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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열전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이 '바보 같은' 시스템 [서평]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 지역을 진도 9.0의 지진이 강타한다. 여러모로 현실 속 또 다른 지옥에서 헤메던 나는 그 현장에 많은 관심을 가지진 않았다. 지금에 와서 생각하니 그곳은 지옥 그 자체였다. 또 다른 지옥의 현장이 여기 있다. 2001년 9월 11일,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어디서 갑자기 날아온 정체 모를 비행기로 미국의 상징은 두 동강이 나 주저앉는다. 그런데 그곳에 내가 살아남아버렸다면? 나는 이 파국의 위기 앞에서 훌륭하게 생존을 모색할 수 있을까? 이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흥미로라도 한번쯤 생각해볼 수 있게끔 하는 책이 나왔다. (궁리). 책의 제목에서 생략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종말과도 같은 파국의 상황에서'. 저자는 '극한 상황에서의 생존'이라는.. 더보기
아버지의 스크랩북을 통해 '나'의 역사를 들여다본다 [서평] 고경태 기자의 얼마 전 외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을 때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수많은 친척 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 작은외고숙 할아버지(어머니의 작은고모부)도 그 중 한 분이셨다. 대찬 성격에 확고한 삶의 신조를 가진 분이셨다. 정치적 견해 또한 확고하셨다. 당신이 보수적이라는 걸 인정했고 거기에 한 점 부끄러움이 없으셨다. 모든 걸 파괴한 전쟁을 전후해서 태어났고, 총체적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분들 대부분이 자신도 모르게, 너무도 당연하게 보수적인 사람이 된 것이다. 그런데 의외로 다른 사람의 말을 들으려 하셨다. 보수라고 하면 꽉 막혀 있다는 나의 고정관념을 깨뜨린 사건(?)이었다. 나의 정치적 견해를 물으시며 요즘 젊은이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궁금해하셨다. 나는 버릇없다고 혼날지도 모.. 더보기
바닥을 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 살아야 한다 우리는 오랜 시간동안 '성장'을 부르짖었고, 실제로 성장을 실현했다. 지금에 와서는 그 성장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게 되었지만, 개인의 생명과 안정을 중시하고 일상생활을 소중히 하는 가치를 충족시키는 데에 성공한 것만은 분명하다. 경제적 성장은 굳이 말할 것이 없고. 그리고 이는 곧 '행복'의 조건이기도 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성장만을 위한 시장경제 자본주의 시스템은 유례없는 위기를 맞이했다. 경제 성장은 멈추고 오히려 경기 불황의 장기화로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 하고 있다. 자연스레 행복의 의미는 손상되기 시작했고, 경기 불황에서 파생된 많은 어려움들로 우울증 환자와 자살자가 급격히 늘어났다. '유동하는 근대의 비상사태'(28쪽)에 살아가게 된 것이다. 재일교포 2세인 강상중 교수는.. 더보기
일본인도 모르는 일본의 진짜 역사? [서평] 지구상 어느 나라를 보아도 '신화'와 '전설'은 존재한다. 이를 두고 나라가 성립된 초기에 주로 왕권 강화를 위해, 엄청난 업적이나 인간으로서는 절대 해내지 못할 것만 같은 일을 역사로 편입하려 한다. 한국, 중국도 물론 수많은 역사서가 있고 그 속에는 신화도 두루두루 존재한다. 그 자체로 역사적 산물이기에 쉬이 거짓말로 치부해버리지 못하지만, 그렇다고 그 신화를 완전한 역사로 편입시키지는 않는다. 신화와 역사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은 다르다. 어느새 줄 위에서 사라졌다. 신화를 완전한 역사로 편입하려는 계책을 세우고 있다. 아니, 오래전부터 세워왔다. 오로지 일본에만 존재하는 존재인 '천황'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일본에서 말하는 일본 역사에 의하면 천.. 더보기
폭력이 권력과 순수에서 기인한다고? [서평] 생명이 존재하는 모든 곳에서 권력 의지가 있음을 나는 깨닫는다. -프리드리히 니체, 니체는 '권력'을 내면에서 솟아나는 활동적 생명의 힘, 즉 자기실현과 자기성취의 관점에서 보았다. 반면 작금의 경쟁 사회에서의 '권력'은 굉장히 부정적인 의미로 자리매김했다. 권력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대체로 '폭압'과 '강압' '폭력'까지 이어지는 이유이다. 돈으로 권력을 거머쥔 권력자의 행태나 강력한 법으로 무장한 국가의 권력이 보여주는 폭력이 뇌리에 깊이 박혀 있기 때문에, 권력을 다르게 생각해보는 건 결코 쉽지 않다. 선과 악을 나누게 된다면, 권력은 악의 맨 앞자리를 다투는 여러 가지 개체 중 하나일 것이다. 롤로 메이는 (문예출판사)를 통해 이런 권력에의 일반적인 생각을 달리 본다. 권력을 선과 악의 개.. 더보기
'가짜 베스트셀러'와 '안티 베스트셀러'의 불편한 진실 '가짜 베스트셀러' 보도와 출간에 부쳐SBS의 시사 프로그램 은 5월 7일 101회를 통해 출판계의 사재기 실태를 꼬집었다. 이른바 조작된 베스트셀러, 가짜 베스트셀러에 대한 주제였다. 이 보도가 일파만파로 퍼진 건, 사재기 의혹이 제기된 출판사의 이름과 책 이름이 낱낱이 거론되었기 때문이다(이미 다 아는 사실이지만, 굳이 밝히지는 않겠다). 사실 예전부터 출판계의 사재기 의혹은 공공연히 제기되어 왔었고, 이번에 의혹을 받은 출판사는 지난해에 다른 책으로 사재기 의혹을 받은 바 있었다. 출판계에서 사재기에 관한 건 도서정가제와는 달리 한 목소리이다. 근절되어야 마땅하다는 것이다. 찬반양론을 따질 수 없는 사항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근절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재기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 책은 .. 더보기
이방인 한국학 대가, 한국사를 뒤집다 [서평] 역사, 그 중에서도 한국사에 대해 깊이 있는 저작물을 내왔던 너머북스 출판사에서 한국사에 대한 새로운 견해를 담은 책을 출간했다. 이 출판사는 작년, 광해군에 대한 재평가를 한 이라는 책을 필두로 한국사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시각을 제공하고 있다. 은 출간 당시, 영화 의 개봉과 맞물려 많은 화제를 낳았었다. 기존의 재평가된 광해군에 대해 호기로운 시각을 보내는 영화의 흥행과 더불어, 책은 상당히 몰매를 맞았었다. 출판사는 이에 굴하지 않고 올해 초에는 과거 '식민지근대화론자'로 각인된 바 있는, 일본인 한국사 대가 미야지마 히로시의 를 펴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한국사 통설로 인식되어 있는 내재적 발전론을 이데올로기적인 것으로 판단하고, 이를 비판하였다. 그러며 한국의 근대는 19세기 개항.. 더보기
영화광 쿠엔틴 타란티노의 대중을 위한 헌정 [리뷰]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는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가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한 채 대중들한테로 더욱 다가가 인정을 받은, 적어도 흥행에 있어서는 기념비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기존 최고 흥행작이었던 을 넘어서 전 세계적으로 4억 달러가 넘는 흥행 성적을 올린 것이다. , 등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후 시리즈로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었고, 로 그의 작품 세계를 확실히 했다. 이후 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감독이 되었고, 이번 작품 로 마침표를 찍었다. 균형을 맞추며 여전히 성장하고 있는 쿠엔틴 타란티노의 최신작에는 어떤 매력이 흐르고 있는 것일까. 흑인 노예와 백인 현상금 사냥꾼의 기묘한 조합 는 미국 남북전쟁이 일어나기 전인 185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아직 흑인 노예가 해방되지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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