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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록> 조선 시대 여성이 칼 대신 붓을 든 이유는? [서평] 주자학을 국가의 통치 이념으로 삼았던 조선 왕조. 그리하여 유교적 관습은 사회 곳곳에 침투해 모든 이들의 삶을 지배했다. 특히 여성에게는 유교적 부덕을 가르치고 이의 실천을 강요해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게 했다. 그래서 여자는 오직 집안에서 가족을 위한 가사 활동에 힘쓰고, 부모와 남편을 잘 '섬기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었다. 그리고 여성의 정절은 제도적으로 강요 되었다. 이렇게 유교적 부덕을 내세워 여성의 삶을 옭매는 것 중 가장 잔인한 짓이 있었으니, 남편이 죽은 뒤에 여자가 따라 죽어야 한다는 규범이었다. 이들을 '열녀'라고 칭하는데, 열녀들의 이야기가 많이 기록되어 있다. 이러한 여성들에게는 국가 차원에서 표창이 내려질 뿐만 아니라 세금 감면, 부역 면제 등의 혜택까지 주어졌다고 한.. 더보기
죽음을 목격하고 살아난 도스토예프스키 러시아가 낳은 인류 최고의 문학 거장 '표도르 미할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 그가 거장으로 일컬어지는 이유는 바로 인간의 가장 깊숙한 곳을 꿰뚫어보는 통찰에 있다 하겠다. 누구보다도 인간에 대해 잘 알았던, 휴머니티(humanity)의 극(極)에 다다른 작가였다. 그런데 그가 이토록 인간을 잘 알았던 이유가 있었다. 그는 일찍 어머니를 여의고 가부장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랐으며 아버지마저 그 폭력성 때문에 살해당하는 비극을 맛보았다. 그리하여 어릴 때부터 밑바닥 생활을 하였는데, 그런 경험이 그의 소설의 기본을 이룬다. 그리고 겪게 되는 특별한 경험. 이 경험이 100%를 차지하진 않더라도 이후 그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건 분명하다. 그는 사형을 언도받아 사형 직전에 기적적으로 풀려났었던 것이다. 급진.. 더보기
<디태치먼트> 견뎌내기 어려운 우울함이 영혼을 잠식하는 그곳... [리뷰] 미국에서 2011년에 개봉해 이미 3년이나 지난 작품이자 청소년들의 청소년들에 의한 청소년들을 위한 영화이지만 '청소년 관람불가'라는 딱지가 붙어 있는 작품이지만, 시기에 상관없이 통용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고 청소년보다 어른들이 보아야 할 영화라고 생각된다. 영화는 . 우리나라 말로 '무심함' '거리를 둠'을 뜻한다. 현실과 흡사한 영화 속 모습 헨리(애드리안 브로드 분)는 뉴욕 외곽에 위치한 한 학교의 대리 교사로 부임하게 된다. 알고 보니 그 이유가 그 구역에서 악명을 떨치고 있는 학교 때문이었다. 그 학교는 소위 문제아들의 집합소였고, 그 문제아들의 상태는 상상을 초월하는 그것이었다. 단적인 예로, 어떤 학생이 선생님한테 협박을 하는데 흑인 갱단을 불러서 처참하게 강간 해주겠다는 내용이었.. 더보기
<인생>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지나간 책 다시읽기] 위화의 우리나라와 중국의 근현대사 사이에는 은근히 공명하는 부분들이 많다. 특히나 일반 민초들이 겪어온 삶은 그 사건의 내막이나 미세한 부분이 다를 뿐, 느꼈던 바는 거의 같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외세의 침략과 내부의 압력, 시달림과 저항과 부역과 버티기, 배고픔과 슬픔과 분노와 포기, 계속되는 정국과 정책의 변화에 의한 혼란 등을 공통분모로 두고 살아왔다고 할 수 있겠다.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를 보고, 우리의 모습에서 그들을 볼 수 있다. 일반 민초들의 삶은 그래서 인류적 보편성을 띠고 있나 보다. '운명의 소용돌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동아시아 근현대사를 표현하는 가장 정확한 말일 것이다. 모든 것을 지배하는 초인간적인 힘이라기 보다는, 생사나 존망에 관한 처지라고 해석하.. 더보기
<가짜 우울> 너무 슬프고 우울해...혹시 우울증에 걸린거 아냐? [서평] 10년 전 쯤, '우울증'이라는 용어를 처음 들어 보았다. 겉보기에는 아무런 이상없이 활발한 편이었던 지인이 어느 날 말하기를, "사실 나 우울증에 걸렸다."라고 하는 게 아니겠는가. 그거 자살까지 하게 만드는 심각한 '병'이 아니냐고, 병원에 가봐야 하지 않겠냐고 말을 건넸더니 그럴 필요까지는 없다고 하였다. 알고보니 자가진단으로 우울증이라고 판단했던 것이다. 그 당시는 우울증이 시대의 화두였다. 많은 사람들이 힘들고 외롭고 슬픈 감정을 우울증이라고 생각하며, 마치 자랑거리인 양 여기저기 떠벌리고 다녔다. 그 지인의 우울증 이유는 '힘듦'이라고 했다. 3년여가 지나, 나에게도 '우울증'이 찾아왔다. 당시 1년여 동안 외국생활을 했는데, 너무 외롭고 고독했다. 그 감정들을 추수리기가 너무 힘들었.. 더보기
<머드> 사랑으로 시작해 사랑으로 끝나는 이야기 엄마, 아빠 몰래 집을 빠져나와 친구 넥본(제이콥 로플랜드 분)과 함께 모터보트를 타고 강을 가로질러 무인도로 향하는 엘리스(타이 쉐리던 분). 그들은 나무 위에 걸려 있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보트에 올라가 내부를 살핀다. 얼마 전에 와서 아지트로 낙점한 곳이었다.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되어 급히 뛰어가는 그들 앞에 알 수 없는 발자국이 보인다. 엘리스가 나무 위에서 봤던 발자국이랑 같은 발자국이었다. 의심의 눈길로 그 발자국을 따라 가보니, 얼핏 부랑자 차림의 키가 크고 떡 벌어진 어깨를 가진 한 남자가 권총을 차고 담배를 문 채 낚시를 하고 있다. 그의 이름은 ‘머드’(매튜 맥커너히 분)였다. 알고 보니 나무 위의 보트는 그의 것이란다. 그들은 거래를 한다. 남자한테 먹을 걸 가져다주면 보트를 넘기겠다.. 더보기
<행장> 내가 죽으면 이 세상은 나를 어떻게 기억해줄까? [서평] 뉴욕타임스의 부음 기사... 우리나라 신문을 보다보면 조그마한 글씨로 한 줄씩 적혀있는 '부음란'을 볼 수 있다. 대부분이, 아니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화려하게 살다간 사람들의 이름들만 실려 있다. 만인에게 평등한 죽음을 차별하는 것은 아닐테고... 하여튼 볼 때마다 행여나 아는 사람이 있을까 찾아보지만 언제나 씁쓸함만 남기고 넘어가 버리기 일쑤이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의 부음란도 그럴까? 지구 반대편으로 가보자. 그 중에서도 미국 뉴욕으로. 의 부음란은 어떨까? 영어로 오비츄어리(Obituary)로 불리는 이 색션은 화려하게 살다간 사람이 아닌 열심히 살다간 평범한 사람들의 죽음을 다룬다. 이 세상에 태어난 누구라도, 그만이 가지는 가치와 의미가 있을 것이다. 뉴욕타임즈 부음 기사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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