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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시선

데이비드 핀처가 그린 '직업으로서의 킬러' <더 킬러>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데이비드 핀처는 최고의 CF, 뮤직비디오 감독 출신으로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스타일리시파 감독이다. 촬영, 편집으로 영상미를 극대화시키고 CG 사용을 꺼리지 않으며 사운드를 과감히 사용한다. 그렇게 10년 넘게 스타일리시한 스릴러 영화를 주로 만들다가 이후 드라마 성격이 짙은 서사 중심의 아카데미 노림수(?) 영화를 만들었다. 자타공인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 거장의 신작은 항상 기대된다. 평작이라도 볼 만할 테고 또 얘깃거리가 있을 테니까. 영화는 물론 드라마와 애니메이션까지 오가는 핀처의 차기작이라면 더더욱 궁금하다. 무슨 종류의 작품을 들고 왔을지부터 기대되니 말이다. 이후 3년 만에 라는 영화를 들고 돌아왔다. 넷플릭스의 개국공신 드라마 부터 꾸준히 협업해 오고 있는 바, .. 더보기
찬사와 비난을 온몸으로 받아내면서 '오직 축구!'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세계 축구 역사를 대표할 만한 5명을 추려 보라고 하면 수없이 많은 이가 이름을 올릴 수 있겠지만 펠레, 디에고 마라도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리오넬 메시의 이름은 반드시 올라가지 않을까 싶다. 누구도 넘보기 힘든 수치의 경력 또는 능력을 보여줬고 여전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들은 공통적으로 '축잘못'도 이름을 알 만한 정도로 유명하다. 그렇다면 마지막 1명에 누구를 넣을 수 있을까? '누구나 알 만한 이름'으로 한정짓는다면 단연 데이비드 베컴일 것이다. 단순히 축구계를 넘어 전 세계 뭇남성들의 워너비였을 만큼 잘생긴 외모와 출중한 패션을 겸비했기에 셀럽이자 슈퍼스타로서의 이미지가 강하다. 더군다나 이른 나이에 당대 최고이자 역사상 최고의 걸그룹으로 남아 있는 .. 더보기
살아 움직이는 살인 기계 인형과 악질적인 트라우마의 비애 [신작 영화 리뷰] 마이크는 어린 여동생 애비와 함께 둘이 살고 있다. 주로 경비 일을 하는데 하나같이 오래 가지 못한다. 이번에도 어린 남자아이의 아빠를 때려 눕혔다. 그의 눈엔 아빠가 아니라 납치범으로 보였다. 트라우마가 그를 괴롭히고 있는 듯하다. 다른 일을 알아 보려 하는데, 폐업한 지 오래된 피자가게의 야간 경비를 추천받았다. 하기 싫지만 악독한 이모가 애비의 양육권을 빼앗아 가려고 벼르기에 반드시 해야만 한다. 그래야 돈도 벌고 자기증명을 할 수 있다. 사실 그에겐 남동생 가렛이 있었다. 그런데 가렛이 12살 때 그가 보는 앞에서 납치를 당했고 이후 다신 보지 못했다. 마이크는 수면제를 먹고 잠에 들면 어김없이 그때의 꿈을 꾸는데, 일말의 실마리라도 얻어 가렛을 되찾고 싶은 마음뿐이다. 그런 .. 더보기
갱 출신 드릴 그룹이 들려주는 폭력적인 길거리 생활은 어떤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지난해 말 논란 끝에 이 막을 내렸다. 전체적으로 미흡했고 화제성이 부족했으며 흥행에서 참패를 면치 못했다. 그 와중에도 수혜자가 있었으니, 디스 배틀에서 떨어진 플리키뱅과 최종 3위를 차지한 블라세다. 그들의 공통점은 '드릴'을 들고 나왔다는 것이었는데, 플리키뱅의 경우 드릴이 주무기가 아니었고 블라세는 드릴이 주무기였다. 어느새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고 현재 전 세계 대중음악계에서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힙합' 장르 중 가장 최근에 나와 열풍을 이끌고 있는 힙합 하위 장르가 바로 '드릴'이다. 2010년대 초반 미국 시카고에서 시작되어 영국에서 정립되었고 이후 전 세계로 퍼졌다. 2000년대 이후를 완벽히 주름잡았던 '트랩'에서 파생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4/4박자.. 더보기
사생활이 탈탈 털린 용의자와 정황 증거밖에 없는 검찰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2017년 5월 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포시 저수지 인근에서 불에 완전히 타 버린 차와 시체가 발견된다. 알고 보니 38세 남자로 바르셀로나 도시경비대원 페드로 로드리게스였다. 도대체 누가, 언제, 어디서, 왜 그를 불태워 죽였을까? 철저히 계획된 살인일까? 우발적으로 저지른 살인일까? 혹은 살인이 아닌 자발적 사고일까? 증거가 인멸되었기에 정확히 알 도리가 없지만, 경찰은 페드로의 파트너인 로사 페랄과 그녀의 연인 알베르트 로페즈를 공범으로 지목해 체포하고 기소한다. 재판에 넘겨진 로사와 알베르트, 치열한 공방전이 이어진다. 검찰은 명명백백한 증거 없이 정황과 맥락과 추측으로 공동 범행을 입증하려 하고, 로사와 알베르트는 서로에게 떠넘기며 자신은 페드로를 살해하지 않았다고 .. 더보기
부유하고 침입하는 현대인을 괴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신작 영화 리뷰] 기홍은 목수로 일한다. 나이는 30대 중후반쯤으로 보이고 회사를 때려치운 지 2년밖에 안 되지만 벌써 사람도 부리며 돈도 하루에 40만 원씩 번다. 친구를 만나 비싼 식사도 척척 사줄 정도는 된다. 집도 좋다. 경기도 과천 외곽에 멋들어진 집에 세 들어 사는데 집 구조도 특이하고 집 근처 풍광은 감탄이 들며 심지어 집주인도 좋다. 그런데 기홍은 그의 말마따나 '노가다 중 그나마 엘리트'인 인테리어 목수다. 시작한 지 2년밖에 안 되었으니 아는 건 별로 없고 약간의 기술과 많은 장비가 있다. 친구 한 명을 부린다. 일이 들어오지 않으면 손가락만 빨아야 하는 상황이지만 자세히 모르는 친구한테는 허세를 부리기 일쑤다. 세 들어 사는 집을 마치 자기 집인 양 떠들어 대기도 한다. 덥수룩한 수.. 더보기
인간만큼의 복합성을 가진 '호모 날레디' 발견의 위대함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남아프리카공화국 최대 도시 요하네스버그에서 북서쪽으로 50km 정도 떨어진 곳에 '인류의 요람'이라 불리는 거대 유적지가 있다. 화석 인류 유적의 일종으로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곳인데, 고인류학자들이 수백 개의 화석을 발견하며 '인류의 기원은 아프리카에서 시작되었다'는 말의 시작점이 되었다. 하지만 대부분 단편적인 것들로 치아 몇 개, 턱뼈 일부 같은 것들이었다. 그런데 2013년, 인류의 요람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라이징스타 동굴'에서 온전한 화석 뼈들을 발견한 후 수 차례에 걸친 추가 탐험으로 150구 이상, 1500개 이상의 화석 뼈를 발견했다. 다양한 연령대에 걸친 개체 다수의 유골을 확보한 것이다. 지금까지 발견된 유골들과는 차원을 달리했다. 인류 최대 업적.. 더보기
봉준호, 한국 영화, 1990년대, 시작 그리고 노란문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2020년 이후 한국 영화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끝을 알 수 없는 불황기로 빠져들었지만, 직전에는 역사상 최고의 한때를 보낸다. 2019년은 '한국 영화 100주년'이 되는 해였고 극장을 찾은 관객이 2억 2천만 명을 넘으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또한 봉준호 감독의 이 제72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의 영예를 안았고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을 휩쓰는 믿기 힘든 쾌거를 이룩했다. 봉 감독은 의 역사적인 성공 후 수없이 많은 인터뷰에서 대학 시절 군 제대 후 활동했다는 영화 동아리 '노란문 영화 연구소'(이하, '노란문')을 자주 언급했다. 3명이 창립 멤버이고 한때 30명도 넘었지만 3~4년간 짧게 유지되었다. 원서를 구해 번역하며 공부..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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