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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열전/신작 영화

나는 누구인가? 누구여야 하는가? 누구일 수 있는가? <사라진 시간> [신작 영화 리뷰] 영화배우가 제작을 겸하거나 제작만 하는 경우를 이제 흔하게 볼 수 있지만, 영화배우가 감독을 겸하거나 감독만 하는 경우는 흔히 접하기 힘들다. 제작, 감독, 배우를 놔두고 보았을 때 제작을 제외한 감독과 배우가 상충하는 면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연기력과 흥행력을 보장하는 배우들이 왕왕 감독으로 나서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배우로선 신선하지 않지만 감독으로선 신선하기 그지없다. 할리우드에서는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대표적이랄 수 있겠고 로버트 레드포드, 멜 깁슨, 벤 애플렉, 안젤리나 졸리, 조지 클루니 등이 뒤를 따른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들어 두드러지는데 하정우, 문소리, 김윤석 등의 배우들이 장편 감독으로 데뷔했다. 두드러진 성적을 이뤄내진 못했지만, 나쁘지 않은 평가를 .. 더보기
엘프 형제의 좌충우돌 여정이 가져온 긍정적인 변화 <온워드> [신작 영화 리뷰] 로 잠시 주춤하고선 로 흥행과 비평 양면에서 연이어 최고의 상종가를 치던 디즈니 '픽사', 2020년에 22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야심차게 내놓고자 한 두 작품이 있었다. 각각 3월과 6월이 개봉 예정이었으나, 앞의 작품은 그대로 진행하였고 뒤의 작품은 11월로 미뤄졌다.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전 세계 극장가가 문을 닫기 직전이었기에, 앞 작품의 흥행이 좋을 리 없었다. 역시 픽사의 작품답게 전 세계 극장가를 휩쓸었지만 성적은 터무니 없었다. 북미 6000만 달러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가까스로 1억 달러를 넘겼다. 2억 달러의 제작비가 들어갔기에, 최소 4억 달러 이상은 벌어들여야 했다. 그나마 발빠르게 넘어간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만회할 것으로 보인다. 이라는 제목의 작품으로.. 더보기
소리를 잃고 싶어 하는 보리를 응원한다 <나는보리> [신작 영화 리뷰] 세상을 보는 다양한 시선을 갖는 건 매우 중요하다. 나라는 사람이 가진 생각의 총량은 하찮기에, 온전히 받아들이진 못하더라도 대략이나마 보려고 노력하면 좋은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이롭다거나 도움을 준다기보다, 세상 자체를 풍요롭게 하기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우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다. 한 곳만 보고 살아도 빠듯한 세상살이 아닌가. 그렇다면, 내 안에서 다양성을 찾아보는 것도 괜찮을지 모른다. 당연히 나는 내가 살고 있고 내가 보고 느끼고 있는 세상이 평범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거기에서 어떤 다양성 또는 다름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찾아보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존재한다고 말하고 싶다. 여기, 자신의 삶에서 세상을 보는 다양한 시선의 한 갈래를 찾아내어.. 더보기
따로 또 같이 삶을 헤쳐나가는 가족, 공동체의 연대 목소리 <조금씩, 천천히 안녕> [신작 영화 리뷰] '가족영화'의 전형성을 탈피하는 건 정말 어렵다. 특히, 가족의 중요성이 국가와 민족의 정체성과 연관되어 있는 동양에선 더욱 그렇다. 공통적으로, 가족구성원 중 한 명의 큰 일로 인해 가족이 다시 모이지만 이런저런 우여곡절 생기며 결국 남는 건 가족밖에 없다는 식으로 끝난다. 다만, 한중일로 대표되는 동양의 가족영화는 각국마다 특징이 있다. 결합 상태에서의 해체 후 재결합, 해체 상태에서의 결합, 해체와 결합이라는 상태의 고찰 등이다. 개인적으로 한국은 너무 신파적이고, 일본은 너무 정석적이며, 중국이나 대만이 가장 볼 만하다. 그럼에도,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동양적 가족영화의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뭐라 규정짓기 힘든, 굳이 말하자면 '고레에다 히로카즈'식 가족영화.. 더보기
'성장' '퀴어' '여성' 이야기의 21세기형 교과서 <톰보이> [신작 영화 리뷰] 올해 초, '셀린 시아마'라는 이름이 떠올랐다. 이라는 작품을 통해서였는데, 72회 칸영화제에서 등과 경합을 벌이며 각본상과 퀴어종려상을 수상해 이름을 알렸다. 사실, 비단 칸영화제뿐만 아니라 전 세계 유수 영화제들에 초청되어 부문 후보에 오르고 또 수상하는 등 일찌감치 2019년 최고의 영화 중 하나로 알려져 있었다. 우리나라에도 상륙하여 15만 여 명에 이르는 흥행을 이룩한 것이다. 그녀는 레즈비언이자 페미니스트로, 속단할 수는 없겠지만 여성 중심의 퀴어영화 감독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2004년에 단편으로 데뷔해 2007년 정식으로 장편 데뷔를 한 그녀는, 데뷔 때부터 전 세계 평단의 지지를 받아왔다. 영화의 기조가 보다 '다양'하고 '올바르게' 바뀌고 있는 와중에, .. 더보기
최초로 10000m 상공을 열기구로 올라간 이야기 <에어로너츠> [신작 영화 리뷰] 작년, 제시 바클리를 내세워 시골 소녀의 컨트리 가수 성공기와 더불어 여성의 끈끈한 목소리, 연대를 담아 좋은 모습을 보인 영화 로 이름을 알린 톰 하퍼 감독. 비슷한 이름의, 의 톰 후퍼 감독과 아직도 헷갈린다. 영화의 느낌적인 느낌이 비슷하기라도 한 걸까. 여하튼, 계속 눈에 띄는 톰 하퍼 감독의 앞날을 기대한다. 그의 작품이 다시 한 번 우리를 찾아왔다. 라는 제목의 영화로, 영국 현지에선 작년에 개봉했지만 우리나라엔 4월에 개봉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연기되어 6월에 개봉할 수 있었다. 이제라도 개봉할 수 있었던 건, 이 영화가 주는 명명백백한 메시지와 기막힌 비주얼이 어느 정도는 먹힐 가능성이 확실하다는 방증이겠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열기구 조종사'에 관한 이야기이.. 더보기
시스템 자체를 바꾸고는 '연대'의 목소리를! <더 플랫폼> [신작 영화 리뷰] '수직 자기관리 센터'라는 이름의 수직 모양 수감 시설, 가장 윗층인 레벨 0부터 끝을 알 수 없는 레벨까지 내려가 있다. 각 레벨당 2명이 배정되고 각각 원하는 것 하나씩을 소지할 수 있다. 하루에 한 번 때가 되면 '플랫폼'이라는 거대한 식탁이 레벨 중앙을 관통해 위에서 아래로 내려간다. 즉, 윗 레벨에서 먹다 남긴 걸 아래에서 먹는 것이다. 다만, 한 달에 한 번씩 레벨이 랜덤으로 바뀌어 배정된다. 고렝은 큰 생각 없이 담배를 끊고 책 를 읽고 싶어서 를 들고 들어 왔는데, 같은 레벨에 수감된 노인 트리마가시는 정신병원 대신 이곳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칼을 들고 왔다. 이상주의자 고렝과 현실주의자 트리마가시의 첫 만남은 레벨 48로 괜찮은 수준이었다. 고렝은 '자발적 연대'라.. 더보기
2010년대 후반 일본 청춘영화계의 적통 명작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 [신작 영화 리뷰] 동양 대표 3국, 한국 일본 중국(대만)의 청춘영화 최근 동향을 되뇌어 본다. 이중 의외로 최근 가장 활발하고 핫한 나라는 중국 아니, 대만이다. 2007년 혜성 같이 등장한 이후 2010년대 꾸준히 비슷한 느낌의 청춘영화들이 찾아왔다. 고등학생 나이, 풋풋한 사랑, 약간의 코미디 등이 뒤섞여 우리네 8~90년대를 연상시키는 화법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인기를 끌었다. 마음이 말랑말랑해진다. 한국의 경우, 청춘영화라고 할 만한 장르적 집합체가 사라진 것 같다. 학원물, 로맨스, 액션, 공포 등의 확고한 장르가 청춘이라는 장르와 겹치면서 힘을 더했던 예가 많아, 오롯이 청춘 소재만으로는 영화를 만들지 않게 된 것이다. 아니, 만들지 못하게 되었을 수도. 영화를 '잘' 만듦에 있어 타의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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