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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또보고 계속보기

이제는 우리의 시대, 2000년대 일본 만화계를 평정한 신 트로이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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봐도 봐도 재밌고 또 봐도 감동적인 콘텐츠들이 있다. 드라마, 영화, 책, 만화, 음악 등. 퇴색되지 않는 재미와 감동은 물론이고, 볼 때마다 새로운 것들이 보이기도 한다. 그건 아마도 볼 때마다 환경이 달라지고 생각이 달라지기 때문이리라. 필자가 살아가면서 보고 또보고 계속봤던, 앞으로도 계속 보게 될 콘텐츠들을 나름 엄선해 간단히 리뷰해본다. 이 시리즈는 계속될 예정이다. 


보고 또보고 계속보기 : 만화②[2000년 일본만화 신 트로이카]어리다는 표현이 마냥 어울리지는 않았던 대학생 시절, 만화책을 씹어먹을 듯이 닥치는대로 읽었었다. 그때가 2000년대 중반쯤이다. 남들 다 만화책 보던 고등학생 시절엔 책만 보더니, 남들이 지혜의 성(城)을 쌓던 대학생 시절엔 외려 만화책을 들여다봤던 것이다. 당시 재밌게 봤던 만화책들을 떠올려 본다. 그 중에서도 아무런 생각없이 마냥 재미있고 즐겁게 봤던 만화책들을. 어렵고 머리 싸매게 하는 책의 반대급수에서, 소년 만화의 진수를 맛보고 싶었는지 모른다. <원피스> 

전설의 해적왕 골드 로져가 남긴 그의 모든 것이자 보물 중의 보물인 '원피스'를 찾아 주인공 루피가 대모험을 떠난다는 설정. RPG 게임처럼 미션을 수행하면서 동료를 얻고, 점점 힘이 세지며 명성을 얻는다. 자연스레 그의 또는 그들의 현상금은 높아지고, 그의 적들은 강력해진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들 앞에는 더욱 험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소년 만화의 영원한 테마인 모험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우정을, 적절한 액션과 개그 그리고 감동적인 에피소드로 잘 버무리면서 1997년 첫 연재 이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아니, 꾸준하면서도 독보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일본 내 판매부수는 거의 3억부에 달아, <드래곤볼>의 전설적인 기록을 넘어선지 오래이다. 문제는 현재 거의 70권(700화가 넘었다)에 다다를 정도의 너무나 방대한 스토리에서 오는 지루함. 필자도 <원피스>를 초중반까지 아주 재미있게 봤었지만, 이후 비슷한 에피소드의 나열에서 오는 피곤함으로 중도하차 하였다. 작가 입장도 난처할 것이라 보인다. 이미 전설적인 판매 수치를 보이며 일본 최고의 독보적 위치에서 군림하고 있지만, 분명 안티도 많이 늘었을 거라 본다. 또한 일본 소년 만화계 전체로 볼 때, 이와 같은 장기간 독재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 아닌가. 그럼에도 이 만화는 1990년대 소년 만화의 인기를 2000년대에도 유지시키고 있는 일등 공신이라 아니할 수 없다. <나루토>

가공의 닌자 세계. 주인공 나루토는 복잡한 과거를 안고 있다. 그는 약하디 약한 하급 닌자에 불과하지만, 그의 몸 안에는 세계 최고·최악의 괴물이 자리잡고 있다. 이는 자연스레 복잡한 현재를 구성하는 매개체가 되고, 그를 둘러싼 닌자 세계는 복잡하게 요동친다. 그를 지키려는 사람들과 그의 힘을 이용해 먹으려는 사람들. 이 만화는 소년 만화의 테마를 그대로 수용하면서도, 나라 간의 아주 복잡한 머리 싸움이라든지 사람들 간의 복잡한 심리 싸움을 아주 잘 표현해 내고 있다. 1999년 첫 연재 이후 꾸준히 <원피스>에 버금가는 인기를 얻고 있다. 일본 내 판매부수는 1억부를 훌쩍 넘겼으며 <원피스>와는 달리 해외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어, 사실상 <원피스>의 거의 유일한 대항마이다. 이 만화도 <원피스>와 비슷하게 현재 60권(630화가 넘었다)에 달하는 방대함을 자랑한다. 하지만 마냥 지루하지만은 않은 것이 장점이다. <원피스>가 루피 일행 vs 적의 개념으로 진행되는 반면, <나루토>는 나루토를 둘러싼 관계 설정이 거미줄처럼 촘촘하다. 계속해서 새로운 인물들이 추가되면서, 그들 사이의 관계가 복잡하게 이루어져 있다. 이런 점이 장점이자 단점으로 다가온다고 할 수 있겠다. 이 만화는 2000년대 일본 소년 만화의 거대한 한 축을 담당하며, 결코 지울 수 없는 족적을 남기고 있다. 앞으로도 꾸준한 행보가 기대된다. <블리치> 혹은 <헌터x헌터> 혹은 같이

먼저 <블리치>. 기묘한 사건으로 악령 퇴치자인 사신이 된 주인공. 이 주인공은 점차 성장하는 동시에 사신 세계의 거대한 음모에 휘말린다. 이후 만화는 완전한 배틀 중심의 스토리로 전개된다. 즉, 서열 몇 위 대 서열 몇 위 같은 식의 배틀이 만화의 중심 축을 이루게 된 것이다. <원피스>나 <나루토>와는 또 다른 테마의 소년 만화를 정립하였다. 2001년 첫 연재 이후 일본 내에서 1억부 가까이되는 판매고를 올리며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 현재 거의 60권(550화가 넘었다)에 다다르고 있다. 하지만 꾸준함에서 약간은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는 듯하다. 

다음으로 <헌터x헌터>. 이 만화는 1990년대 일본 소년 만화의 트로이카를 형성했던 <유유백서>의 작가 토가시 요시히로의 작품이다. 다양한 목적으로 헌터(사냥꾼)가 되기 위해 각종 헌터 시험을 치러나가는 캐릭터들을 중심으로 작품을 이끌어 나간다. 기존의 소년 만화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잔인한 장면이나 기묘하디 기묘한 캐릭터들의 향연은 다른 차원의 재미를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1999년 첫 연재 이후 일본 내에서 5000만부가 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인기를 얻고 있다. 현재 30권(340화를 넘었다)에 다다르고 있다. 하지만 소년 만화로서의 한계가 분명하다는 점과, 작가가 <베르세르크> 뺨치는 게으름(?)으로 휴재를 밥먹듯이 한다는 점이 상당히 나쁘게 작용하고 있다. 많은 인기를 얻고 있지만, 위의 두 작품에 비해 여러가지 한계와 난재들이 있기에 어느 작품을 뽑아야 할지 난감하다. 개인적으로 굳이 뽑으라면 <헌터x헌터>를 뽑겠지만, 작가의 게으름(?)이 큰 난재이다. 두 작품을 하나로 묶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2000년대 일본 소년 만화 신 트로이카인 <원피스>와 <나루토>, 그리고 <블리치>와 <헌터x헌터>에 대한 간단한 리뷰를 해보았다. 여기엔 다른 의견이나 반발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소년 만화로써 확고한 인기와 거대한 흔적을 남긴 것은 분명하다. 우리나라 청소년 문화에 끼친 영향 또한 지대할 것이다.(아마도)덧. 필자는 이 만화들을 전부 보았지만 전부 중도에서 멈췄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다. 이 만화들은 전부 10년이 넘게 연재되고 있음에도 소년 감정 그대로인 반면, 필자의 나이는 점점 많아지고 이 만화들의 감정 노선을 따라갈 수 있을만큼 어리지 못하다. 그리고 이 작품들 모두 초장기 연재를 하고 있는 만큼 점점 루즈해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이들을 대체할 새로운 만화들이 나와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혹 이미 나왔을지도 모르지만, 연재 기간이 짧아 결국에는 이들에게 막히는 형상이다. 혹여 '보고 또보고 계속보기 : 만화'을 접하지 못한 분들을 위해 알려드린다. 그때 그시절로 돌아가보자, 1990년대 일본 만화 양대산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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