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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열전/신작 영화

시스템 자체를 바꾸고는 '연대'의 목소리를! <더 플랫폼> [신작 영화 리뷰] '수직 자기관리 센터'라는 이름의 수직 모양 수감 시설, 가장 윗층인 레벨 0부터 끝을 알 수 없는 레벨까지 내려가 있다. 각 레벨당 2명이 배정되고 각각 원하는 것 하나씩을 소지할 수 있다. 하루에 한 번 때가 되면 '플랫폼'이라는 거대한 식탁이 레벨 중앙을 관통해 위에서 아래로 내려간다. 즉, 윗 레벨에서 먹다 남긴 걸 아래에서 먹는 것이다. 다만, 한 달에 한 번씩 레벨이 랜덤으로 바뀌어 배정된다. 고렝은 큰 생각 없이 담배를 끊고 책 를 읽고 싶어서 를 들고 들어 왔는데, 같은 레벨에 수감된 노인 트리마가시는 정신병원 대신 이곳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칼을 들고 왔다. 이상주의자 고렝과 현실주의자 트리마가시의 첫 만남은 레벨 48로 괜찮은 수준이었다. 고렝은 '자발적 연대'라.. 더보기
2010년대 후반 일본 청춘영화계의 적통 명작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 [신작 영화 리뷰] 동양 대표 3국, 한국 일본 중국(대만)의 청춘영화 최근 동향을 되뇌어 본다. 이중 의외로 최근 가장 활발하고 핫한 나라는 중국 아니, 대만이다. 2007년 혜성 같이 등장한 이후 2010년대 꾸준히 비슷한 느낌의 청춘영화들이 찾아왔다. 고등학생 나이, 풋풋한 사랑, 약간의 코미디 등이 뒤섞여 우리네 8~90년대를 연상시키는 화법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인기를 끌었다. 마음이 말랑말랑해진다. 한국의 경우, 청춘영화라고 할 만한 장르적 집합체가 사라진 것 같다. 학원물, 로맨스, 액션, 공포 등의 확고한 장르가 청춘이라는 장르와 겹치면서 힘을 더했던 예가 많아, 오롯이 청춘 소재만으로는 영화를 만들지 않게 된 것이다. 아니, 만들지 못하게 되었을 수도. 영화를 '잘' 만듦에 있어 타의 .. 더보기
레전드급 만화 원작을 충실히 실사로 옮긴 결과는? <킹덤> [신작 영화 리뷰] 2010년대 일본 만화계를 대표하는 작품들 중에서도 이 차지하는 바는 꽤 크다. 2006년 연재를 시작해 15년여 동안 이어지고 있는 바, 자그마치 6000만 부가 훌쩍 넘는 판매고를 알리기도 했고 2013년엔 일본 만화계의 권위 있는 상 '데즈카 오사무 문화상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등의 역대급 만화들이 이 상을 수상했다. 유명 일본 만화의 수순을 따라가지 않을 리 없었다. 애니메이션 작업과 게임 작업과 실사 영화 작업이 진행되었다. 이 만화는 500년간 이어진 중국의 기원전 춘추전국시대를 통일한 진나라 '진시황'의 이야기이다. 그와 함께, 그가 어렸을 적부터 지근거리에서 보필한 '이신'이라는 인물이 주인공을 형성한다. 실존인물들의 실제 역사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지만, 만화답게 .. 더보기
미국 정치계 현실을 향한 통한의 접근법 <헌트> [신작 영화 리뷰] 작년 8월, 굴지의 장르 전문 제작사 '블룸하우스'가 제작하고 유니버설 픽처스가 9월 말경 배급할 예정이었던 영화가 갑자기 개봉을 취소하는 해프닝이 벌어졌었다. 해당 영화는, 라는 제목으로 미국 사회와 정치를 신랄하게 풍자하는 의도를 가지고 인간 사냥의 소재를 내보이려 했다. 원제가 인 만큼, 미국에 뿌리 깊게 내린 공화 계열과 민주 계열 대결 양상을 보여주려는 의도였다. 그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으로 한마디 했다. '진보적 할리우드는 엄청난 분노와 증오에 찬 최고 수준의 인종차별주의자이다. 그들은 자신을 엘리트라고 부르기 좋아하지만 그들은 엘리트가 아니다' 정확히 이 영화를 지명한 건 아니지만, 맥락상 이 영화를 두고 말한 걸로 보인다. 며칠 뒤 유니버설 픽처스는 마케팅 활동.. 더보기
전쟁의 참상에서 후대에게 전하는 절절하고 진솔한 편지 <사마에게> [신작 영화 리뷰] 2010~11년에 걸쳐 아랍권 민주화 운동이 폭풍처럼 불어닥쳤다. 이른바 '아랍의 봄'이라 이름 붙여진 이 사건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영향을 끼치며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개중 가장 늦게, 그러나 가장 오래 계속되고 있는 나라가 있으니 '시리아'이다. 시작은, 여타 나라들과 다를 바 없이 2011년 1월 말경의 '시리아 민주화 운동'이었다. 장장 40여 년 동안 독재가 계속되고 있는 아사드 가문에 반대하는 시위였다. 이후 아사드 정권의 강경 대응과 함께 다양한 원인이 복잡다단하게 얽히고 국제 사회도 개입하면서 '시리아 내전'으로 치달았다. 말 그대로 정부군과 반군과의 전쟁이 일어난 것이다. 전쟁으로 옮겨간 다양한 역사적 사례에서 유추해 볼 수 있듯, 시리아 내전 또한 어.. 더보기
주저 앉은 찬실이에게 보내는, 아름다운 이들의 위로와 용기 <찬실이는 복도 많지> [신작 영화 리뷰] 2019년은 한국 독립영화계는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다. 해외 수많은 영화제에서 선을 보이고 뒤늦게 한국에 상륙해 신드롬급 관심을 얻어 흥행까지 이어진 를 비롯 까지. 작품성은 물론 흥행성까지 갖춘 독립영화들이 이어졌다. 그 이면을 살펴보면, 출중한 작품성에도 불구하고 흥행이 따라와 주지 않은 대다수 작품들이 존재했지만 말이다. 하여, 2020년은 한국 독립영화계의 진정한 부흥기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2월부터 본격화된 '코로나19'로 영화계 전체가 주저앉았다. 큰 영화도 버티지 못하는 마당에 작은 영화는 설 자리가 없었다. 와중에 용감하게 무모하게 혹은 전략적으로 개봉을 밀어부친 한국 독립영화들이 몇몇 있다. 등이 2~3월에 개봉을 강행했지만, 득을 보지 못했다. 그리.. 더보기
완급 조절 하난 기가 막힌 태국산 복합장르영화 <신과 나: 100일간의 거래> [신작 영화 리뷰] 시체안치소에서 눈을 뜬 '나', '여긴 어디? 나는 누구?'라는 심정으로 밖으로 나와 헤맨다. 급기야 창밖으로 나와선 발을 헛디뎌 떨어진다. 어느 순간 공간이 수직에서 수평으로 바뀌더니, 창문닦이가 한 명 다가오는 게 아닌가. 그는 자신을 수호자라고 소개하며, 내가 '민'이라는 남자 고등학생의 몸에 들어가게 되었다고 한다. 얼마 후 간호사의 모습으로 다시 나타난 수호자는, 나에게 100일간의 시간이 있다며 그동안 민이 자살하게 이유와 민을 자살로 몰고 간 사람들을 밝혀내야 한다고 한다. 죽어서 환생조차 할 수 없게 되고 싶지 않으면 말이다. 나는 집으로 돌아가고 곧 오랫동안 가지 못했던 학교에도 다시 돌아간다. 학교에는 독감이 심하게 걸렸었다고 거짓말하기로 한다. 그런데, 가족들이 좀.. 더보기
명품 사회고발 영화의 계보를 독보적으로 잇다 <다크 워터스> [실시간 명작 리뷰] 사회고발 장르 영화는 기본 이상의 퀄리티를 자랑할 수밖에 없다. 다큐멘터리로 정확하고 심도 깊고 치밀하게 보여 줄 수 있을 텐데, 굳이 영화로 보여 주려는 데는 이유가 있을 테다. 실화를 가져와 최대한 사실대로 보여 주되, 드라마틱한 캐릭터와 사건과 분위기 등으로 관객들로 하여금 관심을 갖고 봐야만 하는 다양한 이유를 설정시켜 주는 것이다. 하여, 같은 실화의 다큐멘터리는 관심을 갖고 잘 몰라도 영화는 관심을 갖고 잘 아는 편이다. 감독과 배우들의 영향력이 극대화된다. 사건 자체가 웬만큼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고, 사건을 파헤쳐 해결에 다다른 사람이 없지 않을 수 없으며, 보는 이로 하여금 어떤 식으로든 삶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어쩌라고?'가..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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