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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열전

따로 또 같이 삶을 헤쳐나가는 가족, 공동체의 연대 목소리 <조금씩, 천천히 안녕> [신작 영화 리뷰] '가족영화'의 전형성을 탈피하는 건 정말 어렵다. 특히, 가족의 중요성이 국가와 민족의 정체성과 연관되어 있는 동양에선 더욱 그렇다. 공통적으로, 가족구성원 중 한 명의 큰 일로 인해 가족이 다시 모이지만 이런저런 우여곡절 생기며 결국 남는 건 가족밖에 없다는 식으로 끝난다. 다만, 한중일로 대표되는 동양의 가족영화는 각국마다 특징이 있다. 결합 상태에서의 해체 후 재결합, 해체 상태에서의 결합, 해체와 결합이라는 상태의 고찰 등이다. 개인적으로 한국은 너무 신파적이고, 일본은 너무 정석적이며, 중국이나 대만이 가장 볼 만하다. 그럼에도,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동양적 가족영화의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뭐라 규정짓기 힘든, 굳이 말하자면 '고레에다 히로카즈'식 가족영화.. 더보기
'성장' '퀴어' '여성' 이야기의 21세기형 교과서 <톰보이> [신작 영화 리뷰] 올해 초, '셀린 시아마'라는 이름이 떠올랐다. 이라는 작품을 통해서였는데, 72회 칸영화제에서 등과 경합을 벌이며 각본상과 퀴어종려상을 수상해 이름을 알렸다. 사실, 비단 칸영화제뿐만 아니라 전 세계 유수 영화제들에 초청되어 부문 후보에 오르고 또 수상하는 등 일찌감치 2019년 최고의 영화 중 하나로 알려져 있었다. 우리나라에도 상륙하여 15만 여 명에 이르는 흥행을 이룩한 것이다. 그녀는 레즈비언이자 페미니스트로, 속단할 수는 없겠지만 여성 중심의 퀴어영화 감독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2004년에 단편으로 데뷔해 2007년 정식으로 장편 데뷔를 한 그녀는, 데뷔 때부터 전 세계 평단의 지지를 받아왔다. 영화의 기조가 보다 '다양'하고 '올바르게' 바뀌고 있는 와중에, .. 더보기
최초로 10000m 상공을 열기구로 올라간 이야기 <에어로너츠> [신작 영화 리뷰] 작년, 제시 바클리를 내세워 시골 소녀의 컨트리 가수 성공기와 더불어 여성의 끈끈한 목소리, 연대를 담아 좋은 모습을 보인 영화 로 이름을 알린 톰 하퍼 감독. 비슷한 이름의, 의 톰 후퍼 감독과 아직도 헷갈린다. 영화의 느낌적인 느낌이 비슷하기라도 한 걸까. 여하튼, 계속 눈에 띄는 톰 하퍼 감독의 앞날을 기대한다. 그의 작품이 다시 한 번 우리를 찾아왔다. 라는 제목의 영화로, 영국 현지에선 작년에 개봉했지만 우리나라엔 4월에 개봉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연기되어 6월에 개봉할 수 있었다. 이제라도 개봉할 수 있었던 건, 이 영화가 주는 명명백백한 메시지와 기막힌 비주얼이 어느 정도는 먹힐 가능성이 확실하다는 방증이겠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열기구 조종사'에 관한 이야기이.. 더보기
시스템 자체를 바꾸고는 '연대'의 목소리를! <더 플랫폼> [신작 영화 리뷰] '수직 자기관리 센터'라는 이름의 수직 모양 수감 시설, 가장 윗층인 레벨 0부터 끝을 알 수 없는 레벨까지 내려가 있다. 각 레벨당 2명이 배정되고 각각 원하는 것 하나씩을 소지할 수 있다. 하루에 한 번 때가 되면 '플랫폼'이라는 거대한 식탁이 레벨 중앙을 관통해 위에서 아래로 내려간다. 즉, 윗 레벨에서 먹다 남긴 걸 아래에서 먹는 것이다. 다만, 한 달에 한 번씩 레벨이 랜덤으로 바뀌어 배정된다. 고렝은 큰 생각 없이 담배를 끊고 책 를 읽고 싶어서 를 들고 들어 왔는데, 같은 레벨에 수감된 노인 트리마가시는 정신병원 대신 이곳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는 칼을 들고 왔다. 이상주의자 고렝과 현실주의자 트리마가시의 첫 만남은 레벨 48로 괜찮은 수준이었다. 고렝은 '자발적 연대'라.. 더보기
2010년대 후반 일본 청춘영화계의 적통 명작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 [신작 영화 리뷰] 동양 대표 3국, 한국 일본 중국(대만)의 청춘영화 최근 동향을 되뇌어 본다. 이중 의외로 최근 가장 활발하고 핫한 나라는 중국 아니, 대만이다. 2007년 혜성 같이 등장한 이후 2010년대 꾸준히 비슷한 느낌의 청춘영화들이 찾아왔다. 고등학생 나이, 풋풋한 사랑, 약간의 코미디 등이 뒤섞여 우리네 8~90년대를 연상시키는 화법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인기를 끌었다. 마음이 말랑말랑해진다. 한국의 경우, 청춘영화라고 할 만한 장르적 집합체가 사라진 것 같다. 학원물, 로맨스, 액션, 공포 등의 확고한 장르가 청춘이라는 장르와 겹치면서 힘을 더했던 예가 많아, 오롯이 청춘 소재만으로는 영화를 만들지 않게 된 것이다. 아니, 만들지 못하게 되었을 수도. 영화를 '잘' 만듦에 있어 타의 .. 더보기
조지 오웰의 삶과 사상과 작품의 핵심을 엿보다 <조지 오웰> [신작 도서 리뷰] 에릭 아서 블레어, '조지 오웰'의 본명이다. 무명 작가였던 그는 유명 출판사에 소설을 투고했으나 번번이 퇴짜를 당하고는, 필명을 만들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유명 소설가를 넘어, 본질을 꿰뚫어 보는 '견자'의 위치에 다달아 영원히 추앙받는 조지 오웰에게도 힘든 시절이 있었다는 걸 믿기 힘들다. 아마도, 조지 오웰의 사상과 작품은 알고 있지만 정작 그의 삶을 모르는 이유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나름 소설을 많이 봐왔다고 자부하는데, 누군가 '가장 좋아하는 또는 존경하는 작가가 누구냐'라고 물어보면 단연코 '조지 오웰'이라고 말한다. 언젠가 조지 오웰이 제대로 된 소설가라고 할 수 있느냐라는 말을 들었는데, 충격적이기도 했지만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라고도 생각했다. 그는, 소설가 이전에 .. 더보기
레전드급 만화 원작을 충실히 실사로 옮긴 결과는? <킹덤> [신작 영화 리뷰] 2010년대 일본 만화계를 대표하는 작품들 중에서도 이 차지하는 바는 꽤 크다. 2006년 연재를 시작해 15년여 동안 이어지고 있는 바, 자그마치 6000만 부가 훌쩍 넘는 판매고를 알리기도 했고 2013년엔 일본 만화계의 권위 있는 상 '데즈카 오사무 문화상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등의 역대급 만화들이 이 상을 수상했다. 유명 일본 만화의 수순을 따라가지 않을 리 없었다. 애니메이션 작업과 게임 작업과 실사 영화 작업이 진행되었다. 이 만화는 500년간 이어진 중국의 기원전 춘추전국시대를 통일한 진나라 '진시황'의 이야기이다. 그와 함께, 그가 어렸을 적부터 지근거리에서 보필한 '이신'이라는 인물이 주인공을 형성한다. 실존인물들의 실제 역사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지만, 만화답게 .. 더보기
미국 정치계 현실을 향한 통한의 접근법 <헌트> [신작 영화 리뷰] 작년 8월, 굴지의 장르 전문 제작사 '블룸하우스'가 제작하고 유니버설 픽처스가 9월 말경 배급할 예정이었던 영화가 갑자기 개봉을 취소하는 해프닝이 벌어졌었다. 해당 영화는, 라는 제목으로 미국 사회와 정치를 신랄하게 풍자하는 의도를 가지고 인간 사냥의 소재를 내보이려 했다. 원제가 인 만큼, 미국에 뿌리 깊게 내린 공화 계열과 민주 계열 대결 양상을 보여주려는 의도였다. 그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으로 한마디 했다. '진보적 할리우드는 엄청난 분노와 증오에 찬 최고 수준의 인종차별주의자이다. 그들은 자신을 엘리트라고 부르기 좋아하지만 그들은 엘리트가 아니다' 정확히 이 영화를 지명한 건 아니지만, 맥락상 이 영화를 두고 말한 걸로 보인다. 며칠 뒤 유니버설 픽처스는 마케팅 활동..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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