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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명관

밑바닥 인생들의 막장 가족, 회복의 시간인가 절망의 시작인가 <고령화 가족> [오래된 리뷰] 쫄딱 망한 영화감독, 아내와 이혼 위기에 혼자 사는 마흔 살 인모는 자살하려던 찰나 칠순을 눈앞에 둔 엄마의 전화를 받고 집으로 향한다. 엄마는 별말 없이 인모를 받아주었고 이후에도 아무것도 묻지 않은 채 묵묵히 챙겨줄 뿐이다. 엄마는 그 연세에도 화장품을 팔러 밖으로 부지런히 돌아다닌다.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없다. 엄마 집에는 마흔넷의 형 '오한모', 일명 '오함마'가 이미 얹혀살고 있었다. 그는 교도소를 오가고 사업을 말아먹은 후 엄마 집에 몇 년째 눌어붙어 있는 인간말종 같은 인간이다. 얼마 안 가 셋째 미연이까지 딸 민경이를 데리고 들어온다. 두 번째 남편이 툭하면 술을 처먹고 들어와 개 패듯 하여 집을 나와버렸다는 것이다. 몇 십 년 만에 다시 모인 삼 남매는 평균 나이 사십에 .. 더보기
'가족'은 다시 쓰여져야 한다, 소설 <고령화 가족> [지나간 책 다시읽기] 천명관 소설가의 쫄딱 망한 영화감독에 아내와 이혼한 후 혼자 사는 마흔여덟의 중년 남자 '나'는 죽기보다 싫은 일을 감행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칠순이 넘는 엄마 집에 얹혀살게 된 것. 칠순이 넘은 엄마는 별말 없이 나를 받아 주었고 이후에도 아무것도 묻지 않은 채 그저 묵묵히 나를 챙겨줄 뿐이다. 뿐만 아니라 엄마는 그 연세에도 화장품을 팔러 밖으로 부지런히 돌아다닌다. 아버지는 교통사고를 당해 돌아가셨다. 엄마 집에는 쉰두 살이 된 형 '오한모', 일명 '오함마'가 얹혀살고 있었다. 그는 백이십 킬로그램, 폭력과 강간, 사기와 절도로 얼룩진 전과 5범의 변태성욕자, 정신불구의 거대한 괴물... 한마디로 인간망종이다. 교도소를 오가고 사업을 말아먹은 후 엄마 집에 삼 년째 눌어붙.. 더보기
소설이란 무엇인가? <이것이 나의 도끼다> [서평] 3년 전쯤 라는 책을 굉장히 의미있게 읽은 적이 있다. 지난 수십 년간 '파리 리뷰'라는 세계적인 문학잡지에서 20, 21세기를 대표하는 작가를 인터뷰해왔는데, 도서출판 다른에서 설문을 통해 가려내 단행본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1, 2, 3권 각각 12명씩 소개했고 내가 본 건 1권, 거기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 움베르토 에코를 비롯해 무라카미 하루키, 밀란 쿤데라, 어니스트 헤밍웨이 등이 있었다. 그야말로 소설가들 위에 군림하는 소설가들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겠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건 의외였는데, 소설 쓰는 건 '노동'이라는 것이었다. 흔히 소설가를 비롯 예술가를 생각하면 연상되는 신의 어깨 위에 올라탄 천재의 이미지와는 정반대. 충격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개인적으로 한때나마 소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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