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책하다

블로그 이미지

singenv

冊으로 策하다. 책으로 일을 꾸미거나 꾀하다. 책으로 세상을 바꿔 보겠습니다. singenv@naver.com Since 2013.4.16 https://linktr.ee/singenv

'애거서 크리스티'에 해당되는 글 6건

제목 날짜
  • "우리 가족들은 이상해. 잔인한 구석이 있어." <비뚤어진 집> 2019.09.24
  • 누구도 보기 힘든 인간 본연의 그곳에서 일어나는 살인 <살인을 예고합니다> 2018.08.27
  • 세계 3대 추리소설이 선사하는 위대한 이야기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2018.01.31
  • 너무나도 유명한, 충분한 가치 <오리엔트 특급 살인> 2018.01.08
  • 궁극의 리스트: 문학계 명작과 거장(14) 2013.12.14
  • 무더운 여름밤을 시원하게 해줄 세계 3대 추리소설(5) 2013.06.18

"우리 가족들은 이상해. 잔인한 구석이 있어." <비뚤어진 집>

신작 열전/신작 영화 2019. 9. 24. 08:00
728x90



[영화 리뷰] <비뚤어진 집>(Crooked House)


영화 <비뚤어진 집> 포스터. ⓒ(주)팝엔터테인먼트



애거서 크리스티 여사는 말년에 일본 번역가에게 본인의 10대 작품을 직접 골라 답장을 보낸다. 그녀가 쓴 80여 편의 작품 중 10편만 선정하기가 매우 까다로웠을 텐데, 이후 그 목록은 애거서를 접하는 모든 이들에게 가장 큰 레퍼런스가 되고 있다. 다른 건 몰라도 그녀가 선정한 10편은 꼭 봐야 한다던지, 10편을 시작으로 애거서를 접한다던지, 그녀의 10편이 아닌 본인만의 10편을 정해본다던지. 


그중에서도 애거서가 가장 좋아하고 아끼는 단 한 편이 존재할 텐데, 의외로 그녀의 최전성기인 1920~40년대의 끝자락인 1949년에 내놓은 <비뚤어진 집>이 그 작품이다. 참고로, 저 10편에는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오리엔탈 특급 살인>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등 누구나 알 만한 최고의 작품들이 속해 있다. 그녀는 <비뚤어진 집>을 선정하면서 '탐구하기 매우 흥미로웠던 어떤 가족에 대한 연구'라는 이유를 건넸다.


지난 2017년 애거서의 10편 목록에 속한 두 편의 작품이 영화화되었다. 하나는 <오리엔탈 특급 살인>으로 그야말로 대단한 캐스팅으로 주목을 모았지만 평작 수준을 면치 못했다. 그럼에도 흥행했고 후속편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도 당해년도에 상륙해 외국 평작 치곤 나쁘지 않은 흥행을 달성했다. 다른 하나가 바로 <비뚤어진 집>으로 비평과 흥행 양면에서 평작 이하의 퍼포먼스를 보였다. 이탈리아에서 최초 선보이고 본고장인 영국에선 극장에 달렸지만 북미에선 인터넷으로 직행했다. 그리고, 한국에 2년 만에 상륙했다. 


이상한 가족들


영화는 어떤 여성이 어떤 남성에게 주사를 놓아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어 애리스티드 레오니데스의 부고 소식이 전해진다. 그리스 출신의 이민자로 레스토랑과 호텔 사업으로 큰 돈을 만지며 명사가 된다. 일찍 부인과 사별한 그는 젊은 미국인 브랜다와 재혼한다. 그런 그가 하룻밤새 죽었고, 장손녀 소피아가 집안 내 사람에 의한 타살을 의심하며 연인이었던 사립탐정 찰스 헤이워드에게 수사 의뢰를 한다. 사인은 에세린, 당뇨병 환자였던 애리스티드에게 누군가가 인슐린이 아닌 에세린을 주사했다는 것이었다. 


찰스는 곧 레오니데스 저택으로 향해 수사를 진행한다. 가족들을 한 명 한 명 만나기 시작한다. 애리스티드 입장에서 처제 에디스, 손녀 조세핀, 손자 유스터스, 아들 필립과 로저, 며느리 마그다와 클레멘시, 가정교사 브라운과 유모, 그리고 둘째 부인 브렌다. 소피아가 찰스에게 건네는 말이 의미심장하다. "우리 가족들은 이상해. 잔인한 구석이 있어. 잔인함의 면면도 서로 달라. 그게 너무 불안해." 


변호사를 통해 재산은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공평하게 상속된다는 내용의 최종 유언장을 확인하는 찰스, 모든 가족이 지켜보는 와중에 서명을 했다지만 정작 서명이 없었다. 그렇게 되면 재산 상속의 주요 수혜자는 브렌다가 되는 것이었다. 사건의 초점이 안 그래도 가족들 대부분의 시기와 질투 대상이었던 브렌다로 몰리기 시작한다. 그렇게 끝날 줄 알았던 사건의 전말은 또 다른 유언장의 존재와 사고와 살인이 잇따르면서 전혀 생각할 수 없던 국면으로 치닫는데...


추리에 직접 참여하게 되는 재미


영화 <비뚤어진 집>은 훌륭하기 그지없는 원작을 평작 수준으로 각색해 내보인 작품이다. 애거서 크리스티 여사의 팬들은 환호할 일이지만, 왜 2년 만에 한국에 상륙해 극장에서 선보이는지 그 이유를 알기 힘들다. 전형적인 넷플릭스 해외 배급용 작품인 것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만의 미덕이 존재할 테니 들여다보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겠다. 


가장 먼저 굳이 하나의 미덕을 대라고 하면, 배우들에 있다. 가족을 이루는 수많은 배우들이 저마다 캐릭터에 맞게 완벽에 가까운 성향을 선보이는 와중에, 주인공 격인 이디스 역의 글렌 클로즈와 브렌다 역의 크리스티나 헨드릭스와 마그다 역의 질리언 앤더슨이 눈에 띈다. 그들의 개성이 그나마 팽팽한 긴장감을 조성한다. 그런가 하면 찰스 역의 맥스 아이언스와 소피아 역의 스테파니 마티니도 튀지 않고 제 몫을 해낸다. 


아무래도 찰스와 함께 가족들을 하나하나 들여다보고 추리와 수사를 하게 된다. 사실 그는 후반부까지 제대로 된 추리와 수사는커녕 이리저리 흔들리고 갈피를 못 잡고 중심 없이 어리바리할 뿐이다. 하여 오히려 관객으로 하여금 직접 추리에 뛰어들게 하는데, 정황상 브렌다로 시선이 몰리지만 가족 모두가 용의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한통속인 듯도 하다. 브렌다를 제외한 모두가 말을 맞추고 찰스를 속인 게 아닌가 싶은 것이다. 물론 이는 영화를 보기 전에 소설을 읽지 않았다는 전제 하에서이다. 즉, 의외로 직접 참여하는 재미도 있다. 


막대한 부와 집단 사이코패스화


<비뚤어진 집>의 원제는 'Crooked House'이다. 겉으로 내보이기에 '비뚤어진 집'이라는 제목이 괜찮을지 모르겠으나, 실상은 집 보다는 '가족'이 비뚤어진 보다는 '뒤틀린'이 정확하다 하겠다. 집 자체가 비뚤어진 게 아니고 가족들이 뒤틀린 것이니까. 하지만 '뒤틀린 가족'이라고 하면 너무 다 내보이는 듯하니 한꺼풀 더해 '비뚤어진 집'이라고 명명할 것일 테다. 


이 레오니데스 가족은 뒤틀려 있다. 다름 아닌 애리스티 드가 쌓은 막대한 부 때문이다. 그는 그 돈을 못난 아들들을 위해 전적으로 쓰지 않았는데 아들들은 심히 못마땅해왔던 것이다. 며느리들도 마찬가지였을 테고. 손자 유스터스의 말을 들어 보면 애리스티드의 또 다른 모습이 그려진다. "가족들의 인생을 쥐고 통제하는 괴물같은 사람이었죠. 가학증에 자만으로 똘똘 뭉친. 당연한 결과예요." 손녀 조세핀의 대답도 걸작이다. 할아버지를 잃어 슬프겠냐는 찰스의 말에 "그다지요. 별로 좋아하지도 않았어요. 발레를 못하게 하셨거든요. 소질이 없대요."


모두가 선망해 마지 않는 대저택에서 막대한 부를 쌓은 가족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그들의 뒤틀린 심사는, 아무나 가질 수 없겠지만 정작 그런 환경을 가지게 되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무시무시한 감정일 듯하다. 여러 요인들로 인해 집단적으로 사이코패스화되는 것이다. 원작은 기가 막힌 분위기 조성과 개성 어린 캐릭터 조성과 예상 못한 전개 및 반전으로 이를 훌륭하게 표현해냈지만, 영화는 그에 비해 전체적으로 상당히 루즈했다. 사건과 사고와 반전 등이 다분히 '신사적'이었던 것도 한몫 하였다.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Posted by singenv
가족, 부, 비뚤어진 집, 사이코패스, 살인, 애거서 크리스티, 추리

트랙백

※ 스팸 트랙백 차단중 ...{ ? }

누구도 보기 힘든 인간 본연의 그곳에서 일어나는 살인 <살인을 예고합니다>

지나간 책 다시읽기 2018. 8. 27. 12:19
728x90



[지나간 책 다시읽기] 애거서 크리스티의 <살인을 예고합니다>


<살인을 예고합니다> 표지 ⓒ황금가지



더 이상의 수식어가 필요 없는 애거서 크리스티 여사. 세계 추리 소설계를 대표하는 동시에 역사상 가장 많은 소설을 판 소설가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무지막지한 재미를 선사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그녀의 소설에는 이야기와 함께 세상과 인간에 대한 통찰도 있으니, 이보다 완벽한 소설가의 예는 전무후무하지 않을까. 


그녀는 1920년 첫 소설을 시작으로 살아생전 60년 가까이 동안 80여 편의 작품을 썼는데, 말년에 스스로 가장 좋은 작품 10편을 선정한 바 있다.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오리엔트 특급살인> 등 그녀의 전성기인 1920~40년대 초중기 작품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와중에 50년대 이후 작품들이 몇몇 눈에 띈다. 


그중 하나인 <살인을 예고합니다>는 1950년작으로 그녀의 전성기 끝자락에 나온 소설이다. 이후에도 족히 30편의 소설을 내놓았지만, 최소한 50년대 이전의 작품들에 비해서 유명세가 떨어진다. <예고 살인>이라고도 불리는 이 소설에는 애거서 크리스티가 창조한 두 명탐정 중 하나인 제인 마플 양이 출현한다. 


적어도 마플 양이 출현한 소설 중에서는 단연 으뜸인 <살인을 예고합니다>는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의 치명적 선언인 "이 안에 범인이 있다!"와 <오리엔트 특급살인>에서 에르퀼 푸아로가 선사한 기품있는 추리와 해결의 다른 버전이 함께 한다. 읽는 재미는 애거서 크리스티 여사의 여타 작품들처럼 말도 안 되게 뛰어나다. 


장난처럼 시작된 살인 게임, 실제가 되다


치핑 클레그혼의 모든 집은 <노스 벤햄 뉴스 앤드 치핑 클레그혼 가제트>, 줄여서 <가제트>라고 부르는 신문을 받아보았다. 거기에는 이 작은 마을에 사는 사람들의 다양한 관심사가 한데 뭉뚱그려져 있었다. 10월 29일 금요일, 그날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런데 마을사람들은 그날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살인을 예고하는 광고. 


광고는 다음과 같았다. '살인을 예고합니다. 시각은 10월 29일 금요일 6:30 P.M. 장소는 리틀 패덕스. 친구들은 이번 한 번뿐인 통지를 숙지하기 바랍니다.' 이 엉뚱한 광고를 접한 이들은 어떤 이유로든 그곳으로 가기로 결정한다. 리틀 패덕스의 주인은 예순 살 가량의 블랙록 양으로, 친구 도라 버너 양과 사촌남매인 패트릭과 줄리아 그리고 난민 출신 식모 미치가 함께 살았다. 


그들은 함께 그들이 사는 곳에 있을 '살인 게임 파티'에 맞춰 올 사람들을 맞이하는 준비를 했다. 블랙록 양은 그것이 파티도 아니고 초대하지도 않았다고 했지만, 이 한적한 곳에 사는 사람들의 호기심은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리틀 패덕스에는 13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그리고 약속된 6시 30분이 되자 모든 전등이 꺼진다. 


즐거운 탄성과 흥분된 비명이 터지고 곧이어 문이 열린다. 그러곤 어떤 남자가 소리치고 실제로 리볼버 총성이 울린다. 한 번, 두 번, 이건 더 이상 게임이 아니다. 그리고 세 번째 총성이 울리면서 남자가 쓰러진다. 처음 두 번의 총성은 블랙록 양으로 향해 그녀의 귀를 다치게 했고, 세 번째 총성은 남자를 죽게 했다. 리틀 패덕스는 혼란에 빠진다... 죽은 남자의 정체는 무엇이고, 그는 누가 죽였는가!


'인간'을 향한 심리학적 고찰


에르퀼 푸아로 추리 해결 방식이 굉장한 귀족적 품위 하의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반면, 마플 양의 추리 해결 방식은 인문학적이고 직관적이다. 인간 세계의 학문을 구성하는 가장 큰 두 축을, 애거서 크리스티는 추리 해결 방식에 대입시켜 그것들을 각각 대표하는 명탐정을 창조한 것이다. 그래서 마플 양이 나오는 이 소설은 굉장히 심리학적이다. 치밀한 추리도 추리지만 살 떨리고 공포스러운 서스펜스보다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사연의 공감과 이해가 우선된다. 


이 소설의 범인은, 이제는 누구나 예상할 수 있듯이 피해자들 속에 있다. 즉, 범인은 이 안에 있다. 경찰은 사건에 단편/단면적으로 접근한다. 경찰에게 사건은 그가 행하는 수많은 일 중에 하나이기에 사건 그 자체를 바라보는 데 그칠 수밖에 없다. 반면, 명탐정들은 사건과 함께 사람과 상황을 바라본다. 마플 양의 경우 '사람'이다. 


누구나 사연이 있다. 그 사연 때문에 살인을 했다면, 그 사연의 절대적/상대적 깊음은 얼마만 하겠는가. 그(그녀)가 행한 살인 자체, 과정, 추리보다 사연을 들여다보는 건 끝없는 딜레마를 불러일으킬 요지가 다분하다. 하지만, 다름 아닌 그 딜레마가 인간으로 하여금 근원적인 물음과 고민을 계속하게 한다. 그리고 추리소설을 단순히 추리적 재미로 보는 게 아닌, 인간적 성찰의 일환으로 들여다볼 수 있게 한다. 


사연과 사연의 치명적 부딪힘


이 소설 <살인을 예고합니다>에서 '살인 예고'라는 충격적 이벤트와 '실제 살인'이라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사건과 추리, 해결, 범인 등 추리소설이 가지는 기본적이거니와 중요한 사항들은 오히려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이 소설에서 중요한 건 이면의 사연, 즉 주요 등장인물들의 말 못할 사연들과 심지어 범인의 치명적인 사연이다. 


마플 양은 그 사연들에 집중하고 그 사연들로 추리하며 그 사연들 덕분에 해결한다. 그녀는 밝혀진 범인에게 연민을 갖는다. 원래 밝고 정이 많은 성격이었는데 그 자신의 잘못이 아닌 이유로 '정상적인 삶'과 '좋은 사람'에서 멀어졌다. 한편 범인은 감상적이고 나약하기도 하였는데, 마플 양은 그런 사람이 더 위험하지 않으냐고 반문한다. 그런 사람일수록 원한을 품으면 일말의 윤리마저 잊고, 궁지에 몰리면 두려운 나머지 잔인하게 변하고 절제를 못하는 법이라는 것이다. 


살인범이기 전에 인간... 우리는 추리소설이나 범죄영화를 접할 때 살인방법의 독특함과 그에 대응하는 추리방법의 기상천외함, 피해자의 절절한 사연과 그에 필적하는 또는 상응하는 살인범의 사연을 듣고 싶어 한다. 특히, 살인범이 된 피해자의, 과거 가해자를 향한 '정당한' 복수의 사연은 용인할 수 없는 살인의 용인하고 싶은 색채를 띈다. 거기서 우린 인간이란 무엇인가 생각하게 된다. 


이 소설 또한 그 연장선상에 있다. 치명적인 '복수'의 사연은 아닐지 모르지만, 그보다 더욱 인간 본성/본연을 건드리는 단순하고 정확한 욕망의 사연 말이다. 거기엔 '돈'과 도덕성 흠결의 용인이 조금씩 올라가 절정에 다다르는 운명적 욕망의 요인이 도사리고 있다. 그리고 '보상'의 당연성이라는 욕망은 누구든 빠지기 쉬운 함정이다. 


당연하게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보상은 사람을 피폐하게 한다. 그런 사람은 세상을 원망하며 참으로 위험하다. 그보다 훨씬 고생을 많이 한 사람도 자기 인생에 만족하면서 행복하게 살아간다. 장담컨대, 그런 사람들이 훨씬 많다. 결국, 행복과 불행은 마음 먹기에 달린 것이 아닐까... 불행이 불행의 꼬리를 무는 이 고리가 부디 끊기길...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Posted by singenv
마플 양, 보상, 본성, 사연, 살인을 예고합니다, 심리, 애거서 크리스티, 인간

트랙백

※ 스팸 트랙백 차단중 ...{ ? }

세계 3대 추리소설이 선사하는 위대한 이야기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지나간 책 다시읽기 2018. 1. 31. 08:00
728x90



[지나간 책 다시읽기]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소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표지 ⓒ황금가지



1800년대부터 시작되었다는 추리소설, 그 수많은 작품들 중 단연 가장 유명한 건 무엇일까? 우선, 가장 유명한 소설가는 누구일까? 아서 코난 도일이나 애거서 크리스티를 들 수 있겠지만, 뭐니뭐니 해도 추리소설의 창시자라 불리우는 애드거 앨런 포가 아닐까 싶다. 아니, 그는 '유명'보다 '위대'의 칭호를 붙여야 하겠다. 


셜록 홈즈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최고의 추리소설 캐릭터이다. 아서 코난 도일이 창조해, 언젠가부터 그의 손을 떠나, 하나의 상징이자 살아 있는 인간처럼 되어버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힘과 영향력이 더 막강해지니 신기할 노릇이다. 적어도 캐릭터로는 셜록 홈즈를 넘어설 게 절대 없다. 


가장 유명한 작품을 들라고 하면, 그것도 또 골치가 아프다. 정녕 수없이 많은 명작들이 있지 않은가. 앨러리 퀸, 반 다인, 존 딕슨 카 등의 정통 추리소설가 작품도 많고, 레이먼드 챈들러를 빼놓으면 섭하고, 애거서 크리스티 작품들 몇몇은 반드시 최상위권에 위치시켜야 한다. 


그래도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최고의 위치에 놓는 데 아무도 반대하진 않을 거다. 가장 대중적인 선택이고 가장 안정적인 선택이라고 비난 아닌 비난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거의 모든 면에서 확실한 믿음을 주는 작품인 건 확실하다. 지극히 일반적인 추리소설 독자로서는, 추리소설이란 이 소설에서 시작해 이 소설로 끝난다 해도 과언이 아니지 않을까. 


범인은 이 안에 있다!


소설은 밑도 끝도 없이 시작된다. 직업도 성별도 나이도 사는 곳도 다양한 남녀 8명이 각자 다른 이유로 무인도 인디언섬에 초대받는다. 그들 각자의 사정상 그들은 그곳에 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정녕 치명적인 전략이다. 하지만 정작 인디언섬에 도착한 그들 앞에 초대한 사람은 없었다. 대신 하인 두 명만 그들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고 나서는 스피디하게 사람이 죽어나간다. 남은 이들을 더욱 두렵게 하는 건, 식탁 위에 있는 인디언 인형의 개수와 벽에 붙어 있는 인디언 동요의 가사이다.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모양이 인디언 동요 가사와 같고, 한 명이 죽을 때마다 인디언 인형 한 개가 없어지는 것이 아닌가. 


그렇지만 정작 그들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건 다함께 있을 때 어디선가 울려퍼진 그들 각각의 '죄상'들이다. 그들 모두는 누군가를 직간접적으로 죽게 했다는 것이고, 이 섬에 모이게 한 이유는 죗값을 톡톡히 치르게 하겠다는 확신의 발로라는 것이다. 그렇게 그들은 하나같이 현실뿐만 아니라 과거의 두려움과도 싸워야 한다. 


문제는 범인, 조그마한 섬을 모조리 뒤져도 범인의 흔적조차 발견할 수 없으니, 범인은 다름 아닌 이 10명 안에 있다는 사실. 더구나 험악하기 짝이 없는 날씨 때문에 그들은 꼼짝 없이 이 무인도에 갇힌 꼴이 되고 만다. 만화 <명탐정 코난> <소년탐정 김전일>의 명언 "범인은 이 안에 있다!"의 진정한 시조라고 할까. 


위대한 추리 '소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의 외형은 애거서 크리스티의 또다른 걸작 <오리엔트 특급 살인>과 유사하다. 한정된 공간에 갇힌 피해자이자 용의자, 그리고 국가의 손이 닿지 못하는 사각지대의 범죄를 개인이 대신 심판하려는 모습까지 닮았다. 특히 이 소설은 애초에 대놓고 그런 모습을 보인다. 죄를 저질렀지만 법의 이름으로 심판할 수는 없었던 사건들의 당사자를 불러내어 확실하게 응징한다. 


물론, 이 추리 '소설'의 위대한 점은 마지막 반전의 도덕적 뒤틀림에 있겠지만 말이다. <오리엔트 특급 살인>이 보여준 슬프기까지 한 반전과는 완전히 반대의 느낌이랄까. 한편, 이 '추리' 소설이 주는 서스펜스는 극렬하기 짝이 없다. 어느 누구도 예외일 수 없는 상황에서 조금씩 숨통을 조여오는 느낌이랄까. 


심리 추리의 대가 포와로 경을 굳이 불러오지 않아도 애거서 크리스티는 심리를 자유자재로 다뤄 우리 앞에 풀어놓는다. 그 자리에 있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라고 느끼는 동시에, 사람이 죽어갈수록 극심해지는 그들의 심리전쟁을 즐기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이건 차라리 하나의 게임이다. 찾을 수 없는 범인을 찾아야 하고, 풀 수 없는 사건을 풀어야 하며, 탈출할 수 없는 섬을 탈출해야 한다. 무엇보다 살아남아야 한다. 


터무니 없이 빨리 읽히는 와중에 수없이 많은 장면과 생각과 심리들이 소용돌이 치게 만드는 소설, 그러면서도 애거서 크리스티가 절대로 간과하지 않는 '사회 정의', 추리소설만이 주는 서스펜스와 반전은 차라리 덤이다. 이제야 이 소설을 추천하는 건, 애거서 크리스티를 보라고 하는 건, 염치가 참으로 없는 짓이지만 그래도 할 건 해야 한다. 난 소설 같은 거 재미없어서 안 봐, 하는 분이 있다면 무조건 이 소설을 봐라.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 10점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김남주 옮김/황금가지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Posted by singenv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범인, 서스펜스, 세계 3대 추리소설, 심리, 애거서 크리스티, 탈출

트랙백

※ 스팸 트랙백 차단중 ...{ ? }

너무나도 유명한, 충분한 가치 <오리엔트 특급 살인>

지나간 책 다시읽기 2018. 1. 8. 08:00
728x90



[지나간 책 다시읽기] 애거서 크리스티의 <오리엔트 특급 살인>


<오리엔트 특급 살인> 표지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여사, 아서 코난 도일과 영국 추리소설의 양대산맥이라 불리우는 '추리소설의 여왕'이다. 그녀의 소설들은 100여 편에 이르는 2차 콘텐츠(영화, 드라마 등)로 제작되어 소설 독자들뿐 아니라 수많은 관객과 시청자들까지 즐기고 환호할 수 있게 했다. 그녀는 80편이 넘는 단·장편 소설을 선보였는데, 과연 그중 어느 작품이 최고로 칠까?


흔히 세계 3대 추리소설이라 하여,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와 엘러리 퀸의 <Y의 비극> 그리고 윌리엄 아이리시의 <환상의 여인>을 뽑는다. 이에 따르면 애거서 크리스티 최고의 작품은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일 것이고, 그녀의 주요 작품들을 읽어본 필자의 소소한 식견으로도 이견은 없다. 


다만, 다른 건 몰라도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이전에 나왔던 <애크로이드 살인사건>과 <오리엔트 특급 살인>을 빼놓으면 섭하다. 두 작품 모두 공교롭게도 크리스티가 창조한 두 명의 명탐정 중 하나인 에르퀼 푸아로가 나오는데, '회색 뇌세포'를 이용한 그만의 추리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최적의 안성맞춤이겠다. 


그중에서도 <오리엔트 특급 살인>은 누구도 드나들지 못하게 된 폭설로 고립된 열차라는 배경과 함께 어느 정도 정해진 범인의 양상을 완전히 뒤바꿔버린 반전으로 너무나도 '유명'한 작품이다. 더불어 거기엔 크리스티가 추구하는 사회적 정의의 다양한 면면들이 포진하고 있어 정녕 '가치'가 있는 작품임에 분명하다. 


누구도 예상 못할 범인, 푸아로의 씁쓸하고 슬픈 해결


명탐정으로 이름난 에르퀼 푸아로, 터키 이스탄불에서 급한 전보를 받고 런던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급히 오리엔트 특급을 예약해 유럽을 횡당하는 사흘 간의 여행을 한다. 라쳇이라는 큰 부자가 적이 있으니 자신의 안전을 부탁하지만 푸아로는 단번에 거절한다. 그런데 머지 않아 폭설로 오가지 못하게 된 오리엔트 특급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살해당한 이가 라쳇임이 밝혀진다. 


경찰이 올 때까지 사건을 맡게 된 푸아로, 완벽한 밀실이 된 열차에서 국적과 나이가 모두 다른 열두 명의 승객과 차장 한 명이 용의선상에 오른다. 몇몇에게 불리한 증거가 발견되지만, 모두에게 완벽한 알리바이가 있다. 더군다나 서로가 서로의 알리바이를 입증해주고 있지 않은가. 푸아로는 '회색 뇌세포'를 이용, 심리 게임을 시작한다. 


한편, 라쳇의 정체가 중요하다. 그는 저 유명한 암스트롱 가 유괴 사건 당시 데이지 암스트롱을 유괴해 돈을 뜯고 무참히 살해해버린 이 '카세티'였던 것이다. 그때문에 임신 중이었던 암스트롱 부인은 아이를 사산했고 자신도 죽고 말았고, 남편은 권총 자살을 했다. 불운한 하녀도 죽었다. 경찰이 그녀를 의심했고 아무도 그녀를 믿어주지 않아 자살했던 것이다. 라쳇은 그런 사람, 짐승만도 못한 죽어도 싼 사람이었다. 


소설은 사건 발생-열차 탑승객들, 즉 용의자들의 증언과 푸아로의 탐색-증거와 심리에 따른 푸아로의 수색과 질문-해결 순으로 진행된다. 굉장히 깔끔하고 일목요연한 진행은 푸아로의 체계적인 머릿속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할 범인의 정체와 그에 따른 푸아로가 제시한 해결책은, 씁쓸한 한편 슬프기까지 하면서 '사회 정의'란 무엇인가 생각하게끔 한다. 반전이 주는 쾌감만을 신성시 하는 여탄 기막힌 '반전' 소설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기품마저 인다. 


공권에 의하지 않은 개인의 복수, 심판


크리스티 여사는 이 소설을 단지 '추리 소설'로 생각하고 쓰진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우린 <오리엔트 특급 살인>에서 기가 막힌 상황을 환상적이고 다채로우며 번뜩이는 추리로 헤쳐나가는 명탐정의 톡톡 튀는 면모를 만끽할 수 없다. 먼 이국 땅에서 폭설에 갇혀 오가지 못하는 열차에서의, 다양한 국적과 나이와 계급의 사람들이 주는 미묘한 긴장이 마음을 졸이게 할 뿐이다. 


한편, 밝혀진 살해당사자 라쳇의 정체는 범인의 정체를 향한 본능적 궁금함과 함께 범인을 향해 발산되는 극렬한 반감이 사라지게 만든다. 라쳇은 죽어마땅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라는 생각, 크리스티는 이미 거기에서 사회 정의의 맹점을 파고든다. 그녀는 암암리에 묻는다. 죽어마땅한 사람이 죽었는데, 범인을 밝히는 게 무슨 소용이랴? 


그래서 그녀는 다양한 사람들 특히 낮은 계급에 위치한 이들에게 애정어린 관심을 쏟는 데 소설을 상당 부분 할애한다. 암스트롱 사건에서 하녀가 억울하게 의심을 당한 것과는 다르게, 이때 하인과 하녀들은 용의선상에서 상당히 멀어진다. 더불어 소설의 상당 부분을 암스트롱 사건 당시 억울하게 희생된 이들에 대한 관심으로 채운다. 자연스레 '라쳇은 죽어마땅한 사람'이라는 생각과 말이 퍼지고 암암리에 당연시 된다. 


이는 요즘 많은 범죄 영화에서 보이는, '공권에 의하지 않은 개인의 복수 또는 심판'의 선조격이기도 하다. 구도로 보아 라쳇을 죽인 범인은 사적인 복수를 한 게 분명하거니와, 사건을 담당하게 된 푸아로도 공권을 대표하는 이가 아니다. 인간사에는 언제 어디서나 공권이 해줄 수 없는 게 많다. 공권 때문에 일을 그르치는 경우도 많다. 그럴 때 일개 개인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들로 하여금 그렇게 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건 무엇인가, 누구인가. 


오리엔트 특급 살인 - 10점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신영희 옮김/황금가지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Posted by singenv
개인, 밀실, 범인, 사회정의, 애거서 크리스티, 에르퀼 푸아로, 오리엔트 특급 살인, 추리소설

트랙백

※ 스팸 트랙백 차단중 ...{ ? }

궁극의 리스트: 문학계 명작과 거장

보고 또보고 계속보기/궁극의 리스트 2013. 12. 14. 07:02
728x90




인류 역사와 궤를 같이 해온 문학. 왠지 문학계에는 리스트를 선정해 일종의 우상 숭배를 하는 짓거리(?)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물론 베스트셀러 같은 경우, 영화 관객처럼 팔린 순서에 따라 등수를 매길 수는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시간에 소개해드리는 리스트들은 숫자로 명확하게 리스트업이 되지 않은 것들입니다. 


누군가가 임의대로 정해진 것들도 있고, 통상적으로 그렇게들 생각하고 있는 리스트들도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는, 그만큼 레퍼런스가 확실해 누구에게나 인정받는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혹은 인터넷이 발달한 뒤, 누군가가 퍼트렸을 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다음의 리스트들은, 100% 객관적이지는 않다는 걸 미리 알려드립니다. 단, 명백한 사실이 있다면 그건 100%에 가까운 '명품'임이 분명하다는 것입니다. 


이 리스트를 보시면서, 추가시키거나 제외시키시고 싶은 사람 혹은 책이 있다면 주저없이 말씀해 주십시오. (책의 경우, 다른 출판사의 책을 추천해주셔도 좋습니다.) 그리고 몇 가지는 제가 임의로 추가 시켰습니다. 편안히 혹은 재밌게 감상하시죠. 


세계 4대 르포 문학



대표적 르포 문학으로 제일 많이 거론되는 4작품입니다. 왼쪽부터 차례대로, 

조지 오웰의 <카탈로니아 찬가>

에드거 스노우의 <중국의 붉은 별>

존 리드의 <세계를 뒤흔든 열흘>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각각 스페인 내전, 중국 대장정, 러시아 혁명, 스페인 내전을 배경으로 하였습니다. 

공통점으로, 20세기 초중반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세계 3대 미스터리 소설



세계 추리소설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일본에서 세계 3대 추리소설을 선정했다는 후문이 있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건 아닙니다. 여러 리스트들에게서 선정했다고 보입니다. 왼쪽부터 차례대로,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윌리엄 아이리시의 <환상의 여인>

앨러리 퀸의 <Y의 비극> 


개인적으로 제일 재미있게 봤던 작품은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입니다. 추리와 분위기가 완벽한 앙상블을 이루고 있죠. 반면 <환상의 여인>은 추리보다는 분위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Y의 비극>은 추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세계 4대 SF 소설가



왼쪽부터 차례대로, 

아이작 아시모프. 로버트 A. 하인라인. 아서 C. 클라크. 필립 K. 딕.

흔히들 세계 3대 SF 소설가로 앞의 3명을 뽑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문학사적으로도 충분히 그럴만 하다.) 필립 K. 딕을 추가하지 않을 수 없네요. 

이들의 작품은 상당수 영화로 만들어졌습니다. 유명작품을 열거해보자면,


아이작 아시모프의 <바이센테니얼 맨>, <아이, 로봇>(원작은 아님)

로버트 A. 하인라인의 <스타쉽 트루퍼스>

아서 C. 클라크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필립 K. 딕의 <블레이드 러너>, <토탈리콜>, <페이첵>, <마이너리티 리포트>, <컨트롤러>



현대 미국 문학의 4대 작가



미국의 유명 문학평론가 헤럴드 블룸은 현대 미국 소설을 대표하는 4인으로 (왼쪽부터 차례대로,)

필립 로스, 코맥 매카시, 돈 드릴로, 토머스 핀천을 뽑았습니다. 

저는 이 중에서 개인적으로 코맥 매카시를 제일 좋아하는데요. 

그의 작품인 <로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재밌게 봤습니다. 영화로도 만들어졌죠. 

그래서인지 우리나라에 제일 잘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얼마 전, 영화 <카운슬러>의 시나리오를 직접 작성했다고 해서 많은 화제를 낳기도 했었습니다. 


이들을 대표하는 작품으로는, 

필립 로스의 <에브리 맨>, <울분>, 

코맥 매카시의 <로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핏빛 자오선>

돈 드릴로의 <마오 2>, <화이트 노이즈>

토머스 핀천의 <V>, <제49호 품목의 경매>


(참고로, 제일 오른쪽에 있는 사진은 '토머스 핀천'의 사진입니다. 토머스 핀천은 베일에 가려져 있는 작가로 유명해서, 사진을 남기지 않았습니다. 해당 사진은 약 50년 전 토머스 핀천의 20대 해군 복무 시절 사진이라고 하네요.)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Posted by singenv
Y의 비극,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돈 드릴로, 로버트 A. 하인라인, 세계를 뒤흔든 열흘, 아서 C. 클라크, 아이작 아시모프, 애거서 크리스티, 앨러리 퀸, 어니스트 헤밍웨이, 에드거 스노우, 윌리엄 아이리시, 조지 오웰, 존 리드, 중국의 붉은 별, 카탈로니아 찬가, 코맥 매카시, 토머스 핀천, 필립 K. 딕, 필립 로스, 환상의 여인
  • BlogIcon 오렌지수박
    2013.12.14 07:25 신고

    다들 이름 한번씩은 들어본 유명한 책들이네요. 개인적으로 격동의 시기를 풀어낸 세계 4대 르포 문학이 서로 비교해보면서 읽으면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조금은 어려울 것 같기도 하지만..^^;;

    • BlogIcon singenv
      2013.12.15 13:37 신고

      르포 문학 재밌고 얻을 것도 많아요~
      생각 외로 그리 어렵지만은 않더라구요^^

  • BlogIcon 불탄
    2013.12.14 09:30 신고

    장르별로 소개해 주신 귀한 글, 잘 읽어보았습니다.

    • BlogIcon singenv
      2013.12.15 13:38 신고

      감사합니다^^
      꼭 보셨으면 하는 책들이예요.

  • BlogIcon mindman
    2013.12.14 10:41 신고

    멋집니다. 아주 좋은 정보네요.
    시간이 나면 보고 싶습니다.

    좋은 사이트 추천 감사합니다.

    밖에는 상당히 춥습니다. 든든히 입으세요.
    좋은 날, 좋은 토요일 되세요.

    • BlogIcon singenv
      2013.12.15 13:41 신고

      감사합니다!
      저도 접하지 못한 작품들이 꽤 되서요~
      추천드렸던 사이트들, 참 좋은 사이트들입니다^^

  • BlogIcon Hansik's Drink
    2013.12.14 12:13 신고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
    행복하게 주말을 보내세요~

    • BlogIcon singenv
      2013.12.15 13:41 신고

      감사합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 BlogIcon 미미르의 샘
    2013.12.14 13:50 신고

    르포 문학은 해밍웨이 빼곤 저에겐 좀 생소하네요 ^^
    시간날 때... 아니 시간 내서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 ㅎ

    • BlogIcon singenv
      2013.12.15 13:43 신고

      사실 외려 다른 세 작품이 더 유명할 정도예요~
      헤밍웨이 작품은 '헤밍웨이'라는 작가가 워낙 유명해서ㅋ

  • BlogIcon labyrint
    2013.12.14 17:47 신고

    와~ 정말 유명한 책들이 쭉 나오는군요.
    모두 꼭 읽어보고 싶은 책들입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 BlogIcon singenv
      2013.12.15 13:44 신고

      꼭 읽어보시길^^
      주말 잘 보내세요~

  • BlogIcon 귀여운걸
    2013.12.14 18:49 신고

    오호~ 유명한 책 총집합이네요..
    문학계 명작 저두 읽어봐야겠어요^^

    • BlogIcon singenv
      2013.12.15 13:44 신고

      앞으로도 더 많은 문학계 리스트를 소개해 드릴 거예요~

트랙백

※ 스팸 트랙백 차단중 ...{ ? }

무더운 여름밤을 시원하게 해줄 세계 3대 추리소설

보고 또보고 계속보기 2013. 6. 18. 07:45
728x90


봐도 봐도 재밌고 또 봐도 감동적인 콘텐츠들이 있다. 드라마, 영화, 책, 만화, 음악 등. 퇴색되지 않는 재미와 감동은 물론이고, 볼 때마다 새로운 것들이 보이기도 한다. 그건 아마도 볼 때마다 환경이 달라지고 생각이 달라지기 때문이리라. 필자가 살아가면서 보고 또보고 계속봤던, 앞으로도 계속 보게 될 콘텐츠들을 나름 엄선해 간단히 리뷰해본다. 이 시리즈는 계속될 예정이다. 


보고 또보고 계속보기 : 소설②[세계 3대 추리 소설]20살로 들어선 초입, 우연한 계기로 추리소설의 세계에 빠지게 되었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특이하게도 역사소설에 심취해서 주로 중국과 일본의 장편 역사소설을 보곤 했다. 그런 중에 <장미의 이름>(열린책들)의 명성을 듣고 처음 추리소설을 접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너무나 어려웠다. 프롤로그를 이해하는 데만 한 달여가 걸렸던 기억이 난다. 겨우겨우 끝을 보고 다른 추리소설을 찾아 헤매기 시작했다. 추리소설이 어렵기만 하면 누가 보겠는가? 많은 사람들이 '킬링타임'용으로 생각하는 추리소설인데.  그러다가 흔히들 말하는 세계 10대 추리소설, 세계 3대 추리소설('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Y의 비극', '환상의 여인')의 정체(?)를 알게 된다. 10대 추리소설은 말하는 사람마다 조금씩 달라서 완전한 신뢰가 가지 않았던 반면, 세계 3대 추리소설은 이미 완성되어 있었다. 또 이 세 작품은 10대 추리소설에 항상 포함되었다. 누가 뽑든지 간에.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세 작품의 우열을 가릴 순 없을 듯하다.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지고 다른 사건을 다르게 풀어간다. 그나마 그 중에서 작가의 이름이 제일 유명한 것은 애거서 크리스티 여사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이다. 그 동안 수많은 콘텐츠들로 리메이크된 바 있는 이 소설은, 추리보다 공포에 가깝다. 8명의 사람들이 인디언섬의 영문모를 산장으로 초대받는다. 하지만 초대한 사람은 없다. 2명의 하인만이 있을 뿐. 사실 초대된 8명은 모두 죄가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한 사람씩 죽어간다. 그러며 식탁 위에 놓인 인디언 인형도 한 개씩 사라진다. 그들의 죽음은 인디언 동요의 가사대로이다. 결국 한 사람도 남김없이 모두 죽고만다. 하지만 범인은 없다. 이들은 서로를 의심하고 점차 이성을 잃어간다. 고립된 섬의 존재는 더더욱 그들로 하여금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게 만든다. 그들은 어떻게 한 곳으로 초대되어 영문도 모른 채 죽어간 것일까? 범인은 과연 누구일까? 기괴한 분위기에 맞는 완벽한 서스펜스를 선사하는 이 추리소설은 장르적 한계를 뛰어넘어 문학의 고전으로 남아 있다. <Y의 비극>

추리소설을 접해보지 않은 분들께는 생소하게 다가갈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명색이 세계 3대 추리소설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만큼 너무나도 유명하다는 사실을 말씀드리겠다. 위의 애거서 크리스티 여사가 영국을 대표하는 추리 작가라면, 이 추리소설 <Y의 비극>은 미국을 대표하는 추리 작가'들'인 앨러리 퀸의 작품이다. 소설은 차가운 바닷물 속에서 발견된 시체로부터 시작된다. 그 시체는 미치광이 집안의 주인이었다. 시체에서 발견된 쪽지, 쪽지와 거대한 유산을 둘러싼 사건들. 집안의 기괴한 사람들.이후 이 가문을 노리는 독살 미수 사건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급기야는 안주인마저 시체로 발견된다. 이에 명탐정 드루리 레인이 사건에 참여하게 된다. 즉, 이 소설은 전형적인 탐정 소설이다. 거기에 앨러리 퀸 특유의 추리 스타일을 선보인다. 그냥 지나가도 이상할 것 없는 아주 디테일한 부분을 지나치지 않고 단서를 모아 서 범인을 찾아가는 스타일이다. 재미만을 따져보면, 가히 최고의 추리소설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또한 완벽하게 짜여진 탐정 추리 소설의 전형이자 정석이다. 처음 추리소설을 접하는 분들은 이 소설로 시작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환상의 여인>

아내와 싸우고 집을 나선 남편은 술집에 들어가 충동적으로 낯선 여인과의 시간을 보낸다. 이후 집에 돌아간 남편은 아연실색한다. 낯선 남자들이 기다리고 있고, 아내는 넥타이로 목이 졸려 변사체로 발견된 상태였다. 살인자로 몰린 남편은 낯선 여인을 찾아 완벽한 알리바이를 증명하려 한다. 하지만 여인은 온데간데 없고, 아무도 그 여인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는 유령과 함께 있었던 것인가? 도무지 알 수 없다. 이 소설은 추리보다 스릴러에 가깝다. 제목에도 드러나듯이 굉장히 몽환적이고 기괴한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심리 묘사가 탁월하다. 거기에 잊지 못할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사형선고를 받고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에, 남편은 과연 '환상의 여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심장을 조여오는 듯한 긴장감과 스릴감은 어느 추리소설도 따라올 수 없을 것이다. 추리소설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름은 아마도 '셜록 홈즈' 또는 '아르센 뤼팽'일 것이다. 추리소설을 접해보았든 아니했든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그 이름이 나오지 않은 것을 의아하게 생각하실 수도 있을 듯하다. 그래서 사실 세계 3대 추리소설이니 하는 순위 매기기는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단지 이 세 작품이 추리소설의 큰 세 줄기(공포, 범죄, 스릴러)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을 생각할 때 타이틀을 주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점점 다가오는 무더운 여름 밤, 등꼴을 오싹하게 해주는 추리소설을 접해봄이 어떠신지.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Posted by singenv
Y의 비극,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세계 3대 추리소설, 애거서 크리스티, 여름밤, 책으로 책하다, 추리 소설, 환상의 여인
  • BlogIcon Genie
    2013.06.18 08:31

    솔직히 전 대학생이 되도록 그리고 그 이후로도 한참 동안 만화나
    추리소설에 별로 관심을 가지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우연히 유럽에서 일본 여자아이를 한명 만나면서 - 그애가 추리소설광이었으니깐요....
    처음으로 흥미를 느끼게 됐죠....
    늘 추리소설하면 저는 제일 먼저 음울하고 음산한 분위기의 애드거 앨런 포우가 떠오르네요....
    빗줄기가 다시 거세지네요...... 시원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 BlogIcon singenv
      2013.06.18 09:11 신고

      애드거 앨런 포우. 추리소설을 다룰 때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죠.
      기회가 되면 꼭 다뤄봐야겠네요!

  • BlogIcon 파레토최적
    2013.06.18 11:17 신고

    <Y의 비극>과 <환상의 여인>은 아직 읽어보지 못했네요.
    내친김에 읽어보고자 구입을 하려고 하니, 출판사가 갈리는군요.
    혹시 추천하시는 출판사가 있으시면 알려주실 수 있나요?

    • BlogIcon singenv
      2013.06.18 11:27 신고

      <Y의 비극>은 요즘 '겊은숲'(시공사)에서 대대적으로 앨러리 퀸의 작품들을 소개하는 컬렉션 중 하나인데요~ 이거 보시면 될 것 같구요.
      <환상의 여인>은 저같은 경우는 예전에 '해문출판사'로 접했는데, 최근에 '엘릭시르'(문학동네)에서 새로 나왔더라구요. 믿을만한 출판사라서 이걸로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정리하자면,
      <Y의 비극>-'겊은숲', 하지만 너무 비싸다고 생각하시면 '해문출판사'
      <환상의 여인>-'엘릭시르', 하지만 너무 비싸다고 생각하시면 '해문출판사'

      '해문출판사' 같은 경우는 옛날부터 추리소설을 많은 펴내와서 역시 믿을만 합니다^^

  • BlogIcon 다독다독 (多讀多讀)
    2014.05.12 10:19 신고

    좋은 글 엮어 갑니다. ^^

트랙백

※ 스팸 트랙백 차단중 ...{ ? }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블로그 이미지

冊으로 策하다. 책으로 일을 꾸미거나 꾀하다. 책으로 세상을 바꿔 보겠습니다. singenv@naver.com Since 2013.4.16 https://linktr.ee/singenv

by singenv

공지사항

  • 댓글에 대한 공지
  • [책으로 책하다 도서 목록]
  • <오마이뉴스> 서평/리뷰 송고 방침
  • 모든 이미지는 인용 목적으로 사용⋯

    최근...

  • 포스트
  • 댓글
  • 트랙백
  • '효율'이라는 괴물 앞에 모든 게⋯
  • 이리저리 흔들리는 마음, 그럼에도⋯
  • 관능적인 동작으로 몸과 다시 교감⋯
  • 포기하고 내려놓을 수밖에 없는,⋯
  • 의사 작가가 훑어내린 내 몸 구석⋯
  • 더 보기
  • 감사합니다~ 시즌3를 기대하고 있⋯
    singenv ㆍ 2020
  • 재미있게 읽었어요 지금 시즌2 보⋯
    개구리 ㆍ 2020
  • 감사합니다! 맞구독합니다~
    singenv ㆍ 2020
  • 구독과 하트 누르고 갑니다 맞구독⋯
    아마추어 리뷰어 ㆍ 2020
  • 안녕하세요? 선생님. 오래 전 서평⋯
    singenv ㆍ 2020

태그

  • 넷플릭스
  • 현실
  • 성장
  • 일본
  • 희망
  • 책으로 책하다
  • 책
  • 피해자
  • 아포리즘
  • 소설
  • 가족
  • 중국
  • 캐릭터
  • 재미
  • 역사
  • 삶
  • 죽음
  • 관계
  • 인간
  • 욕망
  • 제2차 세계대전
  • 미국
  • 변화
  • 사랑
  • 전쟁
  • 천재
  • 연기
  • 만화
  • 여성
  • 영화

글 보관함


  • 2021/03
    (2)

  • 2021/02
    (11)

  • 2021/01
    (12)
«   2021/03   »
일 월 화 수 목 금 토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링크

카테고리

다양한 시선 (1428)N
신작 열전 (609)N
신작 도서 (304)
신작 영화 (305) N
넷플릭스 오리지널 (142)
모모 큐레이터'S PICK (36)
지나간 책 다시읽기 (108)
한국 대표 소설 읽기 (11)
오래된 리뷰 (202)
생각하다 (231)
황창연 신부의 삶 껴안기 연재 (5)
그대 그리고 나 (17)
서양 음악 사조 (8)
인권 선언 문서 (4)
조선경국전 (5)
중국 영화사 개괄 (5)
출판계 살리기 프로젝트 (3)
카프카의 편지 (6)
팡세 다시읽기 (14)
명상록 다시읽기 (12)
보고 또보고 계속보기 (46)
감독과 배우 콤비 (10)
일기로 읽는 히스토리 (6)
궁극의 리스트 (8)
제9의 예술, 만화 (14)
독립영화의 힘 (4)
생생 스포츠 (10)
내맘대로 신작 수다 (17)
첫 문장-아포리즘 (8)

카운터

Total
2,077,864
Today
73
Yesterday
148
방명록 : 관리자 : 글쓰기
singenv's Blog is powered by daumkakao
Skin info material T Mark3 by 뭐하라
favicon

책으로 책하다

冊으로 策하다. 책으로 일을 꾸미거나 꾀하다. 책으로 세상을 바꿔 보겠습니다. singenv@naver.com Since 2013.4.16 https://linktr.ee/singenv

  • 태그
  • 링크 추가
  • 방명록

관리자 메뉴

  • 관리자 모드
  • 글쓰기
  • 다양한 시선 (1428) N
    • 신작 열전 (609) N
      • 신작 도서 (304)
      • 신작 영화 (305) N
    • 넷플릭스 오리지널 (142)
    • 모모 큐레이터'S PICK (36)
    • 지나간 책 다시읽기 (108)
      • 한국 대표 소설 읽기 (11)
    • 오래된 리뷰 (202)
    • 생각하다 (231)
      • 황창연 신부의 삶 껴안기 연재 (5)
      • 그대 그리고 나 (17)
      • 서양 음악 사조 (8)
      • 인권 선언 문서 (4)
      • 조선경국전 (5)
      • 중국 영화사 개괄 (5)
      • 출판계 살리기 프로젝트 (3)
      • 카프카의 편지 (6)
      • 팡세 다시읽기 (14)
      • 명상록 다시읽기 (12)
    • 보고 또보고 계속보기 (46)
      • 감독과 배우 콤비 (10)
      • 일기로 읽는 히스토리 (6)
      • 궁극의 리스트 (8)
    • 제9의 예술, 만화 (14)
    • 독립영화의 힘 (4)
    • 생생 스포츠 (10)
    • 내맘대로 신작 수다 (17)
    • 첫 문장-아포리즘 (8)

카테고리

PC화면 보기 티스토리 Daum

티스토리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