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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

미미하지만 경이로운 '인간'과 '우주'의 연결을 찬란한 작화로 표현한 수작 <해수의 아이> [신작 영화 리뷰] 포구 마을에 사는 소녀 루카, 핸드볼 동아리에 속한 그녀는 기대하던 방학 첫날 훈련 도중 선배를 팔꿈치로 가격해 팀에서 제외된다. 사실, 선배가 먼저 그녀의 발을 걸어 넘어뜨렸지만... 선생님도 동료들도 그녀를 믿어 주거나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 외로운 루카, 술캔이 수북한 집에 엄마가 있지만 그녀를 반겨 주지 못한다. 루카는 마음을 달래려 어릴적 추억이 깃든 도쿄의 수족관으로 향한다. 그곳엔 아빠도 있었다. 수족관 관계자 구역에 들어갈 수 있는 루카는 그곳에서 특별하고 신비한 바다 소년 우미(바다)를 만난다. 그는 필리핀 앞바다에서 발견되었는데, 당시 바닷속에서 듀공과 함께 자랐다고 한다. 그에겐 형 소라(하늘)도 있는데, 그들은 지금은 루카의 아빠가 일하는 수족관에서 임시로 지내고.. 더보기
악마의 연대기로 들여다보는 20세기 중반의 미국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코로나19로 전 세계 극장이 문을 닫다시피 하여 OTT 시장이 그 어느 때보다 활성화되었다. 그중 단연 앞서가는 건, 모두가 알다시피 '넷플릭스'다. 그렇다 보니, 요즘엔 영화 '기대작' 리스트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이 차지하는 비중이 꽤 늘었는데 앞으로 더욱더 늘어날 것 같다. 신예라고 할 만한 안토니오 캠포스 감독의 도 그중 하나다. 2011년 최고의 소설 중 하나로 뽑히는 유명 원작과 필모 최고의 열연을 펼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쟁쟁한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제목에서도 연상되는 바 잔잔하게 퍼지는 불안과 불쾌의 감정이 탄탄하게 자리 잡은 영화라고 하겠다. 더 자세히 보면, 최근 들어 제작자로도 활발히 활동하는 제이크 질렌할이 제작에 참여했고 영화 전체의 분위기와 흐름과 중심.. 더보기
온갖 은유와 상징으로 점철된, 난해한 우주 스릴러 <하이 라이프> [모모 큐레이터'S PICK] 아무것도 모른 채 감독과 배우들의 면면만 보고 영화를 선택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이 시대를 대표하는 프랑스의 여성 감독이자 북미의 대표 영화제인 뉴욕영화제의 총아라고 할 만한 클레어 드니 감독의 신작, 로버트 패틴슨과 줄리엣 비노쉬가 주연을 맡은 도 그런 경우였다. 지난 6월말에 개봉한 도 그러했는데, 영화가 상당히 기대에 못 미쳤었다. 줄리엣 비노쉬라고 하면, 이자벨 위페르와 더불어 프랑스를 대표하는 여배우로 세계 3대 영화제 여우주연상과 미국 영국 여우조연상을 최초로 석권한 걸로 유명하다. 그도 그렇지만 그녀가 출연한 영화들의 면면을 보면 '영화 보는 눈이 탁월하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로버트 패틴슨은, 그 유명한 시리즈로 2000년대 말에서 2010년대 .. 더보기
비틀게 보여주는, 폭력의 굴레에서 벗어나고자 발버둥치는 인간 <너는 여기에 없었다> [리뷰] 살인 청부업자 조(호아킨 피닉스 분)는 수시로 자살 충동에 시달린다. 수시로 시도를 하는데, 봉지로 얼굴을 덮어 숨을 못 쉬게 하거나 칼을 입속으로 넣어 찌르려 하거나 철로에 떨어질 것처럼 자세를 취하기도 한다. 하다 못해 칼로 위험한 장난을 치기도 한다. 모든 건 무표정 위에 어린 복잡한 심정으로 행한다. 그가 자살 충동에 시달릴 때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기억들이 있다. 어린 시절인 듯 학대의 기억들, 전쟁인 듯 당한 기억과 행한 기억들, 그리고 오래 되지 않은 가해의 기억들까지 그를 괴롭힌다. 그런 그가 자살을 할 수 없는 건 늙은 어머니의 존재 때문이다. 인정사정없는 살인 청부업자이지만 어머니한테는 다정다감한 하나뿐인 아들이다. 그에게 의뢰가 들어온다. 차기 주지사로 유력한 상원 의원 알버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