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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인어공주 모티브로 우주의 거대 순환을 말하다 <버블>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거품이 쏟아져 전 세계에 큰 혼란이 초래된다. 얼마 후 일본 도쿄 중심부에 원인 불명의 대폭발이 일어난다. 도쿄는 거대한 거품에 휩싸이고, 거품이 내린 각지에서 거품이 그친 후에도 도쿄의 거품 현상을 계속된다. 전 세계에서 찾아온 그 어느 과학자도 거품의 비밀을 밝혀 내지 못했고, 버려진 도쿄는 거주 금지 구역이 되었다. 그런 도쿄에 불법 체류 소년들이 나타났는데, 주로 5년 전 도쿄 대폭발로 가족을 잃은 고아들이었다. 그들은 거듭되는 퇴거 명령을 무시하고 중력이 망가진 특수한 환경을 이용한 위험한 게임을 즐겼는데, 생필품을 걸고 펼치는 파크루 배틀이었다. 파크루 배틀 팀 '블루 블레이즈'의 에이스 히비키는 폭발의 근원지인 도쿄 타워에서 노래가 들려온다.. 더보기
낯선 곳에서 찾은 소울메이트, 또 다른 나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오래된 리뷰] 소피아 코폴라, 한국 나이로 올해 50세가 된 미국 대표 여성 감독이다. 그녀는 아버지 덕분인지 태어나자마자 영화에 데뷔하는 영광을 얻었는데, 가 그 작품이다. 그렇다, 그녀의 아버지는 다름 아닌 헐리우드 역사상 최고의 감독으로 불리는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이다. 어쩔 수 없이 그녀는 '누구의 딸도 아닌' 소피아 코폴라 말고 '그 아버지에 그 딸' 소피아 코폴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3부작에 모두 출연한 그녀, 3부에서는 최악의 연기를 펼쳐 영화 자체에 해악을 끼쳤다는 평까지 얻었다. 그녀의 연기 흑역사는 감독으로 전업할 때까지 이어졌다. 1999년 장편 연출 데뷔를 이룩한 그녀, 영화계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았다 싶었을 것이다. 이후 그녀의 필모는 누구의 딸도 아닌 '소피아 코.. 더보기
상실, 불안, 고독으로 점철된 삶에서 사랑으로 힘내요 <도쿄의 밤하늘은 항상 가장 짙은 블루> [리뷰] 영화를 즐겨 보고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이야깃거리가 있는 영화는 리뷰를 써서 소개하고 기억에 남기려고 애쓰다 보면, 종종 나도 모르게 '군(群)'이 형성되는 걸 느낀다. 소설을 자주 접하다 보면 좋아하는 작가군이 형성되는 것처럼, 영화는 감독군이 형성된다. 믿고 보는 배우가 있듯이 믿고 보는 감독도 있을 텐데, 영화에서 배우에 비해 감독은 상대적으로 덜 드러나기에 그냥 지나칠 때도 있다. 그러다 보니 감독군이 형성될 때 말 그대로 '나도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일본에서는 2017년에 개봉했지만 한국에는 이제야 상륙한, 그동안 제목과 포스터, 최소한의 스틸컷과 내용 등의 단편지엽적인 정보만으로 기대를 품고 있었던 (이하 '도쿄의 밤하늘')도 그중 하나다. 한국 개봉이 확정되고 찾아보기 .. 더보기
고양이와 도쿄의 알쏭달쏭 산책 이야기 <고양이 눈으로 산책> [서평] 동네에 고양이가 많은 편이에요. 하루에 한 번은 마주치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고양이에게 관심이 딱히 없어서 보이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네요. 요즘엔 고양이랑 참새가 어찌나 귀여운지 눈에 띄기만 해도 웃음이 나요. 개와는 달리 차분한 몸짓으로 쳐다보는 그 눈빛은 저로 하여금 몸 둘 바를 모르게 만들어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가끔은 말을 거는 것 같아요. 안녕? 오늘도 수고했어. 고양이는 참으로 몸이 유연해요. 골목마다 그들만의 아지트가 있겠죠. 사람의 눈에 절대 띄지 않을 곳일 거예요. 능력이 되면 한 번 따라가 보고 싶어요. 얼마나 아늑하고 포근한 보금자리를 만들어 지내는지. 아니면 데려와서 같이 지내고 싶어요. 대체적으로 똑똑하다는 고양이랑 지내는 건, '집사'라는 말까지 있는 걸 보면.. 더보기
[내가 고른 책] '박진영의 공룡 열전' 그리고 '고양이 눈으로 산책' [내가 고른 책] '박진영의 공룡 열전' '고양이 눈으로 산책' 이번 주 내가 고른 책은 뿌리와이파리의 (박진영)북노마드의 (아사오 하루밍//이수미) 은 과학이고, 은 에세이인 것 같네요. 어릴 때부터 공룡을 참 좋아했던 거 같아요. 포악한 티라노사우루스, 우직한 트리케라톱스, 착할 것 같은 초식공룡 브라키오사우루스 등. 아직도 몇몇은 이름을 외우고 있네요~ 그래서 영화 시리즈도 참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어요. 요번에 정말 오랜만에 돌아온 가 소위 초대박을 이어가고 있다는데요. 그에 맞춰 나온 책인 듯해요. . 모르긴 몰라도, 유명한 공룡들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려 하겠죠? 재밌을 것 같군요ㅎㅎ 영화를 먼저 보고 책을 보면 좋을 듯해요~ 언제부턴가 고양이가 그렇게 귀엽더라고요! 개와는 다르게 조금은 새침한.. 더보기
<게다를 신고 어슬렁어슬렁> 당대 최고의 탐미주의 문학가,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를 조우하다 [서평] 참으로 빠르게 변하는 세상이다. 우리는 어떻게 해서든 그 변화를 따라가기 위해 항상 뛰어다닌다. 걸어다니는 건 열정이 없는 것이고 무능한 것이며 '반역'에 가까운 것이다. 이 시대에서 변화 그리고 빠름이란 진리이자 지상 최대 목표가 되었다. "따라올테면 따라와봐"라며 '빠름, 빠름, 빠름'을 외치는 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내 자신이 한없이 초라해 보인다. 따라갈 수 없을 것 같으니까. 그런 와중에 '느림'을 말하고 '옛 것'을 입에 올리면 지리멸렬한 보수주의자 딱지를 맞기 십상이다. 무능력한 사람이 되는 건 당연지사이다. 지식인이라면 응당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에 발맞춰 새로운 담론을 형성하는 주체가 되어야 하는데, 옛 것이나 전통을 말하고 있나니 한심해 보일 만하다. (정은문고)에서 보여.. 더보기
[내가 고른 책] '게다를 신고 어슬렁 어슬렁' 그리고 '동아시아, 해양과 대륙이 맞서다' [내가 고른 책] '게다를 신고 어슬렁 어슬렁' '동아시아, 해양과 대륙이 맞서다' 이번 주 내가 고른 책은 정은문고의 (나가이 가후 지음, 정수윤 옮김)메디치의 (김시덕 지음) 은 에세이, 는 역사인 것 같아요.보니까 공교롭게도 둘 다 일본에 관련된 책이네요. 흠흠. 일전에 도쿄를 가본 적이 있는데, 20세기 초 일본 최고의 문학가가 쓴 도쿄 산책기라고 하니 조금 구미가 당겼어요. , 왠지 모르게 귀엽지만 날카로울 것 같군요. 에세이는 잘 안 읽지만 '도시' 에세이라서 괜찮을 것 같기도 해요. 김시덕 교수는 임진왜란 전문가 중 한 분이신데, 이번에도 역시 임진왜란과 관련된 저서를 출간하셨네요. 아마도 기존의 연구와는 다른 시선이겠죠? 우리나라 역사의 영원한 숙제인 '임진왜란'을 어떤 시선으로 보았을 지.. 더보기
<경성천도> 일본의 수도가 서울에 들어선다면? [서평] 어느 군국주의자의 외침 제 작년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중 이라고 있었다. 이 드라마의 주요 등장인물로 '키쇼카이 집단'(실제로 존재하는 이 집단은, 극 중에서 메이지 유신으로 일자리를 잃은 사무라이 무사들을 발빠르게 규합해 만든 극우단체로 설정되어 있다.)이 등장하는데, 이 집단은 드라마의 중반에서 '경성천도'를 주장한다. 잠시 그 대사를 옮겨본다. "(조선의) 경성으로 수도로 옮겨 섬나라 일본이 제국의 일본으로 거듭나야 한다." 극 중 키쇼카이 회장의 딸이 한 말이다. 이 말이 가지는 의미는 매우 크다. 비록 당시가 일제 시대였다고 하지만 일본 본토에 있는 수도인 도쿄를 조선 반도의 경성(서울)으로 옮기려는 음모였다. 이 음모가 실현되었다면 지금의 소설 (복거일 지음, 문학과 지성사, 1..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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