯적에 범죄 프로젝트 기획자 '박사'(케빈 스페이시 분)에게 진 빛을 다 갚을 때까진 계속 이어나가야 하지만, 그래도 그는 범죄에 가담하지 않는다. 한편 베이비에게 절대적인 게 하나 있다. 본격적으로 탈출을 시도하기 전 그에 맞게 아이팟으로 음악을 시전하는 것. 그리고 가지각색의 아이팟을 기분에 따라 바꾸는 것. 선글라스는 기본으로 따라오는 소품이다. 하루종일 음악을 듣고 있는 것 같은데, 어릴 때 당한 사고로 이명증을 앓고 있기 때문이란다. 그런 그에게 일생일대의 여자 '데보라'(릴리 제임스 분)가 나타난.. 더보기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