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굴레

무엇이 그녀를 화나게 만들었는가 <불도저에 탄 소녀> [신작 영화 리뷰] 19살의 작은 소녀 혜영은 왼쪽 팔을 가득 채운 용 문신을 팔토시로 가린 채 신경질난 얼굴로 욕설을 퍼붓고 다닌다. '다수의 폭력에서 약자를 보호하고자' 폭력을 행해 나름 억울하게 법정에 서기도 했지만 '정도는 미약하나 폭행을 계속'하니 그녀의 성향을 알 만하다. 혜영에겐 중국집을 운영하는 아빠 본진과 어린 남동생 혜적이 있는데, 본진과는 도무지 부녀지간으론 보이지 않는 관계이고 혜적과는 여타 남매지간보다 훨씬 애틋함이 묻어난다. 그러던 어느 날, 본진이 중국집에서 요리 도중 화상을 입더니 보험 3개를 한 번에 갱신하고 다음 날 사고를 쳐 병원에 실려간다. 남의 차를 훔쳐 타 인적 드문 곳에서 누군가를 들이박았다는 것이었다. 그 사이 경찰에게서 본진이 폭력을 휘둘렀다는 말도 들었다. .. 더보기
중년에 들이닥치는 위기와 공허에 대하여 <이정표>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장거리 트럭 기사 갈립은 어느덧 50만 킬로미터 주행을 달성한다. 회사 최고의 베테랑 중 하나인 그를 모두가 신망하고 따른다. 하지만 곧 그의 인생이 꼬이기 시작한다. 밤낮없이 일하며 무거운 걸 들다가 허리가 삐끗한다. 회사는 이런저런 구실로 그에게 인턴을 붙여 사수로 일을 알려 줄 것을 명령한다. 회사 최고의 베테랑이자 갈립의 절친이기도 한 딜바우그가 시력이 급격히 나빠져 야간 운행이 불가하다는 이유로 잘린 걸 보니, 여차하면 그도 잘라 버릴 심산이 아닌가 싶다. 아내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 아내의 가족에게 큰 액수를 배상해 줘야 한다. 부부 사이에 말 못할 사연이 있을 테지만, 갈립은 무표정으로 아무런 변명도 하지 않는다. 그저 가진 모든 걸 털어 돈을 장만하려 할 뿐이다. .. 더보기
폭력의 악순환이 시작된, 뜻밖의 그곳 <폭력의 씨앗> [리뷰] '폭력', 인류가 오랫동안 천착해 온 주제이다. 그 어느 누구도 이 폭력이라는 놈이 쳐놓은 그물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도 폭력이라는 소재와 주제에 계속 관심을 가지고 천착해왔다. 영화, 그중에서도 한국 독립영화에 국한한다면,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고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폭력의 악순환이 가장 큰 주제를 형성했다. 윤종빈 감독, 하정우 주연의 가 그 시작으로 보는데, 여기서 '용서받지 못한 자'는 누구일까. 구성원 모두가 피해자이기도 하지만 용서받지 못한 자이자 가해자라 할 수 있는 이 영화에서, 결국 진정한 최후의 가해자는 '군대' 그 자체이다. 그들이 군대라는 곳이 아니었다면 그 정도의 폭력을 휘두르고 그런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고 그런 극단적 후회를 했었을까? 이후 한국..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