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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으로 策하다. 책으로 일을 꾸미거나 꾀하다. 책으로 세상을 바꿔 보겠습니다. singenv@naver.com Since 2013.4.16 https://linktr.ee/singenv

'목소리'에 해당되는 글 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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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거스트 윌슨 독백 대회에의 뜻 깊은 여정에서 <우리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면> 2021.01.06
  • 테일러 스위프트를 잃지 않는 행보 속, 내딛는 정치적 올바름 <미스 아메리카나> 2020.02.17
  • "왕은 국민을 대변하기 때문에 왕이요." <킹스 스피치> 2017.03.17
  • 만점에 가까운 평점을 부여하고 싶은 애니메이션 <쿠보와 전설의 악기> 2016.11.23

오거스트 윌슨 독백 대회에의 뜻 깊은 여정에서 <우리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2021. 1. 6.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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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우리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우리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면> 포스터. ⓒ넷플릭스



미국의 극작가 '오거스트 윌슨', 한국에선 생소한 이름일 수 있다. 그의 작품이 번역된 적이 한 번도 없고, 그의 작품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또한 한 번도 정식으로 개봉된 적이 없다. 하지만, 미국에서 그의 위상은 '현대 미국 연극계의 셰익스피어'라는 한마디로 충분하다. 그는 1945년 피츠버그 흑인촌 빈민가에서 독일인 아버지와 흑인 어머니 사이에서 출생해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10대 후반에 백인들이 많이 살던 곳으로 이사해서 인종차별을 받았다고 한다. 더군다나 아버지가 그의 양육에 손을 떼다시피 해서 흑인 어머니 손에서 컸다고 한다. 


시인으로 데뷔해 극작가의 길을 걸었던 오거스트 윌슨은, 1982년 <지트니>로 브로드웨이에 진출한 후 1987년 퓰리처상과 토니상 그리고 1990년 다시 퓰리처상을 수상하며 레전드로의 길을 걷기에 이른다. 그는 장대한 10편의 희곡 연작 일명, <세기 연작>으로 유명한데 20세기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삶을 10년씩 기록했다. 반복되는 주제는, 미국 흑인들에게 대대로 이어지는 노예제의 지속적 영향이었다. 작품은 말한다, '미국은 너희의 것이다, 우리 모두의 것이다. 이게 미국이다. 그리고 당신들은 나의 미래다.'라고 말이다. 


오거스트 윌슨의 작품들은 연극뿐만 아니라 영화로도 만들어졌는데, 지난 2016년 덴젤 워싱턴이 연출하고 덴젤 워싱턴과 비올라 데이비스가 열연한 <펜스>가 있다. 덴젤 워싱턴과 비올라 데이비스는 2010년에 동명의 연극으로 사이 좋게 토니상을 수상한 적이 있고, 비올라 데이비스는 이 영화로 미국·영국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 여우조연상을 석권했다. 그런가 하면, 얼마 전엔 덴젤 워싱턴이 제작에 참여하고 비올라 데이비스가 주연으로 활약한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가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선보였다. 


2018년 오거스트 윌슨 독백 대회의 여정


미국이 오거스트 윌슨을 기리는 방법은 비단 계속 극장에 걸리는 연극과 계속 제작되는 영화뿐만 아니다. 오거스트 윌슨 극장을 세운 건 물론, 오거스트 윌슨이 숨진 2005년 이듬해부터 '오거스트 윌슨 독백 대회'를 열었다. 전국 열두 개 도시에서 수천 명의 학생이 브로드웨이에서 공연할 기회를 얻기 위해 참여해, <세기 연작> 10편 중 1편의 특정 장면을 독백 연기한다. 지역 예선 및 결선을 거쳐, 각 도시에서 2명씩만 브로드웨이의 전국 결선에 진출하게 되는 것이다. 


오거스트 윌슨 작품의 페르소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비올라 데이비스는 총괄제작을 맡아 '2018년 오거스트 윌슨 독백 대회'의 여정을 다큐멘터리로 담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나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면>이 그 작품으로, 비올라 데이비스뿐만 아니라 오거스트 윌슨 작품에 깊은 관계과 있는 덴젤 워싱턴과 스티븐 헨더슨이 인터뷰이로 나서 작품에 힘을 불어 넣었다. 


작품은 6명의 참여 학생을 택해 그들의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들려 주는데, 시카고의 니아와 프리덤과 코디, 로스엔젤레스의 헤라르도, 댈러스의 캘리, 애틀랜타의 에런이 주인공이다. 멕시코 출신의 히스패닉계 헤라르도를 제외하곤 5명 모두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 다양한 루트를 통해 연극에 관심을 갖고 연극에 발을 붙이게 되었다. 


흑인에의 진심과 애정 어린 메시지


<나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면>은 오거스트 윌슨의 작품 세계를 너무 깊지 않게, 그의 작품을 다수 연출했던 연출가와 그의 세 번째이자 마지막 배우자와 세 명의 배우가 적절히 의미와 의의를 설명한다. 그들은 또한 이 작품의 메인인 '오거스트 윌슨 독백 대회'에 대해, 대회에 참여한 학생들을 향해 진심 어린 조언을 잊지 않는다. 그리고 '오거스트 윌슨 독백 대회'와 대회에 참여한 학생들의 이야기를 곁들이는 것이다. 


하여, 메마르지도 말랑말랑하지도 진중하지도 가볍지도 않은 균형 잡힌 다큐멘터리 영화가 탄생할 수 있었다. 오거스트 윌슨과 오거스트 윌슨 독백 대회는 물론 미국 연극계의 미래를 짊어질 수 있는 젊은이들의 삶과 생각까지 두루두루 살펴볼 수 있는 것이다. 와중에, 이 모든 걸 관통하는 게 있다면 '흑인'이라고 하겠다. 시종 일관 잃지 않는, 흑인의 흑인에 의한 흑인을 위한 진심과 애정 어린 메시지들 말이다. 


오거스트 윌슨의 작품에서 빚어진 풍부한 의의들은, 비올라 데이비스와 덴젤 워싱턴과 스티븐 헨더슨이라는 연극·영화계의 거장이라 할 만한 이들을 통해 보다 풍성하게 전달되는 것이다. '누군가 그들이 아는 목소리로 그들에게 중요한 것에 대해서 글을 썼다는 사실을요.' '하지만 그 안의 문제는 지금도 다를 바가 없죠.' '목소리가 사람들에게 말을 걸어 영혼의 보편적이고 영원한 본질을 어느 정도 이해하게 해 줄 수 있다면 말입니다.' 그들은 배우와 연기에 대한 진지하고 적확한 조언을 전하기도 한다. '배우는 관찰자이자 도둑이에요.' '연기는 저를 구해 준 셈이죠.'


소외 당하고 외면 당하고 보호받지 못하는 이를 향하다


작품을 보다 보니 일련의 여정에서 느끼는 바가 있었다. '오거스트 윌슨'이라는 거대한 산을 굳이 넘으려 하지 않고, 그 거대한 우산 속에 움츠려 힘을 기르고 비축하곤 그 거대한 산과 함께 움직여 흑인의 힘을 만천하에 떨치고자 하려는 것 같았다. 미국 전역에 퍼져 있는 흑인의 영향력을 하나로 똘똘 뭉쳐 더 이상 멸시받지 않고 합당한 목소리를 내며 진정한 평등을 이루고자 하는 바람이 진하게 묻어 났다. 


특이할 만한 점은, 2018년 오거스트 윌슨 독백 대회 전국 결선의 우승자가 다름 아닌 히스패닉계 헤라르도였다는 것이다. '흑인'의, '흑인'에 의한, '흑인'만을 위한 대회가 아니라는 점이 크게 와 닿았다. 소외 당하고 외면 당하고 보호받지 못하고 불평등의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든' 이들의 대회라는 천명에 다름 아니다. 판이 커진 느낌이랄까, 정치적 구호도 아니고 한쪽 편만 들지 않는 범사회적 사회운동의 일환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러고 보면, 오거스트 윌슨도 흑인'만'의 피가 흐르고 있진 않으니 말이다. 


<우리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면>에서 '우리'라는 단어에 주목하게 된다. '목소리'가 오거스트 윌슨을 향한다면, '우리'는 흑인을 포함한 소외 당하고 외면 당하고 보호받지 못하는 모든 이를 향한다. 아니, 향해야 하겠다. 거기까지 나아간 이 작품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비록 이 작품이 우리나라에선 오거스트 윌슨의 형편 없는 인지도와 영향력에 비례한 인기를 얻겠지만, 그래도 응원한다. 그들을 위하는 게, 곧 우리를 위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는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진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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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젤 워싱턴, 독백 대회, 목소리, 배우, 비올라 데이비스, 오거스트 윌슨, 우리, 우리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면, 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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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 스위프트를 잃지 않는 행보 속, 내딛는 정치적 올바름 <미스 아메리카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2020. 2. 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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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미스 아메리카나>


다큐멘터리 <미스 아메리카나> 포스터. ⓒ넷플릭스



테일러 스위프트, 2006년 데뷔 이후 2010년대 최고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싱어송라이터로 앨범 판매, 투어, 어워드, 평단 모든 부분에서 빼어난 성적을 보인다. 컨트리 음악에서 시작해 팝으로 성공적 전향을 이룩해낸 그녀는, 종종 영화에도 출연하는데 얼마전 오랜만에 주연으로 열연한 <캣츠>가 비평과 흥행 양면에서 처참한 퍼포먼스를 보여주어 오점으로 남았다. 하지만 그녀의 노래만은 역시 최고였다. 


그녀의 영향력과 인기는 SNS로도 가늠이 가능하다. 인스타그램 1억2천만 팔로워, 트위터 8500만 팔로워, 유튜브 3700만 구독 등으로 어마무시하다. 그녀의 자산은 어떤가, 일례로 2018년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 여성 부호 100위에 선정된 유일한 20대였다. 같은 해엔 역대 여가수 최고 계약금을 받고 소속사를 바꾸기도 했다. 그야말로 노래 안팎, 그녀의 모든 면이 최상위권인 듯한 인상이다. 


그렇게 2020년이 왔다. 그녀는 어느새 30대가 되었고 데뷔한 지도 15년 차가 되었다. 이번엔 다큐멘터리다.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선보이는 <미스 아메리카나>는 미국이 낳은 21세기 최고의 싱어송라이터 테일러 스위프트의 진면목을 추적한다. 우린 그녀의 어떤 면모를 보게 될까. '올바르게' 변하려는 그녀를 응원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미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여'가수로서 지켜야 했던 것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순간"을 맞이했다고 자평하는 테일러 스위프트, 작품은 그녀의 어린 시절부터 훑는다. 그녀는 일찍이 출중한 실력과 스타성을 겸비했고, 성공을 간절히 바랐으며, 누구보다 빠르고 정확하고 거대하게 꿈을 이루었다. 데뷔 때부터 믿을 수 없는 행보를 걸었던 것이다. 모든 이들이 앞다투어 그녀를 향한 칭찬 릴레이를 이어갔다. 


그녀는 우쭐하지 않는다, 아니 못했다고 말한다. 그녀는 팬들과 비평가들과 언론들의 관심과 사랑과 평가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공인이기 때문이다. 스스로도 잘 인지하고 있는 듯, 오로지 앞만 보고 달렸다. 2006년부터 2019년까지 단 한 번을 제외하고 2년 마다 앨범을 내왔고, 1억 장 판매는 진작 돌파했으며, 2집부터 모조리 빌보드 1위를 기록했다. 그래미 어워드 10회 수상, MTV VMA 7회 수상,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29회 수상, 빌보드 뮤직 어워드 23회 수상 등의 기록은 당연한 덤이라 하겠다. 


무엇보다 그녀는 '여'가수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것들을 지켰다고 한다. 바비 인형처럼 빼빼 마르면서도 볼륨감 있는 몸매에, 싱어송라이터로서 열심히 일만 하며, 혹시라도 말이 나올 주제에 대해서 일절 발언하거나 주장하지 않으려 했다. 그 예로 든 가수가 있었으니, 역사상 가장 유명하고 위대한 컨트리 가수 '딕시 칙스'로 그들은 2003년 공연에서 당시 미국 대통령 부시를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 이후 상상을 초월하는 거대한 국면에 맞닥뜨렸는데, 강한 반감 표현은 물론 방송 금지, 암살 위협 등 말 못할 고충이 있었다는 것이다. 테일러는 딕시 칙스를 좋아했다. 


자신과의 싸움 끝에 내놓는 '목소리'


<미스 아메리카나>는 제36회 선댄스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어 화제를 뿌렸고 에미상 수상자 라나 윌슨 감독의 탁월한 연출력으로 기대를 충족시켰다. 작품은 단순히 연예인이자 공인인 테일러 스위프트의, 일반인으로선 알지 못할 슬픔이나 고통을 들여다보려 하지 않는다. 보다 고차원적이라 할까, 오히려 생각했던 시선과 반대라고 할까. 


그녀는 다름 아닌 자신과 싸우고 있었다. 수없이 많은 질타와 야유와 비난을 받을 게 분명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 말이다. 가수라면 사랑 이야기를 전해주어야 하거늘, 그녀는 사상적이고 정치적 목소리를 직접적으로 또 노래를 통해 내고 싶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녀도 어쩔 수 없었던 착한 사람 콤플렉스, 그리고 현실적으로 판매량은 곤두박질 칠 건 자명한 일. 


참을 만큼 참았고 두고 볼 만큼 봤다, 그녀는 2018년 10월 지역구인 테네시 주 선거를 앞두고 이례적으로 정치적 입장을 밝혔다. 여성을 위하기는커녕 여성의 권리를 처참하게 짓밟는 공화당의 여성 후보가 아닌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다는 발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테일러의 음악을 25% 정도 덜 좋아한다"고 발언하는 등 파장이 일었지만, 앞서고 있었던 공화당 후보가 이기고 말았다. 이후 그녀는 LGBTQ의 권리 옹호를 위해 기부하는 등 정치적 목소리를 계속 내고 있다. 


중심을 잡고 조심스레 내딛는 '정치적 올바름'


작품은 그녀의 가수 생활과 목소리 말고도 7집 <Lover> 준비 과정을 담기도 했다. 중간중간 이런저런 신체적·정신적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흔들림 없이 차기작을 준비하는 모습이 우직한 한편 신선하다. 그게 당연한 것일 테지만 그렇지 않은 스타들이 즐비하지 않은가. 그런 한편, 작품 자체로는 별 다를 게 없는 내용이라 굳이 들어가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넣은 선택이 좋았던 것 같다. 


그녀는 잠깐 '방심'한 사이 조금 살이 쪘을 때 들려온 임신설에 식이장애의 일종인 거식증에 걸렸다고 말한다. 그런 반응에 '합당한' 대처를 하지 않을 시 몰려올 후폭풍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녀가 변했다. 그녀는 180cm에 이르는 큰 키를 자랑하는데, 바비 인형 같았던 예전에 비해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보인다. 달라진 모습이란, 그녀의 키에 비례하는 덩치를 말한다. 그녀는 예전이 아닌 지금의 본인 모습이 '올바르다'고 말한다. 그녀의 정치적 목소리와 일맥상통한다. 


정치적으로는 현재 당 내 경선이 벌어지고 있는 미국 대통령 선거를 겨냥했을 테지만, 작품을 통해 테일러 스위프트가 진정 말하고자 하는 바는 올바른 목소리라고 하겠다. 그것이 그녀의 2020년대 포지션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더 올라갈 곳이 없는 그녀로서, 최선이자 최고의 방책이라 하겠다.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거대한 콘텐츠에 이제 막 발을 디뎠지만, '테일러 스위프트'라는 이름을 잃지 않는 행보로, <미스 아메리카나>는 다큐멘터리 장르를 교모히 이용해 똑똑하게 완성한 한 편의 작품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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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목소리, 미스 아메리카나, 여가수, 올바름, 정치, 테일러 스위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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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은 국민을 대변하기 때문에 왕이요." <킹스 스피치>

오래된 리뷰 2017. 3. 17.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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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리뷰] <킹스 스피치>


역사상 유명하다고 하지만,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진 몰랐다. '말더듬이' 왕의 진심을 다한 국민으로의 연설을. ⓒ(주)화앤담이엔티



허를 찔렸다. '말더듬이'라는 크게 특별할 것 없는 상태가 이리도 긴장감을 유발할 줄이야. 자신이 말더듬이라는 걸 알면서도,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지극히 중요한 연설을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야 하다니. 그걸 지켜보는 사람들의 심정은 어떠한가. '이게 뭐라고 이리도 떨리나'하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영화 <킹스 스피치>의 짧지만 강렬한 시작 장면에서 느낀 감정들이다. 현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부친이자 전임 국왕 조지 6세의 실화를 스크린으로 옮겨 감동을 자아내고자 했는데, 제대로 성공시키며 감격을 주었다. 우린 그 감격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말더듬이 왕 조지 6세의 진심을 다한 연설 하나만으로. 


조지 5세에 이어 왕위에 오른 에드워드 8세는 역사상 유명한 스캔들을 일으키며 하야하고 동생 조지 6세(콜린 퍼스 분)에게 왕위를 물려준다. 생각지도 못한 왕 노릇을 해야 하는 처지가 너무 부담스러운 조지 6세, 특히 라디오야말로 왕 노릇의 절대적 기반이 된 시대에 '말더듬이'로서 헤쳐나가야 할 난관이 너무 높다. 


왕위에 오르기 전부터 언어 치료사 라이오넬 로그(제프리 러쉬 분)로부터 치료를 받아오긴 했지만, 큰 진전이 없는 것 같기도 했거니와 기상천외한 치료 방법에 기가 질려 오다가다 하는 상황이었다. 아버지 조지 5세가 돌아가셨을 때나 형 에드워드 8세가 자신에게 왕위를 물려줬을 때 심리적 위기가 찾아와 관계가 틀어지지만, 로그에 대한 믿음으로 계속해서 찾아가는 조지 6세다. 


정말 잘 만든 웰메이드 일회용 영화


정말 잘 만든 영화다. 더할 나위가 없다. 그렇지만 일회용이라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 ⓒ(주)화앤담이엔티



흔히 무난하고 무탈하게 잘 만들어진 영화를 '웰메이드 영화'라고 하는데, 이 영화가 그렇다. 참 잘 만든 영화란 생각이 든다. 드라마 요소가 적절히 배합된 실화를 바탕으로 꼼꼼히 손 본 듯한 스토리를 중심으로, 프로페셔널하고 충실하게 영화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하며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들, 영화에서 그 존재를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자신의 목소리와 색채를 최대한 배제한 듯한 감독, 독특하다기보다 정형화된 안정감이 인상적인 장면 미장센까지, 모두가 영화만을 보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한 느낌이다. 


결과는 흥행과 비평 양면의 완벽한 대박. 단도직입적으로, 제8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을 휩쓸었다. 사실상 여주가 없는 영화로서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영예다. 더불어 전 세계적으로 4억 천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며 제작비 대비 26배가 넘는 흥행을 기록했다. 엘리자베스 2세도 극찬을 보냈다고 하니, 누가 보아도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한 번이면 족할 그런 영화라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겠다. 두 번, 세 번, 계속해서 보면서 이야기와 숨겨진 이면을 확대재생산하며 새로운 해석과 의미를 부여하는 활동을 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 영화를 보는 행위 중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활동이라고 생각하는데, 이처럼 좋은 영화임에도 할 수 없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굳이 찾아보라면, 실제와 영화 속 이야기를 비교해 보는 정도? 하지만 그건 결코 영화가 중심이 될 순 없겠다. 영화의 주요 모토인 조지 6세의 말더듬이 원인과 치료 과정을 다시 들여다보는 건? 그것 또한 의미는 있겠지만 영화가 중심이 될 순 없겠다. 여러모로 <킹스 스피치>는 정말 잘 만든 일회용 영화다. 그렇다고 킬링타임용은 아니다. 


눈 돌리지 않고 정면만 바라본 선택


이 영화가 가장 잘 한 점이 바로 조지 6세와 라이오넬 로그다. 이 두 사람에 방점을 찍고 다른 곳을 보지 않았다. ⓒ(주)화앤담이엔티



이야기가 산으로 갈 만한 요소들이 도처에 깔렸다. '왕의 연설'이라는 하나의 극점을 향해 치달렸으니 망정이지, 조금이라도 눈을 돌렸다면 영화의 만듦새는 여지 없이 흐트러지고 말았을 것이다. 그 유혹이 꽤 강했을 텐데, 그 요소들이 꽤 재밌기 때문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시대극이니만큼 조금만 건드려도 봇물처럼 뿜어져 나올 게 아닌가. 그것도 현존하는 영국 여왕의 직계 선대에 관한 이야기이니.


완전히 바뀐 세상에 대처하는 왕실의 모습, 에드워드 8세의 세기의 스캔들, 스탠리 볼드윈이나 네빌 체임벌린이나 윈스턴 처칠과 같은 역사적 인물,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전황 등 수많은 이야깃거리가 산재되어 있다. 그럼에도 영화는 꿋꿋이 한 길을 걸어간다. 조지 6세의 말더듬이 치료, 그리고 라이오넬 로그. 


시대상을 직접적으로 그려내지 않은 선택, 필자를 포함해 약간의 불만이라도 갖는 이들이 있을 수 있겠다. 너무 한 개인에 천착해 지극한 목적 지향이 된 게 아닌가. 그리하여 대작으로 만들어질 수 있었음에도 소품의 면모를 띠게 된 게 아닌가. 


영화는 온몸으로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치밀하고 꼼꼼한 각본은 결코 그 부분들을 간과하지 않는다. 한 장면, 한 표정, 한 마디가 눈으로 머리로 가슴으로 와 닿아 꽂히는 것이다. 조주연을 가리지 않고 모든 이들을 잘 살펴야 한다. 어느 영화인들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겠냐만, 이 영화는 그 강도가 조금 더 쎄다고 하겠다. 


영화 자체가 가진 압도적 힘


비록 일회용 영화라곤 하지만, 영화 자체가 가진 힘이 엄청나서 계속 찾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소재와 주제가 가진 힘. ⓒ(주)화앤담이엔티



<킹스 스피치>는 계속해서 다시 보며 의미 부여를 할 수 없는 대신, 영화 자체가 가진 힘 때문에 종종 다시 찾을 수밖에 없게 만든다. 우리가 역사를 공부하는 여러 이유 중 하나가와 비슷하다고 할까. 이 영화로 지도자의 덕목을 엿볼 수도 있고, 믿음이란 무엇인지 짚어볼 수 있으며, 치료의 진면목을 들여다볼 수도 있는 것이다. 즉, 이 영화가 채택한 소재와 주제가 갖는 힘이 엄청나다. 


지금 우리가 직면한 상황에 이 영화가 문득 떠오르는 이유다. 다름 아닌 '지도자의 덕목'이다. '조지 6세가 로그와 더불어 믿음과 끈기로 말더듬이 장애를 극복하는 휴먼 스토리'라는 큰 이야기 이면에 있는 여러 이야기들이 우리가 들여다봐야 할 것들이다. 그것들이 이 영화를 찾게 만든 이유일 테다. 


조지 6세, 그는 어렸을 때 강압적인 아버지로부터 '교정'을 당했다고 한다. 안짱다리를 교정하기 위해 부목을 착용했고 왼손잡이였던 그는 오른손잡이로 교정해야 했다. 또 유모의 방치로 위염을 앓기도 했다고. 그 때문에 말을 더듬었는지 선천적으로 말을 더듬었는지는 알기 힘들지만, 왕이 되기에는 힘든 겉모양(?)을 띠고 있었다. 그럼에도 치열한 고민과 노력으로 장애를 극복하고 조금 더 국민에게 다가 갔던 것이다. 오히려 콤플렉스가 '왕'이라는 존재가 가지는 위압감과 오만함을 털어내주었다. 


언어 치료사 로그의 존재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학위도 없고 당연히 정식 언어 치료사라는 타이틀도 없는 로그를 실력 하나로 뽑아 가까이 하는 대범함을 지닌 조지 6세. 그는 지극히 자신의 진심을 자신의 목소리로 전달하기 위해 치료를 받았다. 로그는 그의 말더듬이를 치료하려고도 했지만 근본적으로 그의 심리를 들여다보며 '안'부터 치료하고자 했다. 말더듬 장애의 근원을 찾는 게 맞다고 본 것이다. 고로 여기서 부각되는 건 '목소리'겠지만, 중요한 건 '진심'이겠다. 목소리는 진심을 전달하기 위한 수단인 것이다. 조지 6세의 진심은 무엇일까. 


"왕은 국민을 대변하기 때문에 왕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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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열전/신작 영화 2016. 11. 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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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쿠보와 전설의 악기>


단 세 편의 애니메이션으로 '스톱모션'의 강자로 발돋움한 '라이카 스튜디오'. 2016년에도 <쿠보와 전설의 악기>로 돌아왔다. 기존의 세 편과 대동소이할까? 진보했을까? ⓒ포커스 피처스



작품 퀄리티와 흥행이 항상 비례하진 않는다. 외려 퀄리티가 좋은 만큼 흥행에서 멀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대중적인 면모를 저멀리 두곤 하기 때문이다. 흥행으로 옳고 그름이 판가름나는 상업 시장에서 봤을 땐 참으로 안타까운 광경이다. 그 대표격이 여기에 있다. 


2005년 미국에서 탄생한 '라이카 스튜디오'. 단 세 편의 영화로 '스톱모션'의 강자로 발돋움했다. 그중 첫 번째 작품인 <코렐라인 - 비밀의 문>은 작품 그 자체로서도 빛을 발해, 절대적인 지지와 찬사를 받았다. '스톱모션'은 프레임마다 촬영 대상의 움직임에 미세한 변화를 주어 촬영한 다음 그 이미지들을 연속으로 재생하는 방식으로, 사람이나 동물 또는 기계 등에 센서를 달아 대상의 움직임 정보를 인식해 영상에 재현하는 방식인 '모션캡쳐' 방식과는 또 다른 맛이 있다. 


라이카 스튜디오는 항상 스톱모션을 이용한 애니메이션을 선보여 왔는데, 그 퀄리티와 계속되는 새로움으로 전 세계 애니메이터들의 신망과 기다림을 한몸에 받고 있다고 한다. 반면, 마니아적이고 실험적이기에 아직까지는 대중들한테 신망은 존재할지언정 기다림은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그렇지만 모기업에 해당하는 회사가 다름 아닌 세계적인 대기업 '나이키'이기에 돈걱정(?)은 없어 보인다. 그래서 그런 영화를 만드는 것일까? 여하튼 재미있는 사실이다. 


어김없이 돌아온 라이카 스튜디오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항상 동일한 제작비, 비슷한 수익을 올리는 라이카 스튜디오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들. 이번엔 북미를 제외한 전 세계에서 망하고 말았다. '일본 중세'라는 배경때문이었을까. ⓒ포커스 피처스



2년 주기(3년 주기 한 번), 6천만 달러의 제작비, 1억 달러 언저리의 수익, 스톱모션. 라이카 스튜디오가 그동안 내놓은 3편의 애니메이션이 갖는 공통된 특징이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박스트롤> 이후 2년 만에 <쿠보와 전설의 악기>로 돌아왔다. 제작비도 동일하고 스톱모션인 것도 똑같지만, 북미를 제외한 전 세계에서 터무니 없이 낮은 수익을 얻은 점이 다르다. 그건 아마도 일본 중세라는 특이한 배경이기 때문일 것이다. 


쿠보는 기억을 잃은 어머니와 함께 절벽 끝에 있는 동굴에 기거한다. 낮에는 장터에 나가 마을 사람들에게 악기로 마술을 부려 종이로 전설 이야기를 해주곤 한다. 다름 아닌 위대한 사무라이 한조와 달왕의 싸움이다. 어느 날 쿠보는 해가 지고 나면 절대로 나가 있지 말고 들어와야 한다는 어머니의 말을 어긴다. 여지없이 달왕의 쌍둥이 자매의 습격을 받아 위기에 처하는데, 어머니가 그를 살리며 전설의 무구를 찾아 떠나게 한다. 


어딘가에서 정신을 차린 쿠보는 달왕의 저주에 걸렸던 원숭이와 함께 길을 떠난다. 달왕과 쌍둥이 자매가 반드시 습격을 해올 것이기에 빨리 전설의 무구를 찾아야 한다. 조만간 그들은 역시 달왕의 저주에 걸린 딱정벌레를 만난다. 한조의 부하였다고 자신을 밝히는 그, 쿠보에게 충성을 맹세한다. 


쿠보는 다름 아닌 한조의 아들이었던 것. 그리고 그의 기억 잃은 어머니는 달왕의 딸이자 쌍둥이 자매의 언니였던 것. 애초에 쿠보의 어머니는 한조를 습격했다가 한조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런 그들을 달왕이 죽이려하자 한조는 자신을 희생하며 쿠보와 아내를 피신시킨 것이었다. 대를 이어 위협하는 할아버지 달왕의 위협으로부터 쿠보와 친구들은 벗어날 수 있을까?


만점에 가까운 평점을 부여하고 싶은 애니메이션


전 세계적으로 기존의 애니메이션보다 훨씬 수익이 적음에도, 그 자체로 완벽에 가깝다고 말할 수 있겠다. 완벽한 비쥬얼과 미장셴과 목소리. 다만 캐릭터와 스토리와 분위기가 좀 거슬렸다. ⓒ포커스 피처스


흥행 여부를 떠나 만점에 가까운 평점을 부여하고 싶은 영화가 바로 이 <쿠보와 전설의 악기>다. 개인적으로 라이카 스튜디오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처음 접하는데, 그 앞의 세 작품인 <코렐라인> <파라노만> <박스트롤> 모두가 보고 싶어진다. 


어디 하나 흠잡을 데가 없는 듯하다. 비쥬얼와 미장셴은 단연 최고이다. 장인정신이 빛나는 스톱모션 애니메이션만의 정교함과 리얼리티를 극도로 올려주는 거친 느낌이 잘 어우러져 극강의 비쥬얼을 만들어냈다. 디즈니에 길들여져 있는 이들도 푹 빠질 수밖에 없는 퀄리티이다. 거기에 장면 하나하나에도 완벽함을 추구한 듯한 미장셴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모든 걸 만들어내야만 하는 비실사 애니메이션이기에 장면 하나의 소품 하나의 움직임에도 신경을 쓴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다. 


애니메이션에서 굉장히 중요하게 작용하는 목소리는 정말 매력적이다. 특히 원숭이 목소리를 맡은 샤를리즈 테론의 중후함과 딱정벌레 목소리를 맡은 매튜 맥커너히의 발랄함이 훌륭하게 균형을 잡는다. 목소리만으로도 어떤 캐릭터인지 알 수 있고, 어떤 운명에 처할지까지 짐작이 간다. 영화 전체의 중심을 잡아주며 진행까지 도맡아할 수 있을 정도인 것이다. 거기에 쿠보가 들려주는 악기 연주는 동양적 매력이 물씬 풍겨 귀를 간질인다. 한이 서려 있는 한국과 중국의 연주와는 다른, 발랄함과 날카로움이 묻어 있는 일본의 연주다. 여운이 남는다기 보다 생생함이 남아 있다. 


다만, 배경과 캐릭터가 거슬렸고 스토리와 분위기가 별로였다. 일본 중세의 어느 시대 어느 곳을 배경으로, 다분히 일본적인 캐릭터가 주를 이룬다. 사무라이와 원숭이, 사무라이의 아들. 그들이 찾으러 가는 건 전설의 사무라이 무구. 여기까지는 거슬리는 부분이다. 주인공을 앉혀 놓고 차근차근 뒷이야기를 해주는 방식으로 풀어내는 스토리와 밑도 끝도 없이 밝혀지는 캐릭터들의 실제 모습, 그리고 짜증나게 무섭고 불편하게 만드는 쌍둥이 자매와 달왕. 완벽에 가까운 이 영화에서 상당히 별로인 부분이다. 


기억을 되살리고 기억을 저버리지 않고 살아가자


'기억'은 이 애니메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소재이자 주제이다. 더불어 일본을 배경으로 하는 만큼, 일본에게 특별한 것이 '기억'인 것이다. '기억'이라는 소재를 기억하고 영화를 접하면 와닿는 게 많을 것이다. ⓒ포커스 피처스



영화에서 사실 그 어느 것보다 일본적인 것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기억'이다. 기억을 잃은 쿠보의 어머니. 그녀는 기억을 잃었기에 살아 있어도 살아 있는 게 아니다. 산송장이나 다름 없이 지내는 것이다. 그런 어머니에게 남아 있는 유일한 기억인 한조의 전설을 쿠보는 매일같이 마을 사람들에게 선보인다. 어머니가 살아 있다는 증거다. 


쿠보와 함께 모험을 떠나는 원숭이와 딱정벌레도 사실 기억을 잃었다. 아니, 잃었다기보다 잘못 기억하고 있다는 게 맞다. 그런 그들이 자신의 진짜 정체를 알게 되었지만, 진짜 기억을 되찾게 되었지만, 그 기억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수 없게 된다. 다만 쿠보만이 그 기억을 간직하고 이어나갈 수 있을 뿐이다. 그들이 살았었다는 증거다. 


일본은 죽은 이들을 향한 애정이 유별나다. 일본의 고유 종교인 신도에서 신령을 부르는 곳 또는 신령을 모시는 곳이 신사인데, 거의 모든 마을에 있을 것이다. 영화에도 나오지만, 산 사람들이 죽은 사람과 이야기하는 게 자연스럽다. 유별난 게 아니고 특별한 것도 아니다. 당연한 것이다. 


쿠보가 아버지, 어머니, 딱정벌레, 원숭이의 기억을 지니고 살아가는 한 그들은 멀리 있지 않다. 눈에 보이지만 않을 뿐 항상 곁에 있는 것과 다름 없다. 쿠보도 그걸 아주 잘 알고 있기에 슬퍼하지 않는다. 일본만이 가지는 그런 특징을 알고서 영화를 접하면 와닿는 게 많을 것이다. 모른다면 이 기회에 조금은 알아가는 것도 좋겠다. 여러 모로 기억을 되살리고 기억을 저버리지 않고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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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라이카 스튜디오, 목소리, 미장셴, 비쥬얼, 스톱모션, 일본, 쿠보와 전설의 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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