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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다

[100년의 문학용어 사전] 노동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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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의 문학용어 사전] 노동 문학


노동자의 삶과 현실, 인간 노동의 올바른 가치 등 노동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형상화하는 데 초점을 둔 문학.


서구의 경우, 노동 문학에 대한 논의는 산업 혁명 이후 새롭게 등장한 프롤레타리아 계급의 열악한 상황에 대한 문학적 관심에서 출발했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프롤레타리아 계급 출신인 에밀 졸라는 소설『제르미날』을 통해 당대 무산 계급, 특히 광산 노동자들의 비참한 현실을 통렬하게 고발했다. 러시아 혁명을 전후하여 작가들의 이러한 관심은 더욱 확산되었고, 그때부터는 노동자 계급의 비참한 현실을 단지 폭로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들이 오히려 새로운 세계를 추동해 내는 역사적 임무를 맡은 계급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작품들도 양산되기에 이른다. 막심 고리키의『어미니』는 이러한 경향의 노동 문학 흐름을 이끈 기념비적 작품이며, 오스트롭스키의『강철은 어떻게 단련되는가』, 잭 런던의『강철군화』, 싱클레어의『정글』, 고바야시 다키지의『게 공선』,글랏코프의『시멘트』등도 하나같이 강렬한 인상을 남긴 노동 문학 작품들이다. 


우리의 경우, 민족적 차별과 더불어 열악한 노동 현실로 인해 이중적으로 고통받을 수밖에 없었던 식민지 시대에 이북명, 한설야, 송영 등이 소설로써, 임화 등이 시로써 이 분야를 개척한 선구자들이다. 이후 우리의 노동 문학은 문학사의 주류에서 벗어났지만, 산업화 시대에 접어든 1970년대 이후 민중 문학론으로 그 모습을 다시 드러낸다. 


민중 문학론은 국가 주도의 산업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생겨난 여러 사회 모순을 인식하면서, 노동자를 포함한 농민과 도시 빈민 등 소외된 민중의 인간다운 삶의 회복을 요청하는 이념으로 전개되었다. 농민 문학론과 함께 노동 문학론은 민중 문학론의 하위 유형이라 할 수 있다. 


1971년에 발표된 황석영의 중편「객지」이후 노동 문학의 초기 형태는 주로 지식인 전문 작가의 의해 주도되었다. 윤흥길의「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와 조세희의「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떠돌이 일용 노동자에서 공장 노동자로 점차 조직화되어 가는 노동자들의 현실을 실감나게 묘사하여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1980년대에는 노동자에 의한 노동(자) 문학이 등장하면서, 주체적인 노동 문학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진다. 


이러한 전환은 1970년대 후반 노동자들의 체험 수기가 발표되면서 본격화되었다. 1983년에 출간된 전태일 평전『어느 청년 노동자의 죽음』(조영래)도 노동 문학 발전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석정남의『불타는 눈물』, 유동우의『어느 돌멩이의 외침』등 노동 수기들은 1980년대 문학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인 박노해의 시집『노동의 새벽』을 이끌어 낸 동력이기도 했다.『노동의 새벽』은 성장한 민중 역량과 민중 문학의 실천적 요구가 결합하여 노동 문학의 새 국면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 소설 분야에서 홍희담의「깃발」, 방현석의「새벽 출정」, 정화진의「쇳물처럼」등의, 시 분야에서 박영근의『대열』과『김미순전』등이 발표되면서 본격적인 노동 문학 시대가 전개된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 노동 문학은 노동자들의 삶을 진솔하게 표현하는 소재적 차원을 넘어, 남한 자본주의의 모순을 전면적으로 제시하고 그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차원으로 한걸음 더 나아간다. 이 과정에서 노동 문제를 다룬 장편 소설들도 본격적으로 발표되기 시작한다. 안재성의『파업』,『사랑의 조건』, 정화진의『철강지대』, 김하경의『그 해 여름』, 엄우흠의『감색 운동화 한 켤레』등이 대표적이다. 그들은 노동 소설의 폭을 확장시켰지만, 한편으로는 이념성을 극단적으로 추구함으로써 문학적 형상화에 실패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이 시기의 노동 문학은 정부의 끊임없는 탄압에도『실천문학』,『사상문예운동』,『창작과비평』,『노동문학』,『노동해방문학』등 여러 잡지를 통해, 그리고 노동 현장과 대학의 수많은 합법적·비합법적 인쇄 매체를 통해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한마디로, 1970~1980년대의 노동 문학은 자본과 국가의 권력에 정면으로 맞서고 제도화된 문학의 장벽을 허문 점, 그리고 삶과 문학과 운동의 결합을 통해 우리 문학사의 새로운 한 정점을 연출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이른바 순수 문학 진영이나 문학의 자율성을 옹호하는 진영은 1980년대 내내 이들의 움직임을 공개적으로 비판할 현실적·논리적 힘도 부족했거니와, 실제 창작에서도 자신들이 비판하는 노동 문학 작품들보다 뚜렷하게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한용 엮음,『민족문학 주체 논쟁』, 청하, 1989. / 한길문학 편집위원회 엮음,『한국근현대문학연구입문』, 한길사, 1990. / 성민엽 엮음,『민중문학론』, 문학과지성사, 1984.



<100년의 문학용어 사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엮음, 도서출판 아시아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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