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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들의 총집합! <신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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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오리지널 리뷰] <신병>

 

시즌 오리지널 드라마 <신병> 포스터.

 

군대를 다녀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평생 동안 군대가 특별할 것이다.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말이다. 군생활 내내 칭찬만 들어서 그때 그 시절이 그리운 이도 있을 테고, 군생활 내내 욕만 먹어서 그대 그 시절이 트라우마로 남은 이도 있을 테다. 이토록 그때 그 시절을 어떤 식으로든 추억할 테니 군대 콘텐츠가 끊임없이 만들어지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영화로는 <공동경비구역 JSA> <해안선> <용서받지 못한 자> <GP506> 등이 있을 테고, 예능으로는 <진짜 사나이> <가짜 사나이> <강철부대> 등이 생각난다. <우정의 무대>라든지 <동작 그만> 같은 옛 프로그램도 떠오른다. 드라마로는 <신고합니다> <푸른거탑> <D.P.> 등이 있을 텐데, 근래에 <신병>이 여기에 추가되었다.

시즌 오리지널 드라마 시리즈 <신병>은 300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스튜디오 장삐쭈' 소속 크리에이터 장삐쭈가 제작한 동명의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제작되었다. 원작이 워낙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터라 기대 반 불안 반으로 드라마를 시청할 수밖에 없을 텐데, 100%를 상회하는 완벽한 싱크로율로 한 번 먹고 들어가는 한편 짧은 분량의 단편들이 나열되다시피 하는 원작을 드라마화하면서 살이 붙어 훨씬 보기 좋게 되었다. 원작의 재미를 넘어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람 잘 날 없는 부대

 

2011년 11월 18일 무사고 2607일째 되던 날 95보병사단 45연대 7대대에 신병이 전입 온다. 그중 박민석 이병은 1생활관에 배치되는데, 분대원들은 본격적으로 신병 놀리기를 시작한다. 분대장 최일구 상병이 기존 막내인 양 행동하고 김상훈 일병이 최고참인 양 행동하면서 헷갈리게 한 뒤 최일구가 박민석에게 접근해 뒤에서 김상훈을 욕하게 하는 것이다.

그런 와중에 중대장에게 불려 가는 최일구, 그는 중대장실에서 충격적이기 이를 데 없는 얘기를 듣는다. 방금까지 별걸로 다 갈군 박민석이가 95보병사단장 박춘규 소장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최일구는 득달같이 김상훈한테 가서 사실을 말하고 생활관으로 복귀해 박민석을 극진히 대하기 시작한다. 얼마 안 가 좋은 곳으로 가게 될 테니 조금만 참으면 될 일이었다. 하지만 박민석은 도무지 참고 넘어가기 힘들 정도로 어리바리한 폐급 신병이었다.

한편, 3생활관에서는 부대 전체의 트러블메이커이자 3분대의 실세 강찬석 상병이 허구헌 날 김동우 일병을 괴롭힌다. 김동우는 다른 생활관 선후임들과는 친하게 지내지만 3생활관 내에서만큼은 선임은 물론 후임한테도 무시를 당하는 처지다. 지옥같은 상황에서 탈출해 보고자 마음의 편지도 써 보지만 괴롭힘만 심해질 뿐이다. 강찬석은 왜 그러는 걸까? 김동우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런가 하면, 박민석은 군생활을 평범하게 이어나갈 수 있을까? 1생활관 분대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군대 드라마로서의 면모

 

드라마 <신병>은 원작의 센세이셔널한 인기에 힘입어 제작된 케이스라고 할 수 있겠는데, 원작을 접한 이들에겐 당연히 싱크로율이 가장 기대되는 항목이었을 것이다. 아무래도 원작의 그림체와 목소리가 보편적이지는 않고 좋게 말해서 굉장히 개성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막상 드라마를 보니 어땠는가? 최일구 상병, 임다혜 일병, 성윤모 이병 등 주요 캐릭터들의 싱크로율이 놀라운 수준이었다.

싱크로율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군대 드라마'로서의 면모가 제대로 갖춰지는 게 더 중요했다. 이 불안을 해소시켜 줄 수 있는 사람이 우리나라에 딱 한 명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바로 전설의 <푸른거탑> 시리즈를 온전히 연출했던 '민진기' PD다. 다름 아닌 그가 <신병>을 연출했다. 극본에는 원작자인 장삐쭈가 직접 참여했고 말이다.

군대 드라마를 제대로 만들어 보여 주기 위해서는 '균형 감각'이 중요하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 총집합한 곳이 '군대'인 만큼 별의별 일이 다 일어나는데, 개중엔 가볍게 지나쳐도 괜찮은 일도 있고 자못 심각하지만 트라우마로까지 남진 않은 일도 있고 두고두고 후회할 수 있을 또는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은 최악의 일도 있다. 이런저런 캐릭터와 사건 사고가 따로 또 같이 유기적으로 보여질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군대를 너무 적나라하게 다 보여 주는 것도 안 되고 군대를 너무 꽁꽁 숨겨 제대로 보여 주지 않아도 안 된다.

 

많은 이가 열광할 이야기

 

개인적으로, 군 전역한 지 자그마치 15년이 지났다. 그 사이에 무수히 많은 일을 겪으며 겉모습은 물론 내면도 많이 바뀌었다. 성격도 상당히 바뀐 것 같다. 그런데, 17년 전 훈련소로 가던 길과 자대 배치되어 막사로 가던 길과 15년 전 2년 동안의 군 생활을 마치고 제대해 집으로 가던 길이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좋든 싫든 군대는 내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게 분명하다.

그러니 전체 인구 중 군대를 다녀온 사람의 절대적인 비중이 유의미하게 크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군대 콘텐츠가 끊임없이 만들어지는 것일 테다. 양이 아닌 질에 비례한다고 할까. 매일같이 맞고 맞고 또 맞았던 옛날옛적부터 '이게 군대냐' 하는 말이 여러 가지 의미로 쓰이는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래도 군대는 군대인 것이다. 모든 군인이 각자의 자리에서 힘들고 힘들다.

<신병>은 리얼리즘과 코믹함이 극과 극으로 공존하는 드라마인 만큼, 많은 이가 열광할 게 분명하다. 아니, 작품의 핵심 타깃은 정해져 있다. 제대한 이들 말이다. 군대에서는 금수저 '따위' 보다 군수저가 훨씬 무섭다고 하는데, 극중 사단장 아들 박민석은 어떨까? 그렇지만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건 다른 데 있는 듯하다. '누구나 신병이었을 때가 있다'라는 것, 비단 군대만 통용되는 말은 아닐 테니 많은 이가 보고 느끼는 바가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