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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열전/신작 도서

우리 집을 '카페 스타일'로 꾸며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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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우리 집을 카페처럼>카페(café)라함은 프랑스어로 커피를 뜻한다. 이것이 커피 파는 집으로 그 뜻이 변한 것이다. 본래 카페는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곳으로 인식되었다. '커피'를 파는 집이라기 보다 커피를 파는 '집', 즉 공간에 초점을 맞춘 것이었다.   

우리나라에 들어온 카페는 상업적으로 변모하면서 그 의미가 다소 바뀌었다. 서양=고급이라는 인식하에 전혀 대중적이지 못하였다. 이후 다방 내지 커피숍으로 불리며 다소 대중적이 되었다가 카페로 통칭되며 대중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 되었다. 만남의 장소와 다를 바가 없는 것이었다.

그러며 애초의 카페 개념인 커피를 파는 '집'의 개념이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지금은 단순히 커피를 마시러 카페를 가는 사람은 극소수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카페에 가서 담소를 나누고 시간을 떼우고 식사도 하며 일을 하기도 한다. 돈을 주고 '공간'을 소비하려는 것이다. 여담으로 '인터넷 카페'야말로 '공간' 자체를 카페로 부르는 대표적 상징이다.

물론 맛좋은 커피는 카페의 확실한 구성 요소이지만, '공간'이 중요해지다보니 더 중요한 구성 요소가 생겨났다. 바로 카페의 '인테리어'이다. 소비자가 '공간'을 선택할 때, 몇 가지를 염두해둘 것이다. 공간의 분위기가 좋아야 할 것이고, 공간의 스타일이 마음에 들어야 할 것이다. '공간'의 소비를 넘어, '분위기'와 '스타일' 소비의 시대가 온 것이다.

<우리 집을 카페처럼> 표지 ⓒ 스타일북스



분위기와 스타일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분위기가 좋으면 스타일이 마음에 들 수 있고, 스타일이 마음에 들면 분위기가 좋을 수 있다. 이처럼 카페의 개념이 완연히 바뀌다보니, 또 다른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굳이 돈을 내며 공간을 소비하려는 것이 아니라, 직접 공간을 창출해 즐기려는 움직임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창업의 개념이고 하나는 따라하기의 개념이다. <우리 집을 카페처럼>(스타일북스)은 후자의 따라하기 개념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즉 카페의 분위기와 인테리어를 따라서 집을 꾸미려는 움직임이다.

카페의 개념이 바뀐만큼 집에 대한 생각도 많이 바뀐 것 같다. 큰 집을 원하는 심리야 여전하지만, 작고 아기자기한 집을 원하든 어쩔 수 없이 살게 되든 카페처럼 꾸미려는 생각들이 많아지고 있다. 큰 집을 갖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보려는 마음에서인지, 말그대로 분위기의 소비가 아닌 창출을 목적으로 하려는 마음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만의 멋진 공간을 가져보려는 마음은 똑같을 것이다.

<우리 집을 카페처럼>은 카페처럼 집을 꾸미려는 사람들이 환영할만한 책이다. 어떠한 목적을 위해 집을 꾸미든지 그 바람을 충족시켜줄 것이다. 우선 양이 월등하다. 무슨 말이냐 하면, 약 개성적인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서울의 109개 카페에서 약 300여개의 스타일 아이디어를 얻었다. 카페 이름과 주소, 연락처와 사진, 그리고 분위기와 스타일 설명까지 자세히 담아놓은 덕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 집을 카페처럼>의 한 장면. ⓒ 스타일북스


여기에 스타일링 아이디어를 5개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디자인 가구 매칭, 수납공간 활용, 조명 연출, 벽 꾸밈, 데코 아이디어에, 다양한 팁까지 곁들였다. 비교 체험까지 하며 최대한 배려한 모습이 보인다. 또한 가구면 가구 수납공간이면 수납공간까지 관련된 모든 물품들을 살 수 있는 온오프라인 숍을 자세히 열거해 놓았다. 이 또한 세심한 배려로, 관련 스타일을 활용하려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배려를 너무 한 탓인지 몰라도, 전체적으로 상당히 어수선한 분위기이다. 화보처럼 시종일관 사진만 눈에 들어올 뿐, 사실상 중요한 정보인 사진의 캡션은 거의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집을 카페처럼 꾸미기 위해 정작 필요한 정보는 상당히 가려져 있는 것이다. 그만큼 사진에 보이는 인테리어들이 너무나 화려하고 이쁘다는 반증이기도 하겠지만, 조금은 지나쳐 보인다는 것을 부정할 순 없다하겠다.

그러다보니 '어떻게'의 부분이 많이 빠져있다. 즉, 어떻게 인테리어를 연출하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주지했듯이 중간중간 팁의 개념으로 설명을 해주고 있지만 역시나 거의 눈에 들어오지 않고, 그 또한 상당히 피상적이다. 실용서이지만 실용적인 부분을 많이 신경쓰지 못한 것이 아쉽다.

그럼에도 '왜'의 부분은 놓치고 있지 않았다. 단순히 사진만 훑어보아도 왜 우리 집을 카페처럼 꾸며야 하는지 그 당위성이 충분히 설명되어지고 있는 것이다. "저런 집에서 살 수만 있다면..."이라며 직접 소개되어진 카페를 찾아가고 싶어진다. 발품팔기 위한 1단계의 노력은 덜었으니, 그만해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분위기 좋고 스타일 좋은 카페야말로, 분위기를 소비하는 여성과 시각적 요소를 소비하는 남성의 욕구를 완전히 충족시킬 수 있다. 이를 집으로 옮겨올 수만 있다면, 그곳에서 살게 될 남녀 부부는 더할나위없이 만족할 것이다. 톡톡튀는 아이디어와 활용하기 좋은 인테리어로 가득찬 이 책은, 다소간의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그 시작에 안성맞춤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추천드리며 필자도 많은 도움을 받을 것이라 기대해본다.


"오마이뉴스" 2013.5.5일자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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