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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다

과연 이 시대에 영웅이란 존재가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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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SBS 스페셜> '슈퍼맨을 찾아서-영웅의 비밀'


8월 넷째주 일요일 336회 <SBS 스페셜>은 '슈퍼맨을 찾아서-영웅의 비밀'이라는 거창한 제목으로, 우리 시대 신(新)영웅을 소개했다. 남에 대한 무관심은 일종의 미덕이 되어 버렸고 눈앞에서 끔찍한 일이 벌어지든 파렴치한 일이 벌어지든 상관하지 않게 되어 버린 개인주의가 만연한 이 시대에, 위험을 무릅쓰고 나서서 생명을 구하는 이들을 신영웅이라 칭했다. 


그들은 힘이 엄청나게 세지도 않고, 머리가 뛰어나게 명석하지도 않다. 그렇다고 영웅주의에 물들어 있지도 않다. 다만 이들은 선천적으로 이타심이 강하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거기에 어떤 이는 오지랖이 넓고, 어떤 이는 착하고 바른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결정적으로 도덕과 자신의 안위의 딜레마 또는 도덕적 딜레마 상황에 닥쳤을 때, 빠른 판단과 행동을 보였다고 한다. 


이들은 우연히 영웅적인 행동을 하게 되었든 의도적으로 영웅적인 행동을 하게 되었든, 앞으로 계속 영웅적인 행동을 하게 될 것이다. 이는 전체 시민사회의 시각에서 볼때는 아주 바람직한 전개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여타 다른 비(非) 영웅 시민들은 어떤 행동을 하게 될 것인가? 그들의 영웅적인 행동을 보고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반성한 후에 영웅의 길을 걷게 될 것인가? 


<SBS 스페셜> '슈퍼맨을 찾아서-영웅의 비밀' 한 장면. 길 한 복판에서 테러를 자행한 이에게 어떤 이가 접근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SBS


이 프로그램의 취지는 여기에서 나온다. 모든 시민들의 영웅화. 그것이 이 프로그램의 취지였다. 그리고 그 방법은 선천적인 이타심과 도덕적 딜레마에서의 빠른 판단과 행동이 기본이지만, 후천적으로도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외면과 방관, 무관심을 해체시켜버리면 되는 것이다. 거기에 공통체 의식을 함양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이다. 위험한 일을 혼자한다면 너무나도 힘에 버겁지만, 여럿이서 힘을 합한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일들이 많다. 


그리고 이 글의 취지는 여기서 나온다. 모든 시민들의 영웅화. 생각만 해도 얼마나 안전하고 믿음직하고 살기 좋은 사회가 될 것인가. 서로가 서로를 지켜주는 사회. 그렇지만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게 될 때 소시민들의 영웅화가 시작된다. 일명 '자경단'이 생겨나는 것이다. 권리의 침해가 행해지는 곳에서 사법 절차에 의하지 않고 각자와 공동체의 권리를 보존 보장하기 위해 결성된 조직 혹은 지역 주민들이 도난이나 화재 따위의 재난에 대비하고 스스로를 지키기 위하여 조직한 민간단체를 말한다. 


그렇다. 이들은 '권리'를 지키기 위해 '절차'를 무시한다. 공동체의 권리 즉, 사회 내에서의 생명 보존의 권리를 국가 내지 치안 담당권자 대신 보장하려는 움직이었다는 것이다. 국가의 치안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거나 그 능력 밖의 무법 천지가 되었을 때 결성되는 조직인 자경단. 영웅이라는 가면 아래에서 행해지는 자경의 의미. 프로그램에서는 모든 시민들이 영웅화가 되어야 범죄가 만연한 이 사회를 지킬 수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 이후의 사회까지는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리라 본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 위대한 영웅들의 행동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한치도 없다. 나라면 그때 그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 했을까 하고 생각했을 때, 도저히 답이 안 나온다. 그때 자신의 안위를 생각하지 않고 남을 위해 몸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다만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과연 모든 시민의 영웅화가 필요하느냐는 의문이다. 또한 그런 행동을 하신 분을 '영웅'이라는 말로 포장하는 것도 마냥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 


이 사회는 결코 몇 사람에 의해서 돌아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회도 하나의 개체로써 스스로 정화 작용을 하고 있을 거라 본다. 여기에서 영웅이라고 칭하지 않았지만, 수많은 작은 영웅들이 도처에서 활동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을 부각시키고 칭호를 부여하고 일종의 '임무'를 부여했을 때, 자경단으로의 길을 가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또한 영웅이 필요하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가 혼란에 빠졌다는 걸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과연 이 사회가 그렇게 혼란한가? 그렇게 위화감을 조성해야 할 정도로 혼란한 사회인 것인가? 오랜 세월 산 건 아니지만, 지금까지 살면서 내 주위에서 그런 극악무도한 일을 목격한 적이 없는데도? 내 주위 사람들의 주위에서도 목격할 수 없는 일인데도? 


대표적인 영웅이자 자경단 '배트맨' 과연 그가 없으면 고담시는 무법천지가 될 것인가? 영화가 아닌 실제로도? ⓒ워너 브라더스


그 저의는 무엇일까. 그냥 단순히 정신차리자는 의미일까? 아니면 느슨한 사회 분위기를 한 번 쪼이자는 의미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혼란을 조장해 영웅을 만들어 우상화 시키고 전 시민의 영웅화를 통해 범죄율을 줄여 대외이미지를 쇄신시키려는 의도일까? 


* 다음 시간에는 자경단과 영웅, 그리고 전쟁과 평화의 의미를 예리하게 포착해 그려낸 

그래픽 노블 <왓치맨> 리뷰로 이 시대의 영웅에 대해 의견 공유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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