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언노운: 사라진 피라미드>
5천여 년 전 이집트인들은 서부 사막 끝에 망자의 도시를 지었다. 수천 년 동안 모래에 숨겨져 있던 사카라는 오래전부터 전 세계 고고학자들의 관심 대상이었다. 지금도 그 관심이 계속되고 있는 건 물론이다. '사카라'는 이집트의 고대 수도 멤피스의 서쪽에 있는 마을로, 배후 사막에 고대 묘지들이 즐비하다.
지난 2세기 동안 외국 탐험대들이 다녀가며 수많은 피라미드와 무덤을 발견했다. 하지만 여전히 발견되지 않은 것들이 많다. 아직 아무도 발굴하지 않은 부분도 많다. '이집트의 인디아나 존스'라는 별명을 가진 자타공인 최고의 고고학자 자히 하와스 박사가 기스르엘무디르를 발굴하기로 한다. 그곳에 사라진 후니(이집트 고왕국 제3왕조의 마지막 파라오)의 피라미드가 있을 거라 확신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시리즈 '언노운'의 첫 번째 작품 <사라진 피라미드>가 이집트 사카라에서 최근 발견된 주요 발굴의 과정을 쫒는다. 자히 하와스 박사가 이끄는 팀의 기스르엘무디르 발굴, 그리고 불과 1km 떨어진 곳인 부바스테이온 현장에서 하와스 박사의 옛 제자 모스타파 와지리모스타파 와지리 박사가 이끄는 발굴이 두 축이다. 서로 더 위대한 발견을 위해 경쟁하는 것 같다. 참고로 그가 지휘하는 현장에서 4년 전 와흐티에 무덤이 발견되었는데,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사카라 무덤의 비밀>로 만들어졌을 만큼 위대한 업적으로 남아 있다.
망자들의 세상으로 향하는 이집트 고고학자들
이집트 사카라 지역의 1년은 12개월이 아닌 9개월이다. 3개월 동안에는 모든 걸 뒤덮는 모래폭풍이 덮쳐 작업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9개월 동안 어떻게든 승부를 봐야 한다. 뭐라도 발견해야 다음 시즌을 기약할 수 있는 것이다. 명성을 이어가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인부는 물론 각종 장비로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니 성과를 내야 한다.
하와스 박사는 이집트인 고고학자의 자존심을 걸고 그동안 수많은 외국인 탐험대가 이룩한 위대한 업적에 버금가는 발견을 하고자 사라진 후니의 피라미드를 기필코 찾아내고자 한다. 그중에서도 100여 년 전 이룩한 '투탕카멘(이집트 신왕국 18왕조 12대 왕)의 무덤' 발견이 신기원을 이뤘다. 하워드 카터가 포기하지 않고 5년 여를 매달린 끝에 발견했다고 한다.
한편 와지리 박사는 이집트 국가유물위원회 사무총장을 맡고 있을 정도로 전성기를 달리고 있다. 주지했듯 몇 년 전 위대한 발견을 이룩했기에 자신감도 하늘을 찌른다. 그는 부바스테리온에 상태 좋은 무덤이 여럿 있다는 걸 잘 알고 있고 또 아직 발견되지 않은 무덤도 많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역시 무덤으로 내려가는 수직 통로를 빠르게 찾아내 지체 없이 망자들의 세상으로 향한다.
사라진 후니의 피라미드를 찾아서
하와스 박사가 이끄는 발굴팀은 주지했다시피 사라진 후니의 피라미드를 필사적으로 찾고 있다. 와중에 지하 무덤으로 내려가는 수직 통로를 발견한다. 당연히 내려갔고 오래된 석관을 발견해 열어본다. 미라가 있을 건 확실했다. 하지만 막상 열어보니 상태가 좋지 못했다. 석관을 다시 닫을 수밖에 없었다. 실망을 금치 못하는 일행, 석관을 열기 전까진 그 누구도 알 수 없으니 로또가 이와 같을까? 고고학이 과학이라지만 운도 따라야 하는 것 같다.
실망을 뒤로하고 또 다른 석관을 찾아 열어보는 하와스 박사, 이번에는 느낌이 좋다. 막상 열어보니, 훌륭하다. 투탕카멘보다 1천 년 앞선 4,300년 전 미라를 발견한 것이다. 금박으로 덮여 있었으니 고위층을 확실했으나 왕족은 아니었다. 즉 왕족 아닌 사람의 미라 중 가장 오래된 것이자 온전한 것이었다. 이른바 '황금 미라'로 근래의 고대 이집트 유물 발굴에서 큰 업적으로 기록되었다.
하와스 박사는 지체 없이 후니의 피라미드 발굴에 박차를 가했다. 시즌이 끝나기 전에 피라미드의 끄트머리라도 발견해야 했다. 드디어 후니의 피라미드가 확실시되는 피라미드의 끄트머리를 발견하는 하와스 박사의 팀. 내년 시즌에 역사적인 발견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인지.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그들은 고대 이집트를 현대에 되살려 놓는 작업을 계속할 것이다.
고고학 역사에 길이 남을 대발견, 완전한 파피루스
와지리 박사가 이끄는 발굴팀은 실적이 좋다. 시즌이 시작되고 얼마 후 수직 통로를 발견해 빠르게 망자들의 세계로 내려갔고 석관을 발견한다. 그런데 석관을 지키고 있는 조각상들이 눈에 띈다. 수천 년 전에 만들어졌지만 형태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기에 가치가 높지만, 쉽게 부서질 수 있어 '문명 의사'라고 불리는 유물 보존가를 불러온다. 그들이 극도의 조심성으로 조각상들을 되살려 옮긴다.
그리고 드디어 석관을 연다. 조각상의 상태를 보아하니 미라 상태가 좋을 거라 예상된다. 그런데 막상 열어보니 심각하게 부패되었다. 다시 닫을 수밖에 없다. 실망 아닌 실망을 뒤로한 채 목관을 열기로 한다. 석관 아닌 목관이니 큰 기대를 하기 힘들지만 막상 열어보니 흥분을 금치 못할 정도의 발견이 확실해 보인다. 그중에서도 파피루스가 굉장하다.
와지리 파피루스라고 이름 붙인 그 파피루스는 아무도 손대지 않은 완전한 파피루스로, '사자의 서'가 기록된 16m짜리 대작이다. 사카라에서 발견된 가잘 길고 또 가장 보존이 잘 된 파피루스다. 그야말로 고고학 역사에 길이 남을 대발견을 해냈다. 아울러 고고학의 미래가 다름 아닌 이집트에 있다는 걸 천명한 것이다. 하와스 박사와 와지리 박사는 오래된 사제지간이지만, 지금은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함께 이집트 고고학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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