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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류층

위대한 소설을 잘 살리지 못한 영화 <위대한 개츠비> [오래된 리뷰] 이제는 고유명사가 되다시피 한 저 유명한 '예술 작품' 영화 를 내놓은 바즈 루어만 감독, 일찍이 1992년 로 크게 성공하며 데뷔했지만 지금까지 30여 년 동안 내놓은 작품은 5편에 불과하다. 일면 믿기 힘든 과작(寡作)의 주인공인데 그의 스타일 때문인 것 같다. 하나같이 화려하기 그지없는 그의 영화들, 에서 정점을 찍고 에서 바닥을 찍었다. 그리고 가장 최신작이지만 6년 전에 내놓은 도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다. 수많은 위대한 소설들이 영화로 재탄생 되는 과정에서 그 가치가 명멸했다. 소설과 영화가 훌륭한 시너지를 발휘하면서 함께 더 높은 곳으로 나아간 케이스도 있고, 여전히 소설만 고고히 자리를 지키고 영화는 나락으로 떨어진 케이스도 있다. 반면, 소설 본연의 지위가 떨어진 경우는.. 더보기
우디 앨런이 작정하고 보여준 자본주의 몰락 <블루 재스민> [오래된 리뷰] 우디 앨런 감독의 개인 삶의 문제를 떠나 영화감독으로서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업적을 쌓은 우디 앨런. 그 명성에 비해 그의 영화를 그다지 많이 보진 않았다. 우리나라에선 그 명성에 비해 흥행은커녕 개봉조차 하지 못했던 적이 많았기 때문이었던 듯한데, 우연히 보고 충격 아닌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모르긴 몰라도 아마 많은 이들이 이 영화로 우디 앨런에 입문하지 않았을까? 이후 얼마 전 재개봉한 2005년작 를 인상깊게 봤다. 용서받지 못할 상류층을 참으로 적나라하고 아슬아슬하게 보여준 작품이었다. 50년 영화 감독 경력의 우디 앨런으로서는 새로운 시도를 한 경우라 할 수 있는데, 적당한 평을 받고 흥행했다. 그리고 2013년 이다. 이 영화는 의 여러 요소를 이었다고 보이는데, 다분.. 더보기
시대가 낳은 괴물이자 피해자일까, 사이코패스이자 미친놈일까 <리플리> [오래된 리뷰] 멧 데이먼의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과 소프라노의 노랫소리가 울려 퍼지는 어느 파티석상. 연주가 끝나자 선박 회사를 운영하는 부호 그린리프 부부가 다가와 톰 리플리에게 칭찬을 건넨다. 그러곤 그가 프리스턴 재킷을 입은 걸 보고 자신의 아들 이야기로 넘어간다. 톰은 '디키, 잘 있죠?'하며 아는 척 하고 그린리프 부부의 환심을 산다. 톰은 피아니스트도 아니고 프리스턴을 졸업하지도 않았다. 그는 피아노 선율사이자 호텔 보이일 뿐이다. 다만, 그때는 친구를 대신해 돈을 받고 프리스턴 대학교를 나온 피아니스트인 척했던 것이다. 그린리프는 톰에게 1000달러를 보장하며 이탈리아로 가서 디키를 설득해 들어오게끔 한다. 톰은 디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전혀 모르는 재즈를 공부하고는 이탈리아로 날아간다. 상.. 더보기
세상에서 가장 지질한 상류층 인간의 정신이상 일지 <아메리칸 사이코> [오래된 리뷰] 하얀 바탕으로 진한 빨간 색의 피가 흐른다. 하얀 바탕은 곧 접시가 되고 피는 곧 먹음직스러운 스테이크의 핏물이 된다. 그곳은 상류층이 즐비한 레스토랑이다. 종업원인지 셰프인지 손님들에게 요리를 내주며 코스를 설명한다. 상류층으로 보이는 손님들은 경청한다. 나만 그렇게 보이는가? 그들의 행세가 매우 지질해 보인다. 그들의 학력은 매우 높을 테고 매우 잘 살고 있으며 또 사회적 지위와 명망도 높을 테지만. 세상에서 가장 지질한 상류층 인간 영화 는 이처럼 메시지를 던지며 시작된다. 피와 핏물의 동질성, 상류층의 지질함. 그리고 그걸 보는 제3자의 시선까지. 주인공 패트릭 베이트만(크리스찬 베일 분) 또한 이 상류층의 일원이다. 그는 아버지가 사장으로 있는 월스트리트 중심가 금융사 P&P의 .. 더보기
소설 <위대한 개츠비>는 위대하지만, 소설 속 '개츠비'는? [지나간 책 다시읽기] 수줍게 오래된 기억 하나를 떠올려본다. 10여 년 전 한창 소설에 빠져있을 때쯤, 나를 괴롭힌 소설 두 편이 있었다. 그 이름도 유명한 움베르토 에코의 과 F. 스콧 피츠제럴드의 . 아무런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두 작품이지만, 나에게는 공통되게 ‘난해함’으로 기억된다. 같은 경우엔 프롤로그를 넘기는 데 한 달이 걸렸었다. 지금 생각하면 이해할 수 없는 시간이지만, 당시에는 움베르토 에코의 해박함이 어찌나 어렵게 다가왔던지. 최근에 나온 그의 작품 (열린책들)은 비교적 쉽고 재밌게 봤다. 반면 는 다른 종류의 난해함으로 다가왔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재미가 없었던 것이다. 3번이나 도전했다가 결국 읽지 못하고 책은 팔아버렸다. 참으로 어리석은 짓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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