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워 머신: 전쟁 기계>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 미군 제10 산악사단의 스파르탄스 호송대가 고립되어 공병 정찰대가 출동한다. 그곳에서 우연히 조우하는 형제, 오랜만인 듯하다. 동생이 말하길 함께 ‘레인저 평가 선발 프로그램’을 통과해 최전선에서 싸우자고 한다. 약속하고 헤어지는 형제, 그런데 탈레반의 폭격으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다.
형만 혼자 부상을 입은 채 살아남아 이미 죽은 동생을 업고 16킬로미터를 걸어온다. 2년 후, 레인저 평가 선발 프로그램에 참가한 형은 81번을 부여받고 8주간의 지옥 같은 훈련에 임한다. 우여곡절 끝에 최종 훈련, 24시간 동안의 일명 ‘지옥의 행군’에 다다른다. 여기까지 다다른 인원은 많지 않다.
전원 합격 또는 전원 탈락이 걸린 지옥의 행군, 시작된 지 오래지 않아 비행 물체가 발견된다. 이상한 점이 많지만 교관들이 신경을 많이 썼다고 생각하며 훈련에 임하는 후보생들, 하지만 곧 자신들이 전쟁 기계와의 전쟁 한가운데 있다는 걸 실감하는데…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
훈련이 아닌, 기계와의 전쟁
넷플릭스가 내놓은 SF 밀리터리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 <워 머신: 전쟁 기계>는 외형상 자타공인 세계 최악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레인저 평가 선발 프로그램’의 마지막 코스가 주된 내용이다. 이미 8주간의 처절한 코스를 지나오며 정예 중 정예만 남았으나 최종 코스는 차원이 다를 것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지옥의 행군은, 그러나 곧 정체 모를 기계의 일방적 살육으로 바뀐다. 훈련병들은 실전에 투입되어 싸울 기술은 알고 있겠으나 마음가짐을 갖추지 못했고 실전 화기 또한 갖추지 못했다. 아무리 ‘훈련은 실전 같이, 실전은 훈련 같이’라고 하지만 이건 너무 하지 않나 싶을 것이다.
미국의 레인저는 이토록 혹독한 훈련을 거쳐 뽑힌다고 알려 주려는 목적이 아닌가 싶은데, 다른 시선으로 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정체 모를 기계의 무차별 습격, 앞으로 우리가 맞닥뜨릴지 모를 살풍경이다. 꼭 끔찍한 살육만이 공포스러운 게 아니다, 인간 아닌 것에 의해 알게 모르게 잠식당하는 게 공포다.
하여 이 영화는 모르는 게 없어야 하는, 못하는 게 없어야 하는,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만 하는 인류에게 던지는 거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진짜 공포가 들이닥쳤을 때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속절없이 나가떨어지는 와중에 희망이 보일지?
미래 전쟁을 향한 불안한 질문
한편 2020년대 들어서도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예전처럼 지리, 즉 지정학적 차원에서 잇속이 부딪혀 일어나는 게 아니라 지리, 기술, 자원의 요인들이 맞물려 복잡다단한 성격을 띤다. 하여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도 증폭되는 모양새다. 그런 와중에 이 영화는 ‘전쟁’ 자체의 안티테제로서 기능한다.
더 이상 전쟁은 인간끼리 총과 포를 들고 싸우는 종류의 것이 아니다. 도무지 그 능력을 알 수 없는 기계가 일방적이고 무차별적으로 인간을 학살하고 모든 걸 부순다. 나아가 정체가 무엇이고 어디서 왜 왔는지 모를 때도 있다. 고도의 기술이 집약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전쟁의 양상과 비슷하다.
전쟁의 양상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 지금 과도기에 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앞으로의 전쟁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르게,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전쟁이 현재진행형이고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게 분명하다는 점인데, 언제까지 불확실과 불안과 불쾌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
한편 영화는 넷플릭스 오리지널이 내놓은 최고의 SF 액션 블록버스터라고 할 만하다. 피와 살, 뼈가 난무하는 와중에 당혹스러움과 무력감이 엿보이고, 그럼에도 투지가 보인다. 비록 레인저 훈련생들은 무기라고 할 만한 게 아무것도 없이 부지불식간에 워 머신의 막강한 화력에 맞서지만, 오히려 그래서 지금과 앞으로의 전쟁 양상을 잘 보여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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