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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

그녀는 사립탐정인가, 정신 질환자인가 <신의 구부러진 선>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1979년 스페인, 마르지 않는 샘 성모병원에 알리사 굴드가 입원한다. 이곳은 정신 병원인데, 이런저런 서류 가운데 입소를 권한 의사의 편지도 있었다. 그녀가 굉장한 지능을 앞세워 병원의 의사들을 농락할지 모르니 주의하기 바란다고 말이다. 입소 면담에서 알리사는 자신이 남편 엘리오도로에게 합법적으로 납치되었다고 밝힌다. 하지만 면담 의사는 그녀의 말을 믿지 않는 눈치다. 서류에는 그녀가 남편을 3번이나 독살하려 해서 입소했다고 써 있으니 말이다. 편집증으로 공식 입소한 알리사, 얼핏 보면 지극히 정상인 그녀는 병원에서 여타 환자들과 다른 행보를 한다. 애초에 이곳에 온 이유가 얼마 전에 병원에서 벌어진 환자의 미스터리한 죽음을 해결하고자 함이었으니 말이다. 그녀가 밝히길, 그녀.. 더보기
평생 비참하게 살다 간 기구한 운명의 이야기 <사진 속의 소녀>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1990년 4월 늦은 밤, 미국 중부 오클라호마주의 오클라호마시티 한적한 도로 옆에 사람이 쓰러져 있었다. 금발 머리의 젊은 여자로, 구급차를 불러 병원으로 보냈지만 오래지 않아 사망한다. 진찰해 보니 몸에 오래된 멍과 상처가 있었다. 나이가 훨씬 많아 보이는 남편 클래런스 휴스가 오더니 그녀의 이름은 토니아 휴스고 털사에서 스트리퍼로 일하며 마이클이라는 어린 아들이 있다고 했다. 한편, 토니아의 스트리퍼 동료들은 친모를 찾아 전화로 알렸는데 그녀가 말하길 딸은 20년 전에 죽었다고 하는 게 아닌가. 그럼 그녀는 누구일까? 토니아가 죽고 클래런스의 손에 맡겨진 마이클, 하지만 저간의 사정을 어느 정도 아는 동료들은 마이클을 클래런스에게 맡겨 둘 수 없었다. 하여, 사회 복지국에.. 더보기
잘 만든 영화로 기억될지라도 기억하고 싶진 않은 이유 <매스> [신작 영화 리뷰] 지난 5월 24일, 미국 텍사스주 유밸디의 롭 초등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불과 18살의 남성이었고, 4학년 교실의 학생들에게 소총과 권총을 난사했다고 한다. 그 결과 19명의 학생과 2명의 교사가 사망했다. 차마 뭐라고 말하기 힘들 만큼 참혹한 비극이었다. 이에 미국에서 총기 규제 논란이 극으로 치달았는데 상원이 초당적으로 총기 규제 일부 강화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한편, 가해자의 어머니는 자신과 아들을 용서해 달라며 아들은 아주 조용한 아이였고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았는데 무슨 생각으로 그런 일을 벌였는지 알 수 없다고 인터뷰했다. 미국에서 거의 매년 시간과 장소와 대상을 막론하고 발생하는 총기 난사 사건, 원인과 결과에 대해 전국민이 관심을 갖고 들.. 더보기
인간의 도리인가, 파렴치한 범죄일 뿐인가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신작 영화 리뷰] 명문으로 이름 높은 '한음 국제중학교' 교장실에 학보모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영문을 모른 채 앉아 있는 그들, 곧 교장과 임시 담임 교사 송정욱이 들어온다. 교장은 '김건우'라는 학생이 같은 반 친구 4명의 이름이 담긴 편지를 송정욱에게 남긴 채 호숫가에서 의식 불명 상태로 발견되었고, 4명은 따로 모아 놓았다고 한다. 그는 송정욱을 통해 김건우의 편지를 읽게 한다. 송정욱이 읽은 편지는 일동을 경악시키게 하기에 충분했는데, 4명의 친구에 의해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들의 이름은 도윤재, 박규범, 정이든, 강한결이었다. 각각 병원 이사장 도지열의 아들, 전직 경찰 치안감 박무택의 손자, 한음 국제중학교 학생부장의 아들, 접견 변호사 강호창의 아들이었다. 이들은 곧바로 대응에 .. 더보기
학폭의 복수를 꿈꾸는 연쇄살인마의 노림수 <돼지의 왕> [티빙 오리지널 리뷰] 연상호 감독은 한국에서 일어난 좀비 아포칼립스를 다룬 '연니버스' 세계관을 구축하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네임벨류를 갖게 되었다. 영화, 애니메이션, 만화를 아우르는 방대한 스케일인 바 그가 본래 애니메이터 출신이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연상호라는 이름을 영화 에서 처음 들어본 이가 절대다수이지 않을까 싶은데, 그가 영화판 아니 애니메이션판에 데뷔한 건 자그마치 1997년이다. 그는 1997년 이라는 길고도 범상치 않은 제목을 가진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데뷔한 후, 꾸준히 작업을 이어 갔다. 그의 머릿속에 들어 있는 독보적인 세계관을 스크린으로 옮기고자 고단한 세월을 보냈을 테다. 그렇게 15년 여의 시간을 보낸 2011년 장편 애니메이션 으로 이름을 크게 알린다. 이후 상업영화로 진.. 더보기
참담하고 악랄한 브라질의 현실을 100% 반영한 수작 <7명의 포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브라질 상파울루주의 시골 지역 카탄두바 외곽에서 밭일을 하며 사는 마테우스네 가족, 마테우스는 학교를 중퇴하고 아는 아저씨의 소개로 상파울루에 가서 돈을 벌기로 한다. 돈을 많이 벌어 성공할 거란 꿈에 부풀어, 고향 친구 한 명 그리고 타 지역 출신 두 명과 함께 5시간 거리에 있는 상파울루로 향하는 마테우스. 그곳에서 고철상 사장 루카를 만나 숙식하며 열심히 일을 한다. 일주일이 지나도록 야근까지 하며 열심히 일하는데 돈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 마테우스가 루카에게 따지고 대든다. 그때 그들은 자신들이 처한 현실에 눈을 뜬다. 정당하게 일을 하고 돈을 벌어 성공하고자 이곳에 온 거라 생각할 테지만, 실상은 인신매매로 팔려온 거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들에겐 말도 안 되는 엄청난 .. 더보기
서글픈 만큼 재밌는 군대 이야기를 들어 보시라 <D.P.>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2015년부터 외부에 공개하기 시작한 국방통계연보에 따르면, 군무이탈 즉 탈영 입건이 2019년 기준으로 연간 115건 발생했다. 생각보다 훨씬 낮은 수치인 듯한데, 5년 전인 2014년엔 472건에 달했다. 이 사이의 추이가 중요한데, 2015년엔 309건으로 파격적 감소를 보였고 2016년에도 2017건으로 엄청나게 줄었다. 이후부턴 상대적으로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 2014년에 군대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공고롭게도 2015년부터 국방통계연보를 외부에 공개하기도 했고 말이다. 그 유명한 '참으면 윤 일병, 못 참으면 임 병장'이라는 말이 2014년에 세간을 흔들었다. 2014년 4월 윤 일병이 4개월간 선임 4명에게 폭행을 당해 죽음에 이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초급 간.. 더보기
20여 년만에 들여다보는 '스페인 최초의 미투' <네벵카: 침묵을 깨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2001년 3월 26일 스페인 레온주의 소도시 폰페라다, 시의원 네벵카 페르난데스가 수많은 기자 앞에 섰다. 그녀의 긴 성명을 옮긴다. "오늘 저는 제가 사랑하는 이 도시의 시의원 자리에서 사퇴하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26살인 저에게도 존엄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첫 몇 달 동안 직장 동료들과 저의 관계는, 특히 시장과의 관계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적어도 제가 느끼기에는 친구가 된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어느 사이엔가 이스마엘 알바레스 시장은 친구 이상이 되고 싶어 했습니다. 몇 달씩 이어진 거절에도 목적을 달성했고 이후 얼마 되지 않아 2000년 1월 즈음에는 그 관계는 끝이 났습니다. 지옥이 시작된 것은 그때부터입니다. 추행이 시작된 것입니다. 시장의 추행은 손수 쓴 메모..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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