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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열전

엎친 데 덮친 격, 한정된 공간의 다섯 사람의 핏빛 스릴러 <팡파레> [신작 영화 리뷰] 7년 전, 그러니까 2013년 이라는 영화를 보고 굉장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뒤늦은 속죄와 단죄에 대한 날 것의 이야기로, 당시 한국 독립영화의 맥을 짚을 수 있는 중요한 영화이기도 하다. 으로 이어지는,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고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는 굴곡지고 안타까운 삶의 형태가 이 영화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었다. 자그마치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고, 제1회 들꽃영화상 신인감독상과 남우주연상 수상을 비롯해, 국내외 수많은 영화제에 초청되어 무서운 신인 감독의 출현을 알렸다. 이듬해 이돈구 감독은 김영애, 송일국, 도지원 등을 내세운 으로 흥행과는 별개로 비평적으로 나쁘지 않은 결과를 얻었다. 과 둘다 파괴적이고 끔찍한 사건을 겪은 이들이 그 여파로 어찌할 바를 모르며 .. 더보기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문제들로 '욕창'이 생긴 이 가족 <욕창> [신작 영화 리뷰] 퇴직 공무원 창식은 뇌졸중으로 쓰러진 아내 길순을 집에서 돌보고 있다. 그 둘을 모두 챙기는 이가 있으니 수옥이다. 조선족 불법체류자 수옥은 월 200만 원을 받으며, 창식을 대신해 길순을 돌보고 집안일을 한다. 언뜻 보기에는, 병든 노모 길순을 모시는 중년 부부 창식과 수옥인 듯하다. 그러던 어느 날, 길순의 등 아래 부분에 욕창이 생긴다. 창식은 큰 아들 문수와 막내 딸 지수에게 알린다. 지수가 와서 엄마의 욕창을 들여다보았더니 자못 심각한 상태였다. 수옥에게 크게 나무라고 돌아간다. 반면 문수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 한편, 수옥은 일요일마다 길순의 옷을 잘 차려 입고 외출을 하기 시작했다. 평소 수옥에게 이성적으로 관심을 두고 있던 창식은, 그녀를 미행하기에 이른다. 알고 보.. 더보기
심리적 불안감이 짙게 깔린 해양 재난 스릴러 <딥워터> [신작 영화 리뷰] 올해 여름은 아직까진 괜찮은 것 같다. 종종 더웠지만 대체로 선선한 날씨가 이어졌다. 물론 장마철이 지나 8월의 한여름으로 접어들고 나서는 어떤 무시무시한 더위가 찾아올지 알 수 없다. 지금 선선한 만큼 다음에 무더울까 봐 겁이 난다. 여행을 떠나기도 힘든 시국이니 마음이 종잡을 수 없어지는 요즘이다. 이럴 때 필요한 게 대리만족일 텐데, 영상물이 그 역할을 해 주곤 한다. 대체로 한여름에 맞춰 블록버스터 액션 대작이 만들어지고 찾아온다. 우리는 그런 작품들을 찾지 않을 도리가 없다. 하지만,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진 2020년엔 찾기 힘들지 않을까 싶다. 속을 뻥 뚫어주며 대리만족을 시켜주는 블록버스터 액션 대작이 말이다. 대신 고만고만한 영화들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북유럽 스웨덴.. 더보기
우리를 보다 인간답게 하는 반려동물의 죽음에 관하여 <우리 개가 무지개다리를 건넌다면> [신작 도서 리뷰] 지난 1월, 세종시의 어느 가정에서 고양이 한 마리를 분양받았다. 아내와 함께 오랜 시간 동안 고양이를 데려오기 위해 알아보았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미루다가, 운명의 아이를 발견해 아내가 직접 먼 길을 다녀온 것이었다. 암컷으로, 복 복에 기쁠 희로 '복희'라 이름짓고 한 가족이 되었다. 아내는 살아오며 반려동물을 길렀는데, 나로서는 처음이나 마찬가지였다. 금붕어나 거북이 정도만 길러왔으니 말이다. 처음엔 아이를 제대로 만지기는커녕 쳐다보지도 못했다. 강아지라면 그나마 친근하겠지만 고양이라면 그렇지 못한 탓일까. 이후 조금씩 다가갔고 아이도 조금씩 다가온다는 걸 느꼈다. 나도 아내도 복희도 적응 기간이 필요했을까, 힘든 기간이 있었다. 우리가 자야 할 때 복희는 잠들지 않고 복희가 잘 .. 더보기
야구밖에 없는 '그녀'를 응원하지 않을 수 없다! <야구소녀> [신작 영화 리뷰] '이주영'이라는 배우를 KBS 드라마 스페셜 2019 라는 제목의 단막극에서 처음 보았다. 연기력과 생김새와 목소리까지 인상적이었는데, 얼마 후 영화 를 통해 다시 한 번 보게 되었다. 아니, 눈에 띄었다고 하는 편이 옳을 것이다. 공교롭게도 두 드라마와 영화는 하루를 차이로 방영되었고 개봉하였다. 이후 그녀의 필모를 되짚어 보니 여기저기에서 자주 봤던 게 확실했다. 2016년 , 2017년 , 2018년 그리고 2019년 까지 주로 메이저급 독립영화에서 주요 캐릭터로 얼굴을 비췄던 것이다. 나로서는 그녀를 2019년에야 '발견'하게 된 것이리라. 그녀에게 2020년은, 2019년에 이어 또 다른 도약의 해라 할 만하다. 그동안 드라마 등에서 조연으로 얼굴을 비추다 로 크게 빛을 본 .. 더보기
중국 영화의 새로운 '믿보' 조합, 청궈샹 감독과 저우둥위 배우 <소년시절의 너> [신작 영화 리뷰] 여배우 발굴의 엄청난 능력을 자랑하는 장이머우 감독에 의해 발탁되어 2010년 로 화려하게 데뷔한 저우둥위, 이후 차근차근 필모를 쌓아 중화권 최고의 여배우로 우뚝 섰다. 우리에게는, 지난 2016년 이준기와 함께 열연한 로도 얼굴을 비췄지만 1년 뒤 청궈샹 감독과 함께한 로 크게 이름을 알렸다. 이후 쉴 새 없이 작품활동을 이어나갔는데, 넷플릭스를 통해 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다시, 청궈샹 감독과 함께한 로 본인 필모뿐만 아니라 그의 연기를 보는 우리에게도 '인생 영화'를 경신하였다. 작년 11월 중국 현지에서 개봉하여 흥행(2019년 중국 흥행 TOP 10 안에 듦)과 비평, 파급력과 영향력 등에서 모두 좋은 모습을 보인 바 있는 이 작품, 개인적으로 기다리고 기다렸는데 코로.. 더보기
나는 누구인가? 누구여야 하는가? 누구일 수 있는가? <사라진 시간> [신작 영화 리뷰] 영화배우가 제작을 겸하거나 제작만 하는 경우를 이제 흔하게 볼 수 있지만, 영화배우가 감독을 겸하거나 감독만 하는 경우는 흔히 접하기 힘들다. 제작, 감독, 배우를 놔두고 보았을 때 제작을 제외한 감독과 배우가 상충하는 면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연기력과 흥행력을 보장하는 배우들이 왕왕 감독으로 나서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배우로선 신선하지 않지만 감독으로선 신선하기 그지없다. 할리우드에서는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대표적이랄 수 있겠고 로버트 레드포드, 멜 깁슨, 벤 애플렉, 안젤리나 졸리, 조지 클루니 등이 뒤를 따른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들어 두드러지는데 하정우, 문소리, 김윤석 등의 배우들이 장편 감독으로 데뷔했다. 두드러진 성적을 이뤄내진 못했지만, 나쁘지 않은 평가를 .. 더보기
엘프 형제의 좌충우돌 여정이 가져온 긍정적인 변화 <온워드> [신작 영화 리뷰] 로 잠시 주춤하고선 로 흥행과 비평 양면에서 연이어 최고의 상종가를 치던 디즈니 '픽사', 2020년에 22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야심차게 내놓고자 한 두 작품이 있었다. 각각 3월과 6월이 개봉 예정이었으나, 앞의 작품은 그대로 진행하였고 뒤의 작품은 11월로 미뤄졌다.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전 세계 극장가가 문을 닫기 직전이었기에, 앞 작품의 흥행이 좋을 리 없었다. 역시 픽사의 작품답게 전 세계 극장가를 휩쓸었지만 성적은 터무니 없었다. 북미 6000만 달러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가까스로 1억 달러를 넘겼다. 2억 달러의 제작비가 들어갔기에, 최소 4억 달러 이상은 벌어들여야 했다. 그나마 발빠르게 넘어간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만회할 것으로 보인다. 이라는 제목의 작품으로..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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