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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

부정할 수 없는 괴물, 무엇이 그 괴물을 만들었나 <몬스터> [오래된 리뷰] 에일린(샤를리즈 테론 분)은 불우한 가정 환경으로 13살 나이에 창녀가 된다. 그 사실을 안 동생들에게서 쫓겨난 그녀는 고향을 떠나 떠돌며 창녀 생활을 계속한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을 돌아보고 삶을 마감할 결정을 한 그녀, 마지막으로 목을 축이러 들어간 바에서 셀비(크리스티나 리치 분)을 만난다. 사랑에 굶주린 에일린과 레즈비언 셀비는 사랑에 빠진다. 에일린은 달라진 게 없다. 그녀가 가야 할 곳은 여지없이 길 위, 그리고 창녀 생활. 어느 날 에일린은 남자 한 명을 죽인다. 그는 에일린을 묶고 학대와 가학적인 섹스를 행했던 것이다. 이후 에일린은 셀비와 함께 일주일만 함께 하자는 말로 하여 싸구려 모텔을 전전하며 도피 행각을 벌인다. 도피 행각 도중 문득 깨달은 에일린은 창녀 생활 아.. 더보기
가부장 문화라는 신화를 한순간 전복시키기 위해, 소설 <가출> [편집자가 독자에게] 조남주 작가의 K-픽션 023 저희 아시아 출판사는 태생부터 '세계인'과 함께 하는 콘텐츠 개발에 주력해왔습니다. 2006년 국내외 유일무이한 한영대역 문예 계간지 를 시작으로 2012년 한국문학의 가장 중요하고 첨예한 문제의식을 가진 작가들의 대표작을 주제별로 선정하여 선보인 (이하, '바이링궐'), 2014년 최근 발표된 가장 우수하고 흥미로운 작품을 엄선하여 매 계절 한 편씩 선보이는 , 2017년 한국 대표 시인의 자선(自選) 시집 시리즈 까지. 이중 은 지난 2015년 장장 110권으로 마무리된 가운데, 다른 한영 대역 문학 시리즈들을 계속 출간하고 있습니다. 과 시리즈는 를 통해 먼저 부분적으로 선보인 후 단행본으로 출간되어 나오는데, 은 2012년 처음 선보였습니다. 의.. 더보기
이쯤에서 둘러보는 할리우드의 한국계 배우들 점점 중국 자본이 흘러들어가 오래지 않아 잠식 당할 것 같은 분위기이지만, 여전히 세계 최고의 영화 시장을 자랑하는 할리우드. 모든 영화인들의 로망이죠. 한국계 배우들도 많이 진출해 있습니다. 진출만 한 게 아니라 주목 받고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죠. 개중에는 한국 국적의 한국인, 외국 국적의 한국계 외국인이 있겠습니다. 한국인이든 한국계든 할리우드에 진출해서 살아남아 주목 받고 인기를 끄는 건 당연히 너무나도 힘든 일입니다. 스포츠로 눈을 돌려 보면, 박지성과 박찬호가 영원히 추앙받고 손흥민 등이 공격포인트만 기록해도 대서특필하며 류현진이 비록 패전을 기록했지만 월드시리즈에 선발로 뛰는 모습에 설레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것도 비슷하다 하겠습니다. 우리나라 뿐이겠습니까. 옆나라 일본은 미국 메이저리그 .. 더보기
모든 엄마에게 보내는 아름다운 헌사, 하지만 끔찍한 현실 <툴리> [리뷰] 마를로(샤를리즈 테론 분)는 두 아이를 키우는 임산부다. 큰딸은 의젓하지만 그래도 아직 어리기에 관심과 사랑을 주어야 하고 챙겨주어야 한다. 둘째 아들은 조금 특별하다, 조금 다르다. 예민한 게 정도를 지나칠 때가 많다. 와중에 그녀는 이제 곧 세 아이의 엄마가 될 운명이다. 육아 전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셋째가 태어나자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전쟁에 돌입한다. 큰딸을 최소한으로 챙기고 둘째 아들에게는 여전한 관심을 쏟는 와중에, 정녕 밤낮 없이 셋째 키우기가 계속된다. 와중에 남편은 아이들과 적당히 놀아주고는 게임 삼매경이다. 끝이 없을 것 같고 변함도 없을 것 같다. 사소한 것부터 큼직한 것까지 모든 게 아이에게 맞춰져 있다. '나'라는 존재는 없다. 마를로의 오빠는 자신들이 야간 보모의 .. 더보기
1980, 90년대 한국 사회의 찌질한 천태만상 <우묵배미의 사랑> [오래된 리뷰] 장선우 감독의 화려한 옛시절을 간직하지 못하고 뒤로 한 채 한국 영화계 최악의 영화로 길이 남을 의 감독으로 이름이 드높은 그, 장선우. 그는 세기말에 로 한국 영화계 최고의 파격을 선보였던 바, 와 더불어 괜찮지 못한 길로의 발을 내디뎠다. 한국이 낳은 명감독 반열에 오르는 갈림길에서 선택을 잘못했다. 그는 일찍이, 그러니까 80년대부터 '좋은' 영화들을 선보였다. 90년대 들어 보다 논쟁적으로 변했지만 자못 성공적으로 당대를 비췄다. 단 한 작품도 빼놓지 않고 연출은 물론 각본까지 직접 수행했다. 주로 원작이 있는 작품들이었는데, 이 대표적이다. 올해 출연배우들의 열렬한 환영 속에서 30여 년만에 재개봉한 은, 1990년에 개봉하여 그야말로 90년대 한국 영화의 새로운 시작을 알린 작.. 더보기
'각본집' 유행, 그 이면에는? 문학 작품의 영화화는 어느덧 오래된 주제입니다. 문학만이 가지는 고유의 문학적 상상력을 어떻게 스크린에 구현해내느냐가 주된 포인트죠. 그렇게 참으로 많은 영화들이, 좋은 영화들이 좋은 문학을 원작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앞으로도 그들의 공생 관계는 영원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 시류가 달라졌습니다. 현 세계 영화시장을 여전히 좌지우지하고 있는 할리우드로부터 시작되었는데요. '문학'의 영화화는 이어지고 있지만, 여기에서 문학이 가지는 원작 콘텐츠로서의 자체 확장성에 주목한 것이죠. 마블과 DC로 대표되는 코믹스 작품의 영화화입니다. 코믹스, 문학의 한 부분으로 충분히 편입 가능한 분야입니다. 흔히 '그래픽 노블'이라고 부르는 명작 만화들이 존재하죠. 마블과 DC의 영화 원작들이 이 범주에 들 .. 더보기
아이들을 통해 아이들을 보여주는 마법 같은 영화 <프리다의 그해 여름> [리뷰] 더 이상 아이가 아니지만, 아이의 생각과 시선과 행동을 알 수 없게 되었지만, 아이들을 바라보고 대하는 내가 아닌 아이들이 바라보고 대하는 무엇에는 관심이 없어졌지만, 그럼에도 언제나 아이는 특별하고 신기한 존재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미소를 짓게 하기도 하지만 분노를 일으키게 하기도 하는. 어른들이 보기에 아이들은 참으로 답답할 존재일 것이다. 생각을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하고 이해할 수 없는 행동만 일삼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그들은 동물 아닌 인간인 바 어떤 식으로든 소통이 가능하다. 어른들은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아이들의 행동을 분석하고 유추하고 내보인다. 아이들을 이해하려는 시도일까. 창작 콘텐츠에 한해, 글과 그림 하다못해 사진은 상대적으로 쉬울 수 있다. 그것이 진짜 아이들의 생각과 행.. 더보기
국내 최초로 소개된 '몽골 대표 시인'의 몽골 감수성 <낙타처럼 울 수 있음에> [편집자가 독자에게] 편집자로 일하면서 난감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편집자뿐만이 아니라 어느 직종에서 일을 하든 마찬가지이겠지요. 급작스레 결정된 사항, 많지 않은 준비 시간, 팔리지 않을 게 뻔한 상품,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 중요한 행사 관련 책, 시간과 공력과 노력이 많이 들지만 물질적으로 많은 걸 남기지 못하는... '아시아에서 평화를 노래하자'는 기치로 지난해 시작된 '아시아문학페스티벌', 올해 2회째를 맞이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광주에 위치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성대하게 치러졌습니다. 정식으로 개막하기 전 초청된 아시아 작가들이 가장 먼저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하는 만큼, 민주적 정의를 실현하는 데 앞장 섰던 광주의 기치와 맞닿아 있기도 합니다.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은 주요 프로그램과 별도이지..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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