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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열전/신작 영화

반드시 기억해야 할 이름, 하마구치 류스케 <우연과 상상> [신작 영화 리뷰] 하마구치 류스케, 20년 넘게 일본을 대표하는 영화 감독으로 군림하고 있는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뒤를 이을 적통으로 떠오르고 있다. 1978년생으로 매우 젊지만, 2000년대 초반 연출 데뷔 후 쉬지 않고 꾸준히 작품을 내놓아 작품수가 꽤 된다. 2011년 도호쿠 대지진이 일어난 후 연작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이름을 알리고 본격적인 극영화로 우리에게 찾아왔다. 2015년작 , 2018년작 (칸 영화제 경쟁부문), 2021년작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 심사위원대상) (칸 영화제 각본상,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골든글로브 비영어영화상 등)까지 그야말로 광폭 행보를 이어 왔다. 우리나라엔 와 가 2021년 말경 비슷하게 개봉했고 반년 뒤 이 개봉해 하마구치 류스케 특집같은 모습을 연출했.. 더보기
잘 만든 영화로 기억될지라도 기억하고 싶진 않은 이유 <매스> [신작 영화 리뷰] 지난 5월 24일, 미국 텍사스주 유밸디의 롭 초등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불과 18살의 남성이었고, 4학년 교실의 학생들에게 소총과 권총을 난사했다고 한다. 그 결과 19명의 학생과 2명의 교사가 사망했다. 차마 뭐라고 말하기 힘들 만큼 참혹한 비극이었다. 이에 미국에서 총기 규제 논란이 극으로 치달았는데 상원이 초당적으로 총기 규제 일부 강화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한편, 가해자의 어머니는 자신과 아들을 용서해 달라며 아들은 아주 조용한 아이였고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았는데 무슨 생각으로 그런 일을 벌였는지 알 수 없다고 인터뷰했다. 미국에서 거의 매년 시간과 장소와 대상을 막론하고 발생하는 총기 난사 사건, 원인과 결과에 대해 전국민이 관심을 갖고 들.. 더보기
흥행과는 거리가 먼 중년 여성 감독이 건네는 말들 <오마주> [신작 영화 리뷰] 흥행과는 담을 쌓은 영화 감독 지완, 이제 막 개봉한 세 번째 영화 의 관객수 20만 명이 꿈이지만 1000만 명 돌파가 우스운 영화에는 관심이 없는 듯하다. 집에는 대학생 아들 보람이 있는데 엄마 영화는 재미없다며 보지도 않는다. 남편 상우는 아내의 영화에 관심 있기는커녕 돈 좀 벌어 오라고 지완을 나무란다. 지완은 우연한 기회에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큰 돈은 안 되지만 굉장히 의미 있는 일로, 한국 제2호 여성 감독인 홍재원 감독의 첫 번째 작품이자 1962년작 의 소실된 사운드를 복원하는 작업이다. 지완은 의 대본을 찾는 한편 홍재원 감독의 여식을 찾아가 홍재원 감독의 1962년 일기를 받아온다. 거기에 오래된 사진이 있었다. 대본을 입수한 지완, 하지만 대본과 영상이 맞지 않.. 더보기
그녀가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달리는 이유 <더 노비스> [신작 영화 리뷰] 대학에 갓 입학한 '알렉스'는 조정부에 가입한다. 그녀는 가장 취약한 과목인 물리학 시험에서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두세 번 문제를 풀 정도의 열정을 가졌는데, 조정부에서도 그 열정을 분출하기 시작한다. 조정부 특성상 연습을 로잉머신으로 하는데, 선생님이 당부하는 '팔, 상체, 다리'를 끊임없이 되새기는 것이다. 조정부 신입에는 에이스가 있는데, 고등학교 때 다른 두 종목에서 주전이었던 '에이미'로 1군에 들어가 전액 장학금 타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그 얘기를 듣고 이번엔 '장학금'을 되새기는 알렉스다. 그녀는 그야말로 눈물 콧물 쏙 빼는 건 물론 손에 피가 나고 토하고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열심히 로잉머신을 탄다. 에이미를 넘는 한편 1군에 들기 위해 필사적이었던 것이다. 노력.. 더보기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부활의 신호탄! <배드 가이즈> [신작 영화 리뷰] 금고 비밀번호 푸는 선수 스네이크, 해킹 전문 기술자 타란툴라, 천의 얼굴을 가진 변장의 대가 샤크, 용감하고 씩씩한 천방지축 싸움꾼 피라냐, 그리고 작전 설계하는 리더 울프까지 자타공인 '나쁜 녀석들'이 은행에서 돈을 갈취한 후 경찰의 추격을 따돌리는 데까지 성공한다. 그들은 애초에 인기와는 거리가 먼 괴짜들인데 생긴 대로 살아가는 걸 즐기는 모양새다. 아지트로 돌아와 TV를 보며 언론에서 자신들의 범행을 얼마나 극악무도하다고 할지, 즉 얼마나 '칭송'할지 지켜 보는데 폭스 주지사가 나와선 나쁜 녀석들이 한물 간 2류 범죄자일 뿐이라 딱하다고 말한다. 이에 울프는 발끈한 듯 또 다른 범죄를 설계하려 한다. 모두 탐탁치 않아 하는 가운데, 올해의 착한 사마리아인에 기니피그 마멀레이드 .. 더보기
인간의 도리인가, 파렴치한 범죄일 뿐인가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신작 영화 리뷰] 명문으로 이름 높은 '한음 국제중학교' 교장실에 학보모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영문을 모른 채 앉아 있는 그들, 곧 교장과 임시 담임 교사 송정욱이 들어온다. 교장은 '김건우'라는 학생이 같은 반 친구 4명의 이름이 담긴 편지를 송정욱에게 남긴 채 호숫가에서 의식 불명 상태로 발견되었고, 4명은 따로 모아 놓았다고 한다. 그는 송정욱을 통해 김건우의 편지를 읽게 한다. 송정욱이 읽은 편지는 일동을 경악시키게 하기에 충분했는데, 4명의 친구에 의해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들의 이름은 도윤재, 박규범, 정이든, 강한결이었다. 각각 병원 이사장 도지열의 아들, 전직 경찰 치안감 박무택의 손자, 한음 국제중학교 학생부장의 아들, 접견 변호사 강호창의 아들이었다. 이들은 곧바로 대응에 .. 더보기
인생 최악의 날이 전성기의 순간일 수 있으니... <봄날> [신작 영화 리뷰] 어느 장례식장, 가족이 모였다. 8년 만에 출소한 큰아들 호성, 공인중개사로 일하는 작은아들 종성, 몸을 좋지 않은 엄마 정님, 그리고 오랜만에 보는 호성의 큰딸 은옥과 작은아들 동혁까지. 호성은 조직의 큰형님이기도 한데, 조직을 위해 살인을 저지르고 감옥에 가서 8년 만에 돌아와 보니 설 자리가 없어졌다. 조직에서는 2인자가 1인자 자리를 꿰찬 것 같고, 가족에서는 동생 종성이나 큰딸 은옥이나 작은아들 동혁이나 다 호성을 별 볼 일 없는 존재이자 꼴보기 싫은 존재이자 꿔다 놓은 보릿자루같은 존재로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도 엄마 정님은 호성을 여전히 어린아이 취급하며 걱정한다. 그런 와중에 은옥이 남편 될 사람을 소개시켜 주는데, 호성으로선 딸에게 해 줄 게 없으니 그만이 할 수 있.. 더보기
왕가위와 박찬욱을 연상시키는 감각적 중국 영화의 현재 <열대왕사> [신작 영화 리뷰] 1997년 중국, 열대야가 극심한 어느 여름 밤에 에어컨 수리기사 왕쉐밍은 여자친구를 만나러 차를 몰고 가던 도중 누군가를 친다. 이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도망가 버린다. 그러곤 다시 와서 시신을 유기하는데, 잠도 못 잘 정도로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경찰서에 가서 자수하기로 한다. 하지만 겁에 질려 자수하지 못하고 돌아선다. 대신 왕쉐밍은 그가 차로 치어 죽인 이의 아내 후이팡에게 사실을 이실직고하는 걸 선택한다. 우연히 후이팡이 남편의 실종 전단지를 붙이는 걸 봤었고 그녀의 집이 어디인지 알아 놨던 것이다. 하지만 왕쉐밍은 그마저도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후이팡의 주위를 서성일 뿐이다. 에어컨 실외기 냉매를 빼서 찬바람이 안 나오게 하고, 남편 빛으로 협박하러 온 남자들과 싸우기..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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