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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으로 策하다. 책으로 일을 꾸미거나 꾀하다. 책으로 세상을 바꿔 보겠습니다. singenv@naver.com Since 2013.4.16 https://linktr.ee/singenv

'베스트셀러'에 해당되는 글 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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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엔 왜 'Leading Book'이 없을까? 2018.11.05
  • [100년의 문학용어 사전] '베스트셀러' 2014.12.21
  • <행복도 선택이다> 세상이 내 행복과 성공 위해 계획을 꾸민다고?(2) 2014.12.10
  • 행복하기 위해 글을 쓴다는 '스티븐 킹'의 글쓰기 2014.06.30
  • 출판 시장을 맹폭하는 소설들, 여러분의 선택은?(8) 2013.07.11
  • '위대한 개츠비'에 올인하는 출판계, 이대로 괜찮은가? 2013.06.15
  • '가짜 베스트셀러'와 '안티 베스트셀러'의 불편한 진실(1) 2013.05.18

올해엔 왜 'Leading Book'이 없을까?

생각하다 2018. 11. 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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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생태계에는 리더가 있기 마련이다. 그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즉 그들이 생태계 전체 파이를 키우는 데 중점을 두느냐 또는 독점을 주무기로 생태계 파괴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참으로 많은 것들이 달라진다. 대체로 좋은 예를 찾긴 힘들지만, 좋은 예가 되기를 바라지 않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출판계에도 당연히 리더가 존재한다. 대형 출판사와 대형 저자가 리더라고 생각하기 쉽고 또 리더인 경우가 많으며 그들이 리더가 되면 출판계 전체의 파이가 커지리라 기대할 수 있는 건 당연하다. 그렇지만 그들이 진정한 시대의 리딩 북(Leading Book)을 탄생시키는 경우가 그리 많지는 않다. 


리딩 북은 자본과 인기와 명성이 아닌 시대가 탄생시키는 경우가 많다. 시대는 대중이 만들고, 대중은 언론을 따르며, 언론은 출판이 속한 범문화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고 했을 때 리딩 북은 누군가에 의해서가 아닌 출판계 자체가 탄생시켰다고 할 수도 있겠다. 


리딩 북의 존재


나날이 망해가고(?) 있다는 출판계에서 리더, 즉 리딩 북은 존재는 절대적이다. 아니, 존재해야만 하고 절대적이어야만 한다. 다른 나라야 어떨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출판계가 워낙 소규모이기에 허리가 되어주고 허리를 받혀주는 중간 역할의 책들이 없다. 리딩 북이 없으면 출판계 자체가 휘청거리는 것이다. 


2010년대 들어서만 보아도 해마다 몇몇 리딩 북들이 존재했고 그들은 출판계 내에서의 현상을 넘어 문화계를 좌지우지하는 신드롬을 낳았다. 2010년엔 <엄마를 부탁해> <1Q84> <덕혜옹주> 등도 있었지만 <정의란 무엇인가>가 신드롬을 일으켰다. 하버드대학교 명강의를 바탕으로 한 이 책은, 새삼스레 정의를 다시금 묻고 있지만 실상 당시 한국 사회의 문제를 우회적으로 묻고 있어 파급력이 대단했다. 


2011년엔 <정의란 무엇인가>와 <엄마를 부탁해>가 여전히 인기를 끄는 가운데,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이른바 '청춘 신드롬'을 불러왔다. 역대급으로 아픈 청춘을 위로하는...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가장 많은 비판을 받는 역대 베스터셀러 중 하나이다. 이듬해에도 비슷한 느낌의 에세이,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과 김난도 교수의 비슷한 책이 인기를 끌었다. 스님의 출판계 진출도 두드러졌다. 


2013년쯤 되면 질적으론 암흑기, 양적으론 전성기가 아닌가 싶다. 이전해의 베스트셀러 1위가 여전히 1위를 차지했고 다양한 나라의 소설들이 인기를 끌었다. 2014년에는 이전해의 소설 인기가 이어져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 수위를 차지했다. 이후 북유럽 소설들이 쏟아졌고 많은 인기를 끌었다. 문화계 신드롬까지는 아니지만 출판계, 그중에서도 소설 쪽 파이를 확대하는 데 많은 기여를 했다. 


2015년부터는 해마다 독점 아닌 다두체제가 시작된다. <미움받을 용기>를 필두로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과 <비밀의 정원>이 뒤따랐다. 이중에 <비밀의 정원>은 컬러링북을 선도했다. 2016년에는 맨부커상을 탄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필두로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과 <사피엔스>가 이끌었다. 다양성이 이전과 확연히 다른 게 느껴진다. 


2017년에는 <언어의 온도> <82년생 김지영> 정도가 보인다. <82년생 김지영>은 분명 신드롬에 버금가는 인기를 구사했지만, 책 자체의 힘이라기보다 사회적 이슈에 의한 힘이라고 보는 게 합리적일 것 같다. 그리고 2012년 출간 후 단 한 번도 당해 베스트셀러 10위권 안에 포진되지 않은 적이 없던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눈에 띈다. 그런데 2018년은?


독보적 베스트셀러 없는 2018년


2018년에는 독보적은커녕 다두체제에 버금가는 베스트셀러도 눈에 띄지 않는다. 물론 2018년은 아직 두 달이나 남아 있거니와, 2018년 동안 많은 사랑을 받은 베스트셀러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언어의 온도>와 <82년생 김지영>이 이런저런 이슈들로 여전히, 그러나 어중간하게 수위를 차지했을 뿐 출판계 현상을 넘어선 신드롬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대형 저자 유시민의 <역사의 역사>, <언어의 온도>에 이어 독립 출판의 상징이 된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와 추억의 친구를 소환해 회자된 <곰돌이 푸> 시리즈, 그리고 방탄소년단이 뮤비를 통해 종종 터뜨린 구간 정도가 소소하게(?) 눈에 띈다. 하지만 예전 같지 않다, 전혀. 


이 상황, 이 사태를 보고 혹자는 출판계가 보다 탄탄해졌다고 말할지 모른다. 대형 출판사와 대형 저자를 위협하는 언더독의 반격이 빛을 보고 있다고, 그동안 해마다 되풀이된 몇몇 베스트셀러의 독점이 비로소 끝났다고, '상향' 평준화되고 있다고, 다양성 자체가 주류가 되어 독자들로 하여금 읽을 거리와 볼 거리가 훨씬 많아졌다고 느끼게 되었다고 말이다. 


틀린 말이 절대 아니다. 출판계는 그렇게 되어야 한다. 보다 다양한 책, 출판사, 저자가 빛을 보아야 한다. 난립이 아닌 정립, 난잡이 아닌 정렬이 되어 모든 이들에게 확대된 파이의 조각들이 돌아가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아닌 듯하다. 아직 그만큼 파이가 커지지 않았다. 정립되지 않았고 난립 상황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리딩 북의 부재가 의미하는 것들


2018년, 리딩 북의 부재는 출판계의 유례없을 위기의 시작일 수 있다. 빠르게 변하는 SNS, 그 자체의 생태계도 블로그나 트위터 같은 텍스트 매체에서 텍스트와 포토의 혼합 매체인 페이스북을 지나 포토의 인스타그램마저 지나는 추세다. 보고 듣는 영상 매체인 유튜브의 시대가 도래했다. 이미 오래전 위기에 봉착한 출판계는 시류에 완전히 반하는 때가 온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리딩 북의 부재가 다양성을 담보할 수 있을까? 역으로, 다양성을 담보하기 위해 리딩 북 말고 다른 대안이 있는가? 그래서 범출판계가 시도하는 게 책 자체의 힘을 기르는 게 아닌, 책을 이용한 기획들이다. 굿즈와 리커버는 당연하고, 영상 매체의 대표인 영화, 드라마와 끈을 닿고자 각본집이 쏟아지고 있다. 


리딩 북을 머리라고 했을 때, 머리의 부재는 곧 팔과 허리와 다리의 기회이다. 그런데, 그들은 자체 역량이 부족할 뿐더러 그들을 끌어줄 생태계 역량은 없다시피하다. 그건 리딩 북의 재부재(在不在)와는 상관이 없어 보인다. 오히려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리딩 북이 부재하게 된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런 식이라면,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진정한 의미의 리딩 북은 탄생하지 않을 것이다. 아니, 못할 것이다. 출판계의 역량이 곧 리딩 북의 진정한 의미 즉, 그 자체로 출판계 현상을 넘어 문화계 신드롬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담보한다면 말이다. 


내부 역량 발전이란 다른 게 아니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절대 시행되지 않을 것 같은 충고이자 바람들. 상상도 할 수 없는 출판계의 낡고 낡은 구태를 서서히라도 청산하고, 확실함을 담보하는 후발 전략이 아닌 불확실성이 난무하지만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선발 전략을 대형 출판사와 서점과 저자가 나서서 해야 한다. 일회성이자 눈앞만 보는 선택이 아닌, 독보적이고 오래가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부디, 부디 그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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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ding book, 베스트셀러, 역량, 위기, 출판계, 평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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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의 문학용어 사전] '베스트셀러'

생각하다 2014. 12. 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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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의 문학용어 사전] '베스트셀러' best seller


비교적 짧은 기간에 많은 판매 부수를 기록한 물건, 특히 책을 가리키는 말. <->스테디셀러


미국의 문예 비평지 『북맨』이 '베스트셀링 북스'라는 목록을 만들어 게재한 것이 시초이다. 베스트셀러는 일회성을 주요한 속성으로 한다. 지속적으로 꾸준히 독자의 수요를 충족시켜 주는 '스테디셀러(steady seller)'와는 다르다. 스테디셀러가 시대를 관통하여 꾸준한 인기를 누리는 반면, 베스트셀러는 그만큼 당대 사회의 요구와 분위기를 밀접하게 반영한다. 


한국 문학에서 베스트셀러라는 용어는 해방 이후부터 사용되기 시작하였는데, 문학의 대중성과 예술성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라 있는 대중 문학들이 문학 작품이라기 보다는 이익을 창출해 내는 상품에 가깝다는 것이었다. 정비석의 『자유부인』은 전후의 암울한 분위기 속에서 독자들의 상처를 어루만져 준 1950년대 최고의 베스트셀러였다. 이 작품은 전쟁이 야기한 가치관의 붕괴를 상류 사회의 속물적 모습과 대담하고 선정적인 묘사를 통해 드러냄으로써 수많은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동시대의 보편적 삶의 모습을 직시하는 날카로운 역사의식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1970년대 베스트셀러는 현실 비판 의식과 상업주의의 만남을 통해 그 어느 시기보다도 활발하게 독자들에게 다가갔다. 또한 대중들에게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작품들이 문단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받았다는 점은 대중성과 미학성이 극단적으로 분리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이 시기 대표적인 베스트셀러는 최인호의 『별들의 고향』이다. 이 작품은 이후 조선작의『영자의 전성시대』, 조해일의『겨울 여자』등 유사한 주제나 소재의 작품들을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려놓는 계기가 되었다. 이 작품들에서는 '타락/순수'의 앙면적 이미지를 지닌 여성 인물을 통해 유신 독재라는 암울한 정치적 상황 속에서 방황하는 남성들을 따스하게 감싸 안는다. 이러한 통속적인 구조 속에 산업화로 인해 소외받는 하층민들의 삶을 포개어 놓음으로써 사회적·정치적 실천의 영역과도 일정하게 소통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1990년대 한국 출판계를 뜨겁게 달군 베스트셀러는 이은성의『동의보감』이다. 이념의 붕괴에 따른 정치적 허무주의와 세기말적 현상의 틈을 파고든 '역사 인물 소설'은 이후 이재운의 『소설 토정비결』, 황인경의 『소설 목민심서』등으로 이어지면서 오랫동안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와는 다른 방향에서 과거에 대한 향수를 유발함으로써 초대형 베스트셀러가 된 작품으로 이인화의『영원한 제국』과 김진명의『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가 있다. 이와 더불어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아버지를 중심으로 한 지극한 가족애를 그린 작품들이 독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김정현의『아버지』, 조창인의『가시고기』등이 대표적인 베스트셀러이다. 1990년대에는 또한 신경숙의『깊은 슬픔』, 공지영의『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등이 대표적 베스트셀러였다. 도종환의『접시꽃 당신』, 서정윤의『홀로서기』, 최영미의『서른, 잔치는 끝났다』등도 시집으로서는 드물게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 바 있다. 


최근 베스트셀러 목록에 장기간 올라 있는 대중 소설들은 전략적으로 만들어진 '기획 상품'의 성격이 강하다. 때문에 베스트셀러는 자본의 논리와 결탁한 상업주의의 산물로 간주되어 문학 논의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황석영의『바리데기』, 박완서의『아주 오래된 농담』, 조정래의『아리랑』, 박경리의『토지』등 문학성이 뛰어난 작품들도 베스트셀러와 스테디셀러의 경제를 오가며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 



 <100년의 문학용어 사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엮음, 아시아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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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도 선택이다> 세상이 내 행복과 성공 위해 계획을 꾸민다고?

지나간 책 다시읽기 2014. 12. 1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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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행복도 선택이다> 내 인생을 바꾸는 긍정의 심리학


<행복도 선택이다> 행복은 조건이 아닌 선택. ⓒ 더난출판사

11월 13일 전국적으로 60만 여 명의 수험생들이 수학능력시험을 치렀습니다. 누구는 웃고 누구는 울었을 테지만, 많은 수험생들이 자신의 부족함을 한탄했을 거라 생각하지 하는 옛생각이 떠오릅니다. 먼 길을 달려왔건만 앞으로 갈 길은 너무 멀리 있고, 다른 사람들은 잘 본 거 같은데 나만 못 본 거 같은 생각으로 피해의식에 사로잡혔던 그때가 생각납니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그때가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어 세상을 알아갈수록 보이는 게 많아지고 그러다보면 불만이 많아지게 마련입니다. 해야될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죠. 그 많은 할 일들이 전부 수능만한 압박으로 다가오곤 합니다. 그럴수록 '행복'이라는 단어가 멀어지고 있는 것 같네요. 행복은 어디 있는 걸까요?


마음을 바꾸면 인생이 달라집니다


행복은 조건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잡을 수 없는 그 무엇. 행복이 찾아오기만을 바라고 있는 것이죠. 여기 행복은 조건이 아니라 선택이라고 말하는 분이 계십니다. 100만 베스트셀러 작가이신 이민규 교수님입니다. 


<실행이 답이다><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 등으로 심리학적 자기계발서를 개척하신 분으로, 최근에 책을 내셨습니다. <행복도 선택이다>(이민규 씀, 더난출판사 펴냄)라는 책인데요. 저자의 말에 따르면 삶이란 우리 앞에 어떤 일이 생기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우리가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즉, 능동적이고 긍정적인 삶의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죠. 


<질문이 답을 바꾼다>(어크로스)에서 설파했던 '원하는 답을 얻고 싶거든 질문을 바꿔라'처럼, 이 책에서는 '원하는 행복 인생을 살고 싶으면 마음을 바꿔라'라고 말합니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 중 우리가 선택해 바꿀 수 있는 것들은 10퍼센트에 지나지 않지만, 그 10퍼센트가 운명을 바꿀 수 있다고 합니다.


삶의 의미를 발견하기 위해 일부러 고통을 자초할 필요는 없지만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고난이라면 반드시 그 속에 숨어 있는 의미를 찾아내야 한다. 그래야 마음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고 더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역피해의식적인 태도는 교통사고나 실연 혹은 사기를 당했을 때, 시험에 낙방을 했을 때 등 모든 고통스런 상황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우리에게 용기를 준다. (46쪽) 


'역피해의식적 사고'는 내 행복과 성공을 위해 세상이 무엇인가 계획을 꾸미고 있다고 믿는 것을 말합니다. 한마디로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뜻합니다. 책의 1부에서는 이와 같은 부정적 사고를 역으로 극복해 나가는 심리적 테크닉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성과를 높이는 사람들은 인간의 약점이 아니라 강점을 활용해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걸 잘 안다. 자신뿐 아니라 동료나 상사의 강점을 활용할 줄 안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을 대할 때는 물론이고 자신을 대할 때도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점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 습관을 들여야 한다. 긍정적인 질문을 하면 긍정적인 답을 찾게 된다. 질문을 바꾸면 대답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142쪽) 


위에서 언급하였던 <질문이 답을 바꾼>(어크로스)의 핵심과 맞닿아 있군요. 원하는 긍정적인 답을 얻기 위해 긍정적인 질문을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일상의 많은 부분을 '대화'에 투여하는데, 긍정적이고 기분 좋은 대화를 위해서는 질문이 중요할 듯 싶네요. 2부에서는 긍정적 사고의 필요성을 말하고 있습니다. 


즐겁기 때문에 휘파람을 불 수도 있지만 휘파람을 불기 때문에 즐거워질 수 있다. 슬퍼서 우는 것이 아니라 울기 때문에 슬퍼지는 것이고,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에 투덜거리는 것이 아니라 투덜거리기 때문에 삶이 불만족스러워지는 것이다. 화나고 우울한 일들은 세상에 넘친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표정을 선택함으로써 우리의 감정을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193쪽)


우울하고 슬플 때, 억지로라도 미소를 지으면 조금은 마음이 풀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힘들 때 하는 행동이나 표정이 있습니다. 그걸 함으로써 스스로 감정을 컨트롤 하는 것이죠. 3부에서 말하듯이 이런 적극적인 태도로 행복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적어도 행복한 표정을 말이죠. 


살면서 결코 항상 행복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반대로 항상 슬프란 법도 없습니다. 행복과 불행은 우리의 선택에 달려있는 것이기에, 선택할 수 있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삶의 방식을 새롭게 해야 할 것입니다. 책에 나오는 여러 태도, 사고, 기법, 전략, 이론을 하나하나 습득하고 실행해 나가보십시오. 행복한 삶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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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 사고, 대화, 베스트셀러, 수학능력시험, 역피해의식, 행복, 행복도 선택이다
  • BlogIcon 제철찾아삼만리
    2014.12.10 16:46 신고

    책에서 이야기하는것 처럼, 마음가짐이 행복을 만들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현실은..그런 마음조차 갖을수없을 만큼 퍽퍽하니..말이죠..
    암튼..잘읽고 가요~~
    간만이쥬? 요즘 맘이 강팍혀서..책도 눈에 안들오공..그래요..

    • BlogIcon singenv
      2014.12.12 18:03 신고

      안녕하세요?ㅠㅠ
      그래도 항상 들려주시고ㅠㅠ
      감사합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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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기 위해 글을 쓴다는 '스티븐 킹'의 글쓰기

지나간 책 다시읽기 2014. 6. 3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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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책 다시 읽기] <유혹하는 글쓰기>


<유혹하는 글쓰기> ⓒ김영사

무수한 밀리언셀러 발표, 세계 35여 개국 번역, 전세계 3억 5천만여 부 판매,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화려한 기록과 함께 최고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것이 너무나 당연해 보이는 이 소설가는 누구일까? 그 이름에서 이미 '최고'를 느낄 수 있을 법한데, 그는 '스티븐 킹'이다. 


2000년대를 대표하는 베스트셀러를 고르라고 하면 <해리포터 시리즈> 또는 <다빈치 코드>를 말하는 게 맞다. <해리포터 시리즈>는 시리즈 자체로만 5억여 부가 팔렸고, <다빈치 코드>는 1억 부 가까이 팔렸다.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린 책' 또는 '성경의 판매량을 뛰어 넘은 책'이라는 비정상적인 수식어는 이 책들의 출현 이후 생긴 것이다. 


그런데 <해리포터 시리즈>나 <다빈치 코드>의 '소설가'는 소설보다 유명세가 한참 떨어진다. 조앤 롤링이 <해리포터 시리즈>의 후속으로 낸 소설들인 <캐주얼 베이컨시>, <쿠쿠스 콜링>이 전작에 한참 못 미치는 결과를 보여준 것으로도 알 수 있다. 댄 브라운은 <다빈치 코드>와 크게 다르지 않은 분위기와 설정 등으로 만들어낸 소설들이 그의 이력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의 이름이 그 자체로 하나의 브랜드가 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반면 '스티븐 킹'이라는 이름은 그 자체로 하나의 브랜드가 된 지 오래다. 비록 한국에서는 그 명성에 비해 큰 인기를 끌지 못하지만, 영미권에서는 그를 따라잡을 소설가는 단연코 없다 하겠다.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에서는 그의 소설 대신 그의 글쓰기 책 <유혹하는 글쓰기>(김영사)가 제일 큰 히트를 쳤다. 이 책은 스티븐 킹의 자서전, 작가 수업, 글쓰기 비법서를 겸하면서 굉장히 실용적이고 재미있고 감동을 주기까지 한다. 


책은 크게 네 파트로 나뉜다. 이력서(어린 시절부터 작가가 되기까지를 자서전 형식으로 서술), 연장통(글쓰기에 필요한 자세와 도구들), 창작론(작가가 되고자 할 때 필요한 구체적 방법), 인생론(생명을 잃을 뻔한 교통사고를 당한 체험과 그에 따른 창작에의 깨달음)이다. 


이 중에서 이 책이 여타 글쓰기 책과 구별되는 파트는 '이력서'라고 할 수 있다. 책의 2/5에 해당하는 분량의 이 파트는 작가가 되기까지 어떤 우여곡절을 겪어 왔는지 서술하며 그 안에서 글쓰기와 작가에 대해 은근하게 말하고 있다. 그의 체험이 자체로 작가 수업으로서 효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독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작가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자세를 취하며 어떤 글을 쓰는지 알게 된다. 


"사람들이 환경에 의하여, 또는 자기 의지에 의하여 작가가 될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 작가의 자질은 타고나는 것이다. 그러나 특별한 자질을 말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적어도 조금씩은 문필가나 소설가의 재능을 갖고 있으며, 그 재능은 더욱 갈고 닦아 얼마든지 발전시킬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이 밖의 '연장통' 파트나 '창작론' 파트는 말 그대로 글쓰기의 실전에 해당한다. 글쓰기에 들어가기에 앞서 또는 들어가서 어떤 도구를 써서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글을 써야 하는지 직접적으로 말하고 있다. 다만 '스토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또 강조하는 소설가답게 스토리를 뼈대로 삼아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재미있지만 한 눈에 확 와 닿지 않을 수 있겠다. 


그의 설명을 간략히 요약해 보자면 이렇다. 스티븐 킹은 글쓰기에서 최선의 능력을 발휘하려면 연장들을 골고루 갖춰 놓고 그 연장통을 들고 다닐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주 쓰는 연장들 순서대로 배치를 해야 한다고 한다. 맨 위부터 차례로 '낱말', '문법', '문장', '문단', '형식', '문체'의 순이다. 그러며 웬만해서 수동태, 부사를 최대한 배제하고 근심과 허위 의식을 벗어던지라고 강력하게 '부탁'한다. 지극히 그의 주관적인 생각들이지만, 그가 기준점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


"글쓰기는 창조적인 잠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침실처럼 집필실도 자기만의 공간이고 꿈을 꿀 수 있는 곳이다. 글쓰기에서든 잠에서든 우리는 육체적으로 안정을 되찾으려고 노력하는 동시에 정신적으로는 낮 동안의 논리적이고 따분한 사고 방식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한다. 정신과 육체가 매일 밤 일정량의 잠을 자듯이, 깨어 있는 정신도 훈련을 통하여 창조적인 잠을 자면서 생생한 상상의 백일몽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것이 훌륭한 소설이다."


그가 말하는 창작론의 기본은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것이다. 동의하고 동의하며 또 동의한다. 그러나 이 명제만 믿고 무작정 읽고 쓰기만 해서는 좋은 작가가 되기 힘들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스티븐 킹은 작가가 되고자 하지 않아도 누구나 학생 때 한 번 들어봤을 만한 말을 하고 있다. 소설의 삼 요소인 '서술', '묘사', '대화'. 창작론의 태반을 이 삼 요소의 설명에 할애한다. 이는 정말 작가 지망생을 대상으로 한 자세한 설명이다. 


한편 그의 소설은 웬만큼 읽은 팬들도 흥미롭게 읽을 만하다. 이 설명의 거의 모든 예가 자신의 소설이기 때문이다. 즉, 스티븐 킹 소설 출간의 뒷 이야기를  하며 작가 수업까지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얼마나 '베스트셀러' 소설가 다운 발상인가? 그러면서도 핵심을 찌르는 요약은 놓치지 않는다. 


"좋은 소설을 쓰기 위한 기본적인 방법들을 살펴보았는데, 그 모든 내용은 결국 두 가지로 귀결된다. 연습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진실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스티븐 킹은 1999년 산책 중에 목숨을 잃어버릴 뻔한 교통사고를 크게 당한다. 무릎 아래에서 적어도 아홉 군데가 부러져 자칫 다리를 절단할 수도 있었지만 다섯 번의 마라톤 수술로 다리를 고치게 되었다. 이후 그는 글쓰기에서 많은 어려움을 느꼈다고 한다. 


사정이 점점 좋아졌다. 다리 수술을 두 번 더 받았고 심각한 후유증을 넘기며 글을 계속 쓰고 있다. 어떤 날은 글쓰기가 한없이 어렵지만, 또 어떤 날은 글쓰기를 하며 행복해진다. 태어난 이유가 글쓰기 때문이라고 느껴지기까지 한다. 글쓰기가 스티븐 킹의 삶을 더 밝고 즐겁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그에게 글쓰기는 곧 삶이다. 이것이 그의 작가 수업, 마지막 한마디이다. 


"궁극적으로 글쓰기란 작품을 읽는 이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아울러 작가 자신의 삶도 풍요롭게 해준다. 글쓰기의 목적은 살아남고 이겨내고 일어서는 것이다. 행복해지는 것이다. 행복해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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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베스트셀러, 소설, 스티븐 킹, 유혹하는 글쓰기, 자서전, 작가 수업, 창작,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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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시장을 맹폭하는 소설들, 여러분의 선택은?

생각하다 2013. 7. 11.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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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의 <28>부터 하루키, 댄 브라운의 책까지


최근 몇 년 동안 출판 시장에서 '소설'은 어느 분야보다 오래 축적되고 그래서 강력한 콘텐츠의 힘을 발휘하지 못했었다. 살아가기가 너무 힘든 세상에서 보듬고 어루만져주는 '힐링'이 있었기 때문이다. 

2010년 겨울에 나와서 2011년 출판 시장을 지배했던 김난도의 <아프니까 청춘이다>(쌤앤파커스), 2012년~2013년에 힐링 열풍을 계속 이어간 혜민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쌤앤파커스) 등. 이에 발맞춰 '아프다', '청춘' 등이 들어가는 책이 쏟아졌고, 스님들의 출판 시장 진출이 두드러졌다. 하지만 대부분 전하고자 하는 바가 비슷해, 몇몇 종들만 성공을 하였다. 

한편에서는 과도한 힐링의 폐해를 지적하며, '인문학'을 부르짖었다. 이후 수백 권에 달하는 '인문학' 관련 또는 제목에 '인문학'이 들어가는 책들이 쏟아졌다. 대부분의 책들에서, 어렵다고 생각하는 인문을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면서' 쉽게 다가가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지금은 포화 상태에 빠졌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던 중 소식이 들려왔다. 2013년 여름 초입 때 쯤에 소설 기대작들이 쏟아진다는 보도였다. 무라카미 하루키, 댄 브라운, 정유정 등의 소설들이 거의 동시에 출간된다는 것이었다. 이 소식을 듣고는, '출판사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에, 설마 동시에 내겠어? 다들 1위 후보들인데 말이야"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win-win 전략이라는 것도 있지 않은가? 이 소설들이 뭉치면(?) 그동안 맥을 못추던 소설 분야를 충분히 견인하고도 남을 것이었다. 


정유정의 <28> ⓒ은행나무


마침내 결전의 여름이 왔다. 먼저 타석에 들어선 이는 '정유정' 그녀는 2년 전 <7년의 밤>(은행나무)으로 대박을 치며, 2011년을 자신의 해로 만든 바 있었다. 이번에 들고나온 소설은 <28>(은행나무). 역시나 그녀 특유의 접속사를 철저히 배제한 단문체와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 그리고 깊은 감동으로 독자들을 끌어당기면서 홈런. 아울러 <7년의 밤>까지 견인한다. 


수도권 인근 화양시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전염병이 발생한다. 전염병을 해결하기 위해 달려온 소방대원까지 전염되고 만다. 전염병은 순식간에 퍼지고, 화양은 지옥이 되어 간다. 급기야 정부는 화양시를 봉쇄하고 마는데... 그곳에서 벌어지는 28일 극한의 드라마이다. 


두 번째 타석은 외국 작가끼리의 진검 승부. 일본의 자존심 '무라카미 하루키'의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민음사)와 미국의 승부사 '댄 브라운'의 <인페르노>(문학수첩). 


무라카미 하루키의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민음사


먼저 '무라카미 하루키'의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는 일본에서 출간 7일 만에 100만 부가 팔리는 기록적인 판매고를 올렸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그의 팬이 많은데, 역시나 예약판매로만 종합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다. 현재 어김없이 종합 1위에 올라 있다. 초대형 홈런.


철도 회사에 다니는 다자키 쓰쿠루가 잃어버린 과거를 찾아 순례를 떠난다는 내용. 개인 간의 거리, 과거와 현재의 관계, 상실과 회복의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고 한다. 이야기는 단순하고 조용한 초반에서 복잡한 중간을 지나 강렬함을 빛내며 끝을 맺는다. 


댄 브라운의 <인페르노> ⓒ문학수첩

다음으로 '댄 브라운'의 <인페르노>. 일찍이 <다빈치코드>, <천사와 악마>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오른 바 있는 그. 그의 소설이 출간되었다하면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건 기정화된 사실이다. 이번 작품도 어김없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책은 2권으로 나뉘어져 있고, 분위기는 전작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사람을 끌어당기는 소재, 거대한 음모 속에서 발버둥치는 인간,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진행 등. 호불호가 극명히 갈리겠지만, 미스터리하고 매혹적인 작품임에 분명하다. 홈런.


이번에도 어김없이 주인공은 '로버트 랭던' 교수이다. 머리에 총을 맞고 쓰러져 병원에서 깨어난 그는, 자신과 관련된 거대하고 위험한 계획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세상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이가 바로 그인 것이다. 랭던은 자신을 위협하는 추격자를 따돌리고 겨우 탈출에 성공한다. 그리고 이 음모의 한 가운데로 뛰어든다...


좌: 김진명의 <고구려> ⓒ새움 우: 넬레 노이하우스의 <사악한 늑대> ⓒ북로드


한편, 5월 달에 출간되어 미리 달궈놓은 소설이 있다. 김진명의 <고구려 5>(새움). 2년 전 출간된 <고구려 1>부터 시작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시리즈. 고구려 역사 중 가장 극적인 시대로 손꼽히는 미천왕 때부터 고국원왕, 소수림왕, 고국양왕, 광개토대왕까지 다섯 왕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고구려 5>는 고국원왕에 대한 이야기이다. 재미 하나만큼은 보장하는 김진명 소설가이다. 


또한 2년 전 출간된 <백설공주에게 죽음을>(북로드)이라는 스릴러 소설로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등극한 넬레 노이하우스도 빼놓을 수 없다. 그녀는 한국에서 그동안 많이 접해보지 못했던 유럽 작가로, 이후 유럽 스릴러의 열풍을 주도했다. 이번 6월에도 <사악한 늑대>(북로드)라는 스릴러 소설을 들고 나와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단, 너무 비슷한 느낌의 소설만 쓰는 경향이 있어 훗날이 불안하다. 자기 변화에 조금은 소홀한 모습이다. 


이뿐만 아니라, 네이버에서 연재되며 수 백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한 조정래의 <정글만리>(해냄) 시리즈가 7월 중순 출격 대기중이며, 정이현의 <안녕, 내 모든 것>(창비), 미야베 미유키 여사의 <솔로몬의 위증>(문학동네)가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일찍이 3월에 출간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던 신경숙의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문학동네), 브래드 피트가 제작과 주연을 맡아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영화 <세계대전 Z>의 원작인 맥스 브룩스의 <세계대전 Z>(황금가지)도 건재하다. 


겉에 보이는 모습과는 달리, 걱정되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 위의 소설들을 출간한 출판사들의 면면을 보면, 우리나라 굴지의 출판사들이다. 특히나 외국에서 이미 입증된 소설을 번역출간한 출판사들은 언제나 비슷하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갈수록 심해질 것이다. 엄청난 돈을 쏟아부어 판권을 사오고 그보다 더 많은 돈을 들여 마케팅을 하니, 중소 출판사들은 당해낼 재간이 없다. 


그럼에도 위의 소설들이 이 길고긴 여름밤을 확실히 책임질 소설들임에는 분명하다. 소재와 주제, 문체와 분위기, 스타일과 추구하는 바가 가지각색이니 골라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오랜만에 돌아온 '소설' 붐에 뛰어들어보는 것이 어떠신지?


한국출판인회의가 2013년 6월 28일~7월 4일 교보문고, 영풍문고, 반대앤루니스, 예스24, 인터파크도서, 알라딘 등 국내 주요 서점 8곳의 서적 판매량을 종합한 결과이다. 


1.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무라카미 하루키・민음사)


2. 꾸베 씨의 행복 여행(프랑수아 를로르・오래된미래)


3. 28(정유정・은행나무)


4. 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샘혼・갈채나무)


5.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혜민・쌤앤파커스)


6. 해커스 토익 리딩(DAVID CHO・해커스어학연구소)


7. 인페르노 1(댄 브라운・문학수첩)


8. 고구려 5-백성의 왕(김진명・새움)


9. 여덟 단어(박웅현・북하우스)


10. 해커스 토익 리스닝(DAVID CHO・해커스어학연구소)


11. 해커스 토익 보카 증보판(DAVID CHO・해커스어학연구소)


12.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신경숙・문학동네)


13.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이근후・갤리온)


14. 사악한 늑대(넬레 노이하우스・북로드)


15. 코믹 메이플 스토리 오프라인 RPG 61(송도수, 서정은・서울문화사)


16. 닉 부이치치의 플라잉(닉 부이치치・두란노)


17. 가슴 청년, 희망을 도둑맞지 마라(최용주・공감)


18. 세계대전 Z(맥스 브룩스・황금가지)


19. 아이와 함께 자라는 부모(서천석・창비)


20. 나는 다만, 조금 느릴 뿐이다(강세형・쌤앤파커스)



"오마이뉴스" 2013.7.10일자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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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고구려, 댄 브라운, 무라카미 하루키, 베스트셀러,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소설, 인페르노, 정유정, 책으로 책하다
  • BlogIcon 포장지기
    2013.07.11 07:45 신고

    책을 가까이하지 못하는 제겐 먼나라 이야기인듯...ㅠㅠ
    시간 없다는 핑게만 대고 있으니.. 좋은 하루 되세요^^

    • BlogIcon singenv
      2013.07.11 09:19 신고

      여기서 '이런 책이 나왔구나'하는 소식 얻어가시길~
      좋은 하루 되세요^^

  • BlogIcon 늙은 호텔리어 몽돌
    2013.07.11 11:53 신고

    좋은 소개 감사합니다.
    저도 위 포장지기님과 비슷한 처지네요.ㅎ

    • BlogIcon singenv
      2013.07.11 12:11 신고

      헛, ㅋㅋ 감사합니다~
      그럴수록 더 다양한 책들 소개해 드릴게요 ㅎ

  • BlogIcon 양손잡이™
    2013.07.12 00:04 신고

    많은 기대를 받은 작품들이 오히려 별로라는 평이 많더군요.
    저도 사놓고 책장에만 꽂아두었는데 심히 걱정됩니다...

    • BlogIcon singenv
      2013.07.12 09:01 신고

      많은 기대는 많은 실망을 불러올 수 있지요 ㅋ

  • BlogIcon 내일
    2013.10.04 15:51

    몇권읽은게 있네요 ^^ 인페르노, 다자키 스쿠루 순례... 28일은 사놓고 못읽고 있다는 ^^

    • BlogIcon singenv
      2013.10.04 23:19 신고

      저는 날이 갈수록 베스트셀러에서 멀어지고 있는 거 같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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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에 올인하는 출판계, 이대로 괜찮은가?

생각하다 2013. 6. 15.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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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셀러를 돌아보며, 출판계를 걱정한다]스크린셀러(Screenseller)는 영화를 뜻하는 스크린(Screen)과 베스트셀러(Bestseller)의 합성어이다.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가 제작되면서 다시금 주목받는 원작 소설을 가리키는 말이다. 본래 베스트셀러였던 원작이 있는가하면,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던 원작이 있다. 원작의 인기와 상관없이 스크린으로 옮겨지면서 원작이 인기를 얻게 된 케이스이다. 엄밀히 말해서 스크린의 힘을 빌리지 않았을 때와 빌렸을 때의 인기의 차이가 꽤나 크다. 그리고 이런 양상은 최근들어 더욱 심해졌다. 이는 영화계의 콘텐츠 갈증 현상과 출판계의 한계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먼저 영화계는 소재 고갈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 있다. 기본적으로 탄탄한 스토리 위에서 영상미를 입혀야 하는 영화는, 대중들이 점차 극도의 영상미를 추구함에 따라 기본적 스토리를 등한시한 시절이 있었다. 그러다보니 영화만을 위한 각본가는 설 자리를 잃고 만 것이다. 이런 차에 대중들의 눈썰미가 올라가고 탄탄한 스토리까지 찾게 되다 보니, 자연스레 탄탄한 콘텐츠를 찾게 되었다. 대표적인 스토리 콘텐츠인 소설이 눈에 들어오게 된다. 사실 영화계는 이미 90년대 들어서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던 소설들을 스크린으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대표적으로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박범신의 <미지의 흰새>, 조정래의 <태백산맥>, 김진명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이 있다. 하지만 이 시절에는 원작과 너무나도 똑같은 스토리로 영화를 만들었기 때문에, 시너지가 폭발하지 못했다. (왼쪽부터) <태백산맥> 원작 소설과 영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원작 소설과 영화

출판계는 영상과 IT 혁명이 일어나며 콘텐츠의 전통적 강자의 자리를 잃게 되었다. 점점 책을 찾는 사람들이 줄어들게 되자, 영상과 IT 혁명의 수해자인 영상 콘텐츠로 눈을 돌린다. 최대 콘텐츠 산업이자 출판계보다 훨씬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영화계였다. 애초에 영화 개봉을 겨냥해 신(Scene) 중심의 소설들이 나오는가 하면, 화려한 영상미를 소설에 장착시키기도 하였다. 이들의 앙상블이 빚는 시너지는 상상 그 이상이었다. 좋은 스토리와 화려한 영상미의 시너지를 넘어, 베스트셀러가 주는 신뢰와 무지막지한 마케팅의 힘이 고스란히 영화로 옮겨갔고 다시금 거꾸로 소설로 돌아왔다. 또한 원작을 틀어 감독만의 새로운 시각으로 재창조했기 때문에, 또 하나의 콘텐츠를 즐기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주거니받거니하며 폭발적인 힘을 발휘한 것이다.  미국 할리우드의 경우, 2000년 초반부터 시작된 <반지의 제왕> 시리즈와 <해리포터> 시리즈, 그리고 <트와일라잇> 시리즈로 스크린셀러의 완벽한 아성을 굳혔다. 이어서 <헝거 게임> 시리즈도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즉, 스크린과 베스트셀러 간의 합작이 아주 체계적으로 시스템화되어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왼쪽부터) <반지의 제왕> 시리즈 원작 소설과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 원작 소설과 영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올해도 어김없이 스크린셀러의 힘이 강력하다. 지난 해 박범신의 <은교>, 미야베 미유키의 <화차>, 히가시노 게이고의 <용의자 X의 헌신> 등에 이어서, 올해도 <라이프 오브 파이>(얀 마텔의 <파이 이야기>), <레 미제라블>(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 고령화 가족(천명관의 <고령화 가족>) 등의 강세가 이어졌다. 이들 영화는 본래 소설로 충분히 입증이 된 콘텐츠를 영상화 시킨 것이어서, 몇몇은 흥행 돌풍을 일으킬 정도였다. 자연스레 소설 또한 열풍을 일으켰다. 그런데 최근 들어 그 열풍에 편승하려는 움직임이 눈에 띌 정도이다. <위대한 개츠비>(바즈 루어만 감독,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가 한국 2013년 5월 16일 개봉에 맞춰, 출판사들에서 대대적인 마케팅을 실시한 것이다. 전에 볼 수 없던 대대적인 마케팅이다. 또한 전에 없이 수많은 출판사에서 <위대한 개츠비>를 재출간하였다. 먼저 거대 출판사 두 곳에서 기출간된 <위대한 개츠비>를 50% 할인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 각각 위대한 개츠비 미니북과 영화포스터 5종 엽서세트, 벤자민 버튼의 기이한 사건 영한대역 특별판과 페이크노트를 증정하는 행사를 하고 있다. 50% 할인이야 기존에도 수많은 출판사들에서 시행하는 것이지만, 각종 상품 증정 행사는 쉽게 볼 수 없는 모습이다. 이런 대대적 마케팅에 힘입어 국내 주요 서점(yes24, 인터파크, 교보문고, 알라딘, 반디앤루니스)에서 10위권 내에서 20위권 내까지 포진하고 있다. 어떤 출판사들은 '전략'과 '꼼수'를 쓰기도 하였다. 또 다른 거대 출판사는 영화 개봉에 맞춰 재번역해 애초에 아주 싼 값에 출간하였다. 페이지 수를 살펴보았을 때 도저히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싼 값이다. 아무래도 기출간된 <위대한 개츠비>를 대대적으로 마케팅하고 있는 출판사들의 전략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사료된다. 다른 출판사는 애초에 실용서로 포진해 출간하였다. 실용서는 정가제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맹점을 이용한 '꼼수'라도 해도 무방하다. 출간 즉시 50% 할인 판매를 실시하였다. 또한 2013년 3월부터 지금까지 약 2개월 동안 출간된 <위대한 개츠비> 관련 서적만 거의 30종에 이르고 있다. 전에 볼 수 없었던 특이한 현상이다. 이는 먼저 원작 <위대한 개츠비>가 갖는 '위대함'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겠다. <위대한 개츠비>는   1920~30년대의 '재즈시대', '잃어버린 시대'를 배경으로 물질적 풍요와 정신적 빈곤과 상실을 그려냈다. 수많은 사람들이 주저없이 20세기 가장 위대한 미국 소설로 꼽는다. 기본적으로 해마다 전 세계적으로 30만부 이상이 팔린다는 이 소설이 30년만에 리메이크된다니, 출판사에서 이 기회를 놓칠리가 없는 것이다. 

영화 <위대한 개츠비> ⓒ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여기에 영화 <위대한 개츠비>에 대한 기대와 믿음이 작용한 것이리라. 2013년 6월 10일 현재 영화 <위대한 개츠비>는 전 세계 2억 8천 만불, 북미 1억 3천 5백 만불, 한국 140만 명을 돌파하면서 개봉 전의 걱정을 불식시켰다. 전작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는 자연스레 소설 판매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그동안의 '스크린셀러'의 일생(?)을 관찰하며 습득한 것이다. 출판계에서는 이런 스크린셀러 열풍에 대한 시선이 둘로 나뉘어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점점 축소되고 있는 출판계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의견과 한 쪽으로 너무 치우쳐 출판의 다양성을 해치고 특정 출판사에 부(副)가 쏠린다는 의견. 솔직히 어느 의견이 맞는지 잘 모르겠다. 한 가지 걱정스러운 것은 영화계가 언제까지나 소설에서만 콘텐츠를 찾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미국 할리우드의 경우, 이미 그래픽 노블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활개를 치고 있고 애니매이션 또한 큰 축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도 얼마 전 개봉한 <은밀하게 위대하게>처럼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크게 성공하고 있다. 크게 보면 대부분의 웹툰이 책으로 출간되기에 출판계와 밀접한 관계가 있지만, 웹툰이 출간되는 것보다 영화로 직행하는 경우 더욱 많은 관심을 갖게 되는 건 자명하다. 앞으로 출판계가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지켜본다. 


"오마이뉴스" 2013.6.13일자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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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 베스트셀러, 스크린셀러, 영상 콘텐츠, 영화, 영화계,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위대한 개츠비, 은밀하게 위대하게, 책으로 책하다, 출판계, 태백산맥, 해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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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베스트셀러'와 '안티 베스트셀러'의 불편한 진실

신작 열전/신작 도서 2013. 5. 18.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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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21> '가짜 베스트셀러' 보도와 <아까운 책 2013> 출간에 부쳐SBS의 시사 프로그램 <현장21>은 5월 7일 101회를 통해 출판계의 사재기 실태를 꼬집었다. 이른바 조작된 베스트셀러, 가짜 베스트셀러에 대한 주제였다. 이 보도가 일파만파로 퍼진 건, 사재기 의혹이 제기된 출판사의 이름과 책 이름이 낱낱이 거론되었기 때문이다(이미 다 아는 사실이지만, 굳이 밝히지는 않겠다). 사실 예전부터 출판계의 사재기 의혹은 공공연히 제기되어 왔었고, 이번에 의혹을 받은 출판사는 지난해에 다른 책으로 사재기 의혹을 받은 바 있었다. 

출판계에서 사재기에 관한 건 도서정가제와는 달리 한 목소리이다. 근절되어야 마땅하다는 것이다. 찬반양론을 따질 수 없는 사항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근절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SBS <현장 21> 2013년 5월 7일자 방송 중 '가짜 베스트셀러' ⓒ SBS


사재기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

책은 서점을 통해 매일, 매주, 매월, 매년마다 베스트셀러 순위가 매겨진다. 누군가는 책을 비상업적인 종합 예술 작품이라 하고, 누군가는 정교한 공산품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책에 순위를 매기는 행위는? 누가 보아도 전형적인 '공산품'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겠다. 

공산품을 만들었으니, 공업적인 과정에서 오는 비용을 충당하기위해 어떻게든 많이 팔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베스트셀러 순위에 책을 올려놓아야 한다. 베스트셀러가 베스트셀러를 만드는 것이니까. 수많은 출판사들이 광고를 하고, 사인회를 하고, 다른 방면의 콘텐츠와 합작하는 등의 마케팅을 실시한다. 그 방법이 다양하지 못하다. 비슷비슷한 수준이다. 

여기에 출판계 전반의 위기가 찾아왔다. '빅 데이터' 시대의 도래로, 사람들은 정보와 지식과 지혜를 더 이상 책에서 찾지 않는다. 방대한 양과 편리함을 자랑하는 인터넷에 모든 것이 데이터베이스 되어 있다. 출판사들은 승부수를 띄우지 않을 수 없다. 가장 단순하면서도 가장 실용적인 방법을 사용하게 된 것이다. 

자비를 들여서 자사의 책을 사들이고, 그것을 다시 파는 수순을 밟는다. 그런데 이것도 돈이 어지간히도 많이 든다. 대부분의 출판사에서는 꿈도 꾸지 못한다. 그렇다. 한 발자국 더 들어가 사재기를 들여다보면, 살을 주고 뼈를 취하는 광경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일류' 베스트셀러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수많은 출판사들이 허탈감과 함께 참을 수 없는 유혹을 받는다. 아무리 좋은 책을 만들어도,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고 팔리지도 않는 '삼류'로 남을 것인가? 일말의 양심과 피와 같은 살을 주고 '일류'로 도약할 것인가? '베스트셀러' 관행이 남긴 씁쓸한 폐해이다. 

'베스트셀러'가 낳은 책의 씁쓸함

<아까운 책 2013> ⓒ 부키


<현장21> '가짜 베스트셀러'가 방영된 5월 7일, 공교롭게도 베스트셀러가 낳은 책이 발간되었다. 부키 출판사에서 발간된 <아까운 책 2013>. 이 책에는 2012년 출판된 아까운 책, 즉 베스트셀러에 들지 못한 책이 100여권 소개되어 있다(2012년 교보문고 기준 종합 100위권 바깥의 책).

각계 명사들이 그 중에서도 가치가 있는 책들을 선별했고 재조명하고 있다. 재작년과 작년에 이어서 3번째 시리즈이다. 책 선정의 기준이 어쨌든 베스트셀러 순위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베스트셀러가 낳은 책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가짜 베스트셀러'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의 적절하게 출간되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이 책을 기획한 부키 출판사 기획편집부는 서문을 통해 베스트셀러가 갖는 모순을 꼬집고 있다(그렇다고 부키 출판사가 베스트셀러를 못 내느냐? 결코 아니다).

"어쩌면 모두가 같은 베스트셀러를 읽고 하루 종일 주변을 맴도는 광고에 세례 받은 소비 생활을 하는 우리는, 그 덕택에 평화적으로 협력하고 일치하는지도 모릅니다. 아침마다 똑같이 냉장고를 열어 비슷비슷한 시리얼을 우유에 말아 먹고, 몇 개 과점 통신사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폰으로 포털 사이트가 걸러 낸 뉴스를 읽으며 출근하고, 어쩌다 책 하나를 집어 들어도 너도 나도 알고 있는 베스트셀러를 선택하니 말이에요. 참 간단한 일치감, 평화적인 협력 아닌가요?"(본문 중에서)

'일류' 베스트셀러를 향한 통렬한 비판이다. 그러며 책에 실린 책들을 가리켜 '삼류'라 칭한다. 자신만의 길을 추구하고, 획일적인 사회에 살아도 복제되지 않는 꿈을 꾸게 해주는 삼류. 

책의 1/3이상이 <프레시안>을 통해 이미 세상에 나왔기 때문에, 빨리 읽을 수 있었다. 거기에 몇몇 책들은 출간될 때부터 눈여겨 봐왔기에 흥미도 있었다. 한편으로는 어떻게 이런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안 될 수 있는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특히 인문 책들이 눈에 띄었는데, <남자의 종말>(민음인), <철학자와 늑대>(추수밭), <속물 교양의 탄생>(푸른역사), <고독을 잃어버린 시간>(동녘) 들이다. 

이중에서도 특히 <속물 교양의 탄생>은 개인적으로도 정말 좋은 책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이 책 <아까운 책 2013>의 기획에도 어느 정도 궤를 같이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저자 박숙자는 우리가 아는 '고전 명작'이 그 역사·문화적 가치에 의한 것이 아닌, 속물적 가치에 의해 소장품 혹은 애장품으로 소비되어 왔다는 사실을 꼬집는다. 한 번 명작이라 칭해지면 너도나도 명작만 찾는 모습은, 한 번 베스트셀러가 되면 너도나도 베스트셀러 노래를 부르는 모습과 겹쳐진다. 우리네 교양 사회의 불편한 진실이다. 

<블러디 머더>(을유문화사)는 어떤가. 이 책은 '추리·범죄 소설 역사의 모든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 책에 실렸으니 만큼 베스트셀러가 되지 못했다. 즉, 책이 가지는 콘텐츠 파워의 가치가 상업적 가치가 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상업적으로의 가치는 콘텐츠 파워를 높여준다. 또한 우리나라 독자가 가지는 문화적 다양성의 스펙트럼이 얼마나 좁은지 알게 해주는 사례이다. 

잭 런던의 소설 <불을 지피다>(한겨레 출판사)나 마쓰모토 세이초의 소설 <잠복>(모비딕)같은 안타까운 경우도 있다. 이 두 소설가는 문학적 성취도 면에서나 대중적으로도 아주 유명한 축에 속한다. 마쓰모토 세이초같은 경우는 일본에서 국민 작가라 칭하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생각 외로 많은 사랑을 받지 못한다. 그 이유는 아마도 소설의 장르적 특성상 누구나 '명작'이라고 칭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일 것이다. 즉 '세계문학전집'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작가들의 작품인 것이다. 찾아서 읽지 않는 이상, 출간되었는지조차 알 수 없다. 

<아까운 책 2013>이 내용상 '안티 베스트셀러'를 지향하는 듯하지만 책 자체는 이윤을 추구하는 회사의 상품이기에, 베스트셀러를 지향하는 것은 당연하다. 누구도 이에 대해 비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뒷맛이 씁쓸하다.

혹자는 말할 것이다. '돈에 구애받지 않고 진짜 만들고 싶은 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돈이 되는 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이 책이 그런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독자들에게 다양한 책을 소개해줌으로써 안목을 기르게 하고, 그 다양성의 가치를 높이는 데 그 의미를 두길 바란다.

안목을 길러야

베스트셀러는 분명 좋은 작품이다. 어찌되었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으니까 말이다. 그만큼 힘이 있는 콘텐츠인 것이다. 그럼에도 회의감이 드는 이유는, 자연발생적이 아닌 만들어진 상품이라는 이미지가 짙기 때문이다. 

자본이 모든 걸 지배하고 있는 사회에 살고 있다지만, 종합예술상품이라고 하는 책에까지 자본이 침투해야 하는 생각도 발로하고 있을 것이다(여기서 굳이 출판사의 내부 사정까지 꺼내지는 않겠다. 출판사도 엄연히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고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라는 식의 반론을 해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너무 큰, 그리고 이 기사의 의도와는 거리가 먼 담론이다).

출판계 입장에서는 다 같이 도약해보려는 의지를 갖고 멀리 넓게 보는 안목이 필요하다. 나 혼자만이라도 살자고 허튼 짓을 계속하다보면 언젠가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시대가 도래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건 모두 자멸하는 지름길일 뿐이다. 양보다는 질로 승부를 걸고, 출판계 전체의 파이를 크게 하는 데에 조그마한 역할이라도 해봄이 어떨까 한다. 얼토당토한 주장일지 모르나, 댐이 무너지는 건 작은 구멍에서 비롯되듯이, 작은 목소리들이 모여 큰 외침으로 변할 것이라 믿는다.

독자의 입장에서 베스트셀러에 실망하지 않고 나아가 책 자체에 대해 실망하지 않으려면, 안목을 길러야 한다. 남들이 다 보니까 나도 본다는 식의 독서법은 강력히 '비추천' 한다. 대시 많은 책을 읽을 것을 추천한다. 특히나 '다양한' 종류의 책을. 그리고 책을 고름에 있어 두려워하지 마시길. 만약에 책을 빌렸는데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반납하면 되고, 책을 샀으면 고이 모셔두면 된다. 책은 철지난 옷이나 상한 음식과는 달라서,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다. 대신 내가 변한다. 변한 나의 눈으로 다시 그 책을 본다면 새로운 세계가 열릴 수도 있지 않겠는가?


"오마이뉴스" 2013.5.13일자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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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ingenv
가짜 베스트셀러, 베스트셀러, 사재기, 아까운 책 2013, 책으로 책하다, 출판계, 현장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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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5.18 11:4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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