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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당신에게 '좋은 작품'은 무엇인가요?

오래된 리뷰 2014. 10. 1.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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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리뷰]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 CJ 엔터테인먼트



문학이든 영화든 어떤 작품의 질에 대해 생각할 때 내 나름대로 명확한 기준이 존재한다. 콘텐츠 내적으로는 '재미와 감동'이 있어야 하고, 콘텐츠 외적으로는 '해석의 무한함' 즉, 시간과 장소, 보는 사람마다 다른 해석이 가능해야 한다. 


먼저 재미와 감동이 있어야 한다. 보는 재미, 듣는 재미, 생각하는 재미에 가슴을 울리는 감동이 있어야 한다. 재미와 감동, 이 둘 중에 어느 하나에 치중되면 밋밋해지기 쉽다. 물론 극단을 추구해 일종의 예술로 승화시킨다면 달라지겠지만, 여전히 나의 판단 기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해석의 무한함은 재미와 감동과는 사뭇 다르다. 서로가 서로의 선결과제는 아닌 것이다. 이 둘 중에서는 하나만 추구해도 충분하다. 해석이 무한한 콘텐츠는 두고두고 보고 생각할 수 있다. 유행을 타지 않아 시일이 지나도 그때그때 다른 빛을 낸다. 재해석되고 리메이크돼 불명의 명작이 될 공산이 크다. 


사무엘 베케트의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는 극적인 장면도 특별한 줄거리도 없지만, '고도'의 무한한 해석으로 고전의 반열에 올랐고 출간된 지 60년이 지났건만 여전히 재해석되고 있다. 장예모 감독의 <영웅>은 단순히 외양만 보자면 화려한 색감이 더해진 무협영화에 불과하지만, 영화의 배경과 캐릭터들의 행동을 조합해 생각하면 상당히 복잡하고 큰 덩어리의 해석이 가능하다. 나의 기준으로 보자면, 좋은 콘텐츠라고 할 수 있겠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한 장면. 살인마 안톤 시거는 사람을 살리는 산소통을 사람을 죽이는 데 쓴다. ⓒ CJ 엔터테인먼트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개봉 당시부터 수많은 해석들이 쏟아져 나왔고, 6년 여가 지난 지금도 활발히 해석되고 있다. 


스토리는 단순하다. 우연히 200만 달러라는 엄청난 돈을 얻게 된 모스. 이를 쫓는 살인마 시거. 이 둘을 쫓게 된 보안관 벨. 그리고 모스의 부인과 사적으로 시거를 쫓는 해결사. 결국 모스와 모스의 부인, 해결사는 시거에게 살해당하고, 시거는 큰 사고에도 유유히 살아남았다. 벨은 항상 한 발 늦게 현장에 도착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이처럼 너무나 단순한 스토리임에도 수많은 해석들이 난무하는 건, 캐릭터들의 말과 행동의 난해함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살인마 안톤 시거. 영화는 그가 감옥에 끌려갔다가 부보안관을 목 졸라 죽이면서 시작된다. 이후 그는 사람을 살리는 산소통을 사람을 죽이는 살인 무기로 

둔갑 시켜 가지고 다닌다. 그러며 아무런 이유 없이 사람들을 죽인다.


그러던 중에 어느 주유소에 들어가 늙은 주인과 대화를 나눈다. 주인이 시거에게 어디서 왔느냐고 묻는다. 시거는 이 말을 참을 수 없었다. 동전을 던질 테니 고르라고 말한다. 늙은 주인은 왜 그래야 하는지 모른 채 골랐고 맞췄다. 그는 살아남을 수 있었다. 삶은 우연의 연속이고, 운명은 자신의 손에 있지 않다는 것인가. 


모스는 사냥을 나왔다가 우연히 참혹한 현장을 목격한다. 그리고 200만 달러도 목격한다. 모스는 이 돈을 가지고 도망간다. 그런데! 현장에 살아있었던 한 사람이 목말라 하던 걸 잊지 못하고 물을 가지고 다시 돌아온다. 그때 돌아오지 않았더라면 그에겐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지 모른다. 그는 시거에게 쫓기게 되고 본격적으로 도망을 가기 시작한다. 모스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그는 당황하지 않고 일은 일어나기 마련이니 후회할 필요는 없다고 말하며 부인을 피신시킨다. 운명을 자신의 손으로 움켜지려 하는 것인가? 그를 안톤 시거라는 참혹한 운명의 그림자가 쫓고 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한 장면. 모스는 우연히 200만 달러를 거머쥐었고, 덕분에 살만자에 쫓겨서 죽고 만다. ⓒ CJ 엔터테인먼트



보안관 벨은 늙었다. 대신 그는 경험과 학식이 풍부하다. 한 발 늦어 현장에 도착하지만, 정황을 정확히 판단해 시거의 존재를 제대로 파악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어쩌랴. 파악만 할 뿐 해결할 수는 없다. 너무나 강적을 만났다고 생각한 벨은 은퇴를 결심하고, 이미 은퇴한 엘리스를 찾아간다. 그가 하는 말 또한 운명에 관해서이다. 


"세월은 막을 수 없는 거야. 너를 기다려주지 않을 거고. 그게 바로 '허무'야."


정해진 운명에 따라 살인을 사는 시거, 정해진 운명을 인정하지만 그래도 발악해보는 모스, 운명을 막을 수 없다는 걸 알게 된 벨. 그들은 무력한 인간들일 뿐이다. 


시거는 모스의 부인을 죽이면서, 운명론의 결정타를 먹인다. 내가 너를 죽여야 하는 정해진 운명에 거역할 길은 없다는 것이다. 


"인생은 매순간이 갈림길이고 선택이지, 그림은 그려졌고 당신은 거기에서 선 하나도 지울 수 없어. 당신 뜻대로 동전을 움직일 수는 없지. 인생의 길은 쉽게 바뀌지 않아 급격하게 바뀌는 일은 더더욱 없지. 당신이 가야한 길은 처음부터 정해졌어."


그리고 시거는 큰 교통사고를 당한다. 우연에 기인했다고도 할 수 있고, 이미 정해진 운명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는 이 사건에 어떠한 억울함도 보이지 않고, 당황하지도 않는다. 단지 그 자리에 그가 있었을 뿐이다. 그는 유유히 갈 길을 간다. 운명이 정해준 길을 따라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한 장면. 뛰어난 학식과 풍부한 경험의 소유자이지만, 항상 한 발 늦는 보안관 벨. ⓒ CJ 엔터테인먼트



여전히 이 영화의 제목이 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인지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다. 굳이 나만의 해석을 하면 이렇다. 이 영화에 강력히 흐르고 있는 '운명론'적 기조가 말하고 있는 것이다. 영화에서는 유독 노인들이 많이 나온다. 벨과 앨리스, 모스의 장모, 시거에게 죽임을 당하는 노인들까지. 이들은 운명론에 깊이 천착하지 않는다. 시거처럼 철저히 운명에 따라 행동하지도 않고, 모스처럼 이에 반하지도 않는다. 그들은 그냥 방관할 뿐이다. 즉 이 제목은 '운명을 방관하는 자를 위한 삶은 없다'라고 바꿔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너무나 많은 해석이 뒤따르고 있는 영화이기에 가능한 나만의 해석이다.


이 영화는 나에게 커다란 물음표와 느낌표를 안겨줬다. 우연이나 운명론을 믿지 않았지만,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타이밍 좋게 우연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사건·사고들이 있어서 어느 정도 믿게 됐다. '해석의 무한함 =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했던 기존의 고정관념이 상당히 깨지게 됐다. 과연 '난해함'으로 무장한 작품의 무한한 해석의 가능성이 좋은 작품으로 가는 확실한 길인가? 이 작품은 그런 면에서 결코 좋은 작품이라고만 평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해석'을 해야만 한다는 강박으로 영화를 제대로 즐길 수 없었다는 뜻이다.


당신이 생각하는 '좋은 작품'은 무엇인가? 남들이 다 좋다고 하는 베스트셀러? 오랜 세월 살아남아 사랑받는 스테디셀러? 평론가가 만장일치로 손을 들어준, 상 많이 받은 작품? 그 기준이 어쩌면 삶을 결정하는 중요한 무엇이 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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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ingenv
노인,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살인, 우연, 운명론, 재해석, 좋은 작품
  • BlogIcon 토종감자
    2015.01.29 20:20 신고

    이거 나왔을 때 기대가 컸는데, 저는 그냥 그랬던 기억이 나네요.
    말씀하신대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보니, 너무 다양한 생각이 들어서 결국은 주제가 없는 듯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제목은 인상적이었는데, 정작 영화는 딱히 인상적이지 못했네요.

    • BlogIcon singenv
      2015.02.01 18:41 신고

      그러셨군요! 이런 류의 영화는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곤 하죠!

  • BlogIcon 달달(daldal)
    2015.02.25 23:53 신고

    살인이라는 자극적인 요소가 자주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어찌보면 너무나도 잔잔한 영화가 끝나고나니 먹먹하면서도 한 편으론 참 담담한 기분이 들면서 며칠을 영화의 여운에서 벗어나질 못했었거든요. 그때보다 조금 더 성숙해진 지금 다시 한번 영화를 봐야겠네요!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그리고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라는 제목에 대한 해석도 되게 잘하신것 같아요!!

    • BlogIcon singenv
      2015.03.01 16:37 신고

      감사합니다^^
      이 영화는 해석하는 재미가 상당해요 ㅎㅎ

  • samasarine
    2015.06.01 13:37

    죽음을 의인화한 인물 안톤 시거를 통해 죽음의 본질을 보여주고 있다고 봅니다.
    한마디로 " 죽음을 피해 늙을 수 있는 곳은 없다."입니다. 이상은 제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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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저리> 살기 위해 글을 쓰는 작가와 최고의 미치광이 독자의 악연

오래된 리뷰 2014. 9. 20.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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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리뷰] <미저리>


영화 <미저리> ⓒ 콜롬비아 픽쳐스



아서 코난 도일은 1893년 <셜록 홈즈의 회상록> 최종장인 '마지막 사건'을 통해 셜록 홈즈를 폭포 밑으로 떨어뜨려 죽인다. 아서 코난 도일은 이로써 1887년 <주홍색 연구>부터 시작된 '셜록 홈즈' 시리즈 대단원의 막을 내리고, 대중소설가에서 진정한 문학가로의 전환을 모색한다. 


하지만 셜록 홈즈는 더 이상 소설 속에서만 존재하는 캐릭터가 아니었다. 팬들의 입장에서 셜록 홈즈는 살아 움직이는 존재였고, 그의 죽음을 용납할 수 없었다. 이처럼 팬들의 반대가 계속되었고, 아서 코난 도일은 셜록 홈즈 캐릭터가 아닌 소설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결국 10 여 년 만에 셜록 홈즈를 살려냈다.


열렬한 미치광이 팬과의 극적 조우


여기서 눈길이 가는 건 셜록 홈즈의 죽음에 대한 팬들의 반응. 영화 <미저리>는 이런 팬의 반응이 극으로 달한 모습을 중심으로 극을 끌고 나간다. '미저리'라는 여주인공을 출현 시킨 미저리 시리즈로 엄청난 인기를 구사하는 작가 폴 쉘던(제임스 칸 분)은 미저리의 죽음으로 시리즈를 완결 짓고 순수문학가로의 전환을 모색하려 한다. 그러며 작품을 짓기 위해 산속 호텔로 향한다. 하지만 갑자기 몰아치는 눈보라로 인해 벼랑으로 곤두박질 치고 만다. 그런 그에게 도움의 손길이 다가온다. 


죽을 고비를 넘긴 그를 도와준 건 그의 열렬한 팬을 자청하는 간호사 출신 애니 윌키스(케시 베이츠 분). 그녀는 산속 산장에서 폴을 열심히 간호한다. 그러면서 팬의 입장에서 숭배하는 작가의 미발간 작품을 제일 먼저 보고 싶은 마음에서 미저리 시리즈 완결편을 보게 된다. 매일같이 조금씩 읽고 감상을 전해주는 애니. 찬양의 찬양을 거듭한다. 하지만 어느 날, 미저리의 죽음을 알게 된 애니는 폴에게 엄청난 분노를 표출한다. 그녀에게 미저리는 절대 죽어서는 안 되는 존재였던 것이다.  


영화 <미저리>의 한 장면. ⓒ 콜롬비아 픽쳐스



"당신, 이 나쁜 인간. 이럴 수가 있어? 그녀를 죽여선 안돼. 미저리 채스틴은 죽으면 안 돼. 난 미저리를 원해! 당신이 그녀를 죽였어! 좋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어. 당신은 늙고 더러운 거짓말쟁이야."


이 영화는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인 스티븐 킹의 <미저리>(1987년)를 원작으로 했다. 원작의 내용을 충실히 따랐고, 큰 예산을 투자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건 영화를 감상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 영화는 단 한 가지만 봐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바로 애니 윌키스를 연기한 '케시 베이츠'의 연기이다. 


한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하며 그 사람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또 극진히 보살피는 천사 같은 연기와 그것이 배신 당했다고 느꼈을 때 나오는 극도의 분노와 광기의 연기, 한 사람한테서 이처럼 양 극단의 모습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표출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그녀의 연기 하나만으로 이 영화는 영화 역사상 최고의 공포 스릴러 중 하나로 남을 수 있었다. 


살기 위해 글을 써야 하는 유명 작가


이제 영화는 어떻게든 빠져 나가려는 폴이 겉으로는 티를 내지 않으려는 모습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애니는 미저리가 죽는 완결편 원고를 폴이 직접 불태우게 한 다음, 미저리가 죽지 않는 원고를 집필하게 강요한다. 책상, 의자, 타자기, 종이 등을 직접 가져다 주고 몇 날 며칠이고 앉아서 쓰게 한 것이다. 폴은 살기 위해서 써야 했다. 



영화 <미저리>의 한 장면. ⓒ 콜롬비아 픽쳐스



"저질 원고를 태웠으니 이제 좋은 작품을 써야죠. 최고의 소설을 새로 쓰는 거예요. 돌아온 미저리. 

그녀를 죽게 한 건 진심이 아니었잖아요. 날 위해 써 줘요. 난 생명의 은인이잖아요? 이 세상 모두가 날 부러워할 걸요?"


한편 폴의 저작권 대리인은 폴의 행방을 수소문한다. 이 일을 늙은 보안관이 맞게 되는데, 의외로 명석해서 범위를 점점 좁혀간다. 이 부분에서 강하게 생각나는 한 편의 영화가 있다. 바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이다. 이 영화에서도 늙은 보안관 한 명이 명석하게 범위를 좁혀 간다. 하지만 그는 항상 한 발자국 느리다. 결국 사건을 해결하지 못한다. <미저리>에서도 늙은 보안관은 사건 해결의 끝자락에서 실패하고 만다. <노인을 위한...>에서는 이를 운명론에 입각해 해석한다. 과연 <미저리>에서는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한편 폴과 애니는 나름 좋은(?) 시간을 보낸다. 다만 이것은 폴이 일부러 만들어낸 시간이었다. 애니로 하여금 방심하게 해 놓고 탈출의 기회를 엿보려 한 것이다. 그러던 중 폴은 애니의 과거를 알게 된다. 그녀는 정신병자로 간호사 시절 몇 명의 유아를 죽게끔 만들었다. 기어코 폴은 최후의 수단을 이용해 탈출을 감행한다. 그리고 거의 동시에 늙은 보안관은 애니의 산장에서 폴의 기척을 듣게 된다. 과연 폴은 탈출에 성공하게 될까?


이 영화를 감상하는 다양한 방법


이 영화를 감상하는 방법은 참으로 다양하다. 분위기를 통해 공포스릴러로 감상하며 심장을 쫄깃하게 만드는 게 제일 무난한 방법이다. 자신을 누구보다 잘 아는 열렬한 팬의 죽음의 협박으로 살기 위해 산장에 갇혀 글을 쓰는, 두 다리를 못 쓰는 유명한 작가를 생각해 보라. 그것도 언제 돌변할 지 모르는 미치광이의 극진한 보살핌 아래서. 



영화 <미저리>의 한 장면. ⓒ 콜롬비아 픽쳐스



또 다른 면에서 감상할 수도 있다. 작가와 독자, 그리고 작품의 관계이다. 작품의 저작권은 엄연히 작가에게 있다. 작가가 마음대로 창작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독자가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아무도 그의 작품을 읽어주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결국 독자에게 맞춰서 써야 할 필요도 있는 것이다. 이 영화의 원작자 스티븐 킹은 작가의 이런 고민을 소설로 표현하고 싶지 않았을까? 그래서 일부러 작가가 직접 자신의 작품을 불태워 없애버리는 장면도 넣었을 것이다. 그런데 애니의 입김 아래서 완성된 돌아온 미저리가 이례적으로 평단에서도 호평을 받는 게 참으로 아이러니하게 그려진다. 


무섭게 그려낸 공포 스릴러가 아닌, 정말 재밌게 그려낸 공포 스릴러라 말할 수 있겠다. 이 길지 않은 러닝 타임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도 많지만 결코 중구난방이지 않다. 거의 모든 장면 장면들이 명장면이며, 스토리 라인과 배경이 간결해서 지루할 만 하지만 외려 그것을 장점으로 승화 시킨다. 긴장감을 배가 시키는 데에는 오히려 간결하게 집중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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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ingenv
공포,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독자, 미저리, 셜록 홈즈, 스릴러, 작가, 작품, 케시 베이츠
  • BlogIcon Mu-jang
    2014.12.21 19:55 신고

    좋은 영화평론 글은 그 영화를 다시 찾아 보게 한다죠?
    '미저리' 오늘 일요일 휴일 마지막 시간을 할애해서
    다시 한번 보려 합니다. ^^
    말씀하신대로 스토리 라인과 배경의 단순함이
    몰입도를 올려, 인상깊은 장면들이 뇌리에 많이 남는 것 같습니다.
    좋은 글, 감사히 보고갑니다.

    • BlogIcon singenv
      2014.12.22 18:14 신고

      감사합니다^^
      흠 하필이면 미저리를요?ㅋㅋ
      연말이니만큼 포근한 영화를 보셔야죠~

  • BlogIcon 토종감자
    2015.01.29 20:17 신고

    이영화 참 재밌게 봤는데요.
    어릴 때 봤을때랑 커서 다시 보니 느낌이 참 다르더라고요.
    그러고 보니 책이 원작이네요. 책은 읽어볼 생각을 안해봤어요.
    책으로 봐도 재밌을 듯. 찾아봐야 겠네요 ^^

    • BlogIcon singenv
      2015.02.01 18:40 신고

      재밌는 거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스티븐 킹의 소설이니 후회는 안 하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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