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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으로 策하다. 책으로 일을 꾸미거나 꾀하다. 책으로 세상을 바꿔 보겠습니다. singenv@naver.com Since 2013.4.16 https://linktr.ee/singenv

'순간'에 해당되는 글 6건

제목 날짜
  • 결혼에서 이혼으로 가는 선상의 순간들 <결혼 이야기> 2019.12.06
  • 왕가위 스타일의 시초, 영원히 기억될 장국영 <아비정전>(4) 2018.05.04
  • 빛나는 순간들을 위한 관계, 상실, 성장의 하모니 <빛나는> 2017.12.20
  • 한국영화 역사상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 <타짜> 2017.11.17
  • 어떤 길을 가든 우리는 그녀를 응원한다 <어메이징 메리> 2017.11.01
  • 12년 간의 촬영으로 소년기를 온전히 보여주다 <보이후드> 2016.12.23

결혼에서 이혼으로 가는 선상의 순간들 <결혼 이야기>

모모 큐레이터'S PICK 2019. 12. 6.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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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 큐레이터'S PICK] <결혼 이야기>


영화 <결혼 이야기> 포스터. ⓒ넷플릭스



10년, LA에서 잘 나가던 배우 니콜(스칼렛 요한슨 분)이 연극 연출가 찰리(아담 드라이버 분)와 결혼하면서 뉴욕으로 떠나 생활한 세월이다. 그 사이 그들은 아이도 낳고 찰리의 극단에서 연출가와 배우로 입지를 다졌다. 하지만 니콜은 LA로 돌아가고 싶었고 찰리에게 제안했지만 뉴욕 브로드웨이에 입성하는 게 꿈인 찰리는 듣지 않았다. 조금씩 균열이 가기 시작하는 관계. 


불에 기름 부은 격으로 니콜과의 잠자리를 뜸하게 하던 찰리가 극단 동료와 불륜을 저지른다. 물론 찰리는 원나잇이었을 뿐이라고 하지만. 때마침 니콜에게 드라마 배우 제안이 들어오고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없었던 그녀는 아이와 함께 LA로 향한다. 그들은 자연스레 별거 수순으로 들어가고 이혼 조정 과정에 들어간다. 처음엔 큰 생각하지 않은 듯, 둘 사이의 원만한 조정을 원했다. 


하지만 니콜이 드라마 제작 스텝이자 이혼 선배(?)의 조언을 얻어 실력 좋은 변호사 노라와 이혼 과정을 전담시키면서 국면은 전환된다. 찰리도 어쩔 수 없이 변호사를 구해야 하는 상황,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뉴욕 아닌 LA에서 변호사를 구해 조정 과정을 진행해야 했다. 곧, 치열하고 치졸하고 치욕스러운 이혼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혼하기 전까진 결혼 생활이 이어지는 만큼 결혼 이야기이기도 하다. 


미국 이야기 전문가 노아 바움백의 최고작


영화 <결혼 이야기>는 뉴욕 출신의 미국 이야기 전문가 노아 바움백 감독의 최신작이자 최고작이다. 그는 데뷔 이후 줄곧 블랙 코미디 계열의 드라마를 선보였는데, 한결 같이 청춘과 가족 이야기에 천착했다. 결혼과 이혼 이야기를 전하는 이번 작품은, 그동안의 노아 바움백 작품들을 집대성했거니와 그의 필모상 다음 챕터로 가는 중요 길목으로 비춰진다. 


뉴욕 출신의 블랙 코미디 드라마 전문 감독이 한 명 떠오른다. '우디 앨런', 2000년대 들어 전 세계 대도시를 한 바퀴 돌면서도 끊임없이 뉴욕 이야기를 변주해오며 제2의 전성기를 맞고는 위태위태해진 그의 자리를 노아 바움백이 이어받을 모양새이다. '특별한 도시 뉴욕, 보통 사람의 이야기'라는 모토로 <프란시스 하> <위아 영> <미스트리스 아메리카> 그리고 <더 마이어로위츠 스토리스>까지 연달아 내놓았다. 


연출 데뷔를 앞뒤로 그는 절친 웨스 앤더슨 감독과 각본으로 비즈니스 연을 맺었는데, <스티브 지소와의 해저 생활>과 <판타스틱 Mr. 폭스>가 그 작품들이다. 노아 바움백 작품의 미장센에서 웨스 앤더슨이 느껴지는 이유이다. 그런 한편, 노아 바움백이 영향을 준 이도 있는데 그레타 거윅이다. 그들은 <프란시스 하> <미스트리스 아메리카>를 함께 했다. 그레타 거윅의 차기작 <바비>를 그레타 거윅과 노아 바움백 공동 각본으로 진행한다고 한다. 그레타 거윅은 우디 앨런과도, 웨스 앤더슨과도 한 작품씩 한 이력이 있는 만큼 영향을 주고 받는 그들이다. 


이혼 이야기이자 결혼 이야기


영화는 두 갈래 스토리로 이어진다. 이혼이라는 목적에의 과정과 그 자체로 목적이자 과정인 결혼. 니콜과 찰리는 사랑의 결과물로 결혼을 택해 아이를 낳아 과정을 영위했지만,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인간 대 인간의 어긋남을 이혼으로 결론 맺는다. 하지만 이 사실은 알아야 할 것, 법적으로 이혼이 결정될 때까지 그들은 결혼한 사이이기에 둘이 함께 해야만 하는 일이 많다. 그것도 아주 사소한 일들. 


이혼에의 과정은 점점 과열되어 서로에게 돌이킬 수 없는 치명상을 입힐 때까지 계속되지만, 과정으로서의 결혼 생활은 그럴 수 없다. 그래서도 안 되고. 그들에겐 아이가 있지 않은가. 그들 간의 결혼과 이혼에 아무런 원인 제공을 하지 않은 죄 없는 아이 말이다. 아이를 위해 그들의 결혼 생활은 끝까지 이어져야 하고, 끝나고 나서도 결코 완전히 매듭지어질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하여, 이 영화를 보는 중엔 '이혼 이야기'가 제목에 보다 어울리지 않나 생각하다가 영화를 보고 나면 이래서 '결혼 이야기'이구나 하고 생각을 바꾸거나 혹은 원래대로 돌리게 되는 경험을 할 것이다. 물론, 이는 미국에서도 뉴욕이라는 곳의 특수성에서 기인한 모습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오히려 <결혼 이야기>라는 영화의 기법에 기댄 측면이 크다. 영화는 특정된 공간이 아닌 평범하고 한정된 공간에서 현실톤과 연극톤을 오가는 배우들의 연기에 큰 방점을 찍는다. 


결혼에서 이혼으로 가는 선상의 순간포착 모음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이 영화를 통해 스칼렛 요한슨과 아담 드라이버는 자탕공인 커리어 최고의 연기를 보여주었다. 물론 그들은 일찍이 좋은 연기를 선보였으니, 스칼렛 요한슨은 어벤저스 일원으로 활약하기 전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매치 포인트> 등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았고 아담 드라이버는 스타워즈 일원으로 활약하기 전후로 <헝그리 하트> <패터슨> <블랙클랜스맨>을 포함 수많은 '아트 영화'에서 발군의 실력을 선보였다. 한편, 아담 드라이버는 노아 바움백과 <결혼 이야기>로 세 번째 함께 했다. 


그들의 연기로 발현되는 결혼 이야기 속 이혼의 이유는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는다. 니콜의 말에 따르면 찰리가 니콜을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로 대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실상 서로가 서로를 가장 좋아했던 최초의 행동이 종국엔 가장 꼴보기 싫은 모습으로 변질될 수밖에 없는 필연의 양상 때문인 것이다. 영화의 시작과 끝 부분이 서로를 가장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을 말하는 걸로 대칭을 이루는 게 백미인데, 결혼에서 이혼으로 가는 선상을 더할 나위 없이 표현했다. 


영화는 기막힌 순간포착의 모음 같이 느껴진다. 누구나 순간포착은 가능하고 순간의 기억과 여운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 강렬함이 끝없이 이어지면 기가 질릴 만하다. <결혼 이야기>는 끝없이 이어지는 강렬한 순간포착을 완급조절로 완화시킬 수 있는 노아 바움백 감독의 능력과 원숙미가 함께 걸린 작품이다. 평범한 와중 순간의 극단을 보여줌에 있어 자연스러울 수 있다는 건, 비어 보이지 않는 여백의 미를 깨닫고 또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말이다. <결혼 이야기>는 걸작이고, 이 작품을 비로소 노아 바움백 감독은 거장의 반열에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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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이야기, 넷플릭스, 노아 바움백, 뉴욕, 모모 큐레이터, 미국, 순간, 스칼렛 요한슨, 아담 드라이버, 이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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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가위 스타일의 시초, 영원히 기억될 장국영 <아비정전>

오래된 리뷰 2018. 5. 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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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리뷰] 왕가위 감독의 <아비정전>


영화 <아비정전> 포스터. ⓒ스폰지



올해로 15주기다. 우리의 영원한 홍콩스타 장국영이 2003년 4월 1일 거짓말처럼 자살로 삶을 마감한 지 벌써 15년이 지났다. 1977년 데뷔해 금새 성공한 가수생활과는 다르게 영화배우로서의 오랜 무명생활 끝에 1986년 <영웅본색>과 1987년 <천녀유혼>으로 스타로 발돋움한다. 그 성공에 힘입어 곧바로 두 작품의 2탄을 찍고난 후 그가 택한 작품은 왕가위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 <아비정전>이었다. 


<아비정전>은 왕가위 감독이 데뷔작 <열혈남아>로 흥행과 비평 양면에서 중박 이상을 쳐 그 기대감으로 왕가위가 하고 싶은 대로 찍게 해준 영화이다. <열혈남아>가 <영웅본색>으로부터 시작되어 전 세계 영화팬들을 열광시킨 홍콩 액션 느와르의 계보를 이은 작품으로 칭송받았기 때문인데, 차기작으로도 그런 류의 작품을 원했을 것이다. 


덕분에 우린 이 영화를 통해 당대는 물론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또 여전히 영화를 통해 접하고 있는 홍콩 최고의 스타들을 한데 볼 수 있다. 장국영을 비롯 유덕화, 장만옥, 유가령, 장학우, 그리고 양조위가 그들이다. 하지만 그가 내놓은 작품은 우울하고 어둡기 짝이 없는 비(非) 액션물이었다. 


왕가위 스타일의 시초


영화 <아비정전>의 한 장면. ⓒ스폰지



흥행에선 철저히 등을 돌린 것과는 다르게, 비평 면에선 철저히 손을 들어주었다. 그리하여 왕가위는 이후 몇 년 동안 영화 찍는 게 쉽지 않았던 반면, 영화는 이후 오랫동안 홍콩이 자랑하는 명작이자 일명 '왕가위 스타일'의 시초로 칭송받고 있다. 


아비(장국영 분)는 매일 오후 3시면 도박장 매표소에서 일하는 수리진(장만옥 분)을 찾는다. 1분 동안을 함께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시계를 본 후 아비는 이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게 될 거라는 말을 남긴다. 그녀는 마음이 흔들리고 그를, 그 순간을 영원히 잊지 못한다. 그들은 동거를 하지만, 그녀가 결혼을 원하자 그는 매몰차게 거절한다. 


수리진과 헤어진 아비 앞에 나타난 이는 댄서 루루(유가령 분), 여지 없이 그들은 사랑을 시작하지만 역시 계속 함께 할 것을 원하는 루루를 아비는 거절한다. 하지만 루루는 수리진과는 달리 쉽게 떠나려 하지 않는다. 한편, 아비에게는 그를 길러준 양어머니가 있다. 그녀는 유명한 마담 출신으로 젊은 남자들을 갈아타며 살아가고 있다. 아비는 그 모습에 치가 떨린다. 결국, 친어머니가 있다는 필리핀으로 향한다. 


아비로부터 버림 받은 수리진에게 경관(유덕화 분)이, 루루에게 아비 친구(장학우 분)가 함께 하려 한다. 그들은 그녀들을 위로하고 도와준다. 하지만 그녀들의 마음 속에는 아비만 있을 뿐 그들이 들어 있지 않다. 그들은 그녀들에게 버림받은 것이다. 


홍콩 반환, 그리고 이별과 떠남


영화 <아비정전>의 한 장면. ⓒ스폰지



영화는 내적으로 왕가위 스타일로 점철되어, 외적으로 홍콩 반환 시점이 시시각각 다가오는 와중에 느끼는 불안감과 허무함을 명백히 표현하고 있다. 1985년 확정된 홍콩 반환은 1997년 시행되는데, 이에 대한 느낌을 와일드하게 표현한 대표적 영화가 <영웅본색>이라고 한다면 내적으로 스타일리쉬하게 표현한 대표적 영화는 <아비정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비를 들여다보자. 그는 필리핀 태생으로 친부모님으로부터 버림 받아 홍콩으로 입양되어 지금의 양어머니 손에 자랐다. 아비는 홍콩에서도 필리핀에서도 발 디딜 곳이 없다. 홍콩은 중국으로부터 영국이 영구할양 받았고 155년만에 반환되었다. 1985~97년 사이 홍콩 역시 중국이라고 하기에도 영국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하다. 


아비의 사랑 방식은 그의 정체성 혼란에서 비롯되었다. 사랑을 갈망하지만 정착하지 못하는 필연적 바람둥이 말이다. 그의 내레이션이 말하는 '발이 없어 지상에 닿지 못하고 계속 어디론가 날아가야만 하는 새'의 사연이 그 방식을 은유적으로 대변한다. 애초에 발이 없이 태어난, 자율 아닌 타율에 의한 '어쩔 수 없음'의 변명이다. 하지만 그게 홍콩 반환이라는 실존을 만나면 더 이상 변명이 아니게 된다. 


하지만 왕가위가 말하고자 하는 건 홍콩 반환이 아닐 것이다. 홍콩 반환은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히 전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그는 사랑의 가장 큰 속성 중 하나인 '이별'을, 더 자세히는 한 쪽이 가해를 하게 되고 한 쪽이 피해를 입게 되는 '떠남'을 말하고자 했다. 


아비의 부모는 아비를 떠났고, 아비는 수리진과 루루를 떠났고, 수리진은 경관을 루루는 아비 친구를 각각 떠났고...  그렇게 떠남이라는 뫼비우스의 띠는 끝없이 계속된다. 가해의 되물림은 계속 되고, 피해자의 가해자를 향한 바라봄과 그리움과 따라감도 계속된다. 이는 홍콩의 운명이기도 하지만, 인간의 운명이기도 하다. 


떠남의 운명과 순간의 소중함, 태곳적 미학


영화 <아비정전>의 한 장면. ⓒ스폰지



'떠남'이라는 인간의 운명을 영화는 대사, 캐릭터, 분위기, 색감, 장소, 촬영 구도를 통해서도 표현한다. 영화는 절대적이라고 할 만큼 두 명 이상을 한 프레임에 두지 않는다. 영화 전체적으로는 5각 관계를 형성하지만, 2각 관계의 연장선상일 뿐이다. 그들의 대화는 항상 겉도는 느낌인데, 서로가 서로에 대해서 말하는 게 아닌 한 명이 거의 일방적으로 떠나버린 그 사람을 생각하며 말하곤 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들은 거의 언제나 우중충한 색감이 감도는 어두운 분위기의 좁은 곳에서 함께 있다. 그리고 밖에서는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수리진과 경관이 그나마 탁 트인 바깥에서 만나지만, 그들마저도 이어지지 않는다는 게 더욱 우울하게 만든다. 


영원은커녕 찰나의 순간 정도의 만남만이 가능한 그들, 떠남의 운명은 '순간의 소중함'이라는 교훈(?)을 남기기도 한다. 별 것 없는 평범한 그들 각각의 만남이 눈물나게 아름답고 아련하게 다가오는 건, 비단 이 영화가 30여 년 전에 만들어져 고전에 반열에 올랐기에 느껴지는 옛 감성으로의 영화 외적인 감정이 아닌 그들의 만남이 빚어내는 소중한 순간의 미학이 주는 영화 내적인 감정 때문일 것이다. 이는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스타일리스트 왕가위가 선물한, 이른 바 태곳적 미학이다.


<아비정전>을 말함에 있어 희대의 명장면과 명 OST가 빠질 수 없다. 아비가 수리진은 물론 루루까지 쫓아보낸 후 '발 없는 새' 내레이션을 하며 하비에르 쿠가의 <마리아 엘레나> 음악에 맞춰 맘보춤을 추는 장면. 영화의 우울한 감성과는 정반대의 활기찬 음악과 춤사위인데, 그래서 더더욱 우울해 보이며 극중 아비에게 공감이 가게 한다. 


비로소 왕가위 감독의 시초까지 올라왔다. <열혈남아>는 그 자체로 훌륭한 영화이지만 논외로 할 필요가 있고, <아비정전> 이후 <중경삼림> <동사서독> <타락천사> <해피 투게더> <화양연화> <2046>까지 이어가보자. 왕가위의 영화 세계, 나아가 그가 바라보는 인간 세계의 '상(像)'이 떠오를 것이다. 그건 결코 잊을 수 없는, 잊히지 않는, 마음 속 한 편에 영원히 자리잡을 소우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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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ingenv
떠남, 미학, 순간, 아비정전, 왕가위, 이별, 장국영, 홍콩 반환
  • BlogIcon TheK의 추천영화
    2018.05.05 01:43 신고

    수리진이 아비를 떨치고 전화했을 때 그 전화를 유덕화가 분한 캅스가 받아주었다면 좋았을텐데. 엄마를 찾아 필리핀에 간 아비가 평생 양육비를 보내준 엄마에게 고개 한 번 돌려줬다면 어땠을까 하는 수십 년 전 아쉬움이 남네요. 뭐 그런데 이런 인간관계의 어긋남은 사실 그 당시.. 아. 옛날 생각 많이 나네요.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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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5.05 01:44 신고

    그리고 장국영이 너무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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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5.05 01:46 신고

    색온도 7000의 아련한 블루 화면에 영롱이는 햇살, 나른한 오후의 스타디움. 가려린 그녀도 떠오르구요. 1분은 그 당시 시대적 명대사였죠. ^^* ㅋㅋㅋ

  • BlogIcon singenv
    2018.05.05 01:53 신고

    너무너무 좋았어요. 그저 좋았다는 것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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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순간들을 위한 관계, 상실, 성장의 하모니 <빛나는>

신작 열전/신작 영화 2017. 12. 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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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가와세 나오미의 <빛나는>


일본이 자랑스럽게 내놓는 거장 '가와세 나오미'의 최신작 <빛나는>. ⓒ그린나래미디어(주)



장편 연출 데뷔 20주년, 세계 유수의 영화제들이 열광하는 일본 최고의 감독 중 하나 '가와세 나오미'는 그 명성에 비해 우리나라에선 비교적 최근에 대중적으로 유명해졌다. 그녀는 장편 데뷔와 동시에 칸영화제와 로테르담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세계에 이름을 알렸는데, 이후로도 그녀만의 확고한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 


<너를 보내는 숲>은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고, 최근에 우리나라에서도 개봉해 많은 인기를 얻어 비로소 가와세 나오미라는 이름을 알린 <소년, 소녀 그리고 바다>와 <앙: 단팥 인생 이야기> 또한 칸영화제는 물론 수많은 유수 영화제에 초청되는 영광을 누렸다. 얼마전 개봉한 <빛나는> 또한 마찬가지다. 


가와세 나오미의 영화들은 하나같이 지극한 해석이 필요하다. 그 행간과 자간을 읽어낼 수 없거나 읽어내고 싶은 마음이 없다면, 그 자체로 결코 스무스하고 재미있게 또 거리낌 없이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니다. 호불호가 갈린다는 말이다. <앙>과 <빛나는>에 와서는 그런 상대적으로 소소한 단점들도 해소한 느낌이다. 완벽에 가까워졌달까.


앞을 볼 수 없는 이들을 위한 영화 음성 해설


시각장애인을 위한 영화 음성 해설을 쓰는 작가와 시각장애인의 만남이라는 흥미로운 소재가 눈에 띈다. 감독은 무엇을 끄집어낼 것인가. ⓒ그린나래미디어(주)



미사코(미사키 아야메 분)는 앞을 볼 수 없는 이들을 위한 영화 음성 해설을 만드는 작가이다. 주기적으로 시각장애인 모니터링단과 함께 해설 감수 모임을 하는데, 초보 작가에 불과한 미사코에게 날카로운 지적들이 향한다. 특히 과거 유명 사진작가였다가 이젠 거의 시력을 잃은 나카모리(나가세 마사토시 분)가 예리하다. 


나카모리의 지적에 동조하지 못하는 미사코는 반발하지만, 다른 이들은 나카모리의 의견에 동조하고 미사코는 여지없이 수용하고 물러설 수밖에 없다. 그녀는 새삼 앞을 볼 수 없는 이들을 위한 해설의 어려움을 느끼며, 그들의 상상력이 최대한 발현되면서도 자신의 주관이 그 상상력을 방해하지 않도록 균형의 어려운 길을 간다. 


그녀는 도움을 받기 위해 이해하기 위해 나카모리의 집을 찾아간다. 우연히 마주치기도 한다. 그러며 차츰 알게 된다. 그가 말한 것들이 어떤 의미인지를, 그가 처한 상황이 어떠한지를. 그녀로선 상상하기 힘든 실체를 눈앞에서 목격하고 이해하고 부정하고 반발하고 상처받고 다시 이해하고 깨닫는 과정을 겪는다. 


영화는 아픈 이들의 연대를 말하고자 한다. '관계'다. 잃어버리는 순간의 허망함과 두려움과 슬픔과 분노를 말하고자 한다. '상실'이다. 지적당해 수긍하고 부정당해 반발하고 큰 실수로 쫓겨나고 절치부심해 일어나고 결국 궁극적인 이해로의 길을 말하고자 한다. '성장'이다. 


관계, 상실, 성장의 하모니


영화는 관계와 상실과 성장이라는 추상적 개념들을 잘 풀어낸다. ⓒ그린나래미디어(주)



나카모리는 영화 초반 아주 약소하지만 시력이 남아 있다. 미사코에게 더 예리하고 날카로운 지적을 해줄 수 있다. 그러나 급속도로 나빠져 시력을 잃을 지경이 된다. 그는 미사코가 자신을 절대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미사코에게도 비슷한 아픔이 있다. 아빠는 없고 엄마는 없는 아빠가 돌아올 거라 믿는다. 그녀는 아빠를 그리워하며 엄마를 보살피는 게 쉽지 않다. 나카모리와 미사코는 연대의 끈이 존재한다.


말도 안 되는 비교일지 모르나, 원래부터 시력이 없던 이와 시력을 잃어가는 이의 상실감은 차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을 정도일 것이다. 눈이 심장만큼의 중요성을 띠는 사진작가에게는 더더욱 말이다. 그 두려운 상실감은 상상불가다. 미사코는 어떤가. 그녀는 자신의 사상 중심, 희망에의 찬가를 부정당한다. 그 부정에의 상실감 또한 평생 짊어져야 할 트라우마로서 당사자만 알 수 있는 상상불가의 영역이다. 


내가 앞으로 나아가는 것, 안에서 밖으로 나아가는 것만이 성장의 길은 아니다. 내가 다른 이의 내면으로 들어가는 것, 밖에서 안으로 천착해 심연을 들여다보는 것 또한 성장의 길이라 할 수 있다. 미사코는 수없이 부정당하면서도 밖으로 나아가지 않고 오히려 안으로 들어갔다. 반면 시력을 잃어가는 나카모리는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안전한 성장의 길이라 할 수 있지만, 밖으로 나가 미사코에게로 나아가려 한다. 


빛나는 순간들


영화를 보면, 우리에게도 참으로 빛나는 순간들이 있었지 싶은 생각이 들게 한다. ⓒ그린나래미디어(주)



관계, 상실, 성장 등의 추상적 소재들은 <빛나는>에서 그야말로 메시지와 캐릭터를 빛나게 해준다. 심오하면서도 보편적인 삶의 면면을 우리에게 내보이게 해준다. 다만, 이해하기 힘든 스토리상 맥락의 불친절함이 곳곳에 눈에 띈다. 끊임없이 유추하고 해석하고 생각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힘들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마냥 아름답다. 옛날 어느 때, 어느 순간을 그리게 되고 현재의 이 순간을 붙잡고 싶어지며 미래의 그때 그 순간을 기다리게 한다. 빛은 우리가 살아 있을 동안 영원히 존재할 것이지만, 그래서 우린 그 존재의 고마움을 모른다. 더이상 앞을 볼 수 없게된 이들에게 빛은 가장 그리운 존재일 것이다. 


빛이 우리는 비출 때의 그 순간을, 그 순간을 아름답게 잡아내는 건 너무나도 힘든 일이다. 그만큼 그건 숭고한 일이고 반드시 해내고 싶은 일이다. 영화는 그 무엇보다 빛을 잡아 기록해두고 싶은 열망의 집합체이다. 영화에서 몇 번이고 언급되는 대사 "눈앞에서 사라져버리는 것만큼 아름다운 건 없어"는 여러 가지 면에서 중의적이지만, 가장 해당되는 건 다름아닌 '빛'일 것이다. 


가만히, 현실의 모든 것을 뒤로 한 채, 머리를 들어 하늘을 보고, 떠올려보자. 머릿속에 남아 있는 순간들을, 그 잔영들을. 흐릿하기도, 또렷하기도, 잔잔하기도, 화려하기도, 아름답기도, 슬프기도... 그 빛나는 순간들을 떠올리자. 그리고 반드시 다시 지금으로 돌아오자. 거기에도 역시 빛나는 순간들이 있을 거다. 나란 존재는 그렇게 나아간다. 우리 모두 그렇게 나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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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세 나오미, 관계, 빛, 빛나는, 상실, 성장, 순간, 시각장애인, 영화음성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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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역사상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 <타짜>

오래된 리뷰 2017. 11. 17.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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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리뷰] 최동훈 감독의 <타짜>


봉준호, 박찬욱, 김지운 감독과는 다른 스타일로 한국 영화를 할리우드에 가깝게 한 최동훈 감독의 정점 <타짜>. ⓒCJ엔터테인먼트



2004년 <범죄의 재구성>으로 혜성같이 등장해 스타감독의 반열에 올라선 최동훈 감독. 데뷔 13년이 된 현재까지 불과 5편의 작품밖에 내놓지 않았지만 단 한 편도 흥행에서 고배를 마시지 않았다. 더욱이 최근 내놓은 두 편 <도둑들>과 <암살>이 1000만 명을 넘으며 윤제균 감독과 더불어 현재까지 유이한 2편의 1000만 이상 관객 동원 감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야구로 치면 홈런왕과 장타율 1위의 최강 거포다. 


그 흥행 이상 가는, 아니 버금 가는 작품들이었을까? 데뷔작 <범죄의 재구성>이 던진 웰메이드 충격은 아무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세련'된 영화라는 게 이런 걸 두고 말하는 게 아닌가 싶다. 감히 봉준호, 박찬욱, 김지운 감독과는 다른 스타일로 한국 영화가 할리우드에 가까워졌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공교롭게도 한국영화 흥행에 새역사를 쓴 최근 두 작품이 그의 역량을 가장 집약시켰음에도 오히려 그의 역량이 퇴보하고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게끔 한다. '최동훈 스타일'은 확립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으로 각인되었지만, 사실 데뷔작과 두 번째 작품인 <타짜>에서 이미 확립되어 있었기에 진정 긍정적 진보가 될 수 없었다. 그런 면에서 최동훈의 인생작이자 정점은 <타짜>이다. 


타짜 인생


도박판에서 모든 걸 잃고 나서 타짜로의 길에 들어선 고니. 그에게 타짜 인생은 무엇인가. ⓒCJ엔터테인먼트



허영만·김세영 원작, 전설의 만화 <타짜>의 존재에 최동훈 감독이 직접 각본까지 진행해 안 봐도 100% 충만한 기대감이 용솟음친다. 가구공장에서 일하며 그런저런 인생을 살아가는 고니(조승우 분)는 우연히 공장 한 편에 차려진 도박판에 낀다. 3년 모은 돈을 한 번에 날리고도 모자라 누나의 이혼 위자료도 모두 날려먹는다. 뒤늦게 모두 타짜들의 짜고 친 판이었다는 걸 알고 그 일행을 찾아 전국을 헤맨다. 


더이상 잃을 게 없는 고니, 어느 도박판에서 모든 걸 잃고 여지 없이 깽판을 치고 있던 와중 전국 최고의 타짜 평경장(백윤식 분) 눈에 띈다. 고니는 득달같이 달려가 제자로 받아들일 것을 부탁하고 타짜로의 길에 들어선다. 지방원정 중 알게된 설계자 정마담(김혜수 분), 그녀에게로 향하는 욕망과 그녀가 내뿜는 욕망에 끌려 평경장을 떠나 그녀와 함께 하게 된 고니다. 잘나가는 그들, 하지만 경찰의 단속을 피할 순 없다. 


이번에는 경찰 단속을 피하던 와중 만나게 된 소시민적 타짜 고광렬(유해진 분)과 파트너가 되어 전국을 유랑하는 고니, 우연히 술집에서 만나게 된 화란과 안정적인 삶을 꿈꾸지만 정마담이 그를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 정마담 뿐이랴? 그를 도박의 길로 들어서게 한 일당, 평경장, 정마담, 고광렬 등과 얽히고 설킨 모든 이들이 그들을 가만히 놔두지 않는 것이다. 그에게 이 타짜 인생은 무엇인가. 


순간의 욕망


타짜에게 있어 '순간의 욕망'은 모든 것이다. ⓒCJ엔터테인먼트



총 4부로 구성된 만화 <타짜>의 1부인 '지리산 작두'를 영화화한 영화 <타짜>는, 만화와 같이 주인공 고니의 타짜인생을 그렸다. 정확히는 고니가 타짜의 길로 들어선 후 그의 타짜인생 1막 정도에 해당한다 할 수 있겠다. 그러하기에 이 영화에서 고니의 타짜인생은 곧 '욕망'이다. 


도박의 길에 한 번 들어서면 헤어나올 수 없다는 말, 몸소 겪어봐서 잘 알고 있다. 외국에서 1년 여 살았을 때 일이 끝나면 카지노에 매일 '출근해' 블랙잭을 했다. 매일 지니고 가는 돈은 지금 생각해도 매우 큰 10만 원. 10만 원을 따던지 10만 원을 잃던지. 그러던 중 하던 일을 떼려친 직후인 연말, 하루밤새 100만 원을 잃는다. 수중에 돈이 없는 상황,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위기에 겨우 다시 일을 잡는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일을 잡고 돈이 조금씩 생기니 다시 카지노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한다. 마음잡고 철저한 자기관리 하에 '투 잡'으로서의 블랙잭을 다시 시작하지만, 잘 될 턱이 있나. 고니가 계속해서 파트너를 바꿔 가면서까지 전국 도박판을 유랑하는 이유가 뭔가. 누나에 대한 미안함? 돈을 향한 소유욕? 스승님의 복수? 사랑? 우정? 이 모든 게 조금씩은 투영되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그 '순간'이다. 수많은 종류와 이유의 욕망이 들끓는 도박판에 자리하고 있는 그 순간 말이다. 승리의 짜릿함과 황홀감, 패배의 쓰라림과 무력감, 그 모든 걸 넘어선 도박판의 흥분. 도박판이야말로 내가 진정 나일 수 있는 유일한 자리라는 느낌과 믿음의 발로다. <타짜>는 그런 느낌적인 느낌, 즉 페이소스를 서사와 이야기와 캐릭터의 향연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놓았다. 


서사와 이야기와 캐릭터


최동훈 감독의 스타일, 서사와 이야기와 캐릭터를 최우선적으로 추구한다. 그 최후의 목적은 '재미'가 아닐까. ⓒCJ엔터테인먼트



<타짜>를 보고 가장 와닿는 건 페이소스 이전의 서사와 이야기와 캐릭터의 향연이다. 서사와 이야기는 고니의 타짜인생역전으로 완성된다. 계속되는 우연의 연속으로 다른 파트너와 다른 인생을 사는 듯하지만, 또 다른 필연의 연속으로 이전의 파트너를 만나고 이전의 파트너와 관련된 이를 만나 내려가고 올라가는 일을 반복한다. 


천부적 이야기꾼으로 통하는 최동훈 감독의 이야기는 보는 모든 이들을 만족시킬 만하다. 마음 놓고 즐기되, 기본 이상의 질적 양적 퀄리티로 믿음과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것이다. 무엇보다 '재미'다. 그에 가장 큰 기여를 하는 건, 최동훈 스타일의 기반이 되는 캐릭터와 대사에 있다. 


최동훈 감독 작품들이 꽉 차 있다고 느끼는 건 기본적으로 캐릭터들의 빈틈없는 생각과 행동과 대사에 있다. 상당한 숫자의 주연급 조연들이 출연해 각자의 개성을 최대치로 발휘하며 하나같이 영화 스토리라인에 주요하게 기여하는데, 그래서 시종일관 어느 한 장면, 어느 한 캐릭터에도 집중하지 않을 도리가 없는 것이다. 


<타짜>는 최동훈 감독의 그런 감각과 역량이 최대한으로 완벽에 가깝게 구현된 영화라 하겠다. 몇 번을 봐도 새로운 게 보이고, 몇 번을 봐도 뒤가 궁금해지고, 몇 번을 봐도 끝나는 게 아쉬운 영화가 아닌가 싶다. 그에게서 '스티븐 킹'의 향기가 스멀스멀 나는 건, <타짜>에서 가장 압도적이었다고 생각하는 건 비단 나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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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 순간, 욕망, 이야기, 재미, 최동훈, 캐릭터, 타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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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길을 가든 우리는 그녀를 응원한다 <어메이징 메리>

신작 열전/신작 영화 2017. 11. 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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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어메이징 메리>


오랜만에 힘뺀 마크 웹 감독이 역시 오랜만에 힘뺀 크리스 에반스를 주축으로 좋은 배우들과 함께 <어메이징 메리>로 돌아왔다. ⓒ이십세기폭스코리아



몸에서 힘을 빼면 더 좋은 연기를 선 보일 수 있을 거라는, 알듯 말듯한 조언이 있다. 비단 연기뿐만 아니라 여러 방면에서 통용되는 조언이겠다. 이는 다분히 상징적이고 추상적인 말일 텐데, 진짜로 힘을 잔뜩 들인 것들만 맡다가 가끔 전혀 힘이 실리지 않은 가벼운 것을 맡기도 한다. 분위기 전환이랄까, 쉬어가는 시간이랄까, 아니면 그것이 진짜 하고자 하는 바일까. 


마크 웹 감독은 데뷔작 <500일의 썸머>로 또 하나의 현대판 클래식 주인이 되었다. 매우 평범한 이야기이지만 특유의 감각으로 특별함을 끄집어 냈다. 그런 그를 할리우드가 가만히 놔두지 않았던 바, 그만의 감각만 쏙 빼어내 블록버스터를 만들게 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1, 2>다. 극히 나쁘진 않았지만, 전혀 좋지 않았다. 


<어메이징 메리>라는 작품으로 데뷔적의 감성과 감각을 다시 선보이려 한다. 조만간 <리빙보이 인 뉴욕>이라는 로맨스 영화로 또 한 번 더 찾아온다고 하니, 그 전초전이라고 해야 할까. 수없이 많은 히어로 영화들로 근육질을 뽐내며 미국을 지켜내느라 진땀 흘리고 있는 크리스 에반스도 함께다. 둘이 나란히 힘 뺀 와중에, 연기파 배우 두 명과 천재 아역배우 한 명이 자리를 지킨다. 


치졸한 법정 공방, 그래도 언제나 시선은 메리로


가족끼리 벌이는 법정 공방, 참으로 치졸하지 않은가. 그래도 그들의 시선은 오직 메리다. ⓒ이십세기폭스코리아



미국 플로리다의 한적하고 조용한 해변 마을에서 배를 고치며 살아가는 프랭크(크리스 에반스 분), 그에겐 여자 아이 한 명이 있다. 다름 아닌 여조카 메리(멕케나 그레이스 분)인데, 그녀는 불과 7살 짜리 수학 천재다. 하지만 프랭크는 그녀를 영재 학교가 아닌 평범한 학교에 보낸다. 메리는 적응하기 힘들어 한다. 


소소할 수도 심각할 수도 있는 사건을 일으킨 메리는 쫓겨날 위기 또는 영재 학교로 갈 기회를 갖지만, 프랭크는 단호하게 선을 그어 이 평범한 학교에 메리가 계속 다닐 수 있게 한다. 얼마 후 메리의 외할머니이자 프랭크의 어머니 에블린(린제이 던컨 분)이 찾아온다. 그녀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수학자로, 메리 역시 수학자로 크길 바란다. 


에블린과 프랭크는 메리의 앞날을 두고 대립하고 급기야 법정 공방까지 이어진다. 그 대립 사이에는 에블린의 작은딸이자 프랭크의 여동생인 천재 수학자 다이앤의 자살이 있다. 에블린은 다이앤이 못다 이룬 수학자의 꿈을 메리가 이어 받게 하려는 것이고, 프랭크는 다이앤의 불행한 삶과 죽음이 메리로 이어지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수학 천재 메리를 둘러싼 할머니 에블린과 삼촌 프랭크의 치졸해 보이는 법정 공방이 기본 골자인 이 영화는, 더 많은 시간을 메리를 향한 두 혈육의 보다 합리적이고 감정적이며 진심어린 걱정과 고뇌에 투자한다. 물론 거기에는 각자 자신의 상황과 생각이 투영되어 있지만 언제나 시선은 메리로 향한다. 마크 웹의 감각이 이를 보좌한다. 


마크 웹이 선사하는 소중하고 예쁜 순간들


마크 웹이 <500일의 썸머>에서 보여주었던 순간과 일상의 아름다움을 이 영화에서도 유감없이 선보인다. ⓒ이십세기폭스코리아



특별할 것 없는 어린 천재의 이야기와 가족들 간의 치졸한 공방, 힘든 과거에 기인한 현재의 방향성 다툼은 아이러니하게도 이 영화를 특별하게 만든다. 영화를 평범하게 만드는 이런 소재들이야말로 마크 웹이 감각적으로 잘 다룰 수 있는 것들이기 때문인데, 쉽게 잊히지 않는 순간들을 잘 포착할 줄 안다. 


메리는 그 나이대에 걸맞게 놀며 플로리다의 자연과 벗하는 허허벌판과 해변도 좋아하지만, 수학 천재로서의 기지를 한껏 뽐내며 보스턴의 최첨단과 최신식이 주는 멋스러움과 세련미도 좋아한다. 그처럼 프랭크 또는 에블린과 함께 하는 시간은 메리에게도 소중하고 예쁘며 영화를 보는 이들에게도 소중하고 예쁜 순간을 선사한다. 


그러며 놓치지 않고 그려내는, 상당히 중요한 부분들은 다름 아닌 프랭크와 에블린의 생활과 생각의 연유다. 프랭크는 메리만을 위해 모든 걸 내려놓고 플로리다 구석에서 지내고 있다. 그에게도 그만을 위한 생활이 필요한 법, 마크 웹은 그 순간들에 <500일의 썸머> 감성과 감각을 살짝살짝 녹여 놓는다. 전혀 위화감을 느낄 수 없는 일상. 


한편, 에블린은 자신의 이야기가 없다. 오직 딸 다이앤의 과거와 손녀 메리의 현재에 자신의 모든 걸 쏟아부을 뿐이다. 역시 천재였지만 자신의 손에서 완전히 벗어나다시피 한 아들 프랭크에겐 그래서 아무런 정을 느끼지 못한다. 사보다 공에 자신의 인생을 쏟은 에블린의 대를 이은 공적 투신 열망은 참으로 가련하고 불쌍하다. 


중도적 방향과 방법, 그리고 기본


메리의 인생은 누구도 재단할 수 없다. 그렇다고 어리디 어린 본인도 선택할 수 없다. 그럴 땐 중도와 기본이 필요하겠다. ⓒ이십세기폭스코리아



너무 어린 메리가 선택할 수 있는 건 없다. 그저 어른들의 메리를 향한 진심어린 일편단심 또는 그것을 빙자한 자신의 삶을 향한 인정에의 열망에 따라 휘둘리고, 결국 법원의 판결에 따를 뿐이다. 그래서 영화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찾아야 할 방법은 '중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당사자의 생각도 중요하지만, 그녀와 같은 천재의 사회적 공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녀 또한 양쪽 모두를 열망하고, 앞으로도 열망할 것이다. 영화에서도 나오지 않는가? 외로운 천재의 내재적 비극, 또는 외톨이 천재의 외부적 비극 모두의 안타까움을. 영화는 천재의 삶을 공적, 사적으로 나누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중요한 건, 이 모든 것의 앞서 선행되어야 할 삶의 기본이다. 세상에 나온 건 자신의 뜻이 아닐지언정 자신의 삶을 자신이 선택해야 한다는 기본, 가족이라는 끈 하나로 자신의 모든 걸 관철시키려 해서는 안 된다는 기본, 뭐든지 일방적으로 몰아가서 후회가 남을 수 있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기본 등 말이다. 


여러가지 삶의 길이 있다. 한 가지 길로만 평생 갈 수도 있고, 수많은 길들을 오갈 수도 있으며, 길 아닌 곳을 헤치며 갈 수도 있다. 아니, 멈춰서서 관망할 뿐 길을 가지 않을 자유도 있다. 우리 어메이징한 메리에겐 어떤 길이 펼쳐져 있을까, 그녀는 어떤 길을 선택할까. 뭐든 그녀에게도 우리에게도 좋은 선물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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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간의 촬영으로 소년기를 온전히 보여주다 <보이후드>

오래된 리뷰 2016. 12. 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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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리뷰] 12년 촬영의 위대한 결과물 <보이후드>


'위대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 한 점 부담이 없을 영화 <보이후드>. 6~18세의 소년기를 정녕 그대로 보여준다. ⓒUPI코리아



우리는 '최고'라는 수식어는 수없이 본다. 또 쓰기도 한다. 자신이 느끼기에 최고이면 되는 것이다. 상당히 주관적인 인식이 깔려 있다. 반면 '위대한'이라는 수식어는 함부로 붙일 수 없다. 만약 신이 있다면 신에게나 붙일 수 있을 것이고, 인간에게라면 극소수만 허락될 것이다. 그런 사항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이 영화 <보이후드>에 '위대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데 주저함이 없다. 


'보이후드(boyhood)'라고 하면 '소년기'를 뜻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만 열두 살부터 스무 살까지로 잡는 반면 서양에서는 여섯 살부터 열여덟 살을 잡는다. 프로이트의 심리성적 발달단계,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단계 등에서 공통적으로 이 시기를 소년기로 잡는다. 인생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는 보이후드, 이 시기를 그려내고자 하는 노력은 참으로 많았다. 소설만 보아도 <데미안> <호밀밭의 파수꾼> 등의 위대한 작품이 있다. 영화는? <보이후드>가 있다고 말하고 싶다. 


여섯 살부터 열여덟 살의 12년을 영화로 보여주는 건 쉽지 않아 보이지만 사실 굉장히 쉬울 수 있다.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는 방법은 너무나 다양하다. 그리고 영화를 보는 이들은 그런 것에 관대한 편이다. 하지만, 12년을 그대로 보여주려 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일단 촬영 기간만 12년이 걸릴 것이다. 감독 이하 스탭들과 등장인물들은 12년 동안 촬영에 임해야 한다. 무엇보다 12년의 기간 동안 질주하는 영화 관련 기술들의 발전을 어떻게 할 것인가? 영화의 처음과 끝이 다르면 안 되겠는데. 


12년 간의 촬영으로 소년기를 온전히 보여주다



이 영화의 위대함은 소년기의 12년에 해당하는 기간을 촬영했다는 점이다. 어느 누구도 생각지 못하고 해낼 수 없을 것 같은 것을 해냈다. ⓒUPI코리아


영화 <보이후드>는 여섯 살부터 열여덟 살의 소년기를 온전히 영화로 보여주기 위해 실제로 12년 간의 촬영을 감행했다. 이런 무모하지만 위대한 생각을 한 이는 <비포 선라이즈> <비포 선셋> <비포 미드나잇> 그리고 <스쿨 오브 락>으로 유명한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이다. 그는 현실성을 극도로 강조하기로 유명한데, <비포> 시리즈뿐만 아니라 <보이후드>도 영화적 시간과 현실적 시간을 가능한 일치시키려 노력했다. 12년 동안 매년 15분씩 만나 촬영을 했다고 하는데, 러닝타임이 160분을 상회하니 만큼 거의 비슷하다. 


6살 메이슨은 누나 사만다, 엄마 올리비아와 함께 텍사스에서 살고 있다. 아빠 메이슨과는 주말마다 만나고 휴가도 함께 보내면서 항상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만 같이 살진 않는다. 십대 후반의 이른 나이에 사고를 쳐 아이를 낳고는 오래지 않아 헤어진 것 같다. 올리비아에게는 하고 싶은 걸 하지 못하고 아이를 위해 자신의 모든 걸 던지는 삶에 대한 설움이 있다. 어린 메이슨은 엄마의 절규에 가까운 성토를 엿듣는다. 


감수성이 특별해질 수밖에 없는 환경, 환경에 절대적으로 휘둘릴 수밖에 없는 소년기의 한 가운데, 어린 메이슨은 이런저런 일을 겪으며 나름대로 헤쳐나간다. 방황은 어른들에게도 찾아간다. 특히 올리비아. 그녀는 아이를 키우느라 하지 못했던 공부를 뒤늦게나마 시작해 승승장구하지만, 결혼 생활은 정반대이다. 때문에 아이들에게도 피해가 가지만 그녀가 할 수 있는 게 더 있겠는가?


어린 메이슨의 12년 소년기는 그 어떤 영화가 주는 현실성보다 더 현실적이다. 얼마나 현실적이고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면, 그래서 중간중간 안 봐도 될 만하다고 생각되는 장면이 있었겠는가. 덕분에 종종 밀려오는 졸음을 편안히 받아들일 수 있었다. 이 위대한 영화에게 큰 결례인 바 반드시 또 보도록 할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가 추구하는 것이 인생 그 자체이기에, 영화보면서 조는 실수도 감싸주지 않을까?


이혼한 가정의 소년이 겪은 소년기의 전형


이혼한 가정의 소년은 어떤 삶을 살까. 이혼이 아무리 흔하다지만, 그래도 특별한 일일 거다. 그의 소년기는 내 이야기같아 공감가지만, 너무 기구해 영화 같기도 하다. ⓒUPI코리아



나의 여섯 살을 회상해본다. 솔직히 기억이 거의 나지 않는다. 사진으로 남아 있어 기억을 더듬어 보아도 모르겠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어린 메이슨의 여섯 살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다만, 그에게는 부모님의 '이혼'이라는 요즘 세상에서는 특별할 것 없지만 그래도 특별한 일이 있었다. 그리고 이후의 또 다른 결혼 생활도 좋지 못했고.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이혼한 가정의 소년이 겪은 소년기의 전형을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겠다. 


그렇다고 여느 가정과 크게 다르진 않을 거다. 주로 바깥 일을 하는 아빠와는 거리가 있는 반면 부딪히는 일도 별로 없을 테지만, 주로 집안 일을 하는 엄마와는 가까운 반면 부딪히는 일도 많다. 어린 메이슨의 엄마가 바깥 일도 하고 집안 일도 하며 아이들과 특별한 관계를 맺는 게 좀 다르지만, 보이는 모습이 다를 뿐 본질은 같다. 


피를 나눈 누나와는 가장 많이 부딪히지만 또 가장 의지가 되기도 한다. 친구나 형, 동생과는 다시 없이 좋은 때를 보내지만, 다른 학교로 가거나 이사를 가면 훌쩍 떠나 기억에서 잊히고 만다. 새 친구를 사귀는 건 참으로 고역이고 귀찮고 때론 두렵기까지 한 일이지만, 언제 그랬나 싶다. 


한편 거리가 있는 아빠지만, 또 엄마한테는 말 못할 비밀을 공유하기도 하는 존재다. 그렇지만 가장 무서운 존재도 아빠인 바, 집 안에서 가장 힘이 세고 발언권이 강한 가장이 폭력을 쓰기 시작하면 답이 없다. 집이 파탄을 맞이하는 건 정말 한순간이다. 그렇게 파탄난 가정을 되돌리는 건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지만, 아이를 낳아 키우고 난 후 금이 가고 깨어지는 건 돌이키기 힘들다. 어린 메이슨이 겪는 일들은 참으로 기구하다. 대부분 내 이야기 같아 공감하지만, 때론 너무 기구해 응원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누구나 한 시기가 지나고 새로운 시기가 찾아온다


영화의 마지막은 예고되어 있다. 소년기의 마지막, 다음 시기로 가야 하는 소년. 그 순간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그저 받아들이면 될 것. ⓒUPI코리아



이러저러 해도 어린 메이슨이 겪는 소년기는 별 다를 게 없다. 아무리 즐거워도 아무리 힘들어도 아무리 슬퍼도 크나큰 사건이나 전환점 없이 물 흐르듯 흘러간다. 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생각해볼 겨를도 없는 것 같다. 그저 그렇게 흐르고 흘러 지금의 내가 되었다고 할까. 영화 막바지, 메이슨이 독립을 하려고 짐을 싸 나가려는 순간 엄마 올리비아가 울면서 말하는 대사가 가슴을 찌르고 들어온다. 


"오늘은 내 인생 최악의 날이야. 떠날 건 알았지만 이렇게 신이 나서 갈 줄은 몰랐다. 결국 내 인생은 이렇게 끝나는 거야. 참 많은 일들이 있었지. 결혼하고 애 낳고 이혼하면서. 네가 난독증일까 애 태웠던 일, 처음 자전거를 가르쳤던 추억. 그 뒤로 또 이혼하고, 석사학위 따고, 원하던 교수가 되고, 사만다를 대학에 보내고, 너도 대학 보내고... 이젠 뭐가 남았는지 알아? 내 장례식만 남았어! 난 그냥... 뭔가 더 있을 줄 알았어."


뭔가 더 있을 줄 알았다는 올리비아의 말, 메이슨이 온전히 소년기를 겪을 때 그의 주위 사람들도 온전히 그들만의 '소년기'를 겪는다는 걸 나타내는 단적인 대사다. 소년기가 끝나고 새로운 시기와 맞닥뜨리게 되는 아이들을 떼놓으려고 매몰차게 대하는 엄마의 모습이 바로 전 시퀀스에서 비춰져 올리비아의 대사와 행동이 더욱 와 닿는다. 우리 부모님이 생각나지 않을 수 없었다. 내 인생의 주인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나'라고 하지만, 내 인생은 나만의 것이 절대 아니다. 


그렇게 길고 긴 한 시기가 지나고 새로운 시기가 찾아온다. 누구나에게도 찾아올 것이다. 개인뿐만 아니라, 가정도, 나라도, 인류에게도 찾아온다. 그 경계가 언제인지는 잘 모른다. 기억 나지 않는다. 그런데 여기에서는 기억이 그렇게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 시간이 흘러 그때를 생각하는 기억이 아니라, 지금은 알 도리가 없지만 그때 당시의 '지금'을 인지하고 당시의 '순간'을 맛보았으면 되는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찾아올 거다. 어떤 기나긴 시기의 시간, 그리고 다음 시기로의 길, 또 다른 어떤 기나긴 시기의 시간. 그 순간들을 억지로 잡으려 할 필요는 없다. 메이슨의 말대로 그 순간들이 우리를 잡으려 할 것이기 때문에. 받아들이려는 마음만 가지면 된다. 순간은 우리를 스쳐 지나가며 손짓하며 인사할 것이다. 순간은 영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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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가정, 보이후드, 소년기, 순간, 시기, 위대, 이혼, 현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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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으로 策하다. 책으로 일을 꾸미거나 꾀하다. 책으로 세상을 바꿔 보겠습니다. singenv@naver.com Since 2013.4.16 https://linktr.ee/singe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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