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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리뷰

<에일리언 2> 전편을 능가하는 속편,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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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리뷰] <에일리언 2>



영화 <에일리언 2> 포스터 ⓒ20세기 폭스


영화계에 오래된 격언이 있다. '본편 만한 속편은 없다'라는 말로, '구관이 명관이다'  '형만한 아우 없다'와 일맥상통하는 말이겠다. 그만큼 속편은 전편을 능가하기는커녕 따라가기도 벅차다. 이는 전편이 흥행이나 완성도 면에서 성공을 거두었을 때 더욱 두드러진다. 


그럼에도 전편을 능가하는 속편이 나타날 때가 종종 있다. 얼핏 생각나는 영화들이 <대부 2>, <테미네이터 2>, <람보 2>, <캡틴 아메리카 2> 등이다. 이들 영화는 어김없이 전편에 비해 월등한 흥행 성적과 급이 다르다고까지 할 수 있는 완성도를 보여주었다. 그야말로 '위대한 속편'이라고 칭할 수 있을 정도가 아닐까 한다. 그만큼 찾아보기 힘들다. 


그리고 여기 '위대한 속편' 리스트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영화가 있다. 위의 리스트 중에서 <테미네이터2>의 감독이기도 한 '제임스 카메론'의 <에일리언 2>이다. 전편 '리들리 스콧'의 <에일리언 1>도 SF의 위대한 전설로 자리매김했지만, 그 속편은 그것을 능가하는 완벽한 영화라 칭할 수 있겠다. <에일리언 2>는 <에일리언 1>이 가진 장점을 모두 몇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으며, 그밖에 다른 면들에서도 완벽함을 자랑한다. 도대체 어떤 영화이기에?


전편을 능가하는 속편, 여기에 있다!


전편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리플리(시고니 위버 분)은 57년이라는 충격적인 시간 동안 우주를 표류하다 아주 운 좋게 우주구조선에 의해 구출된다. 하지만 그녀에게 들이닥친 건 편안한 삶이 아니다. 그녀는 딸이 2년 전에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57년 전에 있었던 에일리언과의 사투로 인한 우주선 자폭 사고 때문에 청문회를 통해 향해사 자격이 박탈 당하게 되었을 뿐이다. 


그리고 들려온 소식. 회사는 그녀가 과거 에일리언과의 악연이 시작된 그곳 LV-426 행성을 이민자들을 통해 식민지화했다는 소식이었다. 이미 6~70세대가 가 있다는 것. 리플리는 조만간 좋지 않은 소식이 들려 올 거라는 직감이 든다. 아니다 다를까 그곳과의 교신이 끊겨 회사에서는 해병대를 투입하게 되고 리플리에게 고문을 맡긴다. 리플리는 결단코 거절하지만, 끊임없이 계속되는 에일리언 악몽의 근원을 없애기 위해 그곳으로 떠난다. 



영화 <에일리언 2>의 한 장면. ⓒ20세기 폭스



영화는 에일리언과의 조우를 위한 단계를 막힘없이 진행한다. 스토리 상으로 초반부터 우연에 우연이 계속되는 경향이 있지만, 세부적 스토리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은 장르 특성 상 큰 차질이 있지는 않다. 에일리언과의 조우, 과정, 끝을 어떻게 보여줄 것 인지가 이 영화의 제 1 목적이다. 즉, 전편에서 부각되었던 '공포'(괴물)에 밀리터리를 입힌 '액션'을 선보이는 것이다. 


그런데 영화를 보다 보면,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액션과 특수효과는 30 여 년 전인 당시에 보여줄 수 있는 한계를 보여 주고 있고, 거기에 심장을 쫄깃하게 만드는 '스릴'과 분노가 치밀어 오르게 만드는 '배신', 그리고 곳곳에서 보이는 '조롱'도 눈에 띈다. 


리플리와 에일리언 간의 질긴 악연, 그 끝은?


식민지 행성에 도착한 일행.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에일리언도 보이지 않는다. 실험용 쥐와 이민자의 유일한 생존자인 여자아이 뉴트만 발견했을 뿐이다. 그러던 중 개인 데이터 전송기로 사람들이 있는 위치를 찾아낸다. 불길한 예감이 들지만 어쩔 수 없이 향한다. 


하지만 그곳의 사람들은 모두 에일리언의 숙주였다. 이를 뒤늦게 알아차린 해병대원들은 거의 전멸의 위기에 처한다. 무능력한 중위 대신 리플리의 결단으로 몇 명 만 겨우 살았을 뿐이다. 이들은 셔틀선을 호출하지만, 이 또한 에일리언의 기습에 당한다. 결국 이들은 식민지 마을(?)로 돌아와 에일리언의 습격에 대비한다. 


그렇지만 결국 방어선이 뚫리고 대원들은 차례로 죽음을 당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뉴트가 잡혀가게 된다. 이에 리플리는 인조 인간 비숍에게 구조선 요청을 맡기고 자신은 중무장을 한 채 뉴트를 구하기 위해 되돌아간다. 과연 그녀는 뉴트를 구할 수 있을까? 그녀와 에일리언 간의 질긴 악연은 어떻게 끝마치게 될까?



영화 <에일리언 2>의 한 장면. ⓒ20세기 폭스



SF 공포 스릴러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사랑의 메시지


영화는 발단-전개-위기-절정의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 간다. 리플리가 돌아오자 식민지에서 문제가 발생했고 그곳이 하필 에일리언이 있었던 곳이고 리플리는 어쩔 수 없이 그곳으로 향한다. 리플리의 계속되는 경고를 무시하는 해병대 중위와 자신을 최고라 지칭하며 방심을 밥 먹듯 하는 해병대원들, 회사의 이익을 위해 에일리언의 생포를 원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위기에 내모는 버크. 그리고 리플리로 하여금 또 다른 절정의 위기에 처하게 만드는 뉴트의 위기 등. 


"내가 최고야. 내가 최고라고. 리플리, 걱정 마요. 우리 해병대가 당신을 보호해 줄게요."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우연에 우연이 겹치는 스토리라고 해도, 이 정도의 라인이라면 큰 문제가 없다. 외려 화려한 액션과 긴박한 긴장감과 스릴을 맛볼 수 있게 일부러 무대를 만들어 줬다는 느낌이 들게 하니 고마울 따름이다. 


그리고 곳곳에 녹아 있는 조롱은 은근한 재미와 함께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무능하고 결단력 없는 상관, 최고라는 자만심과 무시무시한 무기에만 둘러싸여 있을 뿐인 해병대, 회사(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사람 목숨 따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직원. 



영화 <에일리언 2>의 한 장면. ⓒ20세기 폭스



반면 뉴트를 진심으로 생각하고 자신의 목숨을 던져 보살피려는 리플리의 모습은 이 영화의 백미이다. 피가 난무하고 사람 목숨이 파리 목숨보다 못한 곳에서, 누구보다 약했던 리플리의 여전사로의 변신은 오로지 뉴트를 되찾기 위해서인 것이다. SF 공포 스릴러 영화에서 이런 식으로 사랑의 메시지를 던질 수 있다고 누가 생각하겠는가? 


무엇 하나 놓치지 않으면서 중구난방의 느낌이 전혀 없다시피 한 이 영화에게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주고 싶다. 혹여 누군가에게 이 영화가 단순히 괴물 영화 또는 SF 액션 영화로 자리하고 있다면, 이 기회에 다시 한 번 접해보는 게 어떨까 하고 권하고 싶다. 후회 없는 2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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