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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반드시 기억해야 할 이름, 하마구치 류스케 <우연과 상상> [신작 영화 리뷰] 하마구치 류스케, 20년 넘게 일본을 대표하는 영화 감독으로 군림하고 있는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뒤를 이을 적통으로 떠오르고 있다. 1978년생으로 매우 젊지만, 2000년대 초반 연출 데뷔 후 쉬지 않고 꾸준히 작품을 내놓아 작품수가 꽤 된다. 2011년 도호쿠 대지진이 일어난 후 연작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이름을 알리고 본격적인 극영화로 우리에게 찾아왔다. 2015년작 , 2018년작 (칸 영화제 경쟁부문), 2021년작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 심사위원대상) (칸 영화제 각본상,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골든글로브 비영어영화상 등)까지 그야말로 광폭 행보를 이어 왔다. 우리나라엔 와 가 2021년 말경 비슷하게 개봉했고 반년 뒤 이 개봉해 하마구치 류스케 특집같은 모습을 연출했.. 더보기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천재적인 감각 총집합! <라스트 나잇 인 소호> [신작 영화 리뷰] 60년대에 심취해 있는 패션 디자이너 지망생 엘리, 할머니 하고만 사는 그녀는 런던에 있는 예술 대학교에 합격해 시골을 떠나 수도로 상경한다. 그곳은 런던 소호, 곧바로 기숙사에 들어가지만 룸메이트 조카스타가 무리를 지어 못 살게 구는 등 적응하지 못해 머지 않아 나와 따로 방을 얻는다. 비록 오래된 집이기도 하고 네온사인이 끝없이 비춰 여간 어지럽지 않지만, 엘리 마음엔 쏙 들었다. 낯설지만 편안한 곳에서의 첫날밤, 엘리는 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 실제 같은 꿈을 꾼다. 그녀는 어느 클럽에 들어가는데, 그곳에서 가수의 꿈을 가지고 있는 샌디와 혼연일체가 된다. 샌디는 클럽 매니저 잭에게 가서는 당돌함과 실력을 어필한다. 꿈에서 깬 엘리는 다음 날 수업에서 꿈 속 샌디의 옷을 스케치한.. 더보기
통하는 게 없는 둘의 위대한 여정이 주는 것들 <뉴스 오브 더 월드>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폴 그린그래스 감독과 톰 행크스, 두 대가는 지난 2013년 에서 처음 조우했다. 흥행과 비평 양면에서 '역시 폴 그린그래스' '역시 톰 행크스'라는 말을 들으며 성공했다. 이후 폴 그린그래스는 '제이슨 본' 시리즈를 알차게 부활시켰고 넷플릭스와 일을 시작했다. 톰 행크스는 이전에도 그랬듯 이후에도 거의 매년 쉬지 않고 일하며 작품들을 쏟아냈다. 그들은 8년 만에 다시 만나 함께 영화 한 편을 찍었다. 이번엔 서부극, 액션 장인 폴에겐 어울리지만 톰에겐 생소하다. 둘 다 필모그래프 최초의 서부극인 건 매한가지이지만 말이다. 그런데 서부극이긴 하지만 액션이나 모험이 주가 아니다. '로드 무비'가 중심인 드라마 장르에 가깝다. 이러니, 톰에겐 어울리지만 폴에겐 생소하다고 하는 게 .. 더보기
쿠엔틴 타란티노의 걸출한 데뷔작 <저수지의 개들> [오래된 리뷰] 2020년대를 코앞에 둔 지금, 할리우드를 주름잡는 감독들 중 1980~90년대에 걸쳐 걸출한 데뷔를 한 이들이 많다. 코엔 형제의 이 선댄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받았고 스티븐 소더버그의 가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90년대로 넘어가면 기예르모 델 토로의 , 크리스토퍼 놀란의 , 가이 리치의 , 스파이크 존즈의 등이 있다. 하지만, 적어도 90년대 쿠엔틴 타란티노의 을 넘어설 데뷔작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테다. 아니, 그 영향력으로만 따진다면 전후로 그런 데뷔작이 나오긴 결코 쉽지 않다. 이 영화로 데뷔한 지 30년이 다 되어가는 그는 최근작 까지 10여 편의 작품을 내놓았는데, 2번째 작품인 과 함께 을 최고작으로 삼는 이들이 많다. 물론 '첫 끗발이 개 끗발'이라고 .. 더보기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컬러 이야기들 <컬러의 말> [서평] 유독 한 가지 계열의 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검정색, 빨강색, 핑크색, 보라색, 노란색 등. 굉장히 일반적이고 일방적인 생각으로 이들은 '무난한' 색은 아니다. 초록색, 파란색, 갈색, 회색보다는 튀는 색깔이랄까. 여하튼 색은 그 색을 좋아하는 사람의 성격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누가 회색을 좋아한다면, '회색분자'라 하며 뚜렷하지 않은 성향으로 이도 저도 아닌 성격을 가졌다고 놀리지 않겠나. 난 어떤 한 가지 계열의 색을 좋아하진 않는다. 왠만한 모든 색에 감탄하고 좋아한다면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인데, 그 모든 색들의 '파스텔 톤'을 좋아한다. 원색의, 진하고, 탁해보이는 느낌보다 톤이 다운되고, 흐릿하고, 힘을 뺀 듯한 느낌을 좋아한다. 그런 색들은 보고 있기만 해도.. 더보기
한국영화 역사상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 <타짜> [오래된 리뷰] 최동훈 감독의 2004년 으로 혜성같이 등장해 스타감독의 반열에 올라선 최동훈 감독. 데뷔 13년이 된 현재까지 불과 5편의 작품밖에 내놓지 않았지만 단 한 편도 흥행에서 고배를 마시지 않았다. 더욱이 최근 내놓은 두 편 과 이 1000만 명을 넘으며 윤제균 감독과 더불어 현재까지 유이한 2편의 1000만 이상 관객 동원 감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야구로 치면 홈런왕과 장타율 1위의 최강 거포다. 그 흥행 이상 가는, 아니 버금 가는 작품들이었을까? 데뷔작 이 던진 웰메이드 충격은 아무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세련'된 영화라는 게 이런 걸 두고 말하는 게 아닌가 싶다. 감히 봉준호, 박찬욱, 김지운 감독과는 다른 스타일로 한국 영화가 할리우드에 가까워졌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더보기
웨스 앤더슨의 '예쁜 영화', 그 환상적 정점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오래된 리뷰]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는 예쁘다. 파스텔 톤과 원색의 환상적인 색감 조합과 완벽한 좌우대칭형 수평 구도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예쁨을 선사한다. 그 앞에 '예술적인'이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과언이 아닐 정도인데, 그 정점에 있는 영화가 이 아닌가 싶다. 세계대전 분위기가 타오르고 있던 1927년, 알프스에 위치한 가상 국가 주브로브카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는 그 화려하기 그지 없는 외관답게 전쟁과는 무관한 듯한 느낌이다. 호텔의 모든 것에 관여하는 총지배인 구스타브, 그가 총애하는 신입 로비 보이 제로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는다. 세계대전 발발과 함께 주요 고객이자 구스타브의 연인인 세계 최대 부호 마담 D.가 피살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구스타브와 제로는 그녀를 기리기 위해 떠난다... 더보기
정교하지 못한 기교로 '아름다운 잔혹함'을 표현한다면? <네온 데몬> [리뷰] 예술성이 가미된 콘텐츠를 평할 때 전문가들이 '기교가 전부'라는 말을 하며 혹평을 주곤 한다. 엔간히 출중한 능력을 믿고 기본을 제대로 연마하지 않은 채 기교를 부리는 데에 따른 것이다. 일반인이 보기엔 괜찮다고 할지 모른다. 현란하고 화려하고 멋있어 보이니까 말이다. 그러나 머지 않아 밑천이 드러나고 말 것이다. 영화는 은근히 긴 호흡으로 진행되기에 기교가 어쩌고 저쩌고 하기가 쉽지 않다. 노래처럼 한 번에 판단하기가 힘들다. 그런 만큼 영화에 대고 기교를 말하는 건, 대상이 되는 그 영화가 얼마나 기교에 힘을 썼는지 알 수 있다. 시종 일관 기교를 보여주려 애썼다고 볼 수밖에 없다. '다코타 패닝'의 동생 '엘르 패닝' 주연의 이 그런 경우다. 강렬하게 시작한 영화는 시종 일관 현란한 기교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