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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

범인이나 범죄 아닌 피해자와 여성을 향하다 <우먼 앤 머더러>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영미 지역의 연쇄살인범은 '흔하다'는 표현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악명 높은 사례를 많이 보고 들었다. 책,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 수많은 콘텐츠에서 다양한 시선과 관점으로 연쇄살인범들의 살인 행각에 관한 이야기들을 접했기 때문이다. 반면, 영미과 함께 '서양'이라고 부르는 유럽 지역의 연쇄살인범은 거의 보고 들은 바가 없다. 선진적인 문화와 시스템 덕분에 실제로 잘 일어나지 않는 걸까, 국내에 잘 소개되지 않는 것 뿐일까. 이번에도 범죄 다큐멘터리의 명가 넷플릭스에서 손을 걷어 붙였다. 1990년 중반, 프랑스 수도 파리에 느닷없이 젊은 여성을 노린 범죄가 연달아 일어난다. 처음에는 당연히 연쇄살인이라는 점을 특정할 수 없었지만, 한 건 두 건 발생하며 피해자의 상처가 .. 더보기
언론인 살인 사건의 진짜 범인은 누구인가 <얼룩진 네트워크>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1984년 5월 30일 멕시코의 멕시코시티, 오후 6시 30분경 '마누엘 부엔디아'는 사무실을 나와 차를 타고자 주차장으로 향한다. 그가 차에 거의 도달했을 때쯤, 검은색 재킷에 청바지를 입고 야구모자를 쓴 키 큰 남자가 뒤에서 다가와 총을 쏜다. 네 발을 맞은 부엔디아는 그 자리에서 즉사한다. 그는 항상 그랬던 것처럼 그날도 권총을 지니고 있었지만 불시의 습격을 막을 순 없었다. 부엔디아가 살해당할 당시, 부엔디아의 동료를 비롯해 몇몇 목격자가 암살자의 얼굴을 봤다. 또한 부엔디아가 살해당한 현장은 신문에 실려 멕시코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송출된다. 매우 큰 사건이었기 때문인데, 살해당한 '마누엘 부엔디아'는 국제적으로 명망 높은 언론인이었다. 그는 멕시코시티에서 두 번째로 .. 더보기
세상은 바뀌고 있다고 하지만, 세상을 바꿀 필요가 있다 <믿을 수 없는 이야기>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2008년 미국 워싱턴주, 10대 후반의 마리는 가택을 침입한 괴한에 의해 성폭행을 당한다. 다음 날 경찰에 신고해 수사가 진행된다. 하지만, 담당 형사 파커를 비롯해 수사 관계자들의 일관성 태도는 피해자를 향하지 않았다. 그들은 수사에만 초점을 맞췄고 마리는 자신이 당한 일을 계속해서 다시 되새기며 소상히 전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일관성 없다고 느낄 진술이 이어졌다. 마리의 '피해자답지 않은' 발랄한 행동도 경찰의 눈엔 이상하게 보였다. 경찰은 꼬투리를 잡아 '허위진술' 개념을 들이댔고 마리는 성폭행을 당했다고 했다가 당하지 않았다고 했다가 다시 당했다고 번복하려다 만다. 경찰은 이례적으로 허위진술로 고발한다. 마리는 친구를 잃고 직장을 잃고 돈도 잃는다. 나락으로 떨어진다.. 더보기
세 개의 광고판으로 블랙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준 장인의 솜씨 <쓰리 빌보드> [리뷰] 미국 중서부 미주리주 에빙 외곽, 사람 발 길이 뜸한 도로 옆에 세워진 허물어져 가는 큰 광고판 세 개가 탈바꿈한다. 딸이 죽어가면서 강간을 당한 후 불에 타 돌아왔지만 범인은 잡히지 않은 채 1년이 지난 현재를 사는 엄마 밀드레드(프란시스 맥도맨드 분)가 책임자 윌러비 서장(우디 해럴슨 분)을 향해 직격타를 날린 것이다. 푸른 잔디 위에 선명히 대조되는 새빨간 바탕으로 검정색 글씨의 메시지를 세 개의 광고판에 써 놓았다. RAPED WHILE DYING(내 딸이 죽어가면서 강간을 당했는데), AND STILL NO ARREST?(그런데 범인을 아직도 못 잡았다고?), HOW COME, CHIEF WILLOUGHBY?(어떻게 된 건가, 윌러비 서장?). 이에 마을에서 존경받고 명성높은 윌러비 서.. 더보기
세계 3대 추리소설이 선사하는 위대한 이야기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지나간 책 다시읽기] 1800년대부터 시작되었다는 추리소설, 그 수많은 작품들 중 단연 가장 유명한 건 무엇일까? 우선, 가장 유명한 소설가는 누구일까? 아서 코난 도일이나 애거서 크리스티를 들 수 있겠지만, 뭐니뭐니 해도 추리소설의 창시자라 불리우는 애드거 앨런 포가 아닐까 싶다. 아니, 그는 '유명'보다 '위대'의 칭호를 붙여야 하겠다. 셜록 홈즈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최고의 추리소설 캐릭터이다. 아서 코난 도일이 창조해, 언젠가부터 그의 손을 떠나, 하나의 상징이자 살아 있는 인간처럼 되어버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힘과 영향력이 더 막강해지니 신기할 노릇이다. 적어도 캐릭터로는 셜록 홈즈를 넘어설 게 절대 없다. 가장 유명한 작품을 들라고 하면, 그것도 또 골치가 아프다. 정녕 수없이 많은 .. 더보기
너무나도 유명한, 충분한 가치 <오리엔트 특급 살인> [지나간 책 다시읽기] 애거서 크리스티의 애거서 크리스티 여사, 아서 코난 도일과 영국 추리소설의 양대산맥이라 불리우는 '추리소설의 여왕'이다. 그녀의 소설들은 100여 편에 이르는 2차 콘텐츠(영화, 드라마 등)로 제작되어 소설 독자들뿐 아니라 수많은 관객과 시청자들까지 즐기고 환호할 수 있게 했다. 그녀는 80편이 넘는 단·장편 소설을 선보였는데, 과연 그중 어느 작품이 최고로 칠까? 흔히 세계 3대 추리소설이라 하여, 애거서 크리스티의 와 엘러리 퀸의 그리고 윌리엄 아이리시의 을 뽑는다. 이에 따르면 애거서 크리스티 최고의 작품은 일 것이고, 그녀의 주요 작품들을 읽어본 필자의 소소한 식견으로도 이견은 없다. 다만, 다른 건 몰라도 이전에 나왔던 과 을 빼놓으면 섭하다. 두 작품 모두 공교롭게도 크.. 더보기
30년 전 그때, '왜' 범인을 잡을 수 없었을까 <살인의 추억> [오래된 리뷰] 봉준호 감독의 올해로 30년이 되었다. 한국에서 발생한 최초의 연쇄살인사건이자, 최악의 미제 사건. 일명 '화성 연쇄 살인 사건'. 1986년 9월 15일에 시작되어 10명의 여성이 피해를 입었다. 반경 5km 안에서 일어났음에도, 180만 명의 경찰이 동원되었음에도, 결국 살인자를 잡을 수 없었다. 잡히지 않는 범인도 대단하지만, 범인을 잡지 못하는 경찰도 대단했다. 잡을 마음이 없었던 게 아닐까, 생각할 정도로. 1990년대 중반에 3편의 단편으로 화제를 불러일으켰지만 한동안 연출을 이어나가지 않았던 봉준호 감독은, 2000년 로 장편에 데뷔한다. 비록 흥행엔 실패하지만 평단의 호평과 마니아층의 환호 속에 2003년 으로 돌아온다.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한 이 영화는 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