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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치열', '참혹'의 세 가지 키워드로 들여다본 제2차 세계대전 10대 사건

넷플릭스 오리지널 2020. 3. 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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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10대 사건으로 보는 제2차 세계대전>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시리즈 <10대 사건으로 본 제2차 세계대전> 포스터. ⓒ넷플릭스



1939년 9월 1일, 나치독일이 전격적으로 폴란드를 침공하며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다. 하지만, 훨씬 전부터 조짐이 보였다. 1921년 일찌감치 나치당 당수가 된 아돌프 히틀러가 1933년엔 독일국(바이마르 공화국) 총리에 오르고 이듬해엔 대통령에 오름과 동시에 나치 독일(제3제국) 총통이 되었다. 즉, 외견상으론 여전히 독일국이었지만 실상 나치 독일이었던 것이다. 히틀러는 과도한 제1차 세계대전 보상금과 세계 대공황 등을 미끼로 시름에 빠진 독일인들을 한대 모을 계획을 세운다. 


1936년 히틀러는 라인란트 재무장을 실시하는데, 제1차 세계대전 승전국 프랑스와 벨기에가 더 이상 국경의 안전 보장을 확립할 수 없게 되었다. 힘을 얻는 나치 독일은, 1938년엔 오스트리아를 1939년엔 체코슬로바키아를 합병하며 슬슬 발동을 건다. 그 사이 연합국 최악의 선택이자 사실상 2차 대전 발발의 가장 큰 원인이 되는 '묀헨 협정'이 있었다. 나치 독일의 체코슬로바키아 침공을 사실상 묵인한 '사건'이었다. 


당시 영국의 네빌 체임벌린 총리는 본국에 돌아와서는 묀헨 협정의 결과를 두고 "독일에서 명예로운 평화를 들고 돌아왔습니다. 나는 이것이 우리 시대를 위한 평화라고 믿습니다."라는 오판을 저질렀다. 반면 윈스턴 처칠은 "우리들은 완전하고도 절대적인 패배를 보았다."라고 정확히 보았다. 묀헨 협정이 있은 후 1년도 되지 않아 독서 불가침조약 후 나치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며 2차 대전이 시작된 것이다. 


풀컬러로 복원한 제2차 세계대전 10대 사건


작년 2019년에 2차 대전 발발 80주년을 맞아 수많은 콘텐츠들을 쏟아져 나왔는데,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선보인 다큐멘터리 시리즈 <10대 사건으로 보는 제2차 세계대전>도 그중 하나이다.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장점을 뽑자면, 풀컬러로 복원된 2차 대전이라는 점이다. 그동안 전혀 볼 수 없었던 80년 전 당연한 흑백물들의 컬러 버전이 시선을 끈다. 더불어, 역대 최대·최악의 전쟁을 불과 10대 사건으로 축약정리해 보여주는 점 또한 시선을 끄는 특장점이라 하겠다. 


10대 사건을 나열해 본다. 전격전, 영국 본토 항공전, 진주만, 미드웨이 해전, 스탈린그라드 포위전, 디데이, 벌지 전투, 드레스덴 폭격, 부헨발트 수용소 해방, 히로시마. 2차 대전에 관심이 없거나 잘 모를 경우엔 생소하다 못해 이해 자체를 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 반면, 2차 대전에 관심이 있거나 어느 정도 알 경우엔 매우 흥미로울 것이다. 다양한 역사학자들이 알지 못하고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콕콕 짚어내기 때문이다. 


작품의 주인공(?)이라 할 만한 이들은 독일과 일본, 영국과 미국 그리고 소련이다. 주축국과 연합국의 주요 참전국들이라 할 수 있을 텐데, 주축국에선 이탈리아가 빠졌고 연합국에선 프랑스와 대만이 빠졌다. 아울러, 작품의 10대 사건에 빠진 2차 대전의 큰 사건을 들어 보자. 연합국의 구사일생 대탈출 작전인 덩케르크 철수, 독소 전쟁의 시작을 알린 바르바로사 작전, 롬멜 대 몽고메리로 유명한 엘 알라메인 전투, 일본 제국 패망의 불씨가 된 과달카날 전투, 동부전선에서 독일군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힌 쿠르스크 전투, 1944년 크리스마스에 전쟁을 끝내겠다고 장담하며 벌인 오판 마켓 가든 작전까지 다양하다. 이 점을 우선 상기한 후 작품을 들여다보면 좋을 듯하다. 


'정보'와 '치열'의 2차 대전 10대 사건


작품의 2차 대전 10대 사건을 나열해 보면 무작위가 아닌 정렬된 묶음이라는 생각이 든다. 각 묶음은 핵심 키워드가 중심을 잡고 있다. 1~3화의 정보, 4~7화의 치열, 8~10화의 참혹이 그것이라고 보았다. 나치 독일이 누구도 생각할 수 없었던 전차 전격전으로 폴란드를 매우 빠르게 침공해 점령해버렸고, 나치 독일이 공중으로 영국을 침공해 큰 피해를 입힌 후 영국이 한 발 앞선 레이더망으로 역공을 펼쳤으며, 일본 제국이 도박에 가깝지만 치밀하게 계획한 기습으로 미국의 진주만을 초토화시켜버렸다. 


주지한 세 사건은 '정보'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고 하겠다. 생각지도 못하게 빠르고 기습적으로 침공해 큰 피해를 입히는 한편, 아무도 모르게 앞선 기술을 개발해 역공을 펼쳤다. 정보는 2차 대전 초기를 결정 짓는 키워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그렇다면, 2차 대전 중기를 결정 짓는 키워드는 '치열'이라고 해야 맞겠다. 시간 순서대로 나열되어 있는 작품에서는 4~7화에 해당한다. 


미국의 일본 제국을 향한 날카롭고 아픈 칼날이랄 수 있는 미드웨이 해전은 계획과 오판과 실패와 기적 등 전쟁의 거의 모든 요소가 총집합되었고, 나치 독일의 소련 침공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인 스탈린그라드 전투는 나치 독일의 승리와 소련의 버티기, 반격이 이어지며 가장 처절한 전투로 기억되며, 연합군의 유럽 상륙작전은 성공을 거두어 나치 독일이 큰 패배를 받았음에도 치열하기 짝이 없었으며, 패망이 아른거리는 나치 독일의 도박에 가까운 반격으로 연합군이 뜻하지 않게 아주 큰 피해를 받은 벌지 전투도 있다. 


악랄하고도 참혹한, 잊을 수 없는 짓


2차 대전의 유럽 상황은, 1944년 말에서 1945년 초에 있었던 벌지 전투로 사실상 나치 독일 패망으로 굳어졌다. 이후의 싸움은 거의 모두 독일 영토 내에서 벌어진 것이다. 히틀러는 1945년 4월 30일에 자살하고, 며칠 후 나치 독일은 패망하고 만다. 하지만, 이 전쟁의 진정한 참혹함은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었다. 영국의 독일 드레스덴 지역 초토화, 미국의 일제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그리고 나치 독일의 유대인 등 인종 청소까지, 그동안의 치열함을 무색케하는 참혹함이다. 


작품의 8~10화는 '참혹'이라는 키워드와 함께 '논란'도 다분하다. 제아무리 나치 독일이나 일본 제국이 먼저 시작해 이루 말할 수 없는 악마 같은 짓을 저질렀다 하더라도,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식으로 민간인을 무자비하게 삭제시켜버렸으니 말이다. 영국과 미국의 주장엔, 나치 독일이나 일본 제국은 전국민이 군인화되어 이른바 총력전으로 버텼기 때문에 민간인 개념이 있을 수 없다는 판단이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는 참혹한 결과가 그 판단을 무색케 한다.


2차 대전의 마지막을 장식한(?) 건 나치 독일의 악마보다 더한 짓이라 할 만한 '홀로코스트'이다. 유대인을 비롯해 수백 만 명이 학살을 넘어선 청소를 당했다. 인간이 인간에게 할 수 없는 일이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자행한 나치 독일을 향한 비난은, 인류 역사가 끝나는 날까지 계속 이어질 것이다. 그것으로도 제2차 세계대전이 절대 있어선 안 될 일이었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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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사건으로 본 제2차 세계대전, 나치 독일, 미국, 소련, 영국, 일본 제국, 정보, 참혹, 치열, 풀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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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의 전쟁영화는 NO! 하지만 <고지전>은 되새겨야

오래된 리뷰 2017. 2. 15.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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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리뷰] <고지전>


<의형제>의 장훈 감독과 <공동경비구역 JSA>의 박상연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그들의 전 작과 이어지는 감정선이 자못 예사롭지 않다. ⓒ쇼박스




1953년 2월, 6·25전쟁은 여전히 휴전 협정 중에 있다. 하지만 매일 같이 뺏고 뺏기는 고지 때문에 제대로 선을 긋고 휴전을 할 수가 없다. 방첩대 소속 강은표 중위(신하균 분)는 해서는 안 될 불순할 말을 내뱉어 영창에 갈 위기에 처하지만, 상사의 선처로 동부전선에 배치되어 사건 하나를 조사하게 된다. 최전방 애록고지의 악어 중대에서 죽은 중대장 시신에 아군 총알이 발견된 것. 


애록고지에서 은표는 죽은 줄만 알았던 친구 김수혁(고수 분)을 만난다. 이등병이었던 그는 2년 만에 중위가 되어 있었다. 한편 이제 갓 약관의 나이가 된 듯한 청년 신일영(이제훈 분)이 임시중대장으로 대위 계급장을 달고 있는 걸 보고 기시감을 느낀다. 그는 모르핀 중독 상태였다. 이후 은표는 악어 중대의 비밀을 하나 둘씩 알아간다. 


겁쟁이 수혁이가 어떻게 이리도 매섭고 대범하게 변했는가, 약관의 청년은 어떻게 대위 계급장을 달고 있고 또 왜 모르핀 중독 상태가 되었는가, 죽은 중대장 시신에서 아군 총알이 발견된 사유는 무엇인가, 전쟁통에 술은 어떻게 구할 수 있었는가, 그리고 이들이 쉬쉬 하는 그 예전 '포항 철수 작전' 때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가. 


전쟁이 주는 참혹함, 그 이면에 숨겨져 있는 참혹함


이 영화가 진정 말하고자 하는 바를 알기 위해선 이면을 들여다봐야 한다. 단순히 겉으로 보이는 참혹함이 아닌, 진짜 참혹함을. 그들은 '왜' 서로 죽이고 죽였어야 했나? ⓒ쇼박스



영화 <고지전>은 <태극기 휘날리며>와 <웰컴 투 동막골> 이후 오랫동안 맥이 끊겼던 6·25 전쟁 배경의 전쟁영화이다. 이 영화는 내적으로 많은 찬사를 받았지만 외적으로 많은 논란이 일며 흥행에 실패했고, 지금까지도 제대로 된 6·25 전쟁영화는 나오지 못하고 있다. 물론 이전과 이후에  <포화 속으로>와 <인천상륙작전>이라는 영화가 있었지만, 이 영화들이 맥을 잇는 건 어불성설이다. 공교롭게도 감독이 같다. 비극이다. 


지금에 와서 60년도 더 된 전쟁 이야기를 꺼내 무엇하랴 싶을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전쟁을 그저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전쟁을 통해 무엇을 보여주려 한다. 대표적으로 양대 산맥이 있을 텐데, '애국'과 '반전'이 그것이다. 애국심을 고취하기 위한 방편으로 전쟁을 그린 것, 전쟁을 반대하기 위한 방편으로 전쟁을 그린 것. 


<고지전>은 '반전'에 속한다 하겠다. 그렇지만 그런 영화는 액션이 상대적으로 약하고 감동도 약한 반면 참혹함이 상대적으로 강하고 생각할 거리가 많으며 전쟁의 당사자들에게 일면 상처를 입힐 수 있는 요소들이 많아, 논란이 일기 쉽고 외면 받기 쉽다. 어찌하여 모든 걸 파괴하는 '전쟁'에 액션과 감동이 주가 될 수 있을까마는, 그게 그렇지 않은가 보구나 싶다. 


이 영화는 전쟁이 주는 눈에 보이는 참혹함보다 그 이면에 숨겨져 있는 참혹함을 전하려 한다. 6·25전쟁의 특수성이 기인한 것일 수 있다. 사실 이 전쟁은 1951년에 끝났다. 하지만 이후 2년 6개월 동안 휴전 협정이 계속되고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똑같이 되풀이 되는 '고지전쟁'으로 50만 명 이상의 희생자를 낸다. 그들은 전쟁을 해야 하는 이유도 모른 채 동포를 죽이고 자신 또한 죽어갔다. 


'이' 전쟁은 생존의 숙제일 뿐, 애국이 낄 자리는 없다


'이' 전쟁, 6.25는 특수성을 진하게 띠는 전쟁이다. '동포'끼리 '애국'을 걸고 싸우는 모양새. 하지만 이 영화는 '생존'일 뿐이라고 말한다. 단지 내가 죽기 싫어 상대방을 죽이는... ⓒ쇼박스



영화는 사건을 통해서, 캐릭터를 통해서, 대사를 통해서 시종일관 반전 메시지를 드러낸다. 정확히는 '6·25 반전'. 북한군 저격수 '2초'를 잡기 위해 10명의 정예부대를 이끌고 길을 나선 수혁, 17살 막내가 2초에게 당한다. 아무도 그를 구하러 가지 않고 오직 2초를 제거하기 위해 혈안이다. 은표의 분노에 수혁이 날리는 한마디, '네가 전쟁을 알아? 네가 지옥을 알아? 난 아주 잘 알아. 매일 같이 수많은 남상식이 죽어간다고.'


엄청난 수의 중공군이 밀려 오는 상황에서 새로 부임한 대위 유재하 중대장은 상부의 명령에 따라 끝까지 항전할 것을 명한다. 이에 유재하를 쏴죽이고 중대장이 된 수혁은 즉각 퇴각 명령을 내린다. 이 상황을 그냥 넘길 수 없는 은표에게 수혁이 날리는 한마디, '나를 죽이면 네가 중대장이 된다. 그러면 부대를 지휘하게 될 텐데, 네가 우리 부대원들을 살릴 수 있을 것 같아? 자신 있으면 어서 쏴. 시간이 없어.'


허무하고 어처구니 없는 죽음, 그 죽음을 방조하고 실행하는 이들, 그런 그들도 누군가에게 죽고, 그들을 죽인 이들 또한 누군가에게 죽는다. 전쟁에서 죽음은 일상일 테지만 인간이라면 절대 죽음을 일상처럼 받아들일 수 없을 터, 하지만 그들은. 그들은 죽음을 방조하고 죽음을 당연시하고 죽음을 자초한다. 그렇다고 죽음이 친근하지도 죽음을 환영하지도 죽음과 대면하지도 못한다. 죽음의 지옥에서 허우적댈 뿐이다.


문제는 이 전쟁의 근원에 있다. 사실상 끝난 이 전쟁을 '왜' 지속해야 하는지 모르는 것이다. 전쟁터에 있는 이상 '전쟁 자체'에 대한 의문은 치우고서라도, 다름 아닌 '이 전쟁'에 대한 의문은 풀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다. 그들은 그저 최소한으로 내가 죽기 싫고 내 부대원들을 죽게 만들기 싫어 상대방을 죽인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들에게 이 전쟁은 생존의 숙제일 뿐이다. 거기에 애국은 낄 자리가 없다. 


더 이상의 전쟁영화는 안 된다, 하지만 <고지전>은 되새겨야 한다


수많은 전쟁영화를 봐왔다. 이제 더 이상 전쟁영화는 만들어져서는 안 된다고 누누이 외친다. 하지만 계속해서 만들어지는 바, 그렇다면 차라리 <고지전> 같은 영화가 만들어져야 한다. ⓒ쇼박스



전쟁영화는 더 이상 만들어져서는 안 된다. 어떤 이유로든 전쟁영화는 그 자체로 '전쟁'에 대한 미화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상업영화라는 틀로 전쟁을 대하는 이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지금은 평화의 시대, 전쟁은 우리와는 먼 얘기, 아무리 팔다리가 잘려나가고 내장이 튀어나와도 그게 바로 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은 잘 들지 않는다. 내가 그곳에 있다면 상대방이 그렇게 될 거라는 무의식, 애초에 나는 그곳에 없기에 그곳을 향해 갖게 되는 동경, 그리고 무엇보다 전쟁이 갖는 초유의 액션. 


반전을 지향하는 전쟁영화라고 해도 이 정도인데, 애국심을 고취시키고자 하는 전쟁영화는 어떻겠는가. 전쟁 승리를 상정해놓고는, 어떻게 상대방을 몰살시켜 버릴까 고심하는 전쟁영웅, 거기에 여지 없이 중심축을 이루는 극단의 이데올로기. 우리는 여기서 이데올로기에 따른 애국심이 고취됨과 상관 없이, 전쟁 자체에 대한 동경을 전에 없이 끌어올리게 된다. 이 얼마나 멋진가, 이 얼마나 필수불가결한 전쟁인가. 


지난 이야기지만, <고지전>의 흥행 실패가 주는 씁쓸함과 <인천상륙작전>의 흥행 성공이 주는 참혹함은 앞날을 걱정케 한다. 영화의 만듦새와 극단의 이데올로기를 부추기는 요소들의 향연을 뒤로 한채, 전쟁을 미화하는 본새가 그렇다. 앞으로 전쟁영화는 반드시 또 나올 텐데, 모르긴 몰라도 아마 <고지전>이 아닌 <인천상륙작전>류일 가능성이 크다. 정녕 또 한 번 전쟁을 치르고 싶은 것인가?


영화에 많은 논란이 있음에도, 나아가 전쟁영화가 만들어지는 것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고지전>을 되새겨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우린 진실을 똑바로 마주해야 한다. 거기에 지옥이 있을지라도, 아니 아마 지옥이 있을 가능성이 농후할 텐데 그럼에도 우린 바로 그곳을 주시해야 한다. 지금도 어딘가에선 지옥과도 같은 '고지전쟁'이 펼쳐지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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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고지전, 반전, 생존, 애국, 액션, 인천상륙작전, 전쟁영화, 참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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