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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열전

영웅이거나 혹은 인간쓰레기거나 [리뷰] 로버트 저메스키 감독의 '쳇 베이커'라는 사람이 있다. 그는 1950년대를 대표하는 재즈 음악가이자 트럼펫 연주가이다. 한마디로 말해 그는 재즈계의 슈퍼스타이자 영웅이다. 여기에 반전이 있다. 음악적 요소로만 봤을 때 그는 두말할 나위 없는 최고의 위치에 서 있지만, 그의 삶을 반추해 보면 정 반대에 포지션 되어 있다. 오죽하면 그에 관한한 제일 유명한 전기의 부제가 '악마가 부른 천사의 노래'(제목은 (을유문화사))이겠는가. 그의 노래는 천사 같지만, 그의 삶은 악마와 같았다는 것이다. 일례로 그는 마약을 살 돈을 벌기 위해 천사가 불러주는 듯한 연주를 했고, 마약을 구하기 위해 아내로 하여금 다른 남자에게 몸을 팔게 했다고 한다. 자, 여기서 우리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우리는 쳇 베이커라.. 더보기
백성만이 나라의 근본입니다, 그 밖의 일들은... [서평] 19대 국회의 민생 무시 파행이 지속되고 있다고 한다. 부동산 거래 취득세 감면 연장 법안은 결국 2월 임시 국회의 본회의에서 통과되지 못했고, 영유아보육법, 고등교육법 개정안, 특수교육법 개정안, 청년고용특별법 등 서민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민생 법안이 외면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 중 한 가지만이라도 통과가 되어 제대로 시행이 된다면 많은 서민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이 법안들이 절대 통과시킬 수 없는 악독한 것이란 말인가. 아니면 왜 그러는 걸까. 그들은 즉, 여와 야는 서로만을 탓하며 위 법안들을 거들떠보지 않는 다는 것이다. 정치가의 본질이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활동'에만 있는 것처럼, '나라를 다스리고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는 활동'은 무시하.. 더보기
CG로 커버할 수 없었던 스토리텔링이 아쉽다 [리뷰] 동화는 어린이들을 위한 즉, 동심을 자극하는 이야기이다. 귀에 쏙쏙 들어오는 이야기. 이토록 매일매일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도 질리지 않는 동화는 주기적인 리메이크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붓는 할리우드에는 길러도 길러도 계속 물이 샘솟는 요술 우물과 같을 것임은 자명하다. 할리우드가 요즘 들어 동화에 관심을 두고 이리 틀고 저리 트는 모양새가 가히 심상치 않다. 작년 2012년에만 해도 백설공주를 모티브로 삼은 , , 2013년에는 이미 개봉한 헨젤과 그레텔 원작의 과 3월 7일 개봉 예정인 오즈의 마법사 원작의 , 그리고 까지. 모티브와 내용까지 가져온 영화가 있는 가 하면, 모티브만 가져온 영화가 있다. 는 어떨까? 감독과 배우를 믿고 본 영화, 그런데... 는 , 시리즈 등의 '브라이언 싱어.. 더보기
예정되어 있는 결말이 궁금하기도 하네? [리뷰] 사랑 이야기는 어느 콘텐츠를 생산하든 거의 빠지지 않는 단골 손님이다. 사골 국물 우려먹듯 수백 수천 년 동안 재생산되었기에 진부하다. 진부함에도 계속될 수 있는 건 사랑의 위대함이다. 언젠가 사랑하는 사람한테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사랑은 참 위대한 것 같아. 사람에게 시간은 목숨과 다를 바 없는 건데, 그 목숨 같은 시간을 투자하다니 말야." 시간과 열정을 투자하는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닐진데, 그마저도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사랑의 힘이란 게 이런 것이 아닐까. 목숨까지 바쳐가며 하게 만드는 사랑은 정녕 위대하다. 반대로 그만큼이나 위대한 사랑이기에, 사랑에 배신을 당하면 그만큼이나 괴롭고 힘들다. 목숨을 바쳐 사랑에 헌신하지만, 사랑에 배신당하면 목숨을 버리기도 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 더보기
그 자리에 당신이 있었다면...어땠을까? [서평] 9명의 청년들이 일본항공의 국내선 여객기 '요도호'를 납치하여 북한으로 망명한 '요도호 사건', 31명 중 12명이 다른 19명에게 살해당한 '연합적군 숙청 사건', 5명의 청년들이 3만 5천 명과 대치하면서 경찰 두 명과 민간인 한 명을 죽인 인질극 '아사마 산장 사건', 그리고 이스라엘 텔아비브 공항에서 3명이 무차별 총기 난사로 26명을 죽이고 80명에게 부상을 입힌 '텔아비브 공항 습격 사건' 이 일련의 사건들은 1970년에서 1972년 사이에 연이어 일어났고, 그 주체는 일본 '적군파'의 20대 젊은이들이었다. 희대의 사건들을 대하고 나서 이를 사회병리학적으로 해석하는 걸 즐기는(?) 지금 사람들은 이 사건들을 보고 어떤 반응을 보일까. 희대의 미치광이 살인마들이 벌인 사건으로 치부해 .. 더보기
음모가 난무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법을 알려 드립니다 [서평] 움베르토 에코의 "사람들은 무엇이든 믿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게 인간의 주된 특성이죠" 움베르토 에코의 (열린책들)에 나오는 말이다. 귀가 얇은 사람들한테만 통용되는 말인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위의 말을 한 사람은 그럴싸한 허위 사실을 유포해서, 그 정보를 팔아먹고 사는 인물로 그려진다. 믿건 믿지 않건 각자의 자유지만, 듣는 순간 이미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오랜 세월 각인되어 온 거짓허구는 어느 순간 사실로 바뀌어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되곤 한다. 이런 음모의 사슬 위에서 군림하는 자들은 누구이며, 그들은 왜 음모를 만들고 유포시키는 것일까. 크게 두 가지가 있지 않을까 싶다. 하나는 어떤 대상의 이미지를 깎아 내리기 위한 공작이다. 지금도 .. 더보기
새로운 세상을 위해... '60년대'를 주목하라 [서평] 작년 말에 치러졌던 대선은 그 어느 때보다도 옛날 사람들의 이름이 자주 거론되었다. 박근혜 당선인에게는 '박정희'라는 이름이, 문재인 전 후보에게는 '노무현'이라는 이름이 항상 따라 붙었다. 두 후보가 내세우는 정책 기조에서 어떤 큰 차이를 찾아볼 수 없었던 바, 그들에 뒤에서 도사리고 있었던 '전설' 혹은 '망령'이 큰 영향을 끼쳤던 것 같다. 아직까지는 '박정희'의 힘이 더 컸던 것일까? 지금으로부터 50년 전인 1960년대의 시대정신이었던 경제적 산업화를 상징하는 '박정희' 프레임이 지금에 와서 다시 고개를 든 것인가? 지난 5년 동안의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의 실패가 개발독재 경제정책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던 것일까? 박근혜 당선인이 단순히 박정희의 딸이라는 이유로 이와 같은 추측을 하는 것은 .. 더보기
황정민, 최민식의 연기 중 누가 박수를 받을까 [리뷰] 세 남자가 가고 싶었던 서로 다른 영화 (박훈정 감독)는 분명 몇몇 영화에 영향을 받은 것처럼 보였다. 말이 필요없는 최고의 갱스터 무비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시리즈, 무너져가던 홍콩 누아르의 부활을 알린 시리즈, 에 이어 홍콩 누아르의 새로운 계보를 이어간 시리즈 등등. 공교롭게도 모두 시리즈로 나온 영화들인데, 박훈정 감독은 인터뷰에서 의 이야기가 긴 시나리오의 중간 부분이라고 하였다. 그러면 시나리오의 전반부는 기업형 범죄조직 '골드문'이 탄생하기까지의 이야기고, 후반부는 새로운 수장을 맞은 '골드문'의 뒷이야기와 경찰의 반격을 다룬다고 운을 뗐다. 즉, 3부작이라는 말인데 잘 되면 속편이 나올 수 있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내용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형식에서도 많은 영향을 받은 모양이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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