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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돈구

인생 최악의 날이 전성기의 순간일 수 있으니... <봄날> [신작 영화 리뷰] 어느 장례식장, 가족이 모였다. 8년 만에 출소한 큰아들 호성, 공인중개사로 일하는 작은아들 종성, 몸을 좋지 않은 엄마 정님, 그리고 오랜만에 보는 호성의 큰딸 은옥과 작은아들 동혁까지. 호성은 조직의 큰형님이기도 한데, 조직을 위해 살인을 저지르고 감옥에 가서 8년 만에 돌아와 보니 설 자리가 없어졌다. 조직에서는 2인자가 1인자 자리를 꿰찬 것 같고, 가족에서는 동생 종성이나 큰딸 은옥이나 작은아들 동혁이나 다 호성을 별 볼 일 없는 존재이자 꼴보기 싫은 존재이자 꿔다 놓은 보릿자루같은 존재로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도 엄마 정님은 호성을 여전히 어린아이 취급하며 걱정한다. 그런 와중에 은옥이 남편 될 사람을 소개시켜 주는데, 호성으로선 딸에게 해 줄 게 없으니 그만이 할 수 있.. 더보기
엎친 데 덮친 격, 한정된 공간의 다섯 사람의 핏빛 스릴러 <팡파레> [신작 영화 리뷰] 7년 전, 그러니까 2013년 이라는 영화를 보고 굉장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뒤늦은 속죄와 단죄에 대한 날 것의 이야기로, 당시 한국 독립영화의 맥을 짚을 수 있는 중요한 영화이기도 하다. 으로 이어지는,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고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는 굴곡지고 안타까운 삶의 형태가 이 영화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었다. 자그마치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고, 제1회 들꽃영화상 신인감독상과 남우주연상 수상을 비롯해, 국내외 수많은 영화제에 초청되어 무서운 신인 감독의 출현을 알렸다. 이듬해 이돈구 감독은 김영애, 송일국, 도지원 등을 내세운 으로 흥행과는 별개로 비평적으로 나쁘지 않은 결과를 얻었다. 과 둘다 파괴적이고 끔찍한 사건을 겪은 이들이 그 여파로 어찌할 바를 모르며 .. 더보기
<현기증> 가족들 간의 보이지 않는 작은 충돌과 균열들 [리뷰] 이보다 더 아플 순 없다. 이보다 더 비극적일 순 없다. 이보다 더 가슴 치게 만들 순 없다. 영화 을 보는 내내 든 생각이다. 그러다 보니 영화 제목처럼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온다. 도대체 어떤 내용이기에, 어떤 연기이기에, 어떤 연출이기에 이런 반응을 보일 수 있는 것인가. 일단 감독이 궁금해지고, 배우들이 궁금해진다. 먼저 신인 '이돈구'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그는 이 영화가 두 번째 연출작이다. 데뷔작은 2012년 (관련 리뷰: 가해자이자 피해자인 한 남자의 잔혹한 속죄)이다. 충격적인 데뷔작으로 개인적으로 정말 인상 깊게 봤다. 한 남자의 잔혹한 속죄이자 아름다운 비극이기도 했다. 수작이었고 영화적 가치가 무궁무진했지만, 보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고 보고 나서 기분이 굉장히 나빴던..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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