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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으로 策하다. 책으로 일을 꾸미거나 꾀하다. 책으로 세상을 바꿔 보겠습니다. singenv@naver.com Since 2013.4.16 https://linktr.ee/singenv

'고독'에 해당되는 글 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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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여기, 우리는 진정으로 중요한 걸 깨닫고 해야 할 때 <미드나이트 스카이> 2021.01.01
  • 죽음, 고독과 가장 가까이 있었던 '절규'의 화가 <뭉크> 2019.04.29
  • 상실, 불안, 고독으로 점철된 삶에서 사랑으로 힘내요 <도쿄의 밤하늘은 항상 가장 짙은 블루> 2019.02.20
  • 자신도 모르게 고독에서 나와 소통을 원하다 <김씨 표류기>(3) 2015.11.27
  • <말 한 마디 때문에> 고립무원이자 혼돈인 세상에서 진정한 친구 찾기(10) 2015.04.06
  • <침묵을 위한 시간> 명징한 정신과 호수처럼 잔잔한 마음이 그립다 2014.11.11

지금, 여기, 우리는 진정으로 중요한 걸 깨닫고 해야 할 때 <미드나이트 스카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2021. 1. 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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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미드나이트 스카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미드나이트 스카이> 포스터. ⓒ넷플릭스



조지 클루니가 어느덧 60세를 넘어섰다. 그럼에도 그는 신뢰감 풍부한 목소리에 자타공인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외모'를 지녔으며, 그에 못지 않은 출중한 연기력은 물론 사업가 기질이 남다르고 정치적으로도 올바름을 추구한다. 단순히 할리우드 스타로만 그를 지칭할 수 없고, 시대를 아우르는 아이콘이 되어 가는 중이라고 본다. 본인도 잘 아는지 이미지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 같다. 


그는 20대 때 무명 시절을 보내고 30대에 <ER>을 만나 꽃을 피운다. 그리고 쿠엔틴 타란티노의 <황혼에서 새벽까지>를 만나 할리우드 스타로의 길을 간다. <오션스> 시리즈로 유명세의 방점을 찍었고, <시리아나>로 미국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 남우조연상을 석권하며 연기력도 인정받았다. <마이클 클레이튼> <인 디 에어> <디센던트> 등에서도 그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컨페션>부터 시작된 감독으로서의 여정으로 진정한 능력이 드러났다. <굿나잇 앤 굿럭> <킹 메이커> <서버비콘> 등으로 수많은 영화제에 초청되어 후보에 오르고 또 수상했다.


최근 들어 제작, 연출, 주연 3종 세트에 각본까지 맡는 경우가 있었는데, <서버비콘> 이후 실로 오랜만에 돌아온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미드나이트 스카이>에서도 제작에 연출과 주연을 맡았다. 그가 연출하고 또 주연도 맡았던 작품들이 상당한 수준을 자랑하는 보면 이 작품 또한 괜찮을 거라는 기대를 가진다. 평단과 대중의 고른 평가를 받았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기도 하다. 


지구 종말 후 북극과 우주의 교신


2049년, 오거스틴 박사는 원인불명의 재앙으로 종말을 맞이한 지구를 뒤로 하고 북극 바르보 천문대에 홀로 남았다. 다른 이들이 철수 명령에 따라 살기 위해 어디론가 떠난 반면, 말기 환자인 그로선 떠날 이유가 없었다. 천문대에 마련된 시설과 약으로 겨우 버티며, 지구로 돌아오는 중인 에테르호에게 지구의 소식을 알리려 한다. 하지만 교신이 잘 되지 않는다. 그런 와중에 7살 소녀 아이리스와 조우한다. 그녀는 이곳에 있으면 안 되었지만, 지금으로선 어쩔 수 없었다. 오거스틴은 그녀를 챙기며 에테르호와 교신하고자 노력한다. 


한편, 에테르호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목성의 위성 K-23에서 2년간의 임무를 마치고 질문보다 많은 해답을 가지고 돌아가는 중이다. 그곳에선 생명체가 살 수 있고 확장도 가능하며 삶의 터전으로도 삼을 수 있다. 하지만, 지구상의 그 어떤 곳에서 그 어떤 답도 없는 것이다. 너무 조용하고, 너무 이상하다. 지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아니면, 에테르호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방법은 하나뿐이다, 지구와 교신하고자 계속 노력하며 어떻게든 교신에 성공하는 것.


오거스틴은 바르보 천문대에선 에테르호와 교신할 수 없다고 판단, 아이리스와 함께 북쪽에 있는 하젠 호주 기상 관측소로 먼 길을 떠난다. 그곳에 가면 먹을 것도 풍부하거니와 무엇보다 에테르호와 교신할 수 있다. 오거스틴과 아이리스의 여정은 결코 쉽지 않을 텐데, 과연 도달할 수 있을까? 그런가 하면, 에테르호도 많은 문제에 봉착한다. 본인들은 모르지만, 인류의 마지막 희망이랄 수 있는 그들은 문제들을 뚫고 오거스틴과 교신해 희망을 이어나갈 수 있을까? 


고독, 연결, 전달의 미학


<미드나이트 스카이>는 조지 클루니의 다방면에 걸친 역량을 한껏 엿볼 수 있는 작품으로, SF 드라마를 표방하지만 실상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분위기를 풍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생각보다 별로였다. 글로만 쓰인 원작이 북극과 우주라는 거대하고 장엄하기까지 한 곳에 남겨진 극소수의 사람들의 '고독'을 아름답고 처절하게 표현해 냈다면, 영상미 가득한 영화는 영화라는 매체의 장점을 살리면서 원작의 장점까지 살리려다가 이도저도 아닌 느낌이 되었다. 영상미는 완벽에 가까웠지만 서사와 표현과 캐릭터 등은 낙제점을 겨우 면한 정도이다. 


일례로, 조지 클루니 주연작 <그래비티>는 완벽한 영상미는 영상미대로 둔 채 우주에서의 지독한 '고독'을 서사와 캐릭터 등으로 완벽히 표현해 냈다. 결국 죽음보다 고통스러운 고독의 두려움을 이겨 내고 살아 내고야 마는 한 인간의 숭고한 '의지'까지 드러냈고 말이다. 반면, <미드나이트 스카이>는 오거스틴의 현재와 과거 그리고 에테르호를 오가며 이야기에 집중하기 힘들었고 핵심이 무엇인지 알기 힘들었으며 무슨 이야기를 전하려고 하는지 알고 싶지 않은 지경에 이른다. 


마지막에 가서 '아!' 하는 짧은 탄성을 자아 내며 감동의 클라이막스를 전하지만, 아주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거니와 결과만 좋고 과정은 별로였다는 심정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보다 과감한 연출과 편집으로 '고독에의 희망 어린 연결'이라는 핵심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으면 어떨까 싶다. 물론 고독을 전하고자 많은 공을 들인 게 보이지만, 방향이 잘못되었다. 단순히 북극이나 우주에 홀로 있는 느낌이 고독의 전부일까? 고독은 그 '상황' 자체가 아니라, 그 상황에 처한 '사람'의 감정이다. 바로 그 '감정'을 전달하려 했어야 했다. 


영화적 만듦새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들여다보자. 주지했듯, 영화는 원작의 장점을 살리려 했다. 춥디 추운 북극에 홀로 남겨진 '차가운 고독'의 심정과 장엄하기 이를 데 없는 우주에 홀로 남겨진 '절망적인 고독'의 심정을 따로 또 같이 보여 주며, 인간의 심연 또는 인류의 마지막에 있는 무엇을 들여다보고자 한 것이다. 그게 무엇이든, '연결'될 때 비로소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말이다. 또한, 고독에서 그치지 않고 연결되어 희망이 '전달'될 때 의미가 있다는 걸 말이다. 


지금, 여기, 우리를 반영한 이야기이자 메시지


보다 현실적이고 직접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기도 하다. 사실 이 메시지가 더 와닿는데, 이 또한 잘 연출해 냈다고 말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 제작과 연출과 주연까지 도맡은 조지 클루니가 던지는 것이기도 한데, 기성세대이자 어른 세대로서 지구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 걸 후회하고 자책하고 있다. 영화 외적인 '올바름'의 행보를 영화 내적으로 가져와, 언행일치 또는 영화 안팎의 일치를 이루려 한 것이다. 


그러며 그보다는 다음 세대라고 할 수 있을 에테르호 승무원들에게 유일할 만한 희망의 방법을 전하고자 한다. 구원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아니면, 오거스틴 본인과 인류 전체에 대한 구원으로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후회와 회한으로 점철된 마지막에 이를 것인가? 영화는 '희망'이라는 단어로 구원을 대신하려는 것 같다. 자신의 목숨을 던져 '구원'에의 희망을 다음 세대로 전하는 걸로 기성세대가 오랫동안 하지 못했던 소임을 그나마 이루려고 한 게 아닐까. 


지금, 여기, 우리를 반영한 이야기이자 메시지라고도 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대면하지 못하는 소통의 방식과 그 소중함 그리고 전 인류에게 경고하는 초유의 위기, 환경 문제가 이대로 지속된다면 근 미래 언젠가 닥칠지 모를 <미드나이트 스카이> 속 인류의 종말까지. 미래의 시점에서 지금을 후회하는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구원에의 희망을 말하며 방법과 대안을 전하고 있다. 하여 다음 세대에겐 한없는 미안함과 자책이 어린 위로를 보내고 기성세대, 어른 세대, 부모 세대로서 지금, 여기, 내가 해야 하는 것들의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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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기성세대, 다음세대, 미드나이트 스카이, 북극, 연결, 우주, 전달, 조지 클루니, 종말, 환경,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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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고독과 가장 가까이 있었던 '절규'의 화가 <뭉크>

신작 열전/신작 도서 2019. 4. 29.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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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뭉크>


<뭉크> 표지. ⓒ아르테



에드바르 뭉크, 우리에겐 전 세계 최고의 미술품 중 하나인 <절규>의 화가로 잘 알려져 있다. 이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뭉크는 몰라도 <절규>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2012년 소더비 경매를 통해 당시 역대 최고가인 약 1400억 원에 판매되면서 예술적 평가는 최고점을 찍었고, 인터넷 검색만 해봐도 이 그림 하나로 셀 수 없이 많은 패러디가 양산되는 걸로 보아 대중적 평가 역시 최고점을 찍었다는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그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건 <절규>이지 결코 뭉크는 아니다. <절규>가 아닌 뭉크를 상상해보았는가? 아니, 뭉크가 언제적 사람이고 어디에서 태어나 어디에서 활동하며 어떤 삶을 살았는지 궁금한가? 단언컨대, '아니오'라는 대답이 주를 이룰 것이다. 필자부터, 뭉크가 노르웨이의 국민화가이고, 노르웨이는 물론 독일 베를린과 프랑스 파리 등에서 활동했다는 것, 평생 독신으로 살아왔다는 걸 전혀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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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표현주의 미술의 선구자'라는 타이틀과 본인 삶에 밀접한 관계가 있었던 '죽음, 불안, 고독' 등의 주제에 깊이 천착했다는 것과 생전 그와 관련된 유명한 사건이 있었고 사후 그의 작품과 관련된 유명한 사건이 있었다는 정도는 얼핏 들어서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와 거의 동시대에 활동했던 빈센트 반 고흐나 한 세대 후에 활동한 파블로 피카소처럼 그 이름만으로도 누구나 알 정도는 아닌 것이다. 


이번 기회에 에드바르 뭉크에 대해 수박 겉 핥기 정도만이라도 알아보고자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 <뭉크>를 펴들었다. <모차르트>에 이어 시리즈 8번째로 나온 책으로, 거장의 삶과 예술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진다. 시리즈 차기작으로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나온다는데, '음악'의 모차르트와 '미술'의 뭉크와 '문학'의 가와바타 야스나리까지 서평으로 소개해볼 예정이다. 


예술가적 키워드들


<뭉크>를 통해 들여다본 뭉크의 삶은 그야말로 흔히 생각하는 '예술가적' 키워드들로 가득 차 있다시피 하다. 다섯 살 때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열세 살 때 누이 소피에가 요절했으며 20대 파리 유학 시절엔 아버지까지 사망했거니와 그 자신 어린 시절부터 몸이 좋지 않았기에 '죽음'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된다. 그의 그림 주요 모티브가 삶과 죽음이었다. 


아버지로부터 정신병을 유전적으로 물려받았다고 생각하며 근원적인 '불안'에 시달렸다. 평생 독신이었던 그에게 '외로움'은 자연스레 따라오는 키워드였을 텐데, 그런 그에게도 '사랑'의 시절이 있었다. 밀리, 율, 툴라가 그들인데, 뭉크는 그들과의 사랑 덕분에 다양한 자극을 받으면서도 그들과의 이별로 외로움과 상실감에 빠져 더욱 침잠하고 '고독'해졌다. 


예술가 하면 으레 따라 생각하게 되는 이런 종류의 정신이상적 키워드들은, 뭉크의 삶뿐만 아니라 작품에도 고스란히 투영되었다. 그의 작품들은 공포, 불안, 죽음, 외로움, 고독 등이 태반을 이룬다. 동시에 그의 작품 활동에 가장 큰 원동력으로 작용하기도 하여,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예술 절정기에 해당하는 작품들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하겠다. 


노르웨이에서 거주하기도 하는 저자의 말에 따르면, 노르웨이라는 나라의 자연이 주는 거부할 수 없는 사색과 고독도 크게 작용했다고 한다.  긴긴 겨울이 지나면 봄과 여름과 가을이 순식간에 찾아오고 다시 겨울이 찾아온다고 한다. 그래서 노르웨이인들은 짧은 여름을 최대한 즐긴다고 하는데, 그 방법이 자연 속에 고립되어 사색과 고독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이라고 한다. 노르웨이인 DNA에 내재되어 있는 게 아닐까. 역시 노르웨이인 뭉크도 자의 반 타의 반 고독을 즐기는 한편 고독과 싸웠던 게 아닐까 싶다. 


뭉크의 삶과 예술


화가로서의 뭉크는, 당대 화단과 정반대에 있다시피 한 길을 갔다. 노르웨이는 자신의 길을 가기 힘들다고 판단하여 베를린과 파리에서 주로 활동하였는데, 평단으로부터 수없이 많이 혹평의 융단폭격을 당했다. 초기에 살짝 주춤했을 뿐 이후에는 오히려 그걸 즐겼다고도 볼 수 있겠다. 그럴수록 뭉크는 이단아로 더욱 유명해졌고 뭉크 또한 그런 식으로 자신만의 길을 가는 한편 유명해지길 바랐다. 그런 일환으로, 뭉크는 노르웨이에선 크리스티아니아 보헤미안 그룹에, 베를린에서는 검은 새끼 돼지 그룹에 참여하여 기존 사회와 문화에 대한 비판의식을 함께 했다. 


그런가 하면 뭉크를 흔히 표현주의 화가로 수식하는데, 저자는 표현주의라는 현대 미술 운동에 결정적인 초석을 놓았다는 게 정확하다고 평가한다. 그의 대표작 <절규>를 놓고 수많은 '주의'들이 달라붙었는데, 독일 낭만주의, 상징주의, 종합주의 또는 나비파가 그것이다. 하지만 이 중 어느 사조와도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바, 자신의 경험을 형과 색의 왜곡을 통해 시각화한 뭉크의 그림들은 오히려 당시 새로운 움직임을 갈구하던 독일의 젊은 화가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뭉크는 시대를 앞서 갔던 진정한 선구자였던 것이다. 


<절규>와 더불어 뭉크를 대표하는 작품은 <생의 프리즈>라는 연작이다. 1900년대 초 재기를 꿈꾸며 베를린으로 돌아온 뭉크는 오래전부터 구상한 '생명의 탄생부터 죽음까지 인간의 인생'의 주제를 그림으로 표현해낸다. '뭉크의 노트'를 통해 <생의 프리즈>가 탄생하게 된 과정을 살짝 들여다보자. "나는 그 그림들을 모아보았을 때, 각각의 그림들이 내용적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 그림들이 전시되자 그림들 사이에서 하나의 울림이 터져 나왔고, 그림들이 따로따로 있을 때와는 완전히 달랐다. 그것은 교향곡이 되었다. 그렇게 나는 '생의 프리즈'를 그리게 되었다."


뭉크에게도 인생 제2막이 찾아온다. 노르웨이 아닌 외국을 전전하며 유럽에서 대가의 반열에 오른 뭉크는, 예술가로서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며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었지만 건강과 정신의 모든 측면에서 무너져내렸다. 그러던 차 40대 중반에 접어든 1909년 노르웨이로 돌아와 정착하게 된다. 방황과 불안, 갈등과 피폐의 젊은 시절을 보내고 중년을 맞이한 예술가에게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안정과 정착이 필요했던 때였던 것이다. 뭉크 스스로도 그렇게 판단했던 게 분명하다. 


제2막 인생에서도 여전히 고독했고 죽는 그 순간까지도 고독했던 뭉크, 그의 삶뿐만 아니라 그의 작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우울해지기도 하지만 공감 어린 동질감 또한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현대인의 고질적인 병이 불안과 우울이 아닌가. 반대로 말해 불안과 우울이야말로 현대인을 상징하는 것이라면, 뭉크의 그림이야말로 현대인에게 가장 적확하게 다가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뭉크의 그림에 나오는 인물이 곧 나이고, 그림을 온전히 채우는 배경과 분위기 또한 곧 나의 일상과 머릿속이며, 그림을 그린 뭉크의 삶이 나의 삶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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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노르웨이, 뭉크, 미술, 불안, 생의 프리즈, 예술, 절규, 죽음, 표현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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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 불안, 고독으로 점철된 삶에서 사랑으로 힘내요 <도쿄의 밤하늘은 항상 가장 짙은 블루>

모모 큐레이터'S PICK 2019. 2. 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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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도쿄의 밤하늘은 항상 가장 짙은 블루>


영화 <도쿄의 밤하늘은 항상 가장 짙은 블루> 포스터. ⓒ(주)디오시네마



영화를 즐겨 보고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이야깃거리가 있는 영화는 리뷰를 써서 소개하고 기억에 남기려고 애쓰다 보면, 종종 나도 모르게 '군(群)'이 형성되는 걸 느낀다. 소설을 자주 접하다 보면 좋아하는 작가군이 형성되는 것처럼, 영화는 감독군이 형성된다. 


믿고 보는 배우가 있듯이 믿고 보는 감독도 있을 텐데, 영화에서 배우에 비해 감독은 상대적으로 덜 드러나기에 그냥 지나칠 때도 있다. 그러다 보니 감독군이 형성될 때 말 그대로 '나도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일본에서는 2017년에 개봉했지만 한국에는 이제야 상륙한, 그동안 제목과 포스터, 최소한의 스틸컷과 내용 등의 단편지엽적인 정보만으로 기대를 품고 있었던 <도쿄의 밤하늘은 항상 가장 짙은 블루>(이하 '도쿄의 밤하늘')도 그중 하나다. 


한국 개봉이 확정되고 찾아보기 시작하기 전엔 전혀 몰랐다. 감독 이시이 유야가 <행복한 사전> <이별까지 7일>을 연출했다는 사실을 말이다. 2000년대 중순부터 꾸준히 작품을 내왔던 그의 유이한 한국 개봉작인 두 편 모두 필자가 굉장히 잘 보았고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 작품들이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도쿄의 밤하늘>을 인상 깊게 보고 이렇게 리뷰를 남긴다. 


상실로 점철된 삶들의 만남


상실로 점철된 청춘의 삶들이 도쿄의 하늘 아래에서 만난다. 영화 <도쿄의 밤하늘은 항상 가장 짙은 블루>의 한 장면. ⓒ(주)디오시네마



일본 도쿄, 미카(이시바시 시즈카 분)는 시골에서 홀로 상경해 부족한 생활비를 충당하고 아빠에게 돈을 보내기 위해 낮에는 호스피스 간호사로 일하고 밤에는 '걸즈 바'에서 일한다. 그녀는 연애에 대해 비관주의적이고 염세주의적이다. 


신지(이케마츠 소스케 분)는 하루 벌어 하루 먹는 공사판 일용직 노동자로 살아가는 게 자신에게 알맞다고 생각하는, 한 쪽 눈이 잘 안 보이는 말 많고 책 열심히 보는 청년이다. 그는 그저 절대적 절망 없이 막연한 희망으로 살아갈 뿐이다. 


미카와 신지는 우연히 만난다. 이 천 만 명이 넘게 사는 세계적인 대도시에서 몇 번이고 우연히 마주친다는 건 참으로 기막힌 우연, 이를 필연으로 이어가는 건 그들의 선택이자 몫이다. 


한편, 그들은 삶은 '상실'로 점철되어 있다. 미카는 어릴 때 엄마가 돌아가셨고 지금은 매일매일 사람이 죽어나가는 호스피스 간호사로 일하고 있다. 미카는 친구 아닌 친구 같은 공사판 친구였던 토모유키(마츠다 류헤이 분)가 갑자기 죽는 걸 시작으로 하나둘씩 자신의 곁을 떠나는 걸 막지 못하고 그저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데...


받아들이고 느끼고 즐기는 영화


이 영화는 시에서 감성을 빌려온 만큼, 받아들이고 느끼고 즐기자. 영화 <도쿄의 밤하늘은 항상 가장 짙은 블루>의 한 장면. ⓒ(주)디오시네마



영화 <도쿄의 밤하늘은 항상 가장 짙은 블루>는 쉽지 않은 원작인 사이하테 다히의 시집 <밤하늘은 항상 최고 밀도의 푸른색이다>를 모티브로 삼았다. 시에서 감성을 빌려온 만큼, 영화는 가히 몽환적이고 이미지적이고 그래서 불친절하다. 이야기 서사가 없다시피 하고 대신 그 자리를 여러 영화적 기법과 시적 대사가 차지하니, 누군가는 보기가 쉽지 않을 수 있겠다. 


반면, 누군가는 시쳇말로 '마약에 절은 것 마냥' 이 영화에 심취할 것이다. 머리를 싸매고 생각하고 판단하고 나름의 결론까지 지어야 하는 영화와는 달리, 이 영화는 그저 흘러가는 대로 받아들이고 느끼고 즐겨도 괜찮기 때문이다. 감독의 메시지나 의도가 심오하고 현실적이기까지 하다고 해도 말이다. 도쿄의 밤하늘이 '왜' 푸른지 알고 싶은 게 아니라, '푸른 밤하늘'을 감상하는 데 방점을 두는 것이다. 


필자는 사실, 후자 아닌 전자 타입이다. 생전 시라는 걸 거의 읽어본 적 없고, 소설도 지금은 아니지만 한때 서사의 깊이가 어마어마한 대하소설만 읽었다. 그런데, 위에서 주지했다시피 아무런 정보 없이 이런 시적인 영화를 봤으니 어떻겠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론까지 짓는 와중에도 나름 충분히 받아들이고 느끼고 즐겼다고 생각한다. 


특히 영화 전반부는 도쿄 특유의 동경할 수밖에 없는 도시적 풍모와 더불어 한없이 고독하고 불안하고 단편적이고 진정성 없는 다층적 매력을 잘 표현해냈다. 그게 매력이라고 하기 힘들지라도 매력이라도 느끼게끔 말이다. '블루'는 많은 문화권에서 전통적으로 '슬픔'을 상징한다. 도쿄의 밤하늘이 항상 가장 짙은 블루라는 건 도쿄가, 도쿄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항상 슬프다는 것, 슬픔을 느낀다는 것...


'도쿄'를 서울로 바꿔보자. 혹은, 베이징으로 뉴욕으로 런던으로 파리로 바꿔보자. 서울은 왠지 잘 어울릴 것 같다. 다른 대도시들은? 역시 어울린다. 도시의 슬픔은 누구도 극복하기 힘든 삶과 죽음의 간극을 비정하게 담고 있다. 


죽음의 공포와 불안, 그래도 힘내요


상실뿐만 아니라, 죽음의 공포와 불안에 떠는 삶. 그래도 힘내라고 말한다. 영화 <도쿄의 밤하늘은 항상 가장 짙은 블루>의 한 장면. ⓒ(주)디오시네마



영화는, 그러나 일본 도쿄가 배경이다. 영화에서 주인공들의 입을 통해 종종 '튀어나오는' 불안들 중 '지진'이 있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 잊혀지지 않는 그 사고 그리고 사건 말이다. 인간의 태생적인 불안 중 가장 심오한 건 역시 '죽음'이다. 살면서 항시 죽음의 공포와 불안을 안고살 수밖에 없는데, 일본 도쿄라는 세계적인 대도시에는 직접적인 죽음이 함께 하는 것이다. 


더불어 영화는 여러 뜻하지 않는, 의도하지 않는, 예측할 수 없는 죽음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는 걸 암시한다. 단순히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이 상황을 영화는 또 한 번 더 들어가 빈곤과 단절로 방황하고 힘들어 하는 이 시대 청춘들의 삶에 얹힌다. 도쿄, 청춘, 죽음의 세 키워드가 하루하루 근근이 살아가는 삶 위에 턱 하니 주저앉아버린 형국이다. 


어찌해야 하나, 삶과 죽음이 구분 없이 명멸하는 이곳에서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살 수 없을 것 같은 곳에서 살 수 없을 것 같은 상황에 직면해 살 수밖에 없이 만들어진 이 운명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가. 영화 <도쿄의 밤하늘>은, 그러나 사실 시종일관 굉장히 낙관론적인 비전을 내보인다. '힘내요', 여긴 도쿄지만 그래도 '힘내요'라고 말이다. 


결국 사랑이다. 죽음이 바로 내 옆으로 다가와 손짓해도 사랑이 있다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영화는 곳곳에서 이 모습을, '사랑밖에 난 몰라' 하는 모습을 공감력 있게 보여준다. 그때 잊을 수 있고 웃을 수 있고, 그래서 나아갈 수 있고 살아갈 수 있다. 힘내라는 건 사랑하라는 말과 한 치의 오차 없이 같다. 삶과 죽음의 모습이 모두 같다면 불행하지만, 사랑의 모습은 모두 같더라도 행복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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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도 모르게 고독에서 나와 소통을 원하다 <김씨 표류기>

오래된 리뷰 2015. 11. 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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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리뷰] <김씨 표류기>




한강 다리에서 떨어져 내려 자살하려는 한 남자 김씨가 있다. 뛰어 내린다. 그런데 죽지 않았다. 대신 밤섬에 표류 된다. 죽었다 살아난 김씨는 이곳을 떠나 살던 곳으로 가고자 한다. 하지만 이 섬에는 아무도 없다. 아무도 들락거리지 않는다. 즉, 나갈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는 눈앞에 고층 빌딩이 보이는 이곳에서 꼼짝 없이 살아야 한다. 


영화 <김씨 표류기>는 얼핏 <캐스트 어웨이>를 생각나게 한다. 설정 상 어쩔 수 없이 그럴 진대, 실상은 완전히 다른 영화이다. <캐스트 어웨이>가 생존과 인생, 방황과 고독에 관한 이야기라면 <김씨 표류기>는 행복과 아픔, 관계와 욕망에 관한 이야기이다. 전자가 공감을 일으킨다면, 후자는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진다. 


버림받은 존재, 고독으로 다시 태어나다


먼저 김씨가 자살하려 했던 이유를 보자. 그는 뭘 해도 안 되는,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존재이다. 누가 보기엔 하찮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그에겐 큰 이유이다. 그렇게 그는 버림받았고 자살을 통해 이번엔 자신이 세상을 버리려고 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고, 아무도 없는 섬에 표류 됨으로써 다시 한 번 버림 받는다. 눈 앞에 보이는 도시를 향해 아무리 소리치고 울고 불고 난리 쳐도 아무도 알아봐 주지 않는다. 


그는 그곳에서 다시금 자살을 시도한다. 그런데 하필 그 순간 참을 수 없는 생리 현상이 발생한다. 그는 대변을 봤고, 목이 너무 말랐기에 또 하필 그 앞에 있던 꽃으로 목을 축인다. 그는 형용할 수 없는 복합적 감정 때문에 서러운 울음을 터뜨린다. 그는 그렇게 다시 태어난 것이다. 이제 그는 살아가기 위해 발버둥 치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더할 나위 없는 완벽한 심심함도 맛본다. 서서히 아무도 없는 완벽한 고독에 적응되어 간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섬이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섬이 있다'라는 싯말이 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설명할 때 가장 적합한 구절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섬에서 더 이상 나가기 힘들어 할 것이다. 섬에서 나가 그 사람에게로 가게 되었을 때 일으켜지는 반작용은 온갖 것들의 집합이다. 마냥 좋을 수도 마냥 싫을 수도 있다. 그 온갖 것들의 집합 자체로도 충분히 힘들다. 그럴 바엔 차라리 혼자다. 차라리 섬에서 나가기 싫다. 


히키코모리, 즉 은둔형 외톨이는 그런 반작용을 병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이다. <김씨 표류기>의 또 다른 주인공인 여자 김씨는 남자 김씨가 밤섬에 홀로 표류 되어 있는 것처럼, 자신의 방에 표류 되어 있다. 엄밀히 말해 그녀는 표류 되어 있는 게 아니라 표류한 것이리라. 그래서 그녀는 그곳에서 나갈 마음이 전혀 없다. 남자 김씨는 나가려 하고 여자 김씨는 나가지 않으려 한다. 홀로 섬에 갇혀 있는 건 같지만.





자신도 모르게 고독에서 나와 소통을 원하다 


여자 김씨가 유일하게 하는 건 인터넷을 통한 가상 현실 체험인데, 그곳에서 그녀는 아주 멋지고 예쁜 여성이다. 누구와도 접촉하지 않은 채 살아가는 실제와 달리, 그곳에서 여자 김씨는 완벽한 인기인이다. 그녀에게는 취미가 하나 있는데, 밤에 달을 관찰하는 것이다. 그리고 민방위 훈련이 시작되어 아무도 없는 공간을 관찰하고 사진 찍는 취미도 있다. 그녀는 정녕 완벽한 고독의 세계를 원하는 것일까. 


그러던 중 우연히 남자 김씨를 발견한다. 변태 같고 이상하기 짝이 없는 알 수 없는 남자. 그녀는 점차 그의 일거수 일투족이 궁금해졌고, 그동안 지켜왔던 고독의 세계에 조금씩 금이 가는 걸 발견한다. 그녀는 그와의 소통을 갈망하게 된다. 인간이 완벽한 고독의 세계를 갈망하면서도 누군가와의 소통을 꿈꾸는, 아이러니이자 딜레마다. 정답이 없기에 끊임없이 방황한다. 그 속에서 행복을 느끼고 아픔을 느낀다. 


인간 관계에 있어 모든 면에서 동일하게 적용될 것이다. 연인 관계, 친구 관계, 부모와 자식 관계, 상사와 부하 관계 등. 서로를 필요로 하지만, 또 서로를 극도로 증오하기도 한다. 서로를 누구보다 사랑하고 아끼지만, 그러면서 서로를 누구보다 경멸하고 아프게 한다. <김씨 표류기>에서 남자 김씨와 여자 김씨도 그렇다. 서로를 알아감에 있어 많은 감정들이 소용돌이친다. 그럼에도 그들은 서로를 알고자 한다. 자신도 모르게 고독에서 나와 소통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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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관계, 김씨 표류기, 소통, 자살, 캐스트 어웨이, 표류, 히키코모리
  • BlogIcon 空空(공공)
    2015.11.27 09:27 신고

    이런 영화도 있엇군요
    관심이 가는 영화입니다
    저도 한번 찾아 봐야겠네요...

    • BlogIcon singenv
      2015.11.29 17:16 신고

      재밌어요, 꽤 재밌어요~
      재밌기만 한 게 아니고 생각 거리도 던져주니 좋아요^^


  • 2015.11.29 16:00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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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 마디 때문에> 고립무원이자 혼돈인 세상에서 진정한 친구 찾기

신작 열전/신작 도서 2015. 4. 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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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말 한 마디 때문에>



<말 한 마디 때문에> 표지 ⓒ아시아



성경 야보고서 3장에 '우리가 다 실수가 많으나 만일 말의 실수가 없는 자면 곧 온전한 사람이라'라는 구절이 있다. 말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그리고 말이란 게 필수적으로 대상이 필요하기에, 말이 중요하다는 것은 '공동체에서'라는 뜻일 게다. 사회적 동물이라고 일컫는 인간에게 공동체는 당연한 귀결인데, 말, 말, 말이야말로 당연한 요소이다. 


'말 한 마디로 천 냥 빛을 갚는다'는 속담이 있을 만큼 말을 잘하면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고, 반대로 '혀 밑에 도끼가 있어 사람이 자신을 해치는 데 사용한다'는 속담이 있을 만큼 말을 잘못하면 재앙을 불러올 수도 있다. 말은 때로는 그 어떤 도구보다도 유용하게 쓰이고, 때로는 그 어떤 독보다도 무서울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을 살리는 칼과 사람을 죽이는 칼이 있다고 하는데, 말이야말로 사람을 살리고 죽이는 양날의 검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말 한 마디 때문에' 일어나는 천태만상


중국 최고의 사실주의 작가로 통하는 류전윈의 신작 <말 한 마디 때문에>(아시아)는 제목 그대로 중국의 한 농촌(옌진)에서 '말 한 마디 때문에' 일어나는 천태만상을 다룬다. 소설은 말 때문에 일어나는 인간계의 가지각색 기상천외한 일들 만큼이나 특이한데, 형식이 복잡하다고 해야 할지 불규칙적이라고 해야 할지 중구난방이라고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할 만큼 특이하다. 


예를 들어 한 장(약 30페이지)에서 몇 개에 달하는 에피소드들이 그것도 서로 상관없는 에피소드들이 연달아 나오는 건 물론이고, 붙어 있는 앞 문장과 뒷 문장이 서로 연계되지 않는 것들도 부지기수이다. 이런 사례가 너무 많기 때문에 번역이나 편집의 실수가 아니라, 어떤 의도 하에 그렇게 한 것이라 생각된다. 아마도 저자의 집필 의도를 최대한 살려주려 했을 거다. 


그렇다면 저자의 집필 의도는 과연 무엇일까? 왜 저자는 이토록 정신 없이 방사형으로 펼쳐지는 에피소드들을 무질서하게 나열했을까? 단순히 말 한 마디 때문에 일어나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과 사연들을 그에 맞게 무질서하게 풀어 놓았을까? 그렇게 함으로써 명확한 메시지를 던지려 했던 것일까. 


물론 그런 의도도 있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것 만은 아닐 것이다. 류전윈 작가는 현대 중국의 신사실주의 소설을 대표한다. 그의 소설은 거의 이름 없는 소시민의 일상을 다룬다. 그는 일전에 한국에 와서 강연을 열어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보다 내가 당장 오늘 먹을 두부 한 모를 살 수 있느냐이다.'라고 한 적이 있다고 한다. 


말에 관한 고독, 고독 속에서 진정한 친구 찾기


이 소설 <말 한 마디 때문에> 역시 다르지 않다. 두부 한 모가 중요하고, 말 한 마디가 중요한 사람들의 이야기인 것이다. 소설에서 정확히 밝히지는 않지만 대략 20세기 초반의 중국 농촌이 배경이라고 했을 때, 주인공들인 이름 없는 하층민들의 상태는 어떠할까? 그들의 육체와 정신은 피폐해질 데로 피폐해져 있었을 것이다. 작가의 의도는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하겠다. 


이와 더불어 말에 관한 고독, 고독 속에서 진정한 친구 찾기, 진정한 친구가 과연 존재하는가에 대한 숙고 등이 소설 전반에 깔려 있다. 이런 사항들을 합해 추리면 한 마디가 나오는데, 바로 '혼돈'이다. 이 소설의 형식과 내용도 혼돈이요, 소설 속 주인공들의 생각과 행동과 말도 혼돈이다. 즉, 소설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들이 혼돈을 말하고 있다. 


우리가 이 고립무원이자 혼돈인 세상 속에서 살아 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작가는 고립무원의 고독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진정한 친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혼돈의 가장자리에 데롱데롱 매달려 있는 힘 없고 이름 없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하며, 그들이 그 혼돈에서 탈출하는 걸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현대 사회의 농촌 탈출 러쉬를 경제적 관점이 아닌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이해할 수 있을까? 


신뢰를 잃은 세상이 안타깝다


저자는 이 소설을 통해 우리에게 뼈아픈 한 마디와 따뜻한 한 마디를 건넨다. 


"그렇게 조심스럽게 일생을 살면서 괜찮은 친구를 하나라도 얻었나?"

"가자, 내가 널 따스한 곳으로 데려다줄게."


진심어린 한 마디를 유일하게 나눌 수 있던 딸을 잃고 정든 고향을 떠나는 주인공. 과연 누가 이토록 삭막한 곳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 아니, 우리는 이미 그런 곳에서 살고 있는가? 인터넷을 통해 진심 어린 한 마디를 대신할 수 없는 의미 없는 만 마디를 매일 같이 해대며 혼돈의 가장자리 끝에 데롱데롱 매달려 있는가? 


우리는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을 지도 모른다. 따스한 곳으로 데려다 준다는 진심 어린 따뜻한 한 마디조차 의심 가득한 눈초리로 바라봐야 한다고 배웠기에. 세상은 정말 무서운 곳이라 누군가 와도 함부로 말을 섞으면 안 된다고 배웠기에. 절대 틀린 말이 아니다. 지금 세상은 그렇게 해야 한다. 다만 세상이 그렇게 신뢰를 잃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부침들이 있었을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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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고립무원, 류전윈, 말 한 마디, 말 한 마디 때문에, 사실주의, 신뢰, 중국 소설, 친구, 혼돈
  • BlogIcon 空空(공공)
    2015.04.06 09:21 신고

    오죽하면 침묵은 금이다 라고 했을까요?

    영화 우아한 거짓말에 버면 말로 하는 사과는 용서가 가능할때
    하는것이라고 했습니다
    말에는 진정성이 있어야 말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 BlogIcon singenv
      2015.04.12 15:52 신고

      특히 언제든 말을 할 수 있는 인터넷 세상에서는요!

  • BlogIcon 멜옹이
    2015.04.06 12:40 신고

    뭔가 많은 의미와 생각을 하게 될거 같네요

    • BlogIcon singenv
      2015.04.12 15:52 신고

      그렇죠? 곱씹어 볼 만 합니다.

  • BlogIcon 조아하자
    2015.04.06 13:45 신고

    분명 말하는걸 직업으로 하는 사람도 있을텐데 인간이라면 실수를 안할수가 없죠... 직업적으로 말하는 사람들이라면 특히나 말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을겁니다만, 그들조차도 쉽지 않은게 그들이 한 말이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느냐이죠. 종종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영향을 주기도 하니까요.

    • BlogIcon singenv
      2015.04.12 15:53 신고

      이 책 읽으면 말씀하신 것들이 매 페이지에서 일어나더 라구요.

  • BlogIcon 늙은도령
    2015.04.06 18:19 신고

    말은 행동보다 일관성을 유지하기 힘듭니다.
    그러다보니 말로서 세상을 보면 혼돈이 자리합니다.
    정치가 힘든 것도, 그래서 세상이 신뢰를 잃은 것도 결국은 말의 난무 때문입니다.

    • BlogIcon singenv
      2015.04.12 15:54 신고

      그게 점점 심해져 가는 세상이에요.
      혼돈, 멀지 않은 것 같아요.
      벌써 와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 BlogIcon 제철찾아삼만리
    2015.04.08 01:07 신고

    요즘처럼 말이 말로 제대로 전달되지않고 진심이 사라진 세상에..
    어찌보면 더 값어치 있는 말이 필요하다는 뜻이겠지요?

    아..요즘, 책을 많이 읽고 있어요. 재미나기 시작했어요. 이 나이에 책이 재밌게 읽히다니..그리고 왠지 부자가 된듯한..그런 기분도 들고..상당히 흐뭇하더만요..문제는..딴일이 밀려서리..큰일이야요..ㅋㅋ 좋은 징조죠?!

    • BlogIcon singenv
      2015.04.12 15:55 신고

      아이구~ 책 많이 읽으신다니 좋아요!
      책 때문에 다른 일이 밀리다니 ㅋㅋ
      좋은 징조라고 할 수 있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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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을 위한 시간> 명징한 정신과 호수처럼 잔잔한 마음이 그립다

신작 열전/신작 도서 2014. 11. 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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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침묵을 위한 시간>


<침묵을 위한 시간> 표지 ⓒ봄날의 책

우리가 잘못 인지 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말'에 대한 것이다. 하나는 전자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사람들 간의 대화 시간이 줄어 들었다는 생각. 하지만 그로 인해 오히려 의사소통 시간이 늘어났다고 한다. 여자는 하루 평균 25,000개의 단어를, 남자는 10,000개의 단어를 말한다고 한다. 


이는 자연스레 다른 하나의 오해로 넘어가는데, 말을 입으로 하는 것으로만 받아들인다는 것. 이제는 입으로 뿐만 아니라 손으로 하는 말도 넓은 의미의 말로 포함시켜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확실히 우리는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말을 하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이는 생각의 과잉으로 이어진다. 입으로 생각을 방출하지 않고 손으로 저장하다 보니 생각은 계속 쌓이기 마련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소리 없는 침묵이 더해가지만, 실상 소리 없는 소음이 우리를 시시각각 괴롭히고 있는 것이다. 가끔은 진짜 침묵이 너무도 그리워질 때가 있다. 그런데 우리는 진짜 침묵이 무언지 알고 있을까? 한편으로는 무섭고 견딜 수 없을 것 같기도 하다. 


수도원이란 어떤 곳인가?


아무래도 침묵하면 떠올리기 쉬운 것이 종교이다. 경건함 속에서 신을 영접 하는 장소, 그리고 시간. 그 중에서도 가톨릭의 수도원이 가장 잘 어울리는 듯싶다. 개인적으로 수도원을 한 번도 방문한 적이 없지만 '유럽 수도원 기행'이라는 부제가 달린 <침묵을 위한 시간>(봄날의 책)이라는 책을 통해, 수도원을 느낄 수 있었고 동시에 케케 묵은 오해도 풀 수 있었다. 


이 책은 '패티'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영국의 전쟁영웅이자, 독특한 문체와 깊이 있는 관찰이 돋보이는 20세기 최고의 여행작가 중 한 사람인 패트릭 리 퍼머가 유럽의 4개 수도원을 여행하고 쓴 에세이다. 여행기 답게 기막힌 묘사와 함께 잔잔한 분위기가 돋보인다. 직접 눈으로 본 적이 없음에도 이 책 만으로 수도원이 그려지는 건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라면 이 책은 절대 찬사를 받지 못했을 것이 분명하다. 이 책에는 단순한 여행기를 넘어서는 무엇이 존재하는데 그건 바로 수도원에 관련된 역사, 수도원 생활과 문화에 대한 관심과 그에 따른 객관적이면서도 주관적인 정보, 그리고 무엇보다 궁금할 수도사의 생활과 그에 반하는 바깥 세상의 생활 등이다. 각주를 제외한 본문 분량 만으로 100쪽이 채 되지 않는 이 책에 그런 부분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 것이다.  


수도원에 대한 하찮은 오해


물론 이 책의 초판이 나온 지 60년이 흘렀지만, 수도원 생활은 크게 변하지 않았을 것이 분명하다. 여전히 금욕적인 사상을 기반으로, 고독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을 것이 아닌가? 수도사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가려지는 검정색 수도복을 입고 중얼거림조차 배제한 침묵의 일생을 보낼 것이 아닌가? 그런데 꼭 그렇지 않다는 걸 이 책은 보여준다. 


"그들에게서는 묘지를 연상시키는 음침함이나 편협함의 흔적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대의에 바친 자신의 삶에 진지하게 임하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서로 어울릴 때 보면 그들은 균형 잡히고 박식하며 재치가 넘치는, 훌륭한 교육을 받은 여느 프랑스인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 

(본문 중에서)


이런 수도원이 있는가 하면, 다른 수도원은 머릿속으로 상상하는 것보다 더욱 음침하기도 하다. 그들은 황야에서 겪은 그리스도의 수난과 겟세마니 동산에서 방황했던 그리스도의 고뇌, 십자가의 길과 골고타 언덕에서 끝난 그리스도의 마지막 희생에 대한 평생에 걸친 모방의 일환으로 그들만의 독특한 영적 수련을 평생에 걸쳐 한다. 그들에게 수도자의 삶이란 길게 이어지는 속죄이다. 


하지만 저자는 그들의 고행 하는 삶이 어떤 영적인 위안을 준다고 말한다. 그 위안은 곧 '길게 이어지는 천국의 암시'라고 표현해도 좋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행복 그 이상이다. 이를 행복한 침묵이자 행복한 고독이라 말할 수 있을까. 전적으로 마음 깊이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 적어도 생각의 과잉에 하루라도 골머리를 썩지 않을 날이 없는 현대인들에게 깊은 울림을 줌이 분명하다. 


"수도원은 무덤의 정 반대가 되었다. 수도원은 어떤 비밀스러운 길을 찾는 사원이나 고통을 잊게 하는 마법의 약물이 아니라, 그야말로 조용한 대학이자 시골 저택이었고 일상의 괴로움과 고민거리들이 닿지 못하는 공중에 뜬 성이었다." (본문 중에서)


저자의 변화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


저자는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는 수도원 4개를 여행하며 우리에게 무엇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던 것일까? 수도원에 대한 하찮고 편협한 오해를 풀어주고 싶었을 것이고, 궁금했을 수도원 생활과 수도사의 삶을 알리고 싶었을 것이며, 수도원에 관련된 박학다식한 지식을 뽐내고도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수도원에 간 이유는 지극히 개인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술과 파티로 런던 생활에 환멸을 느끼며, 서머싯 몸이 그를 두고 '상류층 여성들을 상대하는 제비'라고 칭한 적이 있을 정도의 '끼'가 있었던 저자는 삶의 적절한 균형을 맞추기 위해 수도원을 전전하게 된 것이리라. 그러면서 여행서로서도 어디 가서 빠지지 않을 구성과 문체를 선사해 주니 저자는 상당히 영악한 자임에 틀림 없다. 


그러나 여전히 뭔가 우리에게 와 닿는 의미가 빠져 있는 것 같다. 무엇일까? 침묵과 고독의 대명사인 수도원과 우리의 삶이 맞닿아 있는 게 무엇일까? 아무래도 그건 수도원 생활을 방문객 신분으로나마 직접 체험하면서 저자가 겪은 변화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일 것이다. 


우리는 매일매일 아니, 순간순간 끊임없이 달려드는 모든 것에 시달린다. 더군다나 스마트폰 혁명의 광풍이 불어 닥친 후 보고 듣고 말하고 생각하는 모든 것의 속도와 양이 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런 와중에 저자가 수도원 생활을 하며 느끼는 변화, 즉 '명징한 정신과 호수처럼 잔잔한 마음'은 더없이 진하게 다가온다. 어느새 상상하기 힘들게 된 그것들이, 이 책을 보며 조금이나마 그려지는 것이 아닌가. 우리 삶에 '침묵을 위한 시간'은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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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말, 생각, 수도사, 수도원, 침묵, 침묵을 위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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