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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악

큰 힘이자 큰 위협이 되는 경계인의 딜레마를 두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산업혁명의 물결이 절정에 달했을 19세기말, 이유불문의 불사 괴물 '카바네'가 나타난다. 죽었다 되살아난 좀비의 일종인 듯, 강철 피막으로 둘러싼 심장을 꿰뚫어야만 죽일 수 있다. 한편 카바네에게 물린 사람은 카바네로 변한다. 극동 섬나라 히노모토는 카바네의 습격으로 중앙 막부가 망하고 각지의 영주들이 각자도생에 들어간다. 와중에 강철 장갑을 두르고 전선을 뚫어온 증기기관차 중 하나인 '강철성'이 결전의 장소인 해문에 도착한다. 강철성에서 살아남은 이코마 일행은 인간연합군과 함께 카바네로 뒤덮인 해문을 되찾고자 계획을 세우고 있다. 카바네에 물렸지만 카바네가 되지 않은, 그렇다고 인간도 아니어서 힘과 스피드가 엄청난 '카바네리'인 이코마와 무메이는 지끈 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으며.. 더보기
선악의 경계에 서 있는 아이들이 보여주는 불편한 심연 [신작 영화 리뷰] 9살 여아 이다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언니 안나, 그리고 부모님과 함께 새로운 곳의 아파트로 이사를 온다. 이다는 언니를 시샘해 몰래 못된 짓을 하기도 하는데, 부모님이 더 어린 자신 말고 언니에게 훨씬 더 많은 관심을 쏟기 때문이다. 비록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졌기에 항상 옆에서 보살펴 주며 계속 말을 시키고 행동다운 행동을 유발해야 하지만 말이다. 동네를 둘러보는 이다, 벤자민이라는 남자아이와 친구가 된다. 자연과 벗 삼아 놀다가 벤자민이 신기한 능력을 선보인다. 그는 사물을 조종할 수 있는 것이다. 집에 돌아가 부모님께 말해 봤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비밀 아닌 비밀이 생겼다. 한편 백반증을 앓고 있는 여자아이 아이샤는 남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그래서인지 어느 .. 더보기
선과 악을 오가는 그녀 '래치드'가 펼치는 사이코 드라마 <래치드>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1960년대 전 세계는 참으로 많은 것이 휘몰아쳤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미국과 소련이 전 세계 패권을 차지하고자 모든 분야에서 대결하는 가운데, 어떤 나라의 어떤 사람들은 신세계를 맛보고 어떤 나라의 어떤 사람들은 전에 없는 파멸의 구렁텅이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히피 문화는 미국의 신세계라고 할 수 있을 텐데, 1950년대 저항의 분위기에서 도피의 분위기로 바뀌었다. 1962년 나온 소설 는 1950년대 비트 세대의 저항 문화를 구속하고 억압하는 미국 사회와 권력에 대한 안티테제의 성격을 띄고 나왔다. 또한 이어질 1960년대 히피 세대의 도피 문화에 큰 영향을 끼친 작품이다. 15년 뒤에 영화로도 제작되었는데, 밀로스 포먼 감독에 잭 니콜슨 주연으로 비록 원작자는 마.. 더보기
'병맛' 주인공의 성장, 대립, 분열, 연대, 모험 이야기 <워리어 넌>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7살 때 교통사고로 부모를 여의고 홀로 살아남아 사지마비 상태로 보육원에서 자란 에이바 실바, 20살 되던 해 어느 날 불분명한 이유로 죽고어 수녀원으로 옮겨진다. 그날, 수녀원에 용병 집단이 쳐들어와 수녀 전사(워리어 넌) 리더 섀넌이 죽고 만다. 그들이 찾던 건 섀넌의 등에 박힌 헤일로, 신비한 힘의 원천으로 수녀 전사들의 비밀 집단 '십자검 결사단'이 오랫동안 지켜왔던 보물이다. 섀넌이 죽는 현장까지 적이 쳐들어오자, 전투 수녀들은 대항하고 수녀 한 명이 급히 헤일로를 숨기기 위해 죽은 에이바를 이용한다. 헤일로의 힘으로 되살아난 에이바는 아무것도 모른 채 수녀원을 탈출한다. 수녀원은 발칵 뒤집히고 어쨌든 헤일로를 뒤찾고자 에이바를 쫓는다. 한편, 아크 테크라는 기업의 수.. 더보기
영웅과 정의에 대해 재고하는 범죄 스릴러 <다크 나이트> [오래된 리뷰] 토드 필립스가 연출한 호아킨 피닉스의 영화 가 전 세계적으로 박스오피스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찬사와 함께 논란까지 일으키는 등 이후 워너/DC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와중에 논란 없는 찬사의 주인공이 있으니 '조커'로 분한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다. 시리즈 최악·최고의 악당 조커가 주인공이지만 '슈퍼히어로' 영화와는 별개인 범죄스릴러 영화인 로 단독적인 조커의 탄생을 알린 것이다. 자연스레 역대 조커들이 소환되었다. 1960년대 시저 로메로, 1980년대 잭 니콜슨, 2000년대 히스 레저, 2010년대 자레드 레토, 그리고 호아킨 피닉스까지. 잭 갈리피아니키스가 목소리로 분한 애니메이션 속 조커는 제외한다. 대체로 우리가 인지하고 있는 건 잭 니콜슨부터일 것이다. 자레드 레토는 연기는 잘.. 더보기
어른을 위한 소년만화, 그 완벽한 모범 <강철의 연금술사> [지나간 책 다시읽기] 어릴 때 족히 수천 권을 봤을 일본 만화들, 20대가 되고 30대가 되니 남는 건 별로 없다. 스마트폰 출시 이후 다양한 방법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게 된 만화도 그 피해자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나도 만화 편력도 그와 함께 변해가는 중일 테고. 그럼에도 여전히 나의 서재를 차지하고 있는 만화책들이 있다. 어김없이 매해 다시 본다. 웹툰책을 제외하고 순수 만화책은 손에 꼽는다. 데즈카 오사무의 , 우라사와 나오키의 , 그리고 아라카와 히로무의 가 그것이다. 정도 들여놔야 하는데, 솔직히 이제는 예전만큼 재미있지가 않다. 를 위시해 일명 '소년 만화'들이 이젠 시시하달까? 일본 만화계의 수장 '소년 점프'는 1980년대부터 익히 말 한만 만화들을 쏟아냈는데, 1990년대에 이르러.. 더보기
드니 빌뇌브 감독의 거장으로 가는 길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오래된 리뷰] 드니 빌뇌브 감독의 드니 빌뇌브 감독의 스타일은 명확하다. 기본적으로 정적이고 건조하며 느릿느릿하다. 김훈 소설가의 작품들, 그리고 그의 문체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멀리서 조망하다가도 급격히 치고 들어가 깊숙히 찌른다. 정적이면서 느릿한 전개는 어느 순간 숨도 못쉬게 내달리는 전개로 바뀌기도 한다. 그리고 건조함은 피비릿내에 자리를 내준다. 거의 매년 장편을 내놓고 있는 드니 빌뇌브 감독의 전성기는 지금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그는 이미 더 없이 좋은 작품들을 내놨고 흥행감독이 아님에도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다. 그리 많지 않은 그의 작품들을 하나하나 음미하며 영화의 참맛을 알아가는 건 축복이 아닐까. 그의 2015년작 는 그의 연출작들 중에서도 특히 빼어나다. 드니 빌뇌브.. 더보기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건 힘있는 인간의 인격" <제노사이드> [지나간 책 다시읽기] 오래전부터, 그러니까 출간된 때가 2012년이니까 4년 반 동안 읽고 싶었던 책이 있다. 일본의 일급 엔터테인먼트 소설가 다카노 가즈아키의 . 그 표지와 두께에 압도 당해, 무엇보다 '제노사이드'라는 단어에 압도 당해 엄두도 내지 못했었다. 그래서 먼저 얼마 전 그의 데뷔작이자 역시 읽고 싶었지만 여러 가지로 압도 당해 읽지 못했던 을 독파하고 이 작품으로 넘어 왔다. 명불허전. 다카노 가즈아키는 '추리 소설가'로서 명성이 자자한대, 는 장르를 완전히 초월해 버리는 나아가 단일 소설이 보여줄 수 있는 지식의 한계까지 초월해 버린다. 치밀한 조사로 뒷받침되는 무궁무진한 자료들과 그에 뒤지지 않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지치지 않게 해주는 필력은 여전하다. 그의 팬이 되어버리기에 충분한..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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