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 그룹의 노출 전쟁이 극을 달리고 있는 지금, 사실 최고라고 이름 붙일 만한 걸그룹을 찾기는 힘듭니다. 바로 현존 최고의 걸그룹인 '소녀시대'와 '2NE1'이 활동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죠. 이들은 각각 2007년과 2009년에 데뷔해서, 완연히 다른 매력을 발산하며 정상에 군림해 왔었습니다.
국내 걸그룹의 '용호상박', '양대산맥', '쌍두마차', '태산북두'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실로 모든 수식어를 붙여 확고한 탑 2의 위치를 보여줄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런 이들이 2014년 2월 말에서 3월 초에 동시 컴백을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소녀시대의 컴백 일정이 연기되어서 자세한 건 알 수가 없네요.) '제로섬 게임'이 될지, 'WIN-WIN'이 될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태이죠.(개인적으로는 2NE1의 노래를 듣고, 소녀시대의 뮤직비디오를 봅니다.)
과거 이들은 거의 동시에 한 차례 대전을 벌인 적이 있습니다. 거의 같은 시기에 음반 활동을 한 적이 있다는 것이죠. 때는 2009년 6월 말에서 7월 초. 소녀시대는 6월 29일 미니앨범 2집 '소원을 말해봐'를 발표했고, 이어서 2NE1이 7월 8일에 미니앨범 1집 'I DON'T CARE'를 발표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는 지금과 상황이 달랐었습니다. 소녀시대는 이미 'GEE'의 국가적 빅히트를 통해 국민 걸그룹으로 발돋음한 상태였던 반면, 2NE1은 같은 해 3월과 5월에 각각 'Lollipop'과 'FIRE'를 발표해 막 데뷔 신고를 마친 신인 그룹이었죠. 당시 결과는 완벽한 'WIN-WIN'이었습니다. '소원을 말해봐'는 역시나 모든 국내 음원 사이트를 석권하였고, 'I DON'T CARE'는 <뮤직뱅크>에서 5주 연속 1위를 차지했었습니다. 과연 조만간 펼쳐질 2차 대전은 어떤 결과를 낳을지 궁금합니다.
ⓒyg엔터테인먼트
한편, 이들이 이번에 들고 나오는 앨범의 성격이 조금 차이가 납니다. 소녀시대는 4번째 미니앨범이며, 2NE1은 2번째 정규앨범이죠. 제목은 소녀시대의 '미스터미스터(Mr.Mr.)', 그리고 2NE1의 '크러쉬(Crush)'. 왠지 모르게 제목만 들어도 이들 간의 색깔의 차이가 선명히 드러나죠.
소녀시대가 낸 미니앨범들을 살펴보면 'GEE', '소원을 말해봐', '훗'이 있습니다. 3개의 앨범 모두 여지없이 대박을 냈었죠. 그렇다면 2NE1가 낸 정규앨범은 어땠을까요? 2NE1의 첫 번째 정규앨범은 'To Anyone'이었는데, 타이틀 곡이 무려 3곡이었습니다. 'Can't Nobody', 'Go Away', '박수쳐' 이 3곡 모두 음악 프로그램 차트에서 1위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었죠.(개인적으로 'Go Away'를 참으로 좋아합니다.) 앨범의 성격은 달라도 전혀 꿀릴 것 없는 이들입니다.
ⓒsm엔터테인먼트
아무래도 언론들은 이들의 피 튀기는 싸움을 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국내 최고의 연예 기획사 두 곳인 SM과 YG의 자존심이 걸려 있는 문제이기도 하고요. 특히나 이들이 맞붙는다는 사실 자체로도 전국민적인 이슈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데, 한 쪽이 처참하게 깨진다면요? 얼핏 상상할 수 없지만, 그래서 더욱 더 바라고 있을 것입니다. 싸움꾼의 싸움 구경만큼 재밌는 게 있을까요.
반면 일각에서는 두 그룹 다 좋은 결과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는 듯합니다. 아니, 그렇게 되길 바라고 있죠. 현재 대세인 섹시 콘셉트와는 거리가 조금 있는 걸그룹 간의 대결이기도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점점 과열되는 섹시 전쟁때문에 걸그룹 전체가 대중들로부터 점점 멀어져가고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때 다른 색깔을 가진 정상의 걸그룹이 나와서 인기를 끌어준다면, 새로운 뉴스거리도 제공될테고 다시금 대중의 눈을 끌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들의 'WIN-WIN'을 예측하고, 또 그렇게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일전에 이미 'WIN-WIN'을 한 전력이 있다는 점, 완연히 색깔이 다르다는 점, 그에 따른 확고한 팬층 역시 갈라져 있어 겹치지 않는다는 점, 현재 걸그룹 섹시 전쟁이 극에 달해 대안을 찾고 있었다는 점, 그리고 소치 동계올림픽이 2월 23일에 끝나는데 이들의 컴백은 그 바로 이후라는 점 등으로 말이죠.
부디 모두 좋은 결과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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