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그림 다른 표지 1] 에곤 쉴레의 '자화상'
책을 자주 접하다 보면 어디서 본 것 같은 표지가 떠오르곤 합니다.
해외의 책을 번역해서 펴낼 때는 표지 그대로 가져오곤 하는데,
우리나라 내에서 펴내는 책들의 표지가 서로 완벽하게 일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출판사 입장에서 나름 고르고 고른 표지일 텐데,
다른 출판사의 책 표지가 같다면 상당히 기분이 상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3개의 다른 출판사에서 3개의 다른 작품의 표지로 1개의 그림을 택한 경우를
보고야 말았습니다. 여기 그 세 작품을 소개합니다.
1. 20세기 최고의 독일어권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유일한 장편소설 <말테의 수기>입니다.
20세기 모더니즘 소설의 시작을 여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해당 작품을 낸 출판사는 '펭귄클래식'입니다.
2. 39세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일본의 천재 작가 '다자이 오사무'의 대표작 <인간 실격>입니다.
뉴욕타임스는 '인간의 나약함을 드러내는 데 있어 다자이보다 뛰어난 작가는 드물다'라고 평했죠.
해당 작품의 출판사는 '민음사'입니다.
3.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존재론의 기수 '장 폴 샤르트르'의 명작 <구토>입니다.
'앙티 로망(고전적인 심리수법과는 관계없는 새로운 방법으로 인간 존재를 파악하려는 소설)의
선구라는 매우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해당 작품의 출판사는 '문예출판사'입니다.
어떠신지요? 엄연히 다른 출판사에서 각기 다른 문학 작품의 표지인데요.
하나의 공통된 얼굴이 보이시죠? 바로 에곤 쉴레의 '자화상'(1912)이라고 합니다.
오스트리아 출신 화가이구요. 채 30살도 살지 못하고 젊은 시절 생을 마감한 천재 화가입니다.
그는 30 평생 3천 여 점의 드로잉과 3백 여 점의 유화를 남겼다고 합니다.
그의 작품에서는 '자기 집착'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는 데요.
어려서 아버지한테서 받은 학대와 다름 아닌 그 아버지의 비참한 죽음...
그리고 여러 불온한 사건들이 겹치면서 그는 언제나 불안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인간 실격>의 작가 '다자이 오사무'가 생각나네요.
다음은 에곤 쉴레의 실제 모습입니다. 자화상과 굉장히 닮았죠? 당연하지 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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