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冊으로 策하다. 책으로 일을 꾸미거나 꾀하다. 책으로 세상을 바꿔 보겠습니다. singenv@naver.com Since 2013.4.16 https://linktr.ee/singe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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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악마와 같은 '자본', 그것이 만들어낸 슬프고 외로운 괴물 <로스트 인 더스트> 2016.12.09
  • <이별까지 7일> '국제시장'을 보셨다면 이 영화도 꼭 보시길(4) 2015.01.19
  • <빚으로 지은 집> 가계 부채와 금융 위기에 대한 공허한 외침(6) 2014.11.18

악마와 같은 '자본', 그것이 만들어낸 슬프고 외로운 괴물 <로스트 인 더스트>

신작 열전/신작 영화 2016. 12. 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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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로스트 인 더스트>


더할 나위 없이 한적하게 시작되는 이 영화, 비록 단편적으로 흘러가지만 갈수록 헤어나올 수 없는 나락으로 빠져드는 느낌이다. 그 사이에는 작금의 자본주의가 내뿜는 악마의 향기가 뭉실뭉실. ⓒ메가박스(주) 플러스엠



태평하기 짝이 없는 동네, 고객이 거의 없는 은행, 느닷없이 복면을 뒤집어 쓴 두 사람이 총을 들이대며 들이닥친다. 그런데 그들 뭔가 어설프다. 반면 강도 습격을 당한 은행 직원은 태연하다. 돈은 금고에 있고 자신은 열쇠가 없다는 것. 조금 기다리니 상급자가 온다. 그들은 그를 가격해 쓰러뜨리고 돈을 훔쳐 달아난다. 강도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 그들이, 고객이 없으니 돈도 별로 없을 이 동네의 은행을 왜 털었을까? 이곳은 미국 텍사스의 어느 마을이다. 


한편, 신고 전화를 받고 온 텍사스 레인저스 둘. 북미 대륙에서 가장 오래된 주 관할 법 집행 조직인 그들은, 그러나 굉장히 태평해 보인다. 시시껄렁 농담이나 주고받고 은퇴를 일주일 앞둔 상사는 부하를 놀려먹는 재미로 사는 것 같다. 그런 그들이 고작 몇 천 달러를 훔친 은행 강도 같지도 않은 자들을 제대로 추격이나 할까? 하지만 상사는 베테랑다운 식견과 감이 예리하게 번뜩인다. 


영화 <로스트 인 더스트>는 이들 4명의 2 vs 2 양상이 큰 틀을 이룬다. 이 느긋한 추격전, 그렇지만 장소는 텍사스다. 옛날 무법자가 판을 쳤던 그곳, 주민들은 모두 총을 차고 다니며 보안관이 필요하지 않은 듯 행동한다. 광활한 대지, 탁 트인 시야, 끝모를 도로로 점철된 텍사스를 보면서 느끼는 여유와 느긋함이 이들에게서도 느껴지는 이유가 그것일까. 이 두 강도의 어설픈 짓은 작은 파문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될까.


영화가 이정도로 그쳤다면 일찍이 '2016년 최고의 영화'라고 불리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 여유와 느긋함이 누군가에게는 절망과 파멸의 나락 같이 느껴짐을 알게 될 때, 그 누군가가 바로 이 어설픈 두 강도라는 걸 알게 될 때, 헛헛함과 쓸쓸함이 들이닥치는 걸 절대 막을 수 없을 거다. 곧 텍사스의 황량함과 지금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먹먹함이 더해져 거대한 파도를 형성한다. 영화에 엄지를 치켜들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세상 위에 우뚝 서 있는 신, 아니 악마와 같은 '자본'


끝없이 펼쳐진 광활한 평야, 황량하게 보일 수 있지만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헤어나올 수 없는 절망과 파멸의 나락 같이 느낄 수도. ⓒ메가박스(주) 플러스엠



두 강도가 왜 은행을 털었는지, 그 이유가 절실하다. 이 둘은 다름 아닌 피를 나눈 형제인데, 얼마 전에 돌아가신 어머니의 유산인 농장이 은행에 넘어가게 생겼다. 더군다나 이들은 빛더미에 앉아 있어 무슨 짓을 해도 농장이 넘어가는 걸 막을 수 없다. 그래서 생각해낸 게 은행 털기다. 가족도 딸린 동생 토비(크리스 파인 분)와는 달리 감방에도 갔다 온 형 태너(벤 포스터 분)이기에, 주로 그가 앞장 선다. 


자, 여기서 영화 곳곳에 보이는 팻말이 신경 쓰이기 시작한다. 텍사스의 광활한 벌판을 가로지르는 도로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다름 아닌 대출 안내판들이다. 빛이 있으면 담보 현금 대출을 신속하게 해준다는, 뭐 그런 것들. 아마 이 형제는 그 헤어나오지 못하는 수렁에 빠진 것 같다. '자본'이라는 거대 개미지옥에서, 세상 위에 우뚝 서 있는 신과 같은, 아니 악마와 같은 존재에게서 헤어나오려면 모든 걸 걸어도 모자르다. 


잊을 만하면 나오는 텍사스 레인저스 둘. 헐렁한듯 집요하게, 가벼운듯 진중하게 강도 형제를 쫓는다. 그렇다. 이 영화는 아무래도 서부극인 게 확실하다. 서부개척시대가 아닌 21세기가 그 시간적 배경일 뿐이다. 그렇지만 그 옛날의 낭만은 없다. 아니, 남아 있긴 하다. 누구나 총잡이이고, 보안관이 따로 필요 없으며, 무엇이든 집어삼킬 듯한 광활한 대지는 여전하다. 그리고 여전히 백인이 지배하고 있다. 


대신 '은행'이라는 허울 좋은 '개자식'을 앞세운 자본이 들어왔다. 그 앞에 인디언이고 백인이고 다 무릎을 꿇었다. 은퇴를 일주일 앞둔 베테랑 마커스(제프 브리지스 분)에게 매일 '인디언'이라고 놀림 받는 알베르토가 영화를 관통하는 대사를 날린다. 두 형제의 피맺힌 강도짓 뒤에 숨겨진 치떨리게 더러운 자본(은행)의 모습보다, 알베르토의 덤덤하게 말하는 사묻힘 뒤에 숨겨진 자본의 모습이 더 악랄하다. 


"150년 전만 해도 우리 조상들 땅이었어요. 지금 보이는 모든 게, 어제 본 모든 게, 저들의 증조부들이 빼앗기 전까진. 이젠 후손 놈들이 착취하고 있죠. 이번엔 군대가 아니라 저 개자식들 손으로."


이 영화는 균형이 잘 잡혀 있다. '백인'인 두 형제의 절규하는 사연보다, 알베르토로 대변되는 '인디언'의 담담한 사연이 더 와 닿게 장치를 해놓은 것이다. 영화 후반부에서 알베르토가 태너에 의해 죽음을 당하게 되면서 이 구도는 뒤틀린다. 자신이야말로 이 자본주의 세상의 진정한 피해자라며 세상을 향해 갈긴 총에 누군가가 피해를 입었고, 그 피해자가 다름 아닌 이 자본주의 세상의 '진정한' 피해자라니. 아이러니하다. 하기야, 앞이 보이지 않는 안개 속이니 그런 걸 확인할 겨를이 있었겠는가. 


자본이 만들어낸 슬프고 외로운 괴물


자본이라는 악마와 그 악마가 만들어낸 피해자, 피해자는 곧 가해자가 되어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든다. 하지만 그들에겐 그 피해자가 자본을 등에 엎은 가해자로 보일 뿐. 이 지옥엔 괴물이 살겠지. ⓒ메가박스(주) 플러스엠



뭐니뭐니해도 이 영화의 주인공은 이 두 형제다. 형보다 더 포악한 성질을 지닌 동생, 아버지를 죽여 가족을 지켜내고 이젠 돈을 빼앗고 사람을 죽여 동생을 지키려는 형, 돌이킬 수 없는 짓을 저지르러 떠나기 전에도 그들은 부러울 정도의 우정을 나눈다. 그 모습이 마치 마지막 전투에 나서는 전우 같다. 다신 못 볼 걸 알면서도 애써 슬픔을 감추고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모습을 보이는. 그들은 서부 사나이니까.


이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무얼까. 푼돈을 털어서 뭘 어쩌겠다는 것인가. 그건 다름 아닌 그들이 '빛더미'에 올라 앉은 돈의 액수가 생각 외로 '푼돈'이기 때문이다. 2만5천 달러 정도. 우리나라 돈으로 3000만원 정도 되겠다. 이 형제는 그 돈이 없어서 한 달에 5만 달러씩 석유가 나오게 될 어머니의 유산인 농장을 넘겨야 하는 것이고, 은행은 누구보다 빠르게 그 사실을 알고 살아생전 어머니께 접근해 대출을 받게 한 뒤 그걸 빌미로 농장을 통째로 집어삼키려는 것이다. 


결국 그들은 은행을 털어서 은행 빛을 갚고 농장을 되찾아 전염병처럼 퍼지는 가난의 끝없는 되물림을 자신의 대에서 끊어버리겠다는 것이다. 불보듯 뻔한 희생으로 말이다. 마커스와 대면하게 된 토비의 대사가 묵직하게 다가온다. 


"가난은 전염병 같죠. 부모에게서 자식으로 이어지며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을 비참하게 해요. 하지만 내 자식들만큼은 안 됩니다."


이 묵직함 뒤에 숨겨진 또 하나의 안타까움이 있다. 자본이 선사한 괴물일진대, 오로지 내 가족만 생각하는, 내 가족이 아닌 자는 무슨 짓을 당해도 상관없다는, 철저한 원시가족주의가 생겨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자본이 사라질리는 만무하지만, 시대는 역행하고 세상은 텍사스 들판보다 더 황량해질 것이다. 문제는 그 사실을 자각하고 있음에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무슨 짓을 저질러서라도 그렇게 해야 하는 현실이다. 이쯤되면 무섭고 두렵다.


우리의 훌륭한 보안관 마커스의 모습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이제 은퇴한 이상 어찌할 도리가 없는 상태. 심증은 있지만 물증은 없는 상황. 직접 찾아가 봤지만 기세등등 살벌하고 충성스러운 '집 지키는 개'가 된 그에게 쫓겨 나올 수밖에 없다. 그는 분명 '정의'를 알고 또 외치고 있지만 자본이 만들어낸 외롭고 슬픈 괴물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따위 개나 줘버리지. 일단 살고 봐야지 않겠냐, 하고 외치는 그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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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 대출, 로스트 인 더스트, 보안관, 은행 빛, 은행강도, 자본주의, 텍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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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까지 7일> '국제시장'을 보셨다면 이 영화도 꼭 보시길

신작 열전/신작 영화 2015. 1. 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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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이별까지 7일>


영화 <이별까지 7일> 포스터 ⓒ주)수키픽쳐스



가족 영화. 온 가족이 둘러 앉아 같이 웃고 즐길 수 있는 가족용 영화와는 거리가 멀다. 말 그대로 가족에 대한 영화인데, 요즘 나오는 가족 영화는 대체적으로 우울하다. 거의 언제나 해체 위기에 놓인 가족을 그린다. 아니면 이미 해체된 가족이 어떻게 다시 제자리를 찾는 지를 그린다. 여하튼 '가족 영화'라고 지칭되는 장르는 웬만해선 가족들끼리 둘러 앉아 웃고 즐길 수 없다. 


가족은 다른 말로 식구라 하는데, 식구는 한 집에 살면서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을 뜻하기도 한다. 끼니를 경제와 같은 말로 치환했을 때 한 경제권 안에 있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가족은 '돈'이 없으면 지속될 수 없는 경제공동체와 같다. 그럴 때 가족 중 누군가 큰 병에 걸리면 파국에 이르기 쉽다. 


해체된 가족의 재결합


일본 영화 <이별까지 7일>은 어머니의 큰 병 덕분에(?) 해체된 가족이 재결합한다. 그리고 알게 모르게 파국으로 치닫고 있던 가족 일원들의 민낯이 서로에게 공개되면서, 오랫동안 곪아서 손 쓸 수 없을 것 같았던 상처의 고름을 터트리는 결과를 낳았다. 그 끝은 어설프지만 작은 웃음으로 마무리 된다. 


영화의 내용은 간단한 편이다. 반전이라 할 것을 딱히 찾아보기 힘든 스토리다. 엄마 레이코는 건망증 증세를 보인다. 가족들은 별 거 아니라고 치부하고 넘어갔는데, 큰 며느리가 아들을 가졌다는 소식을 축하하기 위해 사돈과 만남을 가진 자리에서 중증의 헛소리를 해 다음 날 병원에 간다. 증세는 심각한 뇌종양. 의사는 그녀에게 일주일 정도가 생사를 가를 중대한 고비라고 말한다. 사실상의 시한부 선고였다. 


아빠는 작은 회사를 운영 중에 있다. 퇴근하고 하는 일은 티비를 켜 놓고 외제차 카달로그를 보는 것 뿐. 도쿄에서 멀리 떨어진 교외의 단독 주택을 소유한 사장이라면 그럴 만도 하겠다 싶다. 큰 아들은 평범한 회사원이다. 그리고 임신한 부인이 있다. 말하는 투나 표정, 차림새를 보니 성격이 굉장히 소심하고 차분한 편인 것 같다. 작은 아들은 큰 아들과 반대의 성향이다. 대학생인 그는 공부를 잘 하지 않아 유급도 당하고 엄마한테 허구한 날 엄마한테 돈이나 꾼다. 능글 맞고 경박스러운 성격이다. 



영화 <이별까지 7일>의 한 장면. ⓒ주)수키픽쳐스



세계 어딜 내놔도 중산층의 전형이라 할 수 있는 이 가족. 그런데 엄마가 큰 병에 걸리자, 이 가족의 민낯이 하나 하나 벗겨지기 시작한다. 아빠는 회사를 차리며 엄청난 대출을 한 상태에서 사실상 수입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그러면서 허세를 부리고 있는 모양새이다. 그 부채가 너무 엄청나서 큰 아들과 엄마에게도 일정 부분 감당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큰 아들은 과거에 히키코모리였다. 이는 엄마와 남동생에게 피해를 남겼다. 특히 엄마에게는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 듯하다. 작은 아들은 엄마가 큰 병에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심각성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정신적 고통보다 경제적 고통에 치중하다


웬만한 가족 영화, 그 중에서도 가족 중에서 누군가 큰 병이 걸렸다는 설정을 한 영화는 거의 병에 걸린 당사자를 전면에 배치한다. 그 고통스러운 치료 과정과 함께 하는 가족들, 떠나는 이와 떠나 보내는 이, 과정을 함께 하며 서로를 이해하는 모습을 그리곤 한다. 반면 이 영화 <이별까지 7일>은 당사자가 아닌 가족들의 고통을 그리고 있다. 그것도 정신적 고통보다 경제적 고통에 치중해서 말이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경제적 고통은 거품 경제가 무너지고 금융권의 부실 채권이 대량 발생하면서 시작된 '잃어버린 20년', 즉 일본의 장기 불황 그 자체이다. 한 가족 전체를 고통의 수렁으로 빠트리는. 그건 병에 걸려 정신이 오락가락할 때 엄마의 입에서 나오는데, 남편이자 아빠이자 가장의 잘못이라 한다. 그는 독립해서 작은 회사를 차리는 데 엄청난 대출을 했고, 교외의 단독 주택까지 엄청난 융자를 끼면서 샀다. 그것도 모자라 외제차를 구입하려 혈안이 되어 있고 해외여행까지 꿈꾼다. 일본의 현실 그 자체이다. 


두 아들은 엄마의 병이 깊으니 더 이상 병원에서 있을 수 없다는 병원 의사의 말에 따라 다른 병원을 알아본다. 하지만 역시 받아주는 병원은 없었다. 그렇게 몇 군데의 병원을 알아보고 있던 때, 악성 림프종일 수도 있다는 어느 병원의 말에 따라 재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뇌종양이 아닌 악성 림프종이라면 일주일이 아니라 몇 년은 살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다. 과연 엄마의 정확한 병명은 어떤 것일까? 그녀는 조금 더 오래 살 수 있을까? 그리고 가족들은?



영화 <이별까지 7일>의 한 장면. ⓒ주)수키픽쳐스



엄마의 치료비 걱정에서 촉발된 가족의 민낯은 아빠의 엄청난 빚에서 폭발한다. 그리고 사실상 그 빚과 엄마의 치료비까지 모두 떠맡아야 하는 큰 아들. 그가, 그리고 그들이 선택한 건 '체력'이다. 절망 하지 않고 지치지 말고 체력을 기르자는 것. 하고 있는 일을 흔들림 없이 하는 것.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는 것. 감당하기 힘든 어려움 앞에서 뿔뿔이 흩어져 도망치지 말고 하나로 뭉치는 것. 


<국제시장>을 보셨다면 이 영화도 꼭 보시길


이 영화에서 주목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위에서도 몇 번 언급했던 '무능력하고 허세에 가득 찬 가장'. 시한폭탄과도 같은 그의 모습 때문에 가족은 언제 풍비박산이 나도 이상하지 않다. 이런 모습을 적나라하게 말해주는 장면이 있다. 큰 아들이 아내에게 돈이 필요할 것 같다고 털어놓을 때, 아내가 "시댁 부모님들은 아직도 호황기 인줄 아시냐"고 지적하는 장면이다. 다분히 감성적인 영화로 비춰지는 이 영화가 사실은 굉장히 사실적으로 현실을 꼬집고 있다는 걸 전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영화 <이별까지 7일>의 한 장면. ⓒ주)수키픽쳐스



1000만 명을 돌파하며 인기몰이를 한 <국제시장>에서 보여주는 부모님의 모습과는 천지 차이다. 누군들 고생을 안 하셨겠는가. 다만 과거, 현재, 미래에서 어느 걸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느냐 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과거 이야기에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현재와 미래는 애써 피하려는 이유는 무엇인지? 언제부터인가 아름다운 현재와 미래는 사라지고 아름다운 과거만 남은 것 같다. 


힘들지만 아름다웠던 과거를 그리고 관심을 가졌으면, 암울하고 비참한 현재와 상상하기 싫은 미래도 그려야 하는 법이다. 그런 면에서 <이별까지 7일>은 감성적인 소재를 객관적이고 차갑고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암울하고 비참한 과거도 끄집어 냈고, 너무나 힘든 현재도 그리고 있다. 미래만 조심스레 희망을 품어도 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시장>을 보셨다면 반드시 <이별까지 7일>도 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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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ingenv
가족, 가족 영화, 거품 경제, 경제적 고통, 대출, 이별까지 7일, 중산층, 히키코모리
  • BlogIcon 제철찾아삼만리
    2015.01.19 16:45 신고

    오늘 볼거여요..ㅎ

    요즘.. 과거를 아름답게만 보는데 치중해서..이것만큼 잔인한 현실도피가 없는듯합니다.
    현실에 뿌리내리고 더 현실을 똑바로 쳐다보고..앞으려 펼쳐질 미래가 끔찍해도 그 안에서..우린 고통스럽게 이악물면서 피어날 희망 한조각..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소감 잘 읽고가요.. 아..저도 독립영화 한달에 두편 정도는 봐요.. 선택이 비슷해지면..이야기 할거리가 많겠네요..ㅎ

    • BlogIcon singenv
      2015.01.22 00:12 신고

      역사를 알려고 하는 건 위대하지만, 그걸 포장해 그럴싸하게 만들고 왜곡하려는 건 안 되죠. 더욱이 그 의도가 현재를 가리려는...

  • BlogIcon 프라우지니
    2015.01.27 03:53 신고

    관심이 가는 영화입니다. 여기서 볼수 있는지 방법을 찾아봐야겠어요.^^

    • BlogIcon singenv
      2015.01.28 22:24 신고

      후회는 안 하실 테고, 생각할 거리는 많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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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으로 지은 집> 가계 부채와 금융 위기에 대한 공허한 외침

신작 열전/신작 도서 2014. 11. 18.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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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빚으로 지은 집>


<빚으로 지은 집> 표지 ⓒ열린책들

어떤 책은 읽는 즐거움이 있다. 읽는 내내 그 재미에서 헤어 나올 수 없다. 책을 덮은 후 기억에 오래도록 남지 않을지 모르지만 과정에 만족했기에 상관 없다. 반면 책을 덮으면서 밀려 오는 깊은 감동을 지닌 책이 있다. 읽는 과정이 결코 수월하지 않았을 것이다. 감동이란 게 벅차면 벅찰수록 몸과 마음이 반응하는 바를 우리는 따라갈 수 없다. 


이와는 별개로 책을 읽는 내내 힘들고 큰 재미와 큰 감동을 딱히 주지 않는 책이 있다. 필자는 이런 책을 접할 때 어떤 목적을 갖는데, 바로 '지식 함양' 이다. 즉, 책을 읽는 다기 보다는 그 안에 든 콘텐츠를 보며 지식을 습득하려는 목적인 것이다. 아무래도 과학기술이나 경제경영의 실용서에 가까운 책이 이 범주 안에 들지 않나 싶다. 


'가계 부채에 의존한 성장은 매우 위험하다'는 사실을 전하다


<빚으로 지은 집>(열린책들)이야말로 완전히 지식 함양의 목적에 부합하는 책이다. 이런 책은 필자의 이번 경우와 같이 목적 지향적인 독자를 겨냥하는 경우가 많은데, 제목만 봐도 어떤 주제와 소재를 갖고 어떤 주장을 펼치려 하는지 알 수 있다. 저자나 독자나 서로를 정확히 파악하고 겨냥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 아무래도 수 년 동안 우리네 삶에 짙은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는 바로 그 '금융 위기'를 소재로 '빚'에 대한 얘기를 하려는 것 같다. 


개인적인, 아니 모두의 빚 얘기를 해보자. 우리나라에 빚 없는 사람이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단 20살이 되어 대학생이 되면서 빚이 생긴다. '대학교 등록금' 때문이다. 이때를 무사히(?) 넘어 간 사람들은 다시 30살 쯤 되어 빚이 생긴다. '결혼'과 아울러 '집' 때문이다. 어찌어찌해서 이때를 넘기려 해도 곧 아기가 태어난다. 그리고 대략 30년이 지날 때까지 겨우 겨우 아기를 성년으로 성장 시킨다. 그 아이의 이름으로 학자금 대출을 받아 등록금을 내주고 결혼을 시키고 집을 마련해준다. 사람마다 천차만별이겠지만 대략의 빚 인생이 이렇다. 


빚은 이렇듯 우리 인생과 굉장히 밀접한 관계에 있다. 그런데 이 책이 빚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빚 없는 인생을 주장하는 것이라면 솔직히 볼 가치가 없는 책이다. 역시 이 책은 빚을 부정하지 못한다. 다만 수월한 빚 인생을 설계해주려는 의도인 것 같다. 


저자들이 책을 통해 주장하는 바는 명약관화하다. '가계 부채에 의존한 성장은 매우 위험하다'이다. 미국 발 금융 위기의 원인이 다른 무엇도 아닌 바로 가계 부채에 있다는 강력한 주장으로 시작하는 책은, 시종 일관 빚의 빚에 의한 빚을 위한(?) 주장으로 가득 차 있다. 총 12장으로 이루어져 있는 책의 4장 제목이기도 한 '레버드 로스'는 이 책의 핵심 중 핵심이다. 풀어서 설명하자면 '빚 때문에 발생했으며 그로 인해 피해가 증폭된 손실'이다. 


가계 부채와 금융 위기


금융 위기와 가계 부채를 연관해 간략히 요약을 하면 다음과 같다. 가계 부채는 소비를 급격히 위축시킨다. 위축된 소비는 물가를 내리게 하고 내려간 물가는 임금을 떨어뜨리거나 고용을 막는다. 이는 다시 소비를 위축시킨다. 한편 가계 부채는 압류를 불러오고, 압류는 집값을 떨어뜨린다. 떨어진 집값으로 인해 빚으로 집을 소유하게 된 가계는 소비가 급격히 위축된다. 그야말로 어디가 시작인지 모를 뫼비우스의 띠이다. 


책은 이 뫼비우스의 띠의 시작을 주목한다. 이 시작을 한 쪽에서는 채무자의 탓으로만 돌린다. 말인즉슨, 왜 굳이 무리하게 대출을 받으면서 까지 집을 사거나 평수를 늘리려 했느냐? 그 뒷감당을 온국민이 왜 나눠야 하느냐? 하는 생각의 발로 이다. 충분히 일리가 있고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저자들은 이 생각들이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는 불황의 긴 터널을 지속 시키고 있는 큰 원인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들은 말한다. 채무자의 탓으로만 돌릴 것이 아니라, 채권자도 책임이 있다고 말이다. 그러니 이 불황의 고통을 채무자와 채권자가 같이 함께 나눠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로 채권자의 무분별한 대출 확대를 꼽는다.


왜 돈을 갚지 못할 것 같은 사람들에게 까지도 대출을 해주려 하는가? 채권자들의 생각은 그렇다. 어차피 그들한테 돈을 받지 못해도 자신들은 큰 손해가 아닌 것이다. 집값이 떨어져도 그 떨어진 값의 손해는 고스란히 채무자가 짊어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채무자가 1억 짜리 집을 사려고 할 때 2000만원은 자비로 8000만원은 대출로 했다고 치자. 집값이 20% 폭락해서 8000만원 짜리 집이 되었다. 이때 채무자 즉 집 소유자는 순자산 2000만원을 날리고 여전히 빚이 8000만원 남게 되는 것이다. 


이럴 때 가계 부채는 비로소 그 무시무시한 힘(?)을 발휘한다.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바로 이런 상황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던 사태인 것이다. 문제는 이때 채권자들은 정부가 아닌 민간이었다는 점이다. 애초에 그들의 무분별한 대출 러시를 막기 힘들었다. 


여기서 저자들이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이렇듯 집값 붕괴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지 않았음에도 그 파장이 전체적으로 퍼졌다는 점이다. 어느 한 지역이 붕괴되어 수많은 기업이 파산하고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으면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의 피해를 입는다. 갑작스러운 집값 폭락은 이렇듯 어마어마한 파장을 불러 일으킨다. 


우리는 모두 한 배를 타고 있으니 제발 고통을 분담하자


저자들은 이런 일련의 가계 부채에 관련한 무시무시한 이야기들은 순차적으로 논리적으로 그리고 미시적 통계를 이용해 집요하게 파헤친다. 그러며 반복해서 외친다. 우리는 모두 한 배를 타고 있으니 제발 고통을 분담하자고 말이다. 바로 위에서 설명한 집값 폭락과 가계 부채에 따른 파장이 전체로 퍼지고 있는 사례를 중점적으로 들어가면서. 


이 책이 궁극적으로 주장하는 건 빚의 부정(不定)이 아니다. 빚의 분산이다. 그리고 그 빚의 분산의 골자는 빚을 줄이고 주식 성격의 자금 조달을 늘리는 방향으로 나아가자는 취지의 새로운 금융 시스템이다. 즉, 이익도 손해도 분산하자는 말이다. 앞서 말한 모기지론으로 간단히 예를 들면 이렇다. 지금까지는 채무자가 모든 손해를 독박으로 받았는데, 그것을 바꿔서 손해가 나면 그 손해가 난 %만큼 상환 원금도 내려 달라는 말이다. 반면 집값이 올라 이익이 나도 원금을 더 내지 않고 대신 이익의 5%를 채권자에게 주라는 얘기다. 


채권자가 들으면 노발대발 할 얘기지만, 저자의 주장은 그래야만 다같이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들이 말하는 새로운 금융 시스템은 채권자와 채무자 모두에게 좋을 거라는 취지에서 제안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제안이 받아 들여지기란 하늘의 별 따기 같다. 아무리 그들이 수많은 통계 자료와 저명한 경제학자, 관료들의 말과 주장과 이론을 인용해도 말이다. 그들도 그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책을 덮을 때 허무하고 공허하다는 느낌이 든다. 결국 허공에 대고 말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어느 누군가가 보기에는 먼 어딘가의 변방에서 개가 짖고 있고 있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이 어느 책보다도 금융 위기에 대해 정확하게 설명하고 또 모두를 위한 주장도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과연 바뀔까? 결국은 정치적인 얘기로 끝날 수밖에 없는 경제 얘기. 이 책도 크게 다를 바는 없는 것 같다.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Posted by singenv
가계 부채, 고통 분담, 금융 위기, 대출, 빚, 빚으로 지은 집, 지식, 채권자, 채무자
  • BlogIcon 노지
    2014.11.18 07:51 신고

    경제랑 정치는 함께 돌아갈 수밖에 없으니까요...ㅎ;
    하아...도대체 20대인 제가 집을 사려면 몇 년이 더 걸릴까요

    • BlogIcon singenv
      2014.11.19 22:37 신고

      그러게요..ㅠ 시간이 흘러 이 시대는 어떻게 명명될까요ㅠ

  • BlogIcon 제철찾아삼만리
    2014.11.20 11:15 신고

    제목이..참..눈물납니다.
    빚으로사는 삶이니...빚으로 집도, 사랑도..교육도..그렇게 살게되는 이세상이..참 저주받은세상입니다.ㅠㅠ

    • BlogIcon singenv
      2014.11.23 12:58 신고

      인지는 하고 있는 부분입니다만...
      생각할수록 서글퍼지죠...

  • BlogIcon Mu-jang
    2014.12.12 17:38 신고

    참 돌아오면
    '돈'만큼 평생을 같이 가야할
    것도 없는데, 왜 학생시절에
    '돈'에 대해서 배우지 않는지 말이죠..
    이것도 기득권의 계략일까 싶기도 하고 ㅎㅎ
    이제 5개월 된 아들래미 하나 있는데, 진심 어릴 때부터
    '돈'에 대해 철저하게 교육시키려
    벼르고 있답니다. ^^
    좋은 글 감사히 보고갑니다. ^^

    • BlogIcon singenv
      2014.12.12 18:05 신고

      성교육을 잘 안 시키는 것하고 연관이 있는 듯도 해요 ㅋ
      성이나 돈은 어른 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느니라~
      하지만 제대로된 '교육' 없이는 한계가 있는 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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