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시대가 낳은 괴물인가, 사상 최악의 저질 막장 토크쇼인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1992년 초, 미국 시카고에 신시내티 시장 출신의 '제리 스프링거'가 온다. 토크쇼의 진행자로 말이다. 그는 TV 뉴스에서 크게 성공한 이력이 있고 시작은 진지했다. 전에 몰랐던, 삶에 관한 뭔가를 알게 되면 좋겠다는 포부를 밝혔을 정도. 그런데 미국 전역에 셀 수 없이 많은 토크쇼가 있었으니 굳이 '제리 스프링거 쇼'를 찾아볼 이유는 없었다. 당대 최고는 단연 '오프라 윈프리 쇼'로 1980년대 중반에 시작해 최고의 반열에 올라 있었다. 누구도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 반면 제리 스프링거 쇼는 진지하고 재미도 없고 자극도 없으니 시청률이 바닥이었고 반등하지 않으면 폐지될 운명이었다. 성공하려면 방법을 바꿔야 했는데, 당대 최고의 쇼맨 리처드 도미닉을 데려와 프로듀서장을 .. 더보기 바넬과 아다마의 순수한 사랑을 가로막는 것들은 너무 거대하다 [영화 리뷰] 아프리카 세네갈의 작은 마을, 바넬과 아다마는 1년 전 혼인했다. 그들 사이는 돈독하지만 외부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고깝진 않은 것 같다. 아다마는 촌장 집안의 차남인데 아빠와 형이 죽는 바람에 어린 나이에 촌장직을 이어야 하는 처지거니와 바넬은 죽은 형의 후처였다. 아다마는 무슬림으로서 형제의 의무를 다해 바넬과 결혼한 터였다. 그런데 바넬은 시어머니가 시키는 빨래를 하지 않고 버틴다. 밭일도 하는 둥 마는 둥이다. 그런가 하면 아다마는 촌장 혈통으로 반드시 이어야 하는 촌장직을 한사코 거부한다. 그들은, 바넬과 아다마는 매일같이 삽을 들고 마을 밖에 있는 산처럼 쌓인 흙더미를 파내 파묻힌 집을 원상태로 돌려 그곳에 둘만의 보금자리를 만드는 게 꿈이다. 하루빨리 그곳으로 이사하고 싶다... 더보기 찬사와 비난을 온몸으로 받아내면서 '오직 축구!'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세계 축구 역사를 대표할 만한 5명을 추려 보라고 하면 수없이 많은 이가 이름을 올릴 수 있겠지만 펠레, 디에고 마라도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리오넬 메시의 이름은 반드시 올라가지 않을까 싶다. 누구도 넘보기 힘든 수치의 경력 또는 능력을 보여줬고 여전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들은 공통적으로 '축잘못'도 이름을 알 만한 정도로 유명하다. 그렇다면 마지막 1명에 누구를 넣을 수 있을까? '누구나 알 만한 이름'으로 한정짓는다면 단연 데이비드 베컴일 것이다. 단순히 축구계를 넘어 전 세계 뭇남성들의 워너비였을 만큼 잘생긴 외모와 출중한 패션을 겸비했기에 셀럽이자 슈퍼스타로서의 이미지가 강하다. 더군다나 이른 나이에 당대 최고이자 역사상 최고의 걸그룹으로 남아 있는 .. 더보기 미국 우주군 소동꾼들의 좌충우돌은 어떤 모습? <스페이스 포스 시즌 2>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2019년 12월, 당시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서명하며 공군 우주사령부가 우주군으로 승격되어 정식 창설되었다. 트럼프는 대통령 임기가 시작되고 얼마 후 미합중국 우주군 창설을 천명한 바, 임기가 끝나기 전에 실행에 옮긴 것이다. 관련해 수많은 말들이 오갔지만, 기본적으로 우주군에 대한 관심이 현저히 낮았던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보다 훨씬 일찍 민간 기업에서 우주 개발을 시작한 바,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와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가 세운 기업들과 보잉·록히드 마틴 그리고 버진이 각각 세운 기업들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국가적 차원에서 우주 '개발'이 아닌 '군사'적 핵심 중 하나로 목적화시킨 건 미국이 처음일 것이다. 타 국가들은 공군에 우주를 붙여 이름을 바꿔 운용되고 .. 더보기 대학교 학과장이라는 자리, 그 무게를 버텨라 <더 체어>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시리즈 를 찜해 놓고 공개되자마자 득달같이 앉은 자리에서 정주행해 버린 건 두 가지 이유, 아니 한 가지 이유에서였다. 바로 주인공이 다름아닌 '산드라 오'라는 점, 2005년에 시작해 17시즌째 계속되고 있는 미드 에서 장장 10시즌까지 주연급으로 활약하며 이름을 알렸고 2018년부터는 미드 의 간판으로 활약하고 있다. 두 미드로 각각 골든글로브를 수상했는데, 자그마치 아시안 최초의 기록. 는 그녀의 원탑 주연 작품이니 관심 가지 않을 수 없다. 작품은 아이비리그 하위권의 명문 펨브로크 대학교 영문학과 김지윤 교수(산드라 오 분)가 역사상 최초의 비백인 여성 학과장을 맡으면서 시작된다. 곧바로 그녀에게 학장의 지령이 떨어지는데, 가장 높은 축의 연봉을.. 더보기 중년에 들이닥치는 위기와 공허에 대하여 <이정표>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장거리 트럭 기사 갈립은 어느덧 50만 킬로미터 주행을 달성한다. 회사 최고의 베테랑 중 하나인 그를 모두가 신망하고 따른다. 하지만 곧 그의 인생이 꼬이기 시작한다. 밤낮없이 일하며 무거운 걸 들다가 허리가 삐끗한다. 회사는 이런저런 구실로 그에게 인턴을 붙여 사수로 일을 알려 줄 것을 명령한다. 회사 최고의 베테랑이자 갈립의 절친이기도 한 딜바우그가 시력이 급격히 나빠져 야간 운행이 불가하다는 이유로 잘린 걸 보니, 여차하면 그도 잘라 버릴 심산이 아닌가 싶다. 아내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 아내의 가족에게 큰 액수를 배상해 줘야 한다. 부부 사이에 말 못할 사연이 있을 테지만, 갈립은 무표정으로 아무런 변명도 하지 않는다. 그저 가진 모든 걸 털어 돈을 장만하려 할 뿐이다. .. 더보기 여전히 한국 경제를 뒤흔들고 있는 IMF 사태의 망령 <국가부도의 날> [오래된 리뷰] 1997년, 한국은 경제호황을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동남아 여러 나라들이 무너져가고 있었고, 한보와 기아와 삼미 그룹이 무너졌다. 심상치 않았지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던 찰나, '모든 투자자들은 한국을 떠나라. 지금 당장.'이라는 말이 전해지고 실제로 옮겨진다.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은 정부의 경제관계자들을 소집해 이를 보고한다. 그녀는 한국의 국가부도까지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다고 선언한다. 대책팀이 꾸려지고, 재정국 차관과 한시현이 사실을 국민들께 알릴 것인지 여부를 두고 대립한다. 와중에 한시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차관의 주장대로 기어이 IMF 총재가 한국에 입국한다. 한편, 고려종금에 다니는 윤정학은 사표를 내던지고 설명회를 개최한다. 그는 조만간 한국이 무너질 거라며.. 더보기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변화하고자 하기 전에, 위기를 들여다보자 [서평]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1998년 퓰리처상 수상작 로 유명한 세계적인 석학이자 세계를 이끄는 최고의 지식인으로 우뚝 선 '지리학자' 재레드 다이아몬드, 그의 인생에도 큰 위기가 있었다고 한다. 1950년대 후반 생리학으로 박사 학위를 따려던 과정에서 실패를 맛보고 과학자로 계속 살 수 있을지 심각한 의문이 들었다는 것이다. 그는 궁극적으로 학자의 길을 포기하려고 마음먹었는데, 아버지와의 진심 어린 대화로 연구를 계속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후 1980년의 연구 방향 전환과 2000년의 이혼이라는 큰 위기도 있었다고 전한다. 그는 예컨대 이런 류의 개인 위기라는 렌즈를 통해 국가 위기를 보는 게 유익하다고 말한다. 국가와 개인이 엄연히 다르다는 걸 아주 잘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역사학자에게는.. 더보기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